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코넥스(KONEX)가 문을 연지 언 8년이다. 

코넥스는 2013년 7월 ‘초기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지원 및 모험자본 선순환 체계 구축’을 목표로 오픈했다. 그리고 8년이 됐다. 

이 기간 코넥스는 ‘Pre-KOSDAQ 인큐베이팅 시장’을 지향하며 상위 종목들의 주기적인 코스닥 시장으로의 이전을 달성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코넥스를 통한 코스닥으로의 진출을 꿈꾸고 있는 기업은 현재 132개사.

코넥스는 이들 기업들의 순조로운 시장진입을 위해 다양한 요건 및 방법들을 마련해 놓고 있다. 분·반기보고서의 면제와 공시부담 완화 등 역시 거래소가 제시하고 있는 방법들 중 하나이다.

그러나 최근 코넥스는 이러한 혜택에도 불구하고 매력이 떨어졌다는 시장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른바 대장주로 불리는 기업들이 코스닥으로 빠져나감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기업들로 시장이 채워지지 않는 등 갈수록 규모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역시 위기 상황을 인지하고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코넥스 시장 활성화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코로나 펜데믹 장기화 속에서 시장 환경은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못하다. 

<뉴스락>이 코넥스의 8년을 진단해보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봤다. 

코넥스 한국거래소 홈페이지 일부 발췌 편집 

 

시총·거래량 감소세, 몸집 줄어드는 코넥스…업종별로는 ‘바이오’ 다수

2020년과 최근 3개월 코넥스시장 시가총액 및 거래대금 변동 추이. 자료 한국거래소 제공 [뉴스락 편집]

현재 132개 기업이 상장돼 있는 코넥스 시장은 시장크기를 나타내는 시가총액, 일평균거래량 등이 점점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시장 이탈과 유입의 차이가 벌어지면서 이 역시 시장규모 감소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코넥스시장의 일평균 거래량 및 거래대금은 각각 44만 6000주, 52억 4000억원, 시가총액은 5조 8016억원을 기록했다. 종목별 주가는 전월 대비 평균 3.2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의 변동추이를 살펴보면, 올해 9월까지 6조 5401억원을 기록했던 시가총액은 △10월 6조 4747억원 △11월 5조 8016억원까지 줄었다. 평균 시가총액은 6조 2721억원이었다.

거래량 역시 올들어 대부분 줄어드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코넥스의 일평균거래량은 64만주를 기록했으나 최근 3개월간 일평균거래량은 △9월 57만 5000주 △10월 42만 7000주를 기록했으며 △11월 44만 6000주로 소폭 상승해 평균 48만 3000주를 기록했다.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는 기업들의 수와 코넥스로 신규 상장하는 기업들의 수는 극과 극의 모습을 보였다.

올해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은 총12개사, 이전 상장 계획이 있는 기업까지 예정대로 이전을 완료하면 총 12개가 넘는 기업들이 이전 상장할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올해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코넥스 신규 상장 기업은 지난해까지는 12개사로 두 자릿수를 유지했으나 올해는 신규상장이 승인된 기업의 수가 현재까지 6개사에 그치며 한 자릿수로 줄었다.

상장기업들 중 업종별 비중은 바이오 관련 기업이 상당수 포진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총 상위 기업들 역시 바이오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실제 시가총액 상위 5개 기업 대부분 바이오 관련 기업이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시가총액 상위 5개 기업 중 바이오 관련 기업은 최근 코스닥 이전 상장을 완료한 툴젠을 포함해 △선바이오 △듀켐바이오 △원텍 등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과거 국내시장에 불어닥쳤던 바이오 열풍이 상장기업 비중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의 업종 비중이 상장 당시 국내의 경제상황을 단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코넥스는 상대적으로 생긴지 얼마 안되는 기업들, 벤처기업들을 중심으로 상장이 이뤄져왔다”며 “그러다보니 업력이 비교적 짧은 기업들, 벤처기업들에는 그동안 바이오기업들이 많이 포진해왔던 것이 사실”이라고 전제 한 뒤 “특히, 2019년, 2020년 이 때 바이오 열풍이 불었던 때 였는데 그러다보니 그 때 코넥스시장으로 들어온 기업들 중 바이오 기업이 많을 수 밖에 없었다”고 진단했다.

