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찬바람 불던 국내 건설시장에 바다 건너 훈풍이 불고 있다.

원자잿값 상승과 고금리로 초래된 부동산 경기 위축 등으로 국내 건설시장은 여전히 싸늘한 가운데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각지로 뻗어나가 K-건설의 입지를 다지며 위상을 알리고 있다.

올 상반기 전체 해외건설 수주가 173억 달러(21조9700억원)으로 집계되며 2018년 상반기 실적인 176억달러(22조 3500억원) 이후 5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기업이 기회의 땅이라 불리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서 잇달아 협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수주에 탄력을 받은 국내 건설사들의 글로벌 시장 위상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정부에서도 건설업계의 해외수주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건설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날개를 달고 제 2의 중동 붐을 향해 순항중이다.

국내 건설사들의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 된 가운데 <뉴스락>은 10년간 왕좌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건설 '패왕'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글로벌 행보를 조명해본다.

뉴스락 특별기획 K-건설 세계를 건설하다. [뉴스락편집]
뉴스락 특별기획 K-건설 세계를 건설하다. [뉴스락편집]

 

명성에 부응하는 삼성물산...올 상반기 영업이익 92.7% 증가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 [뉴스락 편집]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 [뉴스락 편집]

건설업계의 혁신을 이끌어 온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명실상부 국내 건설시장의 리더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삼성그룹이 '삼성종합건설'이라는 사명으로 1977년 건설사업에 첫 발을 내딛고 1993년 삼성건설로 사명이 변경된 후 1995년 삼성물산에 합병돼 1996년 건설부문으로 개편됐다.

1993년 발생한 구포 무궁화호 열차 전복 사고를 계기로 6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 등 위기를 겪었으나 해외 대형 건설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일류 건설기업으로 도약했다.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일본에 진출하고 1991년 미국기계학회(ASME)로부터 원자력 시공능력 인증서를 취득하는 등 해외사업에도 발을 넓혀 국내외 입지를 확장했다.

현재 삼성물산은 10년 연속 시공능력평가순위 1위에 오르며 왕좌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최근 5개년도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상반기 매출 비교. [뉴스락 편집]
삼성물산 건설부문 최근 5개년도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상반기 매출 비교. [뉴스락 편집]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은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14조 5980억원, 영업이익은 8750억 원으로, 코로나 사태 전후 5년래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전망은 더 밝다.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9조 3510억 원, 596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각각 46%, 92.7% 증가했다. 

최근 삼성물산의 적극적 사업 행보는 국내 바운더리를 넘어 해외 건설 1위를 향한 변화구를 던지고 있는 모습이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는 해외 현장 전문가 출신의 삼성맨으로 다수의 해외 건설현장 경험을 토대로 해외사업을 건설 부문의 중심 축으로 설정하며 수주잔고 확보를 본격화했다.

오 대표는 취임 후 뛰어난 리더십을 바탕으로 2016년 이후 5년만에 해외 수주 1위를 기록해 글로벌 리더의 화려한 부활을 알리고 현재까지 그 성적을 이어오고 있다.

삼성물산의 해외 사업 매출은 전 매출액 중 (올해 상반기 기준) 45.6%를 차지한다.

삼성물산은 올 상반기에만 지난 한 해의 수주액을 넘어서는 금액을 달성했다.

지난해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액인 16억8242만 달러(한화 2조2,337억)에 70% 증가한 56억 6129만 달러(한화 7조5,164억)를 확보해 2년 연속 해외수주 1위를 달성함은 물론 하이테크 기술력을 토대로 사우디 네옴시티, 미국 테일러 반도체공장 등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결실을 맺고 글로벌 입지 굳히기에 나선 모습이다. 

상반기 해외 수주 7조 돌파...'신재생 에너지' 사업 돌입

5개년도 해외 수주 순위, 금액 및 올 상반기 해외 수주 비중. [뉴스락 편집]
5개년도 해외 수주 순위, 금액 및 올 상반기 해외 수주 비중. [뉴스락 편집]

건설업계에서는 침체된 부동산 시장 속 2분기 성적이 공개돼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삼성물산은 승자의 미소를 띈다.

업계의 올 2분기 성적을 판가름한 요인은 해외 사업 성과로 분석된다.

시평순위 2위에 오른 현대건설은 사우디 네옴시티 일환 중 하나인 사우디 아미랄 패키지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지난 1분기 대비 4배 이상의 수주금액을 확보하고 승자의 반열에 올랐다.

대우건설 또한 해외 사업 확장으로 6년만에 시평 3위 기업으로 재진입하는 성과를 보였다.

삼성물산은 올 상반기에만 56억 달러(7조 4000억 원)를 벌어 들여 '수주킹'으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 수주통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전체 국내 건설사의 올 상반기 해외 수주 비율 중 32.8%라는 압도적 비중을 차지한다.

