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사 제공. [뉴스락 편집]
각 사 제공. [뉴스락 편집]

[뉴스락]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탕감을 위한 금호리조트 매각을 HDC현대산업개발이 막아선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이 HDC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추후 불꽃 튀는 공방이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을 상대로 계약금 몰취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HDC현산이 금호산업에 금호리조트 매각 등 우선협상대상자의 동의 없이 인수 대상 기업의 자산을 함부로 매각하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 금호리조트 매각을 막아선 것에 대한 아시아나항공의 대응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시아나항공과 HDC현산의 인수합병 결렬 이후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은 예고된 일"이며 "협상이 결렬된 이유에 대한 책임이 이 소송의 승패를 가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금호산업과 HDC현산 간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매 계약은 오랜 협상 끝에 9월 공식 철회됐다. 이후 금호산업은 급증한 부채 비율을 충당하기 위해 자금 수혈책으로 자회사 매각을 추진했다.

금호산업은 자회사 매각을 위해 잠재 인수 후보를 상대로 매물설명서를 배포했고, 오는 12월 예비 입찰을 예정했다.

그러나 금호리조트 매각으로 부채를 탕감하려는 금호그룹의 행보를 HDC현산이 막아섰다.

HDC현산은 자사 동의 없이 아시아나항공이 금호리조트를 매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는 HDC현산이기 때문에 먼저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것.

금호산업은 HDC현산의 이러한 주장에 난색을 보였다. 지난 9월 매매 계약이 공식 철회된 이후 금호산업과 산업은행은 HDC현산에 아시아나항공 매매 본계약 해지 통보를 했고,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박탈됐기 때문에 HDC현산의 주장은 터무니없다는 입장이다.

대외적으로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했다는 결론이 이어지던 찰나, HDC현산의 금호리조트 매각 제지에 업계 의견이 분분했다.

HDC현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가 부진하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주저했다가, 고심 끝에 '재인수 고려중'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반면 일각에서는 'HDC현산의 제지는 추후 이행보증금 반환에 있어 우위에 있으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는 의견도 등장했다.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에서 우협 지위를 자진 파기한 것이 인정되면 소송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기 때문에, 우협 지위를 내보이기 위한 행동이라는 것.

실제로 코로나19가 안정화될 것이라 예측하기엔 시기상조이며, 이행보증금 반환과 관련해 우협을 강조하는 전략이라는 의견에 더 많은 무게가 실렸다.

이에 5일 아시아나항공은 계약금 몰취 소송을 제기해 계약금 2177억원 사용을 허가해달라며 법원에 질권 해지를 요구했다.

한편, 인수 무산과 관련해 HDC현산과 금호산업 모두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다.

인수기한 종료 전인 8월 말 HDC현산이 재실사를 요구했지만 산업은행 채권단은 HDC현산의 요구를 장기간 협상 지연의 핑계로 판단,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9월 11일 HDC현산에 아시아나항공 본계약 매매 해지 통보를 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뉴스락>과 통화에서 "소송을 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인수가 무산된 것에 금호산업의 책임은 없다. 코로나19 여파로 협상이 길어졌고 산업은행 채권단의 결정으로 인수 결렬됐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당시 금호산업의 일방적 계약해제 통지에 유감이었다"며 "(계약금몰취소송과 관련해)들은 바 없다. 또한 추후 아시아나항공 인수나 금호리조트 매각에 대한 입장은 답변해주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저작권자 © 뉴스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