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곡물 등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제과업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공급 부족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원유, 해상운임 등이 급등하면서 최근 물가상승 압력이 더욱 확대되고 있고 인플레이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 논쟁의 우리경제 내 현실화 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또한 미국에서 촉발된 인플레이션 논쟁과 마찬가지로 추가적 물가상승과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실제로 국내 물가 상승률이 3개월 째 평균 2%대 이상씩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기대 인플레이션 또한 지난 2월 2.0% 이후 최근 6월에는 2.3%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코로나19속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쟁거리가 되고 있고 의견이 분분한 만큼 국내 주요 제과업체가 받는 영향도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뉴스락>이 살펴봤다.

오리온이 글로벌 제과산업 전문지인 캔디인더스트리(Candy Industry)가 발표하는 ‘제과업계 글로벌 Top 100’에서 14위에 올랐다. 사진 오리온 제공 [뉴스락]
오리온이 글로벌 제과산업 전문지인 캔디인더스트리(Candy Industry)가 발표하는 ‘제과업계 글로벌 Top 100’에서 14위에 올랐다. 사진 오리온 제공 [뉴스락]
◆ 원재료 가격 상승에 인플레이션 우려까지...제과업체 영향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미국 등 전 세계적 재정적 부양정책·대규모 유동성 공급, 철·구리·곡물·원유 등 모든 원재료 값 상승 등이 그 근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미국 등 글로벌 물가 상승에 따라 국내 전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이미 지난해 재정 완화 정책 시행으로 시중 유동성이 늘어난 상태다. 백신 접종률에 따른 수요 압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특히 미국이 지난해 코로나19 창궐 초기 펼친 재정확대 정책과 더불어 최근 미국 바이든의 대규모 재정지출 법안이 '수요증대->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 4차 팬데믹 우려 속에서 국·내외 물가가 몇 달째 치솟고 있어 미국을 비롯 한국 일부 전문가들은 금리인상 필요성도 시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들의 경우 당장 주가가 기대치보다 높이 형성돼 있어 폭락 가능성도 나온다.

물가상승에 따라 일부 기업들은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일부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기업은 물가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피해가 커질 수 없다. 특히 수출의존 기업들은 해외수출이 줄고 실적에 영향을 미친다.

기업 밖에서는 화폐 가치 하락으로 예금 저축보다는 건물, 부동산, 상품 등 실물 가치 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 이는 다시 부동산 투기 성행과 실질 근로 소득의 감소로 인한 기업의 생산성, 투자활동 위축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최근 우유 원재료인 원유가격 인상에 따라 전체 물가가 오르는 ‘밀크 인플레이션’ 우려도 나온다. 이달 원유가격은 리터당 947원으로 지난달 보다 21원 올랐다. 2018년 이후 3년만의 상승이며 당시 상승폭도 0.5%(4원)에 불과했는데 이달만 무려 2.2% 가량 오른 것이다.

납품 원유가격 상승에 따라 우유가격 인상이 현실화 되면 원유를 취급하는 제과는 물론 관련상품 전체 가격상승이 불가피하다. 이는 제과업체들로서는 원재료 가격 상승에 이어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되고 결국 수익성에 피해가 이어질 수 밖에 없다.

한국은행 등이 최근 금리인상 관련 의견을 일부 제시하기도해 업체들로서는 시장 변화에 유동적인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다.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제공 [뉴스락] 
◆ 오리온, 원재료값 상승 속 제품가격 낮춰와...수익성 우려에 하반기 가격인상 '고심'

오리온이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선방을 이어가고 있지만 2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오리온은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오리온은 올해 1분기 실적에서 매출액 6020억 원, 영업이익 1019억 원을 기록 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11.5%, 5% 늘어난 수준이다.

오리온은 지난 2019년 이래 원재료 값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음에도 판매중 주요제품 가격 인상폭은 2019년 대비 오히려 감소했다. 때문에 

오리온이 취급중인 원재료 가격의 평균 상승폭은 2019년 2125원(kg/원), 2020년 2206원,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2301원이다. 지난 2년간 3.8%, 4.3% 증가했다.

반면 오리온 주요제품(초코파이 12P, 쿠스타스 12P 등) 가격은 지난 2019년 평균 1만 2524원을 기록했는데, 올해 1분기 1만 2227원으로 2019년 대비 300원 가량 하락했다.