또한 삼성물산은 대만복합개발, 삼성전자 미국 반도체 공장, 주택사업 등 대형 프로젝트에 잇따른 수주로 2분기 누적 수주액 14조4000억원을 기록하고 연간 전망치(13조8000억원)를 넘어 목표치를 19조 9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삼성물산의 그간 해외 사업 현황을 살펴보면, 건설 부문에서는 163층 규모의 세계 최고층 빌딩인 UAE 부르즈 칼리파 공사를 비롯해 ▲대만 TAOYUAN 국제공항 확장공사 ▲ 말레이시아 KL118 공사 ▲방글라데시 다카국제공항 공사 ▲ 사우디 TADAWUL타워 공사 ▲싱가포르 STATE COURTS 공사 등을 시공했다.

토목 부문에서는 ▲사우디 RIYADH METRO 철도 공사 ▲싱가포르 지하철 공사 ▲호주 WEST CONNEX STAGE3A 공사 등, 플랜트 부문에서는 ▲사우디 Qurayyah 복합화력발전 ▲영국 TEES열병합발전 ▲UAE원전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역시 삼성물산의 해외 수주는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상반기 미국 테일러 반도체공장 추가공사 증액계약으로 미주지역에서 약 47억 달러(약6조2천억원)을 확보했으며, 대만의 대형 금융그룹의 자회사인 푸본생명보험이 발주한 7500억 원 규모의 푸본 아오지디 복합개발 공사를 수주하는 등 글로벌 시장의 확고히 입지를 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삼성물산은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전력의 공급을 위한 인프라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그린에너지 선도자로서의 포부를 밝히고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친환경과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해  '카타르 태양광 발전소', '괌 망길라오 태양광 프로젝트' 등 굵직한 건설사업을 수주했다.

카타르 태양광 발전소 건설사업의 경우 875MW 용량을 발전시키고 약 15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다.

여세를 몰아 최근엔 일본 미쓰비시 상사의 자회사인 글로벌 에너지 기업 DGA와 서호주 지역에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단지를 조성하고 이를 연계한 그린수소 생산설비를 구축하기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사업동맹으로 벨류체인 구축 나서...'입지 다지기' 본격화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조감도 및 MOU 체결식. 삼성물산 제공 [뉴스락 편집]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조감도 및 MOU 체결식. 삼성물산 제공 [뉴스락 편집]

이처럼 삼성물산은 세계적으로 에너지 전환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해외 유수 기업과의 굳건한 사업동맹을 통해 글로벌 벨류체인을 구축하고 하반기 추가 수주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처음 건설하는 총 462WM 규모의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프로젝트에 돌입하고 전 과정에서 해외 기업들과 힘을 모으고 있다. 

중동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지역 국가들과 네트워크를 구축강화하고 하반기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인도, 대만, 카타르, 호주 등  동서남을 가릴 것이 없이 튼튼한 네트워크망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뉴스락>과 통화에서 "기존 클린 에너지 경험 기반에 차별화 된 신 기술을 더해 신재생 에너지와 청정 수소 사업, SMR 사업을 추진하고 그린 에너지 솔루션을 만들어나가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에 앞장서 세계를 선도하는 플레이어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는..."글로벌 파트너십으로 벨류체인 구축하겠다"   

오세철(사진)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는 1985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줄곧 삼성물산에 몸담은 정통 '삼성맨'이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두바이 등 다양한 해외 현장 근무경험을 필두로 글로벌조달실장을 역임하고 2015년 삼성물산 플랜트 PM본부 본부장을 거쳐 2021년 사장으로 취임했다. 

오 대표는 기술직 출신 대표로 '해외 건설 전문가'라는 타이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 대표는 해외 사업 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해외사업을 향한 열정을 보일만큼 해외 사업에 대한 행보가 남다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2021년 '카타르 액화천연가스 수출기지 건설공사'의 EPC를 단독으로 수주했다.

당시 오세철 대표는 직접 현지를 찾아 낙찰 통지서를 받은 바 있다. 

오 대표는 취임 후 2년 연속 해외건설 수주실적 1위를 이끌어냈다.

2021년 수주 실적 69억 6850만 달러(8조 6611억 원)을 기록하고 5년만에 해외 건설 업계 1위를 달성함은 물론 1위의 영예를 현재까지 이어가고 있다. 

오 대표는 국내 건설 시장의 침체로 그린수소, 소형모듈원전 등 친환경에너지 분야와 스마트건설 등 신사업 분야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세철 대표는 "2023년은 신사업 성과를 가시화해 지속성장이 가능한 회사로서의 기본을 다지자"며 "글로벌 사업자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 그린수소 사업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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