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김윤식 신협중앙회 회장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62년의 역사를 지닌 신협의 첫 직선제를 통해 수장에 오른 지 불과 1년만이다. 

최근 신협은 성비위·횡령·갑질 등 각종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물의를 빚고있으며 부정채용 의혹, 무자격 조합원 가입 논란 등 비난 여론의 중심에 서 있다. 

때문에 '신용운동의 뿌리'라고 평가받는 신협은 새해 벽두부터 먹구름이 잔뜩 드리웠다. 

김 회장은 직선제 이전인 지난 2018년 32대 회장에 취임한 후 직선제 도입해인 2021년 재임에 성공해 33대 신협중앙회장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실상 지금 도마에 오른 사건·사고들이 모두 김 회장 재임 시기에 벌어진 일들이다. 

김 회장은 신협중앙회 홈페이지 인사말에서 "신협은 따뜻한 금융을 실천하고 사회적 약자의 곁을 지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금융협동조합으로 우뚝 섰다"면서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곳을 굽어살피며 금융협동조합의 선두로서 새로운 100년을 향해 나아가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100년은 고사하고 뿌리가 썩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뉴스락>이 과연 김 회장의 말대로 신협이 '가장 낮은 곳을 굽어살피고' 있는지 신협의 각종 사건 사고를 꼼꼼히 들여다봤다.  

김윤식 신협중앙회장. 신협중앙회 제공 [뉴스락] 신협은 1960년 출범한 부산 성가신용조합과 서울의 가톨릭중앙신용조합이 모태가 돼 출범한 이후 63년 동안 서민들을 경제 활동을 돕고있다. 현재(지난해 11월 기준) 신협은 전국 870개 조합을 두고 있고 140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신협은 시작만 시중 은행과 다른 것이 아니다. 신한은행, 국민은행 같은 시중은행은 서울 등지에 본점을 두고 지점을 운영하는 반면, 신협의 경우 각 조합별로 이사장, 본부 등을 두고 각각 운영된다. 신협중앙회는 각 신협 조합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김윤식 신협중앙회장. 신협중앙회 제공 [뉴스락] 신협은 1960년 출범한 부산 성가신용조합과 서울의 가톨릭중앙신용조합이 모태가 돼 출범한 이후 60여년 동안 서민경제 활동을 돕고있다. 현재(지난해 11월 기준) 신협은 전국 870개 조합을 두고 있으며 140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신협은 시작만 시중 은행과 다른 것이 아니다. 신한은행, 국민은행 같은 시중은행은 서울 등지에 본점을 두고 지점을 운영하는 반면 신협은 각 조합별로 이사장, 본부 등을 두고 각각 운영된다. 신협중앙회는 각 신협 조합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예전부터 비일비재...'성범죄 사건'

신협의 성추행 논란은 해마다 나오는 단골 사건이 됐다. 지난해만 해도 3월과 7월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고, 기묘년이 밝은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성비위 사건이 2건이나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사건 1.

지난해 3월 대전 구즉 신협에서는 A전무가 직장 내 갑질과 성추행을 일삼아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A전무는 회식 후 여성 직원의 집에 들어가겠다면서 강제로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 A전무는 평소에도 손을 만지고 팔짱을 끼는 등의 행동을 성추행을 지속적으로 했고, 여자친구라고 부르는 등의 언사도 스스럼없이 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A전무는 여직원들의 신체나 외모를 평가하고 모욕감을 주는 말도 일상적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단체로 얼차려를 시키는 등 갑질을 했다는 신협 직원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또 피해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신고 후에도 A전무가 3개월 이상 정상 출근해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신협은 제대로 된 조사도 진행하지 않았다.

#사건 2.

신협의 내부통제 강화 다짐에도 지난해 7월 성추행 사건이 또 밝혀졌다. 지난 2021년부터 부산 구포 신협 내에서 상사에 의한 성추행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으며, 피해자가 2022년 초 임직원윤리강령회에 해당 사건을 신고하면서 외부에 알려지게 됐다. 

#사건 3.

올해 4일 부산의 모 신협에서 30대 여직원이 60대 남성 임원 A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피해 직원은 A씨가 회식자리에서 강제로 입을 맞추고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으며 집까지 쫓아왔다고 증언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총 3명으로, 피해 직원의 고소 사실에 용기를 얻어 피해 사실을 밝혔다.

피해 직원에 따르면 A씨는 술을 많이 먹인 후 둘이 자리에 남아있는 경우를 노려 옆자리로 와 얼굴을 들이밀고 옷에 손을 넣는 등의 성추행을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기혼자로, 배우자 등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속앓이를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4.

