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찬바람 불던 국내 건설시장에 바다 건너 훈풍이 불고 있다. 

원자잿값 상승과 고금리로 초래된 부동산 경기 위축 등으로 국내 건설시장은 여전히 싸늘한 가운데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각지로 뻗어나가 K-건설의 입지를 다지며 위상을 알리고 있다. 

올 상반기 전체 해외건설 수주가 173억 달러(21조9700억원)으로 집계되며 2018년 상반기 실적인 176달러(22조 3500억원) 이후 5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건설사 도급순위 1, 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기회의 땅이라 불리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서 잇달아 협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수주에 탄력을 받은 국내 건설사의 글로벌 시장 위상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정부에서도 건설업계의 해외수주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건설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날개를 달고 제 2의 중동 붐을 향해 순항중이다.

국내 건설사들의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 된 가운데 <뉴스락>은 1970년대 중동 건설 신화의 주역이었던 대우건설의 글로벌 행보를 조명해본다.

뉴스락 특별기획 K-건설 세계를 건설하다. [뉴스락편집]
뉴스락 특별기획 K-건설 세계를 건설하다. [뉴스락편집]

새주인 맞아 매출 '훨훨'... 5년 만에 10조 재돌파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 및 사옥 전경 [뉴스락편집]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 및 사옥 전경 [뉴스락편집]

대한민국 건설 역사를 이끌어 온 대우건설은 1973년 11월 설립돼,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전통을 자랑하는 건설사다. 

대우건설은 대우그룹의 건설부문으로 첫발을 내디뎠지만 1997년 외환 위기의 여파로 대우건설과 대우인터네셔널로 분할됐다. 

그 후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대우건설의 부실채권을 매입하고 2005년 금호아시아나 그룹에 인수됐다.

인수 4년만인 2010년 한국산업은행에 매각 된 대우건설은 2021년 중흥건설그룹에 인수돼 재도약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대우건설 최근 5개년도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뉴스락 편집]

합병 이후 전통 대우맨  출신의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은 본격적인 내실 다지기에 돌입했다.

지난해 매출 10조 4192억원을 기록하며 5년만에 10조원을 재돌파했다. 영업이익 역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부채비율을 100%에 이를때까지 배당을 받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부채비율을 낮추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등 건설 1위 탈환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또한 대우건설의 사업 수완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 뻗어 나가고 있다.

25일 해외건설협회의 올해 상반기 해외수주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수주 상위 10대 국가에서 대우건설이 상반기 기준 수주 실적 1420만 달러(약182억원), 건설사 전체 수주 비율의 8.2프로를 차지하며 삼성물산, 현대건설과 함께 상위 3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대우건설은 올 상반기에만 신규 수주 2조 3000억 원을 확보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경쟁에 출사표를 던졌다.

대우건설, 해외 시장 텃밭 다진다... '시장 다각화' 

대우건설 해외 주요사업 현황. [뉴스락편집]
대우건설 해외 주요사업 현황. [뉴스락편집]

대우건설은 1970년대 중동 지역의 석유파동으로 발생한 이른바 ‘중동붐’에서 파키스탄 고속도로 건설을 맡으며 신화를 이끈 주역 중 하나다.

최근 대우건설의 해외 시장 침투력이 심상치 않다.

대우건설은 지난 2월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 보수 공사와 3월 리비아 패스트트랙 발전 공사를 각각 7255억 원, 1조500억 원에 수주했다. 

이어 지난 6월 나이지리아 인도라마 비료공장 3호기까지 성공적으로 확보해 전년도 수주 금액 대비 10%이상 증가하는 쾌거를 이뤘다.

해외 매출 비중 역시 2021년 20.4%에서 2022년 26.7%로 1년새 6.3%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으로 이루어진 정상외교를 통해 건설사들이 잇달아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수주계약을 체결하며 제2 중동붐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대우건설 또한 성공 신화를 바탕으로 제2의 도약을 예고하며 지난 3월 리비아 패스트트랙 발전 공사를 수주하는 등 고공행진 중이다.

대우건설은 다양한 해외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리비아 공사건수가 가장 많은 기업이다. 

1978년 가리니우스 의과대학 공사를 시작으로 ▲벵가지 7000세대 아파트▲정부종합청사 ▲벵가지 순환도로 공사 ▲미수라타 복합화력발전 ▲벵가지 복합화력발전 등을 시공했다.

중동의 거점시장인 이라크에서는 2013년 알 포 서쪽 방파제 공사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 알포항 컨테이너터미널 호안공사 ▲알포항 접속도로 공사 ▲알 포 안벽공사 ▲알 포 연결도로 ▲알 포 준설매립 ▲알 포 항로준설 ▲이라크 침매터널 등 지속적인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1983년 석유화학 제1단계 나이지리아 폴리프로필렌 공장 공사를 시작으로 ▲NLNG TRAIN 7 ▲OML58 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 ▲와리 리파이너리 긴급보수공사 등을 수주했고 현지화를 통한 원가율 확보와 뛰어난 시공 능력을 입증하며 수의계약으로 다양한 공사를 추가 수주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베트남에서도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하노이 스타레이크 신도시 개발사업으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직접 부지 개발 및 하노이의 강남이라 불리는 베트남 하노이 랜드마크 건설 등으로 K-건설의 위상을 강화해 신규 프로젝트에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우건설이 K-건설 입지를 다지기위한 해외건설 시장다각화에 나섰다. 사진=대우건설 제공 [뉴스락편집]
대우건설이 K-건설 입지를 다지기위한 해외건설 시장다각화에 나섰다. 사진=대우건설 제공 [뉴스락편집]

대우건설은 기존 해외 사업 뼈대를 더욱 탄탄히 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계 해외수주실적은 아시아(39%), 중동(29%), 북미·태평양(15%), 유럽(11%), 아프리카(4%)로 아시아·중동을 중심으로 편재돼 있다. 

