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인터넷의 발전과 스마트폰의 등장은 유통 시장에 큰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오프라인 시장 중심의 유통 산업은 온라인으로 이동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는 온라인 시장 팽창을 가속화시켰다.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를 뜻하는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0년 158조원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정점으로 치닫던 지난해 210조원까지 성장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펜데믹은 올해를 기점으로 엔데믹으로 넘어가며 이커머스 시장의 고속 성장세도 둔화 현상을 띈다.

이에 <뉴스락>은 이커머스 시장의 현 주소를 살펴보고, 유통산업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게이티이미지 및 통계청 제공. [뉴스락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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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네이버'...이커머스 시장의 양대 산맥다운 '호실적'

현재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과 네이버가 굳건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올 상반기 가장 눈길을 끄는 기업은 바로 '쿠팡'이다. 쿠팡은 올해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면서 연간 흑자 전환이란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 10일 쿠팡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늘어난 7조 3990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냈다. 영업이익은 136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전세계가 코로나와 경제악화로 인해 소비가 위축된 상황 속에서도 쿠팡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이커머스 시장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역대 최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대규모 투자를 통해 확보한 폭 넓은 상품군', '저렴한 가격', '탁월한 서비스'가 주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의장은 '로켓그로스 서비스를 통한 오픈마켓 제품의 로켓배송 확대'는 이번 쿠팡 흑자의 실질적인 요인으로 손꼽았다.

로켓그로스는 판매자가 상품 입고시 쿠팡에서 보관, 재고관리, 포장, 배송, 반품 등 전반적인 유통 체계를 관리하는 유통방식이다. 현재 로켓그로스를 통한 쿠팡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했다. 1분기 매출은 7%, 전체 제품 판매량 4% 비중을 차지한다.

이러한 쿠팡의 이커머스 시장 1위 다지기에 '네이버'도 공격적 경영 행보를 보이며 양강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의 커머스 부문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5.5% 증가한 6059억 원을 기록했다. 거래액도 같은 기간에 19.7% 증가해 11조6000억 원을 달성했다.

이번 실적 성장은 네이버가 올해 초 '미국판 당근마켓'이라 불리는 미국 패션 중고거래 플랫폼인 포시마크를 인수한 덕분에 이뤄졌다. 현재 포시마크는 네이버 커머스 부문 매출 2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사실 포시마크 인수 직후까지 많은 이들이 네이버 이커머스 시장 수익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했다. 그러나 네이버는 포시마크 인수로 인해 1분기 상각전영업익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지난 8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포시마크는 대다수 미국 패션 C2C 플랫폼이 역성장을 하는 상황에서도 시장점유율을 확대했다"며 "마케팅 비용 최적화, 영업비용 효율화 등으로 목표했던 EBITDA 흑자전환을 당분기에 조기 달성했다"고 밝혔다.

최근 네이버는 포시마크에 검색 광고를 도입해 수익 모델을 적용했다. 향후 포시마크에 쇼핑렌즈, 인공지능(AI), 검색 등 네이버 기술을 이식해 시너지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커머스의 양강 구도를 이루는 쿠팡과 네이버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충성구매자'인 멤버십 이용자의 수가 굳건하다는 점이다. 멤버십 이용자의 경우 비이용자와 비교했을 때 훨씬 많은 빈도수로 가입한 멤버십 플랫폼을 이용한다.

온라인 쇼핑 멤버십 트렌드 리포트 2022에 따르면 로켓와우의 경우 멤버십 이용자는 비용자 대비 월평균 구매금액이 40%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이용자 역시 31% 높은 비율로 확인됐다.

이에 쿠팡은 2019년 론칭한 '와우 멤버십' 혜택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김범석 의장은 "아직 2000만명 이상의 온라인 구매 고객이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았다"며 "와우 멤버십을 지구상 최고의 서비스로 만들기 위해 멤버십 혜택을 계속 확대할 것이다"라고 야심찬 포부를 드러냈다.

 

추락하는 소셜커머스 대표 위메프와 티몬...큐텐으로 반등?

통계청 제공. [뉴스락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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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커머스 시장은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이 합쳐진 복합적인 구조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전 초창기 온라인 거래는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이 구분돼 각각 단일로 운영됐다.