황 연구위원은 “코넥스가 벤처기업들에 상대적으로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던 시장이었고 작은 기업이라도 오래되서 이미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비교적 없는 기업들이라면 코넥스시장으로 상장할 이유가 그렇게 크지는 않다”며 “그러나 창업하지 얼마되지 않았고 성장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쪽이면 코넥스시장으로 상장하는 것이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던 것이고 그러다보니 바이오기업들이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형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전무 또한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김형수 전무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바이오가 비중이 높게 된 것은 4~5년 정도 된 것 같다”며 “이전에는 이렇게 까지 높지 않았으며 최근에는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면서 바이오에 대한 중요성도 강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전무는 “아무래도 코넥스 뿐만 아니라 코스닥도 마찬가지로 기술력이 중시되는 시장이며 바이오 등이 성공하게 되면 부가가치도 크다는 점도 있는 것 같다”며 “코로나 상황이 변해가면서 바이오에 대한 기대심리가 큰 것도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상장기업 중 바이오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냐”는 질문에 김 전무는 “현재까지는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며 “실제 VC들도 투자를 바이오 쪽에 많이 하며 비중 역시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시장 활성화 걸림돌, ‘기본예탁금’·‘지정자문인’

시장 유형별 상장 통계. 자료 한국거래소 제공 [뉴스락]
시장 유형별 상장 통계. 자료 한국거래소 제공 [뉴스락]

문제는 이 같이 코넥스 시장에서 이른바 ‘대장주’로 불리는 시총 상위 기업들이 속속들이 상위 시장으로 이전을 준비하면서 시장규모 자체가 줄어드는 이른바 ‘부진’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즉, 빠져나가는 만큼 새로운 기업의 신규 상장으로 빈 자리가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인데 주요 원인으로는 △기본예탁금 제도 △지정자문인 제도에 대한 부담 등 '진입장벽'에 대한 지적과 △코스닥 상장요건 완화로 인한 '코넥스 패싱' 현상 등이다.

먼저 ‘기본예탁금 제도’ 관련 한국거래소는 코넥스시장 상장주권을 매수하려는 자의 경우 ‘3000만원 이상’을 기본예탁금으로 예탁하도록 하고 있다.

단, 충분한 위험감수능력이 있거나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전문성이 인정되는 자들은 기본예탁금을 면제하고 있다.

면제대상자의 기준은 △자본시장법상 전문투자자 △법시행령 제6조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법률에 따라 설립 또는 설정된 집합투자기구(창투조합)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 제2조제10호에 따른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 등이다.

기본예탁금 제도에 대해 한국거래소는 ‘초기 중소기업 중심의 시장으로서 어느 정도 위험감수능력을 갖춘 투자자로 시장참여자를 제한할 필요’는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기본예탁금 제도’가 당초 취지와는 달리 현재에는 오히려 투자자들의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문턱’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본예탁금에 대한 지적은 과거에도 있었다. 때문에 한국거래소는 출범 당시 3억원이었던 기본예탁금의 규모를 2015년 1억원, 2019년에는 현재의 3000만원까지 낮춰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본예탁금이 활성화 저해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결국 한국거래소과 금융당국은 ‘기본예탁금 폐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 코넥스시장부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아직 확실하게 나온 것은 없다”며 “(빠른 시일 내에 결정될 것을) 저희도 기대하고 있지만 거래소만 결정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계속해서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또 한가지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은 ‘지정자문인 제도’이다.

코넥스는 몇 가지 예외사항을 제외하고 상장예정법인 및 코넥스시장 상장법인들에게 지정자문인을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정자문인은 해당 법인들과의 지정자문인 계약을 체결하고 코넥스시장 상장예정법인에 대한 △기업실사 및 상장적격성 심사 △신규상장절차 등에 대한 조언, 자문 및 신규상장 사무처리 △공시 및 신고 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문제는 지정자문인을 선임하려는 초기기업들과 이를 맡을 수 있는 증권사들간 입장차이가 있다는 것에서 발생한다.

통상 지정자문인을 선임하는데에는 수천만원의 비용이 발생하는데 선임하려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이 같은 금액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반면,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지정자문인을 수행하는 업무에 비해 기대수익은 높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전혀 수익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다른 사업들에 비해 비교적 고수익을 내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결국, ‘코넥스 활성화’가 실제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정책, 규정완화와 지원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나온다.

실제 지난 10월 28일 개최된 ‘코넥스 재도약을 위한 세미나 개최’에서도 나왔다.

이날 신현한 연세대학교 교수는 “코스닥 상장요건 완화, 그리고 K-OTC 등 장외시장 활성화에 따라 다양한 도전에 직면한 코넥스시장에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단기적으로는 지정자문인 부담 완화, 기본예탁금 폐지와 함께 분산 확대가 필요하고 장기적으로는 코넥스기업이 코스닥으로 쉽게 이전할 수 있도록 이전상장 요건을 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미나의 패널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 역시 “코넥스시장 수급기반 확대를 위해 기본예탁금 3000만원과 같은 진입장벽 폐지가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한다”며 “지정자문인 부담 완화를 위한 LP·공시 의무기간 단축은 매우 바람직하며 규모가 작고 업력이 짧은 코넥스기업의 특성을 감안해 회계부담 완화도 필요하다”는 강조했다. 

