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최근 5년 동안 재계는 격동의 연속이다.

2019년 한화그룹은 GS그룹이 출범한 2005년 이래 처음으로 순위를 제치고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20년 만에 현대자동차 대 삼성의 구도를 깨고 SK그룹이 2위로, 올해에는 14년 만에 포스코가 롯데를  뛰어넘어 5위로 도약하는 지각변동이 일었다. 

순위 뿐만아니라 경영성과들도 눈에 띈다.

지난해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도 삼성은 그룹 연매출 400조를, SK는 200조를, 현대자동차그룹은 240조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불굴의 글로벌기업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올해 경영환경도 녹록치 않다. 코로나를 비롯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으로 인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장기화 될 국면이다. 더욱이 주요 수출국인 중국 역시 부동산PF를 비롯해 경제 전반이 좋지 못하다 보니 국내 기업들에 미칠 영향 또한 부정적이다.

IMF(국제통화기금)가 최근 세계 경제 성장률을 상향 조정했으나,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더욱이 내년에도 1%대 성장에 그칠 거란 잿빛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올 상반기 몇몇 업종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역성장 늪에 빠졌다. 

<뉴스락>은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10대 그룹의 면면과 저성장 파고를 극복할 2023 하반기 전략을 조명한다.

왼쪽 위부터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하는 대기업집단 순위 순서로 10위인 농협을 제외하고 11위 신세계로 대신. [뉴스락편집]
왼쪽 위부터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하는 대기업집단 순위 순서로 10위인 농협을 제외하고 11위 신세계로 대신. [뉴스락편집]

10대 그룹 실속없는 외형 성장... 지난해 대부분 순이익 감소

10대 그룹 매출 및 당기순이익 3개년도.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포털 [뉴스락편집]
10대 그룹 매출 및 당기순이익 3개년도.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포털 [뉴스락편집]

지난해 대부분의 그룹이 평균 15% 이상 정도의 매출 성장세를 보여주면서 외형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이익 측면에서 실속을 찾지 못했다. 

<뉴스락>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포털 내 10대 그룹의 경영성과 현황을 분석해본 결과, 지난해 매출의 합이 약 1484조원으로 직전년도 대비 16.82%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7.77% 감소한 75조원을 기록했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삼성이 지난해 매출 418조원을 기록하면서 독보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현대자동차그룹 248조원 ▲SK그룹 224조원 ▲LG그룹 140조원 ▲포스코그룹 100조원 ▲GS그룹 94조원 ▲HD현대그룹 75조원 ▲롯데그룹 71.8조원 ▲한화그룹 71.6조원 ▲신세계그룹 37조원 순으로 집계됐다.

LG를 제외한 그룹들은 전부 직전년도 대비 매출이 상승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10대 그룹 중 현대자동차, GS, HD현대를 제외하고 전부 뒷걸음질쳤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3.1조원 가량 증가한 11.6조원을 기록했다. 특히 3개년도 동안 꾸준히 증가 추세다.

GS·HD현대의 경우 지난해 유가상승으로 정유업계에 역대급 훈풍이 불어 GS칼텍스 및 HD현대오일뱅크가 그룹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정유사를 보유한 SK의 경우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SK에너지보다 높아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2조600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전체 그룹 순이익은 7.3조원 가량 감소했다. 

유일하게 지난해 150억의 순손실을 낸 롯데그룹도 눈에 띈다. 주효한 원인으로는 석유화학 계열사 롯데케미칼의 업황부진으로 인한 손실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는 국내를 대표하는 유통그룹사면서도 지배구조 개선 과정을 거치는 동안 화화 분야의 비중을 점차 높여왔다. 특히 롯데케미칼의 비중이 가장 높다.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그룹 매출 중 31%를 차지할 정도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762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포스코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값 상승, 전기료 인상 등으로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감소량이 제일 높은 곳은 7조 3060억원으로 SK그룹이다. 이어 ▲포스코 5조 2690억원 ▲삼성 3조 7740억원 ▲LG 3조 5570억원 ▲롯데 1조 5300억원 ▲한화 5080억원 ▲신세계 2050억원 순이다.

그룹 '캐시카우' 3사, 올 상반기 희비 극명

10대 그룹 주력 3사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 및 영업이익과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뉴스락 편집]
10대 그룹 주력 3사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 및 영업이익과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뉴스락 편집]

<뉴스락>은 2021년 별도 매출기준으로 그룹을 이끄는 주력 3사를 선정하고 올해 상반기를 되돌아봤다. 자동차·조선·통신업 등 특정 업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역성장에 빠졌다.

