오리온의 ‘제주용암수’ 물 사업이 제주도의 물 공급 중단 엄포에 따라 위기에 봉착했다. 사진 오리온 제공

[뉴스락] 오리온이 제주도와의 생수 사업을 두고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이 생수 사업 진출을 위해 이달 초 출시했던 ‘제주용암수’의 국내 시판에 대해 제주특별자치도와 첨예한 갈등을 거듭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역 내 염지하수에 대한 공수화(公水化) 정책에 따라 오리온 ‘제주용암수’ 제품에 물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이번 주 내에 오리온의 사업계획서 제출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본격적인 수순을 밟는다는 계획이다.

앞서 도는 지난 4일 기자회견을 갖고 "오리온이 ‘제주용암수’의 국내판매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제주도와의 신뢰를 깼다"면서 "국내판매를 위한 염지하수 공급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제주도의 입장"이라고 못 박았다.

이에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은 제주시 제주용암해수단지에서 진행된 공장 준공식에서 "국내 판매 불가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원희룡 지사와 수차례 면담을 하기도 했다"고 맞섰다.

오리온은 지난달 26일 ‘제주용암수’ 출시 기자간담회 당시부터 “국내에서 못파는 물을 어떻게 해외에서 파냐”며 해외출시와 더불어 국내 시판을 장담한 바 있다.

하지만 제주도는 여전히 용암해수, 즉 염지하수가 기본적으로 공공재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또, 도는 제주도개발공사가 생산하는 국내 점유율 1위 삼다수(광동제약 판매)와 오리온 제주용암수의 국내 출혈 경쟁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민간기업이 공공재를 통해 이윤을 추구하고 공공재를 통해 제주 도내 공기업과 경쟁하는 것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오리온은 삼다수와의 경쟁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을 확실시 하고 있다. 오리온이 해당 염지하수를 통해 공급받는 물의 가격은 톤당 1500원이고, 오리온이 출시하려는 ‘제주용암수’는 가격이 1000원으로 책정되면서 업계는 사실상 남는 장사로 분석하고있다.

다만, 오리온은 자사 제주용암수가 법적으로 ‘혼합음료’이기 때문에 ‘먹는샘물’ 삼다수와 경쟁 하는 것도, 삼다수를 공격하는 것도 아니라는 주장이다. 또, 사업 이익의 20%는 제주도 발전기금이나 노인복지를 위해 환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제주용암수의 국내 판매 입장에 대해선 변함이 없다”라고 전제한 뒤, 제주도가 최후 통보한 사업계획서 제출 여부에 대해선 “제주도와 계속 협의하는 과정에 있다”라면서 “현재까지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게 아니라 도와 협의 중이기 때문에 완전히 정리 후 얘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주도와 주장이 상이한 부분에 대해선 “제주도와 좋은 방향으로 얘기하려고 한다”라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알려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제주도 물산업팀 관계자는 사업계획서 제출여부에 대해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이번주 초가 지났는데 오리온 측에서 전달된 사업계획서는 아직까지 없다”라며 “본인들이 중국, 동남아 등 해외에만 수출하겠다 얘기해놓고 사업 시점에 와서 말을 바꾸고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지난주에 오리온 측과 법무팀 등을 대동해 만남이 있었던 것은 맞다”라며 “하지만 그 외에 추가 제안 등에 대해선 현재까지 얘기도 없고, 아직 들은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오리온 측이 국내판매 외에 제주도에 이득이 되는 추가 제안을 한다면 국내판매를 가능케 할 수 있냐는 <뉴스락>의 질문에는 “그 부분에 대해선 확실히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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