코스닥으로 가는 두 갈래 길…직상장 vs. 이전상장

코넥스 지면광고. 사진 코넥스 홈페이지 캡처 [뉴스락]
코넥스 지면광고. 사진 코넥스 홈페이지 캡처 [뉴스락]

최근에는 ‘코스닥 직상장’이 기존보다 수월해졌다는 것 역시 코넥스시장의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른바 '코넥스 패싱'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에게는 코스닥으로 가기 위한 방법은 코넥스에서의 이전 상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신규공모를 거쳐 코스닥에 직상장하는 방법 뿐만 아니라 코스닥에 이미 상장된 스팩(SPAC)과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으로 합류하는 방법도 있다.

실제 최근 코넥스를 거치지 않고 코스닥에 직상장하는 방법을 고려하는 기업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는 코스닥 상장요건이 예전보다 완화된 영향도 있었다.

A증권사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몇 년 전부터는 코스닥 진입장벽이 낮아져서 아무래도 그 쪽으로 가는 기업이 더 많고 요새는 코넥스 상장 기업이 많이 준 것 같은 모습은 있다”며 “실제로 지정자문인 계약 건수도 줄어 들었다”고 귀띔했다. 

다만, 코넥스에서 이전 상장한 기업들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 낸 연구결과도 있었다. 

코넥스에서 이전 상장한 기업들이 코스닥에 직상장한 기업보다 ‘향후 성장 잠재력’이 있으며 이전 상장한 기업들이 주가성과인 ‘장기 수익률’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있었다는 연구결과이다.

코넥스협회는 지난 2월 24일, 코넥스시장 발전을 위해 신현한 연세대 교수 연구팀에게 의뢰한 연구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신 교수의 연구팀은 지난해 9월 14일부터 11월 15일까지 ‘코넥스시장을 통한 이전상장과 코스닥 다른 상장경로 간 비교분석’이라는 주제로 실시됐다.

연구방법은 코넥스시장 도입 효과를 구체화하기 위해 코스닥 상장 경로별 ‘정보 비대칭의 차이 여부’와 코넥스시장이 이를 얼마나 ‘해소’했는가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신 교수팀은 경영성과를 비교 분석한 결과, 지난 2013년 코넥스시장 개설 이후,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이 ‘신규공모를 거쳐 코스닥시장에 직상한 기업’보다 전반적으로 기업규모가 작지만 연구개발에 상대적으로 많은 자본을 할애하고 있어 향후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신 교수팀은 ‘주가성과 비교 분석’을 통해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해 냈다.

먼저 ‘단기 주가수익률’과 관련 신 교수팀은 단기 주가성과 측면에서 공모가 저평가를 확인하기 위해 상장 당일, 3영업일, 5영업일 경과 후 주가수익률을 경로별로 비교했다.

공모가 저평가는 신규공모 기업은 공모 이후 주가가 공모가 대비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공모가 저평가 수준은 정보 비대칭의 척도로 알려져 있다.

그 결과, 이전 상장한 기업은 비교적 적은 ‘공모가 저평가’ 수준을 나타냈으며 이는 곧 투자자간 정보 비대칭이 상대적으로 적었음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신 교수팀의 분석이다.

또 ‘장기 주가수익률’과 관련해서는 상장 경로별 장기 주가수익률을 매입보유초과수익률(BHAR)로 분석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매입보유초과수익률은 특정 시점에 주식을 매입해 일정기간 보유했을 때 발생하는 초과수익률를 의미한다.

신 교수팀은 매입보유초과수익률 중 60영업일 초과수익률에서는 이전 상장한 기업과 다른 상장경로를 택한 기업간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125영업일 수익률에는 추세의 변화가 발생했다. 직상장 기업 대비 이전 상장 기업의 초과수익률이 평균과 중간값 모두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 교수팀은 250영업일, 500영업일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얻어냈다.

특히, 매입보유초과수익률 기준 코넥스를 통해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은 500영업일 기준 코스닥 지수 대비 23.15%의 초과수익률을 기록했다.

신 교수팀은 이전상장 기업의 주가 수익률이 장기에서 더 높은 것은 상장 후, 많은 시간이 흘렀을 때 ‘이전상장 기업의 시장가치’가 더 많이 올랐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는 이전상장 기업들이 상장 시점에서는 규모가 작고 성과는 좋지 못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연구개발에 매진한 기업이라는 예측과 합치되는 결과라는 것이 이들의 해석이다.

신 교수팀은 보고서를 통해 “코넥스시장이 투자자간 정보의 비대칭을 해소하는 효과적인 역할을 하면서 건전한 투자환경을 조성하는데 일조한 것으로 판단되며 향후에도 직상장 경로의 대안으로 코넥스시장과 이전상장을 계속적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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