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최근 NFT 기술이 주목받으며 제약바이오업계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NFT(Non-Fungible Tokens, 대체 불가능한 토큰)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해 고유한 가치를 가진 디지털 자산을 만들어 거래할 수 있는 기술로, 금융을 비롯한 산업 분야에서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며 가치산업으로 부상 중이다. 

일찌감치 롯데홈쇼핑과 신세계백화점과 같은 대형 유통업체들은 NFT 발행을 통해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의 대표주자인 스타벅스와 탐앤탐스는 NFT 관련 사업으로 브랜드 가치를 확장시켰다. 가구업체인 시몬스 역시 업계 최초로 NFT를 생성해 눈길을 끌었다. 

NFT는 이제 온라인에 국한됐던 가상의 의미체제가 아닌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며 브랜드를 드러내는 가치수단으로 변화됐다. 

여기에 주목한 제약바이오업계 역시 NFT 바람을 탔다. 

지난 코로나19 대유행 시절, 제약바이오업계는 바이오산업이 급부상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전년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을 살펴보았을 때 엔데믹으로 들어서며 대다수의 기업이 외형 성장을 이루었지만 수익성은 점차 둔화된 것을 볼 수 있다. 

현재 제약업계는 바이오 의약기술과 IT 기술 접목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미래 성장동력 확대시키고자 한다. NFT는 이러한 제약업체의 목표에 걸맞은 혁신적인 사업 모델로 보인다.

이에 <뉴스락>에서는 이러한 제약업계의 NFT 활용 사례를 통해 기대와 우려에 대해 점검해본다. 

좌측 상단부터 대웅제약 윤재승 CVO, 광동제약 최성원 부회장, 팜젠사이언스 박희덕 부회장, 경남제약 홍상혁 사장. [뉴스락]
좌측 상단부터 대웅제약 윤재승 CVO, 광동제약 최성원 부회장, 팜젠사이언스 박희덕 부회장, 경남제약 홍상혁 사장. [뉴스락]

새로운 고객층 확대 위해 NFT에 ‘주목’

좌측부터 대웅제약의 디런과 협업한 우루샷 NFT, 광동제약의 반려동물 관련 NFT. 사진=각 사 제공 [뉴스락]

지난달 26일 대웅제약(윤재승 CVO)은 자사 NFT인 우루샷을 통해 동아닷컴의 NFT 기반 헬스케어 서비스인 러닝플랫폼 ‘디런’과 협업해 컬래버레이션 NFT 그림 2종을 출시했다.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우루샷 캐릭터 작품 이후 꾸준한 NFT 출시 소식이다. 

해당 컬래버레이션 NFT 그림은 '우리'와 '디즈'의 활기찬 일상과 '우리'와 '디즈'의 개운한 일상이라는 제목으로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인 그라운드엑스의 '클립 드롭스'에서 통해 선보였다. 

대웅제약은 이번 NFT 협업 프로젝트가 제약업계에서 최초로 MZ세대와 접점 확대를 위해 기획한 혁신적인 디지털 마케팅이라고 밝혔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를 통해 "실제 NFT 컬래버레이션 진행 후, MZ세대들에게 '우루샷'의 브랜드 이미지가 직,간접적으로 전달되며 브랜드 이미지에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전했다.

제약업계의 주 고객층이 일반적으로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은 50대 이상인 것을 고려했을 때 이같은 행보는 젊은 고객을 사로잡아 기존보다 넓은 소비자층으로 확대하려는 모습으로 보인다. 

NFT 흐름에 발맞춰 걷는 제약업체는 대웅제약 뿐이 아니다. 광동제약(부회장 최성원) 역시 NFT를 활용한 마케팅에 주목했다. 

지난 9일 광동제약은 유기동물 입양의 날을 맞아 제주삼다수와 함께 ‘반려동물 등록 캠페인’ NFT 발행했다.

해당 NFT 작품은 캠페인 취지에 맞춰 잃어버린 반려동물과 보호자의 감동적인 재회 영상을 담았다. 반려동물 등록의 중요성을 알리는 웹툰도 같이 공개했다. 

앞서 지난해 9월 광동제약은 자사 반려견 영양제 브랜드인 견옥고를 모티브로 ‘견옥고 NFT를 발행하기도 했다.

'멍멍작가'로 불리는 한국화가 곽수연이 반려견들의 모습을 현대적 느낌의 한국화로 그린뒤 NFT로 제작했다. 

