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최근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배터리 소재 기업에 대한 4조원 지원 발표를 한데 이어 윤석열 정부도 최근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들을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들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배터리 소재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장치로 작용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기후위기 등을 해결하기 위한 전 세계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배터리도 함께 관심이 쏠린다.

에너지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리튬이온배터리 4대 소재 시장 규모는 549억 달러(약 70조원) 규모로 2030년에는 1476억 달러(약 192조원)로 약 3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뉴스락>은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 3사(포스코퓨처엠·LG화학·에코프로비엠)의 올해의 전략과 전망을 살펴본다.

(왼쪽부터)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대표, 신학철 LG화학 대표, 주재환 에코프로비엠 대표. 사진 각 사 제공 [뉴스락편집]
(왼쪽부터)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대표, 신학철 LG화학 대표, 주재환 에코프로비엠 대표. 사진 각 사 제공 [뉴스락편집]

 

전기차 시장 성장에 힘입은 배터리 3사, 양·음극재 경쟁력 발휘

국내 배터리 업계 3사 최근 3개년도 매출 및 영업이익. 자료=전자공시시스템 및 각 사 제공 [뉴스락편집]
국내 배터리 업계 3사 최근 3개년도 매출 및 영업이익. 자료=전자공시시스템 및 각 사 제공 [뉴스락편집]

전기차의 성장세에 힘입어 국내 배터리 3사가 양·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대표 김준형)의 양·음극재 사업을 영위하는 에너지 소재 부문은 매출 7799억원(양극재 7122억원), 영업이익 167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5.8% 늘고 영업이익은 25.5%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양극재 판매량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용 NCMA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 판매가 시작되며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음극재 역시 고객사 다변화 성과로 판매량이 증가하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LG화학(대표 신학철)의 양극재·바인더·IT 및 반도체 소재 등을 담당하는 첨단소재사업부 1분기 매출은 7753억원, 영업이익은 202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0%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8% 늘었다.

LG화학 관계자는 “수익성 측면에서 전분기의 일회성 요인들이 제거된 효과와 전지 재료의 매출 성장 등이 더해지면서 상당 부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비엠(대표 주재환)은 올해 1분기 매출 2조 10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399.8% 증가한 수치다.

1분기 영업이익은 10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0.0% 증가했다.

매출 및 영업이익 증가에 대해 에코프로비엠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으로 양극재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IRA 시행에 따른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의 대응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월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미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월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미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미국 시장에서는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 광물의 40% 이상 사용하는 경우 최대 3750달러(약 500만원)를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이 비율은 2027년까지 점진적으로 80%까지 증가할 예정이다.

업계는 IRA 발효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여러 기회 요인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며, 국내 전구체 공장 건설 등 업스트림으로의 진출 및 공급망 확보를 통해 2023년도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은 미래소재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양극재와 음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는 7년간 약 30조2595억 규모의 양극재를 공급계약을 맺었으며 삼성SDI와는 10년간 40조원 규모의 양극재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번 계약으로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수주금액은 총 92조원에 이른다.

포스코퓨처엠은 광양에 1조2000억원을 들여 양극재와 리튬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흑연계 음극재를 양산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포항에 신규 음극재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며 2030년까지 음극재 생산능력을 현재 8만2000 톤에서 32만 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대표는 “사명 변경 이후 처음 건립하는 NCA 양극재 공장은 미래를 향한 새로운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최고 품질의 제품을 국내외 배터리 시장에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전지 소재 사업을 미래 주축으로 키우기 위해 다양한 투자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2019년에는 기존의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 ▲재료사업부문 ▲석유화학사업본부 내 EP(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사업부를 통합해 첨단소재 부문을 출범했다.

LG화학은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에 양극재를 공급해 수익을 창출하고 하이니켈 양극재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해 시장을 선도하는 것이 목표다.

