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우리나라 스타트업 시장이 얼어붙었다. 자금 경색이 심각해져 이른바 돈맥경화가 심화돼 스타트업 투자유치가 더욱 어려워진 탓이다.

우리나라의 유니콘 기업은 지난 2017년 3개에서 2022년 상반기 기준 23개로 대폭 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우리 스타트업 시장에 더욱 적극적인 법제적 지원이 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이러한 스타트업들의 목소리를 듣고 법제화하려는 움직임이 국회에서 일었다. 지난달 14일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대표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등 여야의 국회의원들이 힘을 모아 스타트업 지원·연구 모임 '유니콘팜'을 출범시켰다.

<뉴스락>이 우리나라의 스타트업에 힘이 되고 싶다는 '유니콘팜'의 농장주,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을 만나봤다.

유니콘팜 강훈식 의원. 사진=이윤석 기자 [뉴스락]
유니콘팜 대표의원인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이윤석 기자 [뉴스락]

 

'유니콘팜'을 만들게 된 계기는.

유니콘팜은 스타트업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만든 단체다.

초선 의원 시절 국토교통위원이었을 때 타다 금지법이 통과됐다. 타다 금지법이 통과되는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는 스타트업이 살아남기 힘든 환경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재선이 된다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이 돼서 스타트업이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겠다고 다짐했다.

재선이 된 후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은 민주당의 의원님 열 분과 지난 2020년 유니콘팜이라는 연구모임을 만들게 됐다. 2년여의 활동 후 여야가 함께 발족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모아 지난달 14일 유니콘팜을 출범시켰다. 

유니콘팜은 입법 공동체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법률 재개정 과정에 여야의 이해를 넓히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과거에는 민주당 의원으로만 유니콘팜이 이뤄져 있었다면 이번에는 여야가 함께 하기 때문에 법률의 재개정 과정에서 초당적인 협력이 가능해졌다.

학술적인 연구모임에서 입법과 법의 재개정 등 정책적인 결과 도출을 목표로 하는 초당적 모임이 됐기 때문에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입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유니콘팜의 성과는.

출범한지 이제 대략 보름 정도 지났는데 스타트업 측에서 연일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하루에 약 3개에서 4개의 스타트업에서 전화가 매일 오고 있다. 업계에서도 이번 출범에 대해 굉장히 기대가 크다고 들었다.

가장 큰 성과는 국회의원님들의 규제 자체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전통 산업 같은 경우 네트워크가 강하고, 이들을 지켜야 한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다. "전통 산업과 스타트업 둘 다 지켜줘야 하는구나"라는 인식을 갖게 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본다. 구체적 성과들은 앞으로 좀 더 만들며 국민 여러분께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 창업 생태계는.

스타트업 지놈이라고 하는 스타트업 글로벌 생태 평가 기관이 있다. 매년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서 순위를 정한다. 2019년에는 우리나라가 30위권 밖에 위치했다. 2020년에는 20위를, 지난해에는 16위를 기록하다 올해는 10위를 하며 순위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유니콘 기업은 23개다. 우리나라 유니콘 기업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은 모태펀드나 성장사다리 펀드 등 정부의 지원들이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또 우리나라의 우수한 인력과 IT, 5G 등 양질의 인터넷 환경도 유니콘 기업이 증가하는데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가 스타트업들의 테스트배드가 됐으면 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세계의 창업자들이 "한국에서 성공하면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해볼 수 있다"라는 인식을 가졌으면 좋겠다. 

실제로 우리나라 스타트업 3세대는 지금 이 환경에서 성공한다면 글로벌로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이 전 세계 스타트업의 테스트배드라는 인식을 만들면 외국에 있는 자원들도 우리나라에 와서 시험하고 도전을 할 것이다. 이런 과정들이 반복된다면 우리나라는 충분히 더 좋은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타트업의 금융위기 타개방법은.

전 세계에 경제 위기가 왔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기업 전체가 해당되는 사안이다. 그러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전년대비 약 40% 감소했다. 일부 스타트업들은 구조조정도 하고 폐업 위기도 겪고 있다. 자금에 대한 여력에서 오는 문제다.

실제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벤처 투자 촉진법이라는 법안을 내놨다.  투자와 융자가 결합된 방식을 허용하자는 내용이다. 해당 법안은 실리콘밸리에도 있는 법이고, 중기부와 협의도 끝나 거의 막판 단계에 다다랐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는다는 것을 전제로 융자를 요청할 수 있으니 자금을 더 편리하게 확보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기업 발전에 속도가 붙을 것이다. 