먼저 삼성그룹의 주력 3사는 삼성전자(52.7%) 삼성생명(7.8%) 삼성디스플레이(7.5%) 순으로, 삼성전자가 매출의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 삼성생명의 영업이익 신장을 제외하고는 전부 역성장 중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 81조 8977억원, 영업손실 7조608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9%, 139% 하락한 수치다.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 등 반도체 시황 악화가 주효했다.

삼성생명은 상반기 매출 13조 26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7524억원으로 136% 증가했다. 삼성생명 측은 신계약 실적 호조로 보험 서비스 손익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매출 13조 972억원, 영업이익 1조 619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6%, 24% 하락했다. 마찬가지로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경기침체) 상황에서 소비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이 크게 작용했다.

SK그룹의 경우 SK하이닉스(24.5%), SK에너지(15.6%), SKT(7.1%)로 확인됐다. 

SK하이닉스도 반도체 불황으로 인해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5% 줄어든 10조 1689억원에 그쳤다. 영업손실도 4조 33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이익 7조 2433억원)과 견줘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역대급 성적표를 받아든 SK에너지도 적자전환했다. 상반기 매출 20조 64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13% 하락했으며, 영업이익 2조 9308억원 대비 133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SKT는 올해 소폭 상승세다. 상반기 매출 6조 2364억원, 영업이익 79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3% 7% 증가했다.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등 주요 사업 성장세가 지속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대자동차그룹▲현대자동차(26.3%) ▲기아(19.3%) ▲현대모비스(12.9%) 순으로,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올해도 꾸준히 성장 중이다.

현대자동차는 매출 39조 1930억원, 영업이익 3조 65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3%, 1252% 늘어나는 기염을 토했다. 

기아 역시 마찬가지로 매출 30조 5497억원, 4조 34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3%, 268% 증가했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별도 기준 매출 20조 257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465억으로 11% 감소했다. 다만 연결기준으로는 영업이익 1조 818억원으로 36.9% 증가했다.

LG그룹은 ▲LG디스플레이(19.2%) ▲LG전자(18.8%) ▲LG화학(13.8%)로 집계됐다.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으로 인한 소비둔화로 IT·전자·가전 수요가 줄고, 중국 의존도가 높은 석유화학업도 상황이 녹록치 않으면서 올 상반기엔 전체적으로 뒷걸음질 쳤다.

LG디스플레이는 상반기 매출 8조 2713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3조 773억원으로 2조 620억원 늘었다.

LG전자는 매출 14조 7024억원, 영업이익 61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 41% 줄어들었다.

LG화학도 14% 줄은 10조 845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지난해 상반기 1조 1932억원의 영업이익을 대비 올해는 583억원의 손실을 봤다. 

포스코그룹▲포스코홀딩스(45.4%) ▲포스코인터내셔널(34.7%) ▲포스코이앤씨(7.9%)으로 나타났다. 다만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3월  철강 관련 사업 일체를 ㈜포스코로 물적분할해 포스코로 대신한다.

포스코는 올 상반기 매출 19조 92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34% 하락한 1조 923억원에서 그쳤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78% 증가한 516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선방했다. 매출은 19% 하락한 14조 8545억원이다.

포스코이앤씨(옛 포스코건설)은 매출 4조 65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6% 감소한 923억원에 그쳤다. 

롯데그룹의 주력 3사는 ▲롯데케미칼(21%) ▲롯데쇼핑(13.5%) ▲롯데건설(8.6%)이다. 

석유화학업황 부진으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 하락한 6조 8985억원의 상반기 매출과 20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롯데쇼핑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9% 신장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소폭(1.3%) 하락한 4조 2661억원이다.

지난해 레고랜드발 부동산PF 위기를 맞았던 롯데건설도 올 상반기 매출 3조 5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성장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47% 하락한 1153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대표 방산기업인 한화그룹의 경우 ▲한화생명(27.1%) ▲한화토탈에너지스(16.0%) ▲한화손해보험(12.6%) 등으로 금융업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먼저 한화생명은 상반기 매출 2조 4874억원, 영업이익 6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 59% 줄었다.

한화토탈에너지스 역시 18% 하락한 5조 7014억원의 매출과 19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화토탈에너지스는 이제껏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적이 없었지만, 최근 심화되는 석유화학 불황에 직격타를 맞은 것.