소셜커머스 거래가 활발하던 시절, 소비자에게 단연 눈에 띄는 업체는 쿠팡과 티몬, 위메프였다. 다만 이커머스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쿠팡과는 달리 티몬과 위메프는 지지부진한 성적으로 옛 영광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경쟁업체로 서로를 맞닥뜨렸던 티몬과 위메프는 부진한 실적으로 최근 싱가포르 이커머스 큐텐에 인수돼 한가족이 됐다. 현재 티몬과 위메프는 유동부채만 약 1조원인 상황으로 대주주인 큐텐의 향방이 중요해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몬은 지난해 1527억원의 적자를 냈다. 전년 대비 약 2배로 증가한 규모다.

매출액 역시 같은 기간 1205억원으로 전년 대비 6.7% 감소했으며, 당기순손실은 1663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배 확대됐다.

티몬은 실적 뿐 아니라 유동성도 악화된 상태다. 지난해 티몬의 유동부채는 전년 대비 21.6% 증가한 7193억원으로 집계됐다.

유동부채 구성은 매입채무및기타채무 7110억원, 계약부채 21억원, 단기차입금 9억원, 기타유동부채 14억원, 충당부채 14억원, 환불부채 13억원, 리스부채 13억원 등이다.

티몬의 유동자산은 1310억원으로 유동부채인 5883억원을 상회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유동부채에 대한 상환능력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태다.

앞서 큐텐은 인수 당시 티몬이 발행한 350억원 전환사채를 사들인 바 있다.

위메프도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있다. 위메프의 유동부채 규모는 2,160억원으로 확인됐다. 매입채무 11억 8800만원, 미지급금 2,078억원, 미지급비용 40억원, 예수금 21억원, 선수금 4억 3000만원, 충당부채 3억 6000만원, 단기차입금 1억 6500만원 등이 포함된다.

반면 유동자산은 717억원 수준으로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위메프의 실적 그래프 역시 티몬과 마찬가지로 하향곡선을 이뤘다.

지난해 위메프의 영업손실은 539억원으로 전년 대비 203억원 증가했다. 매출액은 1,701억원으로 전년 대비 27.5% 감소한 수치로 당기순손실은 전년 대비 176억원 증가해 577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큐텐은 '해외직구' 시장을 통해 티몬과 위메프에 호흡을 불어넣고자 한다. 큐텐은 경쟁력 있는 해외 판매자들을 국내 플랫폼과 연결할 방침이다.

인수 이후 티몬은 큐텐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와의 협업을 통해 거래액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올해 1분기 티몬은 70% 정도 거래액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구경 티몬 마케팅본부장은 "많은 셀러가 큐익스프레스의 통합 풀필먼트 서비스를 활용함으로써 티몬의 배송 경쟁력이 강화하고 입점 셀러들의 새로운 성장 가능성까지 도모하게 될 것이다"고 전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국내 셀러의 해외 판매를 제공하는 플랫폼은 거의 없다고 보는게 무방하다"며 "큐텐이 품은 티몬과 위메프의 실적은 해외직구가 관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PO에 매번 고꾸라지는 이커머스..'악재 주의' 

셔터스톡 제공. 
셔터스톡 제공. 

현재 이커머스 업계의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IPO(기업공개)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에서 IPO는 자금 조달을 위해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요소다.

기업들이 겪고 있는 악재와 문제 역시 이커머스 시장이 고심해 넘어야 할 산이다.

오는 9월 11번가는 IPO를 앞둔 상태다. 지난 2018년 국민연금, 사모펀드 운용사 H&Q코리아 등으로부터 50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11번가는 5년 내 상장을 약속해 올해 9월까지 상장하지 못할 경우 투자금에 연리 8% 이자를 더해 돌려줘야 한다.

다만 11번가는 부진한 실적과 최대주주인 SK스퀘어의 지분 매각 가능성 등으로 인해 IPO 상장이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도 남아 있다.

지난해 11번가는 매출 789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1%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은 1515억원으로 확인돼 적자 규모가 전년과 비교했을 때 두 배가 됐다. 올해 역시 1분기 매출 2163억원, 영업손실 318억원으로 매출은 54.5% 올랐으나 영업손실은 70억원 증가했다.