이는 한 지역의 위기가 해외건설사업 전체의 위기가 될 수 있다는 말로 해석된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사업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있는데 추가 권역 확보가 중요하다"며 "전체 수주 중 90%이상을 3개의 지역에서 확보할 경우 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해외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아프리카 수주잔고 비중을 44%로 확대하며 해외 사업 리스크를 줄였다.

또한 정부에서 해외 수주를 위해 구성한 '원팀코리아'에 대우건설도 본격 합류하며 원전시공사업으로 체코,폴란드 원전 수주를 위한 물밑 작업 중이다.

이어 리비아 즈위티나 발전소 공사 재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리비아 재건시장에서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대우건설은 추가로 수익성 높은 사업 수주를 계획하며 뿌린 내린 나무에 새순이 피어 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해외건설시장 탄탄한 활로 수립해야..."형태 개선 필요"

전문가들은 해외건설 강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민,관의 노력이 필요하며 투자개발형사업의 비중을 늘려 건설 산업의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투자개발형사업은 민간과 공공이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제반 리스크를 분담하면서 민간 자본은 운영을 통한 수익을 창출하고 공공기업은 세금 감면과 재정 지원을 해주는 방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수주의 96.7%(299.6억 달러)가 도급사업이며 투자개발형사업은 3.3%(10.2억달러)로 최근 5년 간 가장 낮은 비중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건설시장 진출 이후 제3의 성장기로 평가되는 2007~2015년과 2016~2022년 기간의 수주 실적 변화는 수주 전략의 전환 필요성을 보여줬다.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과 투자개발형 사업 수주 확대 등으로 전략 전환을 시도했으나 여전히 비전과 목표는 기존 방식과 유사한 형태다.

국내 건설 시장의 해외 사업이 긍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으나, 안정적인 시장 강화를 위해서는 고도화 된 전략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락 미니 인터뷰]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해외 건설 시장다각화 중요, 투자개발형 사업 비중 높여야"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뉴스락]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뉴스락]

Q. 현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2의 중동붐에 대한 의견

제2의 중동붐은 과거 네옴시티와 같은 큰 수주가 있을 수 있겠다라는 기대감에서 비롯된 용어다.

 중동 건설 시장은 우리 국내 기업의 주력 시장 중에 매우 중요한 시장 중에 하나였는데 최근 사우디 중심의 네움 시티 사업이 계속해서 발주가 되고 있다.

더불어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이상을 대략 2년 넘게 유지하고 있다.

70달러 수준의 국제 유가는 우리 국내 기업의 주력 시장인 중동과 산업 설비 플랜트 분야의 수주 환경을 개선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고 그에 따른 시장의 동태를 철저하게 모니터링해가면서 바라봐야 한다.

Q.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사업이 중동이랑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편재돼 있는데 이에 관한 위험성 및 개선 사항

국내 기업들이 중동과 아시아에서 수출을 많이 거둔지는 오래됐다.

처음 태국에 진출하면서 베트남에서 대량 수주를 하고 중동에 1970년대에 진출했다.

현재는 해외건설 수주 중 80% 이상을 중동,아시아 지역에서 차지하고 있다.

그 외에 다른 지역을 합산하면 20%가 넘을 때도 있으나 수주의 지속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이 두 시장에서만 하는 게 맞느냐 라고 보면 그렇지 않다.

중동,아시아를 제외한 추가 권역에서의 시장 다각화가 중요하다.

세계적으로 북미와 유럽 등 큰 건설시장이 있는데 진출수가 적고 

전체 수주 중 90% 정도를 3개의 시장에서 수주하게 된다면 안정성이 유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Q. 현재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사업에 관한 문제점

지난 2013~2015년 묻지마 수주나 수익성을 따지지 않는 사업 등을 경험하며 더 이상 고가의 수업료를 내는 사업을 하지 않는다.

중소 중견기업들이 진출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의 아시아 시장의 일부 상품 같은 경우는 경쟁 과열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기업들은 과다 경쟁의 아쉬움은 없으나 전체 해외건설 수주 중 일반적인 도급 사업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

투자개발형 사업에 대한 역량 높이기와 경쟁력 고도화 개선이 필요하다.

Q. 해외 매출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해외 시장을 주축으로 매출 반전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는지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진출이 늘고 있는 추세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거둬들여야 되는 기업은 해외 시장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매출 반전은 해외 매출이 작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수주액 350억 달러를 달성할 경우 긍정적일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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