한화손해보험은 매출은 소폭(3.8%)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7.7% 감소했다.   

GS그룹은 ▲GS칼텍스(52.5%) ▲GS리테일(15.0%) ▲GS건설(12.4%)로 GS칼텍스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유가하락 등으로 GS칼텍스가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8%, 영업이익 91%가 하락했다. 매출은 21조 2504억원, 영업이익은 2491억원에 그쳤다. 

GS리테일은 매출 5조 2998억원, 영업이익 1202억원으로 각각 3%, 18% 상승했다.

GS건설은 매출 4조 83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지만, 영업손실 4431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사명을 변경한 HD현대(옛 현대중공업그룹)는 ▲HD현대오일뱅크(38.3%) ▲HD현대중공업(15.6%) ▲현대삼호중공업(7.7%)으로 조선보다 정유사의 비중이 더 높았다.

올해에는 정유업의 부진을 2021년과 지난해 수주호황이었던 조선사들이 메우는 모양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 13조 3021억원, 영업이익 968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94% 하락했다.

HD현대중공업은 매출 5조 6966억원, 영업이익 254억원으로 각각 36%, 107% 늘었다. 

현대삼호중공업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 142% 증가한 2조 9384억원, 1197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42.9%) ▲신세계디에프(7.4%) ▲에스씨케이컴퍼니(6.5%) 순이다.

신세계 역시 올해 상반기 역성장 기조다.

주력사인 이마트가 매출 7조 3668억원, 영업이익 3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47% 줄어들었다.

이마트 측은 "지난해 이마트 가양점 및 올해 성수점의 영업종료, 대규모 리뉴얼 투자와 전기료 상승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면세업을 영위하는 신세계디에프는 매출 99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 하락했지만 영업이익은 58% 증가한 645억원을 기록했다. 송객수수료 축소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는 올해 상반기 매출 70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환율상승 등에 의한 원가부담으로 23% 줄어든 364억원에 그쳤다.

하반기 엇갈리는 기대감... 재계, 역성장 극복 총력

KIET 산업연구원 하반기 산업 수출 증감률 전망. KIET산업연구원 제공 [뉴스락] 
KIET 산업연구원 하반기 산업 수출 증감률 전망. KIET산업연구원 제공 [뉴스락] 

올 하반기 전망도 불투명하다. KIET 산업연구원은 대부분 산업 분야에서 하반기 수출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치에 못 미치고, 최근 중국 내 형다그룹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수출 경기 회복 지연에 대한 가능성도 상존한다.

주 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중국 시장의 불안전성은 산업 경기 방향성을 결정하는 위험 요인 중 하나"라며 "중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 지속으로 중국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재계는 하반기 ‘역성장’ 위기 극복을 위한 전략에 역점을 뒀다.

먼저 반도체 부분을 살펴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메모리 감산 조치를 하반기에도 이어간다. 챗GPT 등 AI반도체에 활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캐파(생산능력)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AI 수요 성장세에 맞춰 HBM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HBM 시장 선두업체로 HBM2를 주요 고객사에 독점공급했고 후속으로 HBM2E 공급도 진행 중이며, 올 하반기에는 5세대 제품인 HBM3P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추가 수주를 위해 공급량 확대를 추진 중"이라며 "급증하는 미래 수요에 맞춰 2024년 캐파(생산능력)는 증설 투자를 통해 올해 대비 최소 2배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하반기 상대적으로 재고 수준이 높은 낸드의 감산 규모를 확대하고, 고용량 DDR5와 HBM3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한다.

박명수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담당(부사장)은 "HBM 제품을 포함한 그래픽D램 분야 매출이 지난해 4분기부터 빠르게 오르면서 2분기 현재 전체 매출의 2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올라갔다"며 "3분기에 AI향 고용량·고성능 제품에 대한 수요가 상당 수준으로 확보돼 있어 2분기와 비슷한 모습의 수요 건정성 및 판매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다르게 캐파 확대를 위한 증설보다는 공정전환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전사적으로 캐파 증설보다는 공정전환에 집중하고 설비투자 효율성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전·IT업 등도 수요 회복에 따라 상반기 대비 실적 개선을 점쳤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 시장 수요 회복에 따라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움직임에도 분주하다.

LG전자에 따르면 연말 수주잔고는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상반기 부진했던 TV의 경우 유럽 중심으로 회복세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 먹거리인 로봇과 전기차 충전 사업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여념이 없다.