경북 포항에 하이니켈 NCA 양극재 전용 공장을 착공했으며 2025년부터 연 3만톤 규모로 전기차 약 30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의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안정적인 소재 공급망 구축과 함께 배터리 소재 인재 육성에 공들이고 있다.

이를 위해 한양대와 함께 산학협력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센터를 통해 2025년까지 매년 10여 명의 장학생을 선정하고 차세대 양극재 기술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다.

신학철 LG화학 대표는 "양극재 수직 계열화를 강화하고 안정적인 소재 공급망을 구축할 것"이라며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세계 최고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에코프로비엠은 배터리 소재 기업으로 하이니켈 NCM, NCA 양극재를 동시에 생산하고 있으며 차세대 단결정 양극재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북미 시장에 진출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확대하기 위해 캐나다의 이차전지소재 업체인 에코캠 캐나다의 주식 1억6천만 주를 약 1천563억원에 취득해 지분 100%를 확보했다.

에코프로비엠은 국내 청주와 중국 우시 공장에 이어 올해 말 완공되는 구미 공장, 미국 테네시 공장 등 한국, 중국, 미국, 유럽에 4각 생산 체제를 갖출 것이다.

올해 양극재 생산능력이 19만 톤인데 2028년에는 한국을 비롯해 유럽, 북미에서 72만 톤을 확보할 계획이다.

양극재 업스트림에 해당하는 전구체와 핵심 광물 확보, 리사이클에 이르는 생태계도 동시 구축하고 있다.

주재환 에코프로비엠 대표는 “에코프로비엠은 2025년부터 본격화할 북미와 유럽 양산을 중심으로 세계 1위 양극 소재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급격히 성장해가는 기업 가치에 맞춰 연구개발 시스템 및 ESG 경영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IRA 시행, 시장 확대의 기회

한국·캐나다 산업장관이 핵심광물 공급망과 첨단산업 협력확대를 논의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뉴스락]
한국·캐나다 산업장관이 핵심광물 공급망과 첨단산업 협력확대를 논의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뉴스락]

한국 기업들이 미국의 IRA와 반도체법 도입으로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7일 캐나다 혁신과학경제개발부·천연자원부와 '핵심 광물 공급망·청정에너지 전환·에너지 안보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 체결로 핵심 광물 분야의 정부 간 협력이 발전하고 미국 IRA 대응과 관련해 우리 업계의 핵심 광물 조달 능력 다변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미 양국이 배터리, 로봇 등 첨단산업과 원전, 수소 등 에너지 분야에서 총 23건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미국 IRA 시행은 K-배터리의 소재 시장 확대에 있어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IRA법, 유럽원자재법을 계기로 한·중·일 배터리 업체들의 현지 진출과 함께 4대 소재 업체들도 동반 진출 또는 합작회사 형태의 진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퓨처엠은 지난달 북미 양극재 공급 개시로 2분기를 기점으로 양극재 판매량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대형 거래처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 수주를 바탕으로 향후 꾸준한 성장세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수요의 경우 대당 배터리 탑재 용량이 증가하는 점 고려할 때, 전기차 시장의 수요 증가 폭을 상회할 전망”이라며 “한국 배터리 산업이 침투 가능한 시장을 기준으로 할 경우의 수요 증가율은 향후 3년간 36%, 24%, 9% 수준 향상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기업,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

국내 배터리 업계 3사가 MOU 체결을 통해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 각 사 제공 [뉴스락편집]
국내 배터리 업계 3사가 MOU 체결을 통해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 각 사 제공 [뉴스락편집]

포스코퓨처엠, LG화학, 에코프로비엠의 올해 성장은 배터리 소재 사업의 확대와 혁신에 달려있다.

3사는 미국의 IRA에 따라 다양하게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전기차 수요의 증가와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배터리 소재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실적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경쟁사의 도전, 기술 유출 등의 위험 요인도 존재한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 관계자는 “IRA 규정에 따라 해외 의존도가 높던 소재 분야도 공급망 내재화가 강화돼 국내투자 활성화와 더불어 수출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우리 소재 기업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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