이러한 광동제약의 NFT 활용한 감성 마케팅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 제품과 서비스의 인지도를 높이고 고객 충성도를 강화시키는데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남제약(사장 홍상혁)도 NFT 발행에 참여하는 기업 중 하나로 특히 눈여겨 볼 제약업체다.

경남제약은 사업 마케팅 목적으로 NFT 발행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자회사인 경남제약스퀘어를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의 디지털화와 블록체인 적용에 기여하고자 한다. 

현재 경남제약스퀘어는 유통플랫폼 '노머니마켓'을 운영중이다. 노머니마켓은 구매를 통해 수입을 얻는 B2E(Buy to earn) 형식으로 소비자가 자사의 대표 제품인 레모나 등을 구매할 경우 활동 보상으로 NFT를 지급한다.

보상받은 NFT는 세계적인 NFT 플랫폼인 오픈시에서 2차거래가 가능하며, 노머니마켓에서 사용되는 레몬토큰(LEMN)으로도 교환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운영기업인 유가랩스의 NFT 작품인 BAYC를 2차 창작한 디지털 아트 '레몽 PFP'도 발행하고 운영중이다.

이어 ‘아이소박스’라는 일반 아이템과 NFT로 공간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메타버스 소셜 플랫폼과 연계해 아이소박스가 제공하는 공간 내에 NFT 전시가 가능하도록 블록체인 지갑 연동도 돕는다. 

경남제약이 도전하는 여러 NFT 기술은 제약바이오시장이 제품 개발과 소비에만 머무는 것이 아닌 추가적인 사업 영역 확장에 대한 기대를 보이게 만든다.

마케팅 뿐 아니라 신약개발 등 바이오 및 의료 분야에서도 NFT를 접목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팜젠사이언스(부회장 박희덕)는 DNA NFT 기반 글로벌 원격의료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고 밝혀 주가가 상승했다. 해당 플랫폼 사업 추진을 위해 유전체 분석 기업 메디클라우드와 협약을 맺었다. 

해당 플랫폼을 통해 인간과 마이크로바이옴의 유전자를 NFT로 만들어 신약개발 및 바이오 마커 발굴, 임상 연구 시 최적의 임상 환자를 선별하는 데 유전자 NFT를 활용할 예정이다. 

팜젠사이언스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현재 해당 NFT 플랫폼은 연구중인 단계로 신약개발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임상환자 선별하는 것 뿐 아니라 임상실험의 성공률을 많이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NFT, 보안에는 취약? 가격변동성도 커 

블록체인 위크 인 부산에서 관람객이 NFT 작품을 보고 있는 모습.
블록체인 위크 인 부산에서 관람객이 NFT 작품을 보고 있는 모습.

제약업계가 NFT를 활용해 기존 사업 영역을 넘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는 것은 미래를 대비한 적극적인 노력으로 평가된다.

다만 NFT 기술이 가지고 있는 단점들과 이를 활용하는 제약업계의 한계도 여전히 존재한다. 

지난해 7월 NFT 발행 플랫폼인 프리민트에서 5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해킹 피해가 발생했다.

해커의 공격으로 프리민트는 NFT 314개를 도난당했다. 유명 NFT인 'BAYC', '아더사이드' 등도 함께 탈취된 NFT 목록에 포함됐다.

이에 프리민트 최고경영자인 브랜든 멀리건은 해킹 피해를 입은 이용자들에게 보상안을 발표했다. 

글로벌 최대 규모의 NFT 시장인 오픈씨도 지난해 2월 해커의 피싱 공격으로 인해 NFT 254개가 탈취됐다. 훔친 NFT는 시장에서 약 20억원 상당에 팔렸다. 지난해 10월 같은 NFT 플랫폼인 라이브아트도 NFT 197개를 도난당하는 해킹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7월 국내 주요 NFT 프로젝트 메타콩즈도 공식 소통 채널인 디스코드의 보안망이 뚫렸다. 메타콩즈는 동년 4월에도 디스코드 채널을 해킹 당해 약 4500만원 상당의 손실을 입었다. 

지속되는 NFT 보안 문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ISA는 전년도 7월 '메타버스·NFT 보안협의체'를 구성했다. 

IT 보안 기업 라온시큐어의 자회사 라온화이트햇은 '2023 보안 위협전망-그 누구도 믿지 마라. 제로 트러스트 시대의 도래'를 발표해 올해 NFT 플랫폼의 해킹에 대해 경고하기도 했다. 