지난달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LG전자 관계자는 "로봇 사업은 서비스·배송로봇 중심의 국내 대형 거래선과 협업으로 사업 규모 성장을 추진했다"며 "3분기부터 해외 시장 진입을 준비해 추가 거래선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물류부분 자동화 니즈가 커지면서 물류 로봇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판단하고 시장 진입을 위해 다양한 라인업 및 솔루션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전기차 충전기 사업의 경우 내년 북미 시장 진입을 위해 북미 생산기지 구축 및 선행 활동 준비 중"이라며 "제조업 강점을 활용해 초기에는 전시차 충전기 사업자로 진입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차별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자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중국의 의존도가 높은 업종 특성과 최근 정유사들도 석화 사업에 뛰어들면서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중국의 리오프닝 후 각 제품별 수요 여건은 개선 중“이라면서도 ”과잉 재고 및 중국발 신규 캐파 증가 영향으로 기존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에 가격 상승 및 수익성 개선 흐름은 다소 지연될 전망“이라고 했다.

케미칼사들은 대부분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과 미래 먹거리인 이차전지 재료사업에서 활로를 찾았다.

LG화학은 지난달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석유화학 부문은 회사의 중요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어 사업 구조 고도화 및 효율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 속도를 높이고 일부 저수익 범용 사업에 대해서는 다양한 전략적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지재료사업 역시 IRA 대응을 위한 수급 다변화도 꾀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미국향 매출 비중이 높아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국가 내에서 다수의 업스트림 투자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액화석유가스(LPG) 투입 비중 확대를 통한 원가 경쟁력를 확보하고 범용 제품 대신 태양광 소재와 이차전지 분리막용 폴리머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해 기초소재 사업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분리막 매출 성장세가 지속되며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의 계약도 올해 내 확대될 것으로 봤다. 양극박의 경우 기존 삼성SDI 중심의 고객사를 LG에너지솔루션, SK온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화토탈에너지스 역시 비용 절감과 고부가가치 제품을 타개책으로 삼았다. 지난달 충남 대산공장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파일럿 공장을 준공했다.

건설업은 서울·경기 수도권 중심으로 부동산 한파가 한풀 꺾이는 듯 하지만, 여전히 국내 건설업의 전반적인 상황은 녹록치 않다. 자잿값 상승과 준공 후 미분양 등 불확실성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업은 주요 수요처인 조선업의 활기와 건설업의 부진, 주요 수출국인 중국의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 전망에 부정과 긍정의 시선이 상존하고 있다.

이선규 포스코 재무실장은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철강 시황이 저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철광석 등 원료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3분기부터 원가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다만 활황기를 맞은 조선업계와의 후판가격 협상이 현재 진행 중으로, 이미 상반기 소폭 인상을 단행한 만큼 원료 가격 안정세가 오히려 협상테이블에서 인상 명분으로 부족하단 분석도 있다. 

특히 최근 엔화 약세에 따른 철강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대비 일본산 철강재의 수입(38억 달러)이 지난해 67억 달러로 두배 가까이 증가함에 따라 국내 철강 입지 축소를 우려했다.

또한 지난해 일본의 세계 철강 생산점유율은 4.7%로 3위, 한국은 3.5%로 6위에 자리하면서 한국에 비해 시장지배력이 높은 상황에서 엔화 약세가 경쟁력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자동차·조선·정유·유통업은 하반기 호실적을 유지하거나 반등의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성장세를 지속한 현대자동차그룹은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자신했다.

서강현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달 진행된 현대차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5세대 '신형 싼타페', '아이오닉5 N' 등 출시가 예정돼 있고,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견조한 수요가 유지되면서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실적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올해 초 다양한 시나리오를 수립했으며 글로벌 경영환경에 따라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과 지난해 수주호황이었던 조선업계는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부터 수주가 실적에 반영되면서 흑자 기조로 돌아섰다.

SK에너지,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계 역시 올 하반기 실적 개선이 이뤄질것으로 전망된다.

신한투자증권이 22일 발표한 '아직 끝나지 않은 업황 강세'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와 정제마진이 지난달부터 빠르게 반등하면서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통업는 최근 6년만에 중국의 한국 단체 관광 금지령이 해제되면서 유커(관광객) 유입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 

롯데쇼핑, 신세계, 등 백화점과 면세점 등이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면세점은 한발 빠르게 유커맞이 준비에 돌입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중국의 대표적 모바일 결제 플랫폼 '위챗페이'와 스마트쇼핑을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