강훈식 의원이 유니콘팜과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이윤석 기자 [뉴스락]
강훈식 의원이 유니콘팜과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윤석 기자 [뉴스락]

 

비수도권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스타트업은 두 가지가 핵심이다. 첫 번째는 인력, 두 번째는 투자다. 비수도권 스타트업들은 두 가지 면에서 모두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있다. 인력과 돈 모두 수도권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정책적으로 보면 인력이 지방에 내려갈 수 있게 만드는 것도 필요하고 엑시트하기 수월하게 만들어주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또 지방에서 스타트업을 만들면 상장 문턱을 낮추는 등의 방법은 정책적으로 검토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들을 해결해보기 위해 지난 정부 시절 지방 모태펀드를 만들었다. 대전의 수자원공사와 민간 투자자가 50 대 50 비율로 투자해 수자원과 관련돼 있는 작은 기업들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물관리에 대한 새로운 기술이나 물과 관련된 여러 가지 비즈니스 모델들을 대전 인근에서 만들면 반은 수자원공사가 지원하고 절반은 민간 투자를 받는 것이다. 이런 형태의 지원이 많이 생기면 스타트업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고 본다. 이외에도 지방벤처펀드라고 해서 건강보험이 있는 원주에서는 바이오 관련 벤처에 적용했었다. 

또, 이런 모태펀드 방식이 아니더라도 민간출자자에게 지방 출자를 할 경우 인센티브를 강화해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유니콘팜, 앞으로의 계획은.

스타트업 성장의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정책 발굴을 계속할 예정이다.

총 세 가지로 말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현장을 방문해서 간담회를 열거나 건의사항을 들어보는 것, 두 번째는 정책 연구의 측면에서 학계나 산업계에 계신 분들의 목소리를 듣고 구체적으로 론칭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입법 공동체라는 취지에 걸맞게 여야가 같이 협력해서 구성원들이 법안을 발의하고, 해당 상임위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1호 법안이나 2호 법안도 대부분 스타트업들의 어려운 점을 듣고 만들어 나간 것이라 구체적인 것은 여야가 함께 다음 법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1호 법안은 '공유경제 3법'이었고 2호 법안은 '스타트업 패키지 법'이었다. 이 법안들은 거의 문턱까지 와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는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피터팬 증후군에 대한 문제도 생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들이 처음에 시작할 때는 국가의 지원을 굉장히 많이 받을 수 있다. 이후 스타트업이 성장해 대기업이 되면 그땐 자생 동력이 생겨 기업이 어렵지 않다.

그러나 중간 단계에 기업이 진입하면 성장통을 겪은 후에야 유니콘 기업으로 거듭나기 때문에 시작하는 단계와 대기업의 사이인 중간단계에서 기업이 더 이상 성장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을 피터팬증후군이라고 한다.

이런 피터팬 증후군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위해 어떻게 법제적으로 보완을 해 줄 것인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특히 기업의 목소리를 듣는 유니콘팜데이를 재개해 격주로 진행하려고 기획하고 있다. 한 주는 규제와 관련해 프레젠테이션을 듣고 유니콘팜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논의를 진행하고, 한 주는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가서 들어보는 방식을 취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예전에는 세상을 바꾸고 싶으면 정치를 했다. 그런데 지금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청년들을 만나보면 세상을 바꾸고 싶어서 창업을 했다고 한다.

토스의 이승건 대표는 "회사의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닌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직방의 안성우 대표는 "이사라는 새로운 시작의 지침과 불쾌함을 산뜻하게 바꿔주고자 시작했다"라고 말한다. 

이처럼 청년들은 기성세대보다 생각이 유연하고, 불편한 것을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다. 이런 청년의 장점들을 극대화해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본다. 세상의 불편한 점을 바꾸고 싶은 청년들을 지원해 주는 제도를 만들어 줘야 한다. 

단순히 일자리를 늘려줄 테니 좁은 문을 통과해 취업을 하라고 한다거나 기업에게 국가가 보조해 일자리를 늘리라고 하는 것은 이미 낡은 방식이 됐다. 이미 기존의 관습에 익숙해져 있는 기성세대 대신 청년들이 개선하고자 하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 유니콘팜의 역할이다. 

지금 청년들의 다음 세대가 계속해서 밀려오며 기존의 것들을 무너뜨리고, 다시 새롭게 변화 시키는 방식이 자리 잡는다면 훨씬 더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힘이 돼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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