제품가격 하락에 원재료값 상승 등 국내를 비롯 해외 매출 실적에서 피해가 커질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오리온의 중국 법인 6월 매출액은 6억 5000만원, 영업이익은 2600만원 수준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0.8%, 67.9% 가량 감소했다.

오리온 중국 법인 등 매출액 감소에 대해 투자은행 업계는 다가오는 2분기 실적 부진은 물론 하반기에도 중국 법인 수익 개선은 제한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전체 실적에도 영향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유정 대신증권 관계자는 “중국법인의 경우 원가 상승 부담 및 경소상 간접화 과정 등에서 퇴직금 성격의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부진했다”라며 “중국과 베트남의 영업체계 및 주요 지역의 가격인상 상황에 대해 확인할 필요가 있고, 3분기에도 개선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법인 부진과 관련해 오리온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중국 법인에서 지난해 매출액이 오히려 크게 반등하면서 올해 역기저 효과로 인해 부진한 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라며 “2019년과 비교했을 때는 오히려 여전히 크게 성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리온 측은 중국 법인의 매출액이 줄었으나 러시아에서의 마케팅이 성과를 보이고 있는 만큼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중심의 신공장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품 가격인상을 고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오리온 러시아법인의 6월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43.5% 성장했다.

◆ 해태제과식품, 제과사업 위주 재편에도 1분기 영업이익 감소..."천안공장 화재 손실 반영"

해태제과식품(이하 해테제과)은 아이스크림 사업부문을 매각한 이후 제과위주 사업으로 재편하면서 선방한 모습이다.

해태제과는 올해 1분기 실적에서 매출액 1442억 원, 영업이익 9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이 0.6% 늘었다. 아이스크림 사업부가 포함됐던 3개년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했던 걸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다만 매출액 반등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의 경우 여전히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해태제과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에서 93억 원(아이스크림 사업부 실적 비포함)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111억 원과 비교했을 때 19.6% 줄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해태제과의 경우 취급중인 원재료 가격이 꾸준히 감소했고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이 없었음에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취급 원재료 하락에 해외 수출 부문 실적은 늘었으나 내수 부진이 이어졌다.

실제로 해태제과의 지난해 1분기 수출액은 24억 6300만원, 내수 매출액은 1039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의 1분기의 경우 수출액 36억 5700만원, 내수 매출액 1032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수출액은 48.4% 가량 급증했고 내수는 0.5% 감소했다.

해태제과가 취급하는 원재료값 변동 폭을 살펴보면 지난 2019년 평균 3850원(Kg/원), 2020년 3564원, 올해 1분기 기준 3290원 까지 떨어졌다.

취급 원재료 하락에 의해 수출액이 크게 늘었으나 내수가 줄면서 국내에서 관심이 크지는 못한 모양새다. 실제 한국기업평판연구소 7월 국내 식품 상장기업 브랜드 평판에 따르면 주요경쟁사 오리온(4위), 롯데제과(16위) 등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해태제과는 58위에 위치했다.

일각에서는 다가오는 2분기에는 원재료 가격이 최근 급등하고 있는 만큼 실적에 반영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해태제과 취급 원재료값 변화에 따른 수출액 감소 가능성이 나오는 이유다. 회사로서는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와 산업 전반에서 이뤄지는 원재료 가격 상승 현상이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계열사 크라운제과 또한 취급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라 해외 수출액이 늘었는데 내수가 크게 줄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이어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계열사의 실적 부진이 크라운해태홀딩스 등 모회사에 전가될 수 있기 때문에 마냥 안심할 수 없는 것이다.

크라운제과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990억 원, 영업이익은 74억 48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82%, 21.95% 줄어 들었다.

이와 관련해 크라운해태홀딩스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해태제과식품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의 경우 천안공장 화재사고 손실이 일부 반영된 실적”이라며 “2분기 전망과 관련해서는 곧 공시가 있을 것”이라고 짧게 밝혔다.

◆롯데제과, 원재료값 급등에 2분기 영업익 감소...하반기 BTS 활용 마케팅 등 강화 

롯데제과는 국내 주요 제과업체 중 가장 빠르게 상반기 실적을 공시했다.