IPO의 문을 두드렸으나 고배를 마신 기업은 또 있다. 

지난해 8월 컬리는 매출 2조원을 넘어서며 전년대비 30% 이상 성장하며 IPO를 위한 상장 예비심사에 통과했다. 하지만 현재 컬리는 연이은 악재와 적자 확대 등으로 기업가치가 하락해 IPO 상장 계획을 무기한으로 연기했다.

규모는 작지만 흑자경영을 이어온 오아시스도 지난해 9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며 이커머스 첫 IPO 기업으로 도약할 것을 꿈꿨으나 올해 2월 부진한 수요예측 결과 등에 상장을 취소한 상태다. 현재 상장 재추진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업체에게 닥친 악재와 문제는 IPO 상장을 앞둔 이들에게 큰 고민을 안겨주기도 한다. 

2021년에 1월 IPO를 본격화하기 앞둔 시점의 쿠팡과 티몬은 '근로자사망'과 '부실배송' 구설로 IPO 여부에 영향을 받을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었다.

이같은 쿠팡과 티몬의 행태에 당시 전문가들은 "고객 서비스 논란이 지속되면 실적 악화가 IPO에 좋을 게 없다"고 지적했다.

"기존 고객 꽉 잡는다"...이커머스 시장의 전망

각 사 제공. [뉴스락 편집]
각 사 제공. [뉴스락 편집]

리오프닝으로 인한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둔화 상황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판매 채널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온라인 판매 채널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커머스 업체는 각자 생존 전략을 구체화중이다.

앞서 언급했던 쿠팡과 네이버는 유료멤버십으로 충성 고객층을 확보해 좋은 실적을 낸 바 있다. 이에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한 유료 멤버십 구축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커머스 업계의 주요 멤버십으로는 쿠팡의 로켓와우와 네이버의 네이버플러스, 쓱닷컴·지마켓의 스마일클럽이 있다.

특히 정통 유통 강호인 신세계의 공격적 행보가 눈에 띈다. 신세계는 쓱닷컴을 중심으로 인수한 지마켓 등과 합세해 멤버십 개편을 통해 고객 수를 더욱 늘리고자 힘을 쏟는다.

현재 스마일클럽은 쓱닷컴, 지마켓+옥션, 스타벅스 3개사를 연계하고 있으나 올해 상반기 내 마트, 백화점, 면세점까지 총 6개사를 연계한 멤버십으로 변화한다.

정소연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쿠팡과 네이버, 쓱닷컴·지마켓의 3강체제는 더욱 강화될 전망으로 보인다"며 "특히 쓱닷컴은 올해 상반기 스마일클럽의 재편을 통해 소비자를 락인(Lock-in, 잠금효과)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커머스 시장의 영역은 온라인에만 국한되지 않고 오프라인까지 뻗어 나가는 방법 역시 이커머스 시장의 불황을 극복할 또다른 생존 전략이다.

기존에 패션 및 뷰티 산업군에서 활용했던 팝업스토어가 이커머스 업계에서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지난 2월 티몬은 신사동 티몬 본사 1층 툭 카페에서 패션 상품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실시했다. 해당 팝업스토어에서는 인기 명품 브랜드의 여러 상품을 해외직구 업체 이태리온과 협업해 소개했다.

티몬 관계자는 "오프라인 쇼핑 경험을 통한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를 위해 팝업스토어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어 또다른 이커머스 시장의 오프라인 영역 확대 방법으로는 핀테크를 꼽을 수 있다.

핀테크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소비자를 락인할 수 있는 좋은 방법으로 꼽힌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올해 네이버 핀테크 부문은 오프라인 영역에서 삼성페이와의 연계를 통해 실질적인 가맹점 확장 효과가 긍정 작용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기존 네이버페이는 현장결제 부문에서 QR기반으로 서비스를 진행해 가맹점 POS 기기에서는 사용하지 못했다. 삼성페이와 연계할 경우 거의 모든 오프라인 카드 가맹점에서 활용 가능한 MST 기반 서비스를 통해 적립된 네이버페이의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다.

김동우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네이버는 핀테크를 통해 멤버십 락인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오프라인 결제액이 증가로 좋은 실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며 "네이버의 핀테크 매출은 시장 대비 견조한 매출 성장률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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