NFT 해킹 방법으로는 단순한 링크 클릭 유도만이 아닌 QR코드를 촬영시 사용자 접근권한을 탈취하는 방식 등으로 진화됐다. 이에 NFT 플랫폼 이용자에게는 알 수 없는 링크는 클릭하지 말 것과 디지털 월렛 복구 문구를 공유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의 보안 문제도 NFT의 보안에 영향을 미친다. 보안에 대한 취약점이 발견되거나 해킹이 발생할 경우, 소비자는 NFT 발행과 거래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다. 이는 곧 NFT를 이용하는 업체의 이미지로 연결된다.

NFT에는 보안 뿐 아니라 가격변동성에 대한 우려도 크다.

팬덤수요로 이루어지는 일방향적인 수요이기 때문에 출시된 NFT의 팬덤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이 급등하고 팬덤수요가 사라지면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소비자가 투자하거나 보유할 NFT의 가치는 일관적일 수 없다.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NFT는 대체불가능하다는 태생적 특성으로 인해 공급이 극히 제한돼 있다"며 "가격이 주로 편향적인 팬덤수요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잠재적으로 가격변동성이 매우 큰 불안정한 토큰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팬덤수요 뿐 아니라 저금리 기조와 양적 완화 등 금리의 변화도 가격변동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가상자산 시장조사기관 체이널리시스 등에서는 지난해 410억달러로 확인됐던 NFT 시가총액이 올해 초에는 100억달러 수준으로 4분의 1 금액으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오픈시의 총 거래액도 1월까지는 50억달러대를 유지했으나 2월에는 24억달러로 감소했으며 거래 이용자 수도 94만8000명에서 63만5000명으로 낮아졌다. 

실제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첫 번째로 작성한 글을 NFT로 만들어 매각했다. 당시 경매에 팔린 NFT는 35억이었으나 1년 만인 지난해 4월, 해당 NFT가격은 400만원으로 폭락했다.

정영훈 한국소비자원 정책개발팀 책임연구원은 "최근 유행하는 대부분의 NFT 거래가 디지털 콘텐츠에 대하여 NFT 발행을 하고 거래소를 통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거래소의 지급수단이 되는 암호화폐의 가격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NFT의 가치마저 변동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매혹적인 NFT 시장...대응하는 기업과 소비자의 자세

경남제약스퀘어의 웹3.0 코리아 네트워킹 위크 포스터. 사진=경남제약 제공 [뉴스락]
경남제약스퀘어의 웹3.0 코리아 네트워킹 위크 포스터. 사진=경남제약 제공 [뉴스락]

NFT는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매력적인 신사업시장이다.

경남제약스퀘어는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3일까지 경남제약 본사 2층 NFT 갤러리에서 WEB3.0 코리아 네트워킹 위크를 개최했다. 

해당 행사에서 유상희 경남제약스퀘어 이사는 "이번 행사로 기업 간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크립토 경제의 분위기를 환기시킬 것으로 기대하며, 경남제약스퀘어 파트너사들과 웹 3.0의 선두 주자로 함께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며 경남제약이 NFT를 비롯한 IT 기술과 지속적인 협업을 진행할 것을 암시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도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NFT는 MZ세대가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나 놀이의 수단으로 쓰이고 있기에 앞으로도 NFT를 통한 다양하고 새로운 디지털 마케팅 시도를 많이 진행해볼 예정이다"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기업들의 도전에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여전히 NFT가 가지고 있는 불완전함 때문이다.

의료 데이터를 다루는 바이오제약업계에서는 언급된 보안뿐 아니라 의료 데이터와 관련된 법적 규제들도 간과할 수 없다.

이에 제약업계는 NFT 기술을 활용할 때 법적 규제를 준수하고 안전성을 보장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정영훈 한국소비자원 정책개발팀 책임연구원은 "NFT에 대한 법률적 정의 및 가상 자산으로서의 포함여부와 NFT의 가치 구분 여부 등 다양한 법률적 이슈와 거래 품목으로서의 소비자 이슈가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암호화폐와 같은 가상자산거래 관련 법안이 논의되고 있는 만큼 NFT 특수성이 고려된 소비자 보호방안 고안될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NFT 투자와 인프라를 구축하고 지속하기 위해서 국가 차원의 성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도현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책임은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NFT 자체 기술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적절한 규제와 NFT 산업의 성장동력을 위한 인재 양성 및 기반 투자 등 국가 차원의 성장정책도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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