롯데제과는 올해 2분기 실적에서 매출액 5090억 원, 영업이익 248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2.4% 가량 올랐으나 영업이익의 경우 2.5% 가량 오히려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또한 154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5%가량 감소했다.

롯데제과의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1조 170억 원, 영업이익은 507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1.8%, 15.7% 늘어난 수치다.

별도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롯데제과는 올해 2분기 별도기준 매출액 3831억 원, 영업이익 201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4%, 15.6% 가량 떨어졌다. 

특히 롯데제과는 올해 2분기 건과 매출이 감소했고 날씨 등 영향으로 빙과의 2분기 실적이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러시아, 미얀마 등에서 해외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롯데제과의 경우 1분기까지 설탕류, 수입 우유류 등 취급하는 원재료 가격이 일부 하락했으나 최근 원재료 가격이 급격하게 올라가면서 영업이익 등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평균 원재료 값이 2035원(Kg/원)에서 올해 1분기 1988원까지 떨어졌다.

롯데제과 측은 올해 2분기의 경우 매출액 감소로 영업이익이 0.9% 가량 악화된데 이어 1분기 대비 원재료가격 상승이 눈에 띄게 늘어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롯데제과는 수익성이 둔화 되고는 있지만 누적 실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둔 만큼 하반기 스낵 카테고리 강화, BTS(방탄소년단) 모델을 활용한 껌 소비 확대, 온라인 이벤트 확대, 건강지향 신제품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 등 ESG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활동 내역 공개와 더불어 이해관계자 간 소통을 강화할 예정이다. 현재 ESG 채권 발행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2분기 실적에 대해 “단기적으로 유지, 설탕, 밀가루 등 품목 공급선을 다원화 하고 효율적 비용 집행과 신제품 효과 등을 통해 원가 부담에 대응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포장 공정 자동화 등 공장 운영 효율화 마스터 플랜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 농심, 1분기 실적 기대치 하회에 2분기 우려 커진다...라면값 인상 이어 스낵까지?

농심은 1분기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다가오는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심은 올해 1분기 실적에서 매출액 6344억 원, 영업이익 283억 원을 기록하면서 업계 기대치를 하회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7.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55.4% 감소했다.

특히 농심은 라면과 스낵 등 주력 제품 실적이 소폭 하락했다. 매출액의 50% 이상을 맡고 있는 면류 매출액의 경우 3000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스낵의 경우 853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동기 대비 15.4%, 6.6% 감소한 수준이다.

업계는 농심의 실적 하락 요인에 대해 코로나19 기저효과와 높아진 곡물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원재료값 부담, 라면 시장 축소 등이 원인으로 꼽고 있다. 실제로 삼양식품, 오뚜기 등 주요 라면 업체의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라면시장 규모가 전년대비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농심의 주요 원재료 변동폭을 살펴보면, 지난 2019년 소맥·팜유 등 주요 원재료 평균 가격은 톤당 375달러(한화 43만원), 2020년 414달러(한화 47만원), 올해 1월엔 무려 609달러(한화 67만원) 선까지 증가했다.

원재료 물가 상승으로 국내법인 매출이 크게 줄었고 해외법인의 경우도 올해 1분기 기준 3.3% 성장에 그쳤다. 중국 대형 매장 등 부진으로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1.7% 줄었고 베트남 법인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무려 24.8% 줄었다.

여기에 최근 물가가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오는 2분기에도 실적부진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꾸준히 나온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 수요가 급증했던 효과 때문에 베이스 부담이 존재하고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이 여전해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원가 부담이 가중된 만큼 가격 인상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회복 가능성을 기대해 볼만하다”고 전망했다.

농심은 이미 원가 부담 등으로 인해 오는 16일부터 신라면 등 주요 제품의 출고가격을 평균 6.8% 인상하기로 했고 라면 주요 제품 가격 상승에 따라 연쇄적으로 스낵 제품에 대한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농심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라면 제품 가격인상을 하루 아침에 계획하고 올린 것은 아니고 원재료·원자재 가격, 인건비, 판관비 등이 증가한 것을 고려해 인상을 결정했다”라며 “스낵류 등에 대한 가격인상은 아직 들리는 얘기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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