지난해 상반기 전주 모 신협 면접장에서도 성희롱이 있었던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면접에 참여한 B씨는 면접장에서 “키가 몇인가”, “마스크를 벗으니 예쁘네”등 직무와 관계없는 발언을 들었다. 또 면접위원은 B씨의 전공과를 보고 “끼 좀 있겠네”라고 발언하며 SNS에서 선정적인 춤으로 유행한 '제로투'댄스를 춰보라고 요구했으며, B씨의 완곡한 거절에도 지금 당장 춰야 한다면서 압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빈번하게 터지는 사건에도 신협중앙회는 미온적 대응을 해왔다. 지난해 7월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예전부터 비일비재하게 있던 사건들이 최근에는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라고 밝히며 강력한 조치를 통한 기업 분위기 쇄신을 기대했으나 고질적인 사내 성추행은 고쳐지지 않고 있다. 

또 최근 밝혀진 전주 신협 면접장 논란에 대해서도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신협중앙회에서는 재발방지를 위해 면접위원에 외부 인사를 포함하도록 규정 개정을 할 계획이다"라며 "임직원 필수 교육에도 면접 위원 행동 관련 내용을 포함 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협 제재내용 공시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성비위 관련 징계는 총 19건으로 밝혀졌다. 

15일 대전 신협중앙연수원에서 열린 '2021년 신협 사회공헌의 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내 최초 기부협동조합인 신협사회공헌재단은 누적기부금 412억원을 기반으로 '잘 살기 위한 경제운동', '사회를 밝힐 교육운동', '더불어 사는 윤리운동' 등 사회공헌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신협 제공)
대전 신협중앙연수원에서 열린 '2021년 신협 사회공헌의 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내 최초 기부협동조합인 신협사회공헌재단은 누적기부금 412억원을 기반으로 '잘 살기 위한 경제운동', '사회를 밝힐 교육운동', '더불어 사는 윤리운동' 등 사회공헌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신협 제공)

 

알음알음 들어가는 신협...수년째 '부정채용 의혹'

지난해 하반기 신협 채용 공고. 신협중앙회 제공 [뉴스락]
지난해 하반기 신협 채용 공고. 신협중앙회 제공 [뉴스락]

뿐 만 아니다. 최근 신협은 전국 최대 규모의 신협으로 알려진 대구 모 신협에서 부정채용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달 12일 대구 경찰청은 이사장 A씨와 해당 신협에 대해 업무방해와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조사를 진행했다. 

해당 신협은 지난 10여 년간 대구·경북 지역의 타 신협의 전현직 이사장 자녀 7명을 채용했다. 채용이 이뤄진 시기 A씨는 전무와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었으며, A씨의 아들도 대구경북 지역의 신협 3군데에 돌아가면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전현직 이사장들과 서로 자녀 채용을 챙기며 품앗이를 한 것 아니냐는 부정 채용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협중앙회는 지난해 초 해당 문제를 인지하고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아직까지도 마땅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허술한 내부 시스템..."무자격 조합원에 횡령까지"

신협 조합의 구멍 난 시스템도 도마 위에 올라있다. 

지난 5일 부산 사하구 모 신용협동조합에서 자격이 없는 이들에게 조합원 가입을 허가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사하경찰서에 따르면 해당 신협은 지난해 3월부터 가입 자격이 없는 163명을 대상으로 조합원으로 등록했다. 신협 조합원이 되려면 주민등록상 주소지 또는 직장이나 사업장 주소지 중 한 곳이 조합이 위치한 지역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163명은 이 중 아무 조건도 부합하지 않았지만 해당 신협이 위치한 지역의 가게 직원으로 위장해 조합원으로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같은 신협에서 본인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조합원으로 가입시킨 사례도 발견됐다. 피해자는 모 고속버스 회사 소속 기사 20명으로, 현재 신협중앙회가 해당 신협에 대해 시정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상호금융권 횡령 사고 현황. 황운하 의원실 제공 [뉴스락]
상호금융권 횡령 사고 현황. 황운하 의원실 제공 [뉴스락]

신협의 내부 통제 시스템 부재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나왔다.

지난해 10월 정무위 국감에서 황운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신협의 횡령 사고건수는 58건으로, 횡령액은 78억 4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외에도 지난해 4월 고용노동부가 실시한 특별근로감독에서는 직장 내 갑질도 적발된 바 있다.

성범죄 논란부터 내부 시스템, 채용 문제 등 신협 내부에서 곪아있던 여러 문제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의 임기는 2026년 2월까지다. 재선에 성공한 후 각종 논란이 불거지며 내부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임기가 끝날 때 까지 내부 통제 시스템 개선으로 신협의 고인 물 문제를 뿌리째 뽑아낼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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