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찬바람 불던 국내 건설시장에 바다 건너 훈풍이 불고 있다.

원자잿값 상승과 고금리로 초래된 부동산 경기 위축 등으로 국내 건설시장은 여전히 싸늘한 가운데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각지로 뻗어나가 K-건설의 입지를 다지며 위상을 알리고 있다.

올 상반기 전체 해외건설 수주가 173억 달러(21조9700억원)으로 집계되며 2018년 상반기 실적인 176억달러(22조 3500억원) 이후 5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기업이 기회의 땅이라 불리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서 잇달아 협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수주에 탄력을 받은 국내 건설사들의 글로벌 시장 위상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정부에서도 건설업계의 해외수주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건설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날개를 달고 제 2의 중동 붐을 향해 순항중이다.

국내 건설사들의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 된 가운데 <뉴스락>은 세계 플랜트 시장 최전방을 지키고 있는 플랜트 '명가' 현대엔지니어링의 글로벌 행보를 조명해본다.

뉴스락 특별기획 K-건설 세계를 건설하다. [뉴스락 편집]
뉴스락 특별기획 K-건설 세계를 건설하다. [뉴스락 편집]

 

영업이익 파고 겪은 현대ENG...'올 상반기 15% 영업이익 회복'기세 이어 실적 반등할까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및 사옥 전경 [뉴스락 편집]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및 사옥 전경 [뉴스락 편집]

국가 대표 엔지니어링사로 활동하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의 플랜트 종합엔지니어링 건설업체로, 1973년 현대건설이 플랜트전문기술용역업 인가를 받아 기술 사업부를 개설한데서 출발했다.

신설 다음해인 1974년 부서의 확대 재편으로 '현대종합기술개발종합회사'라는 사명을 얻었다.

측량업 허가를 마친 후 평택화력발전소 1~2호기 발전소 설계, 삼천포화력발전소 설계 등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1982년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1999년 현대건설과의 합병을 거쳐 2011년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그룹과의 인수전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이 승리해 현대자동차그룹에 편입됐다.

이후 2014년 현대엠코와의 합병으로 내실 다지기에 돌입하고 종합건설사까지 도약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창립 당시 현대건설과의 공동프로젝트에서 설계를 맡는 역할을 했으나 2000년대 중반 이후 설계부터 시공까지 아우르는 EPC 기업으로 몸집을 키우고 글로벌 기업으로의 출발을 알렸다.

최근 5개년도 매출 추이 및 해외 매출 비중 [뉴스락 편집]
최근 5개년도 매출 추이 및 해외 매출 비중 [뉴스락 편집]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은 코로나 펜더믹의 여파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심화로 절반 이상의 영업이익 감소세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성적을 보였으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10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901억 원) 15% 증가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현대자동차그룹이 10조 5000억원 규모의 전기차 프로젝트를 전개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현대엔지니어링이 '미국 조지아 현대차공장'을 수주하는 등 바톤을 이어받고 실적 반등에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 수주통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2020년을 제외한 10년간(2013~2023/08/31기준)꾸준히 국내 건설사 수주 톱 5기업에 이름을 올린 침묵 속의 강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전체 사업 매출 중 해외 매출이 약 50%를 맡고 있다. 그 중에서도 플랜트·인프라 분야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주특기'로 꼽힌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최근 5개년도 해외 사업 현황을 살펴보면, 5개년도 전체 해외 매출 합계는 17조 2237억 원을 기록한다.

그 중 건축·주택·기타사업의 매출 합계가 4조 8867억 원, 플랜트·인프라사업의 매출 합계가 12조 3369억 원으로 플랜트·인프라사업이 전체 해외 매출의 72%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해외통' 홍현성호에 올랐다.

올해로 취임 2년차를 맞은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는 베트남, 오만, 쿠웨이트 등 해외 플랜트사업 현장소장으로 근무했던 '플랜트' 전문가다.

항해의 새 조타수를 맡은 홍 대표는 올해 1조 5900억 원 규모의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공장 신설공사를 비롯해 8902억 원 규모의 미국 HMGMA 공사를 수주하는 등 상반기 실적을 마무리하고 최근 2개월간(7~8월) 건설사 해외 수주 1위를 기록하는 성과로 하반기 레이스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지난해 해외 매출 4조 3845억 원...플랜트·인프라 약 35%차지

5개년도 분야별 해외 매출 및 비중. [뉴스락 편집]
5개년도 분야별 해외 매출 및 비중. [뉴스락 편집]

건설업계 하반기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현재 해외 수주 3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19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2개월(7~8월)간 약 2조 8000억 원의 해외수주로 2개월간 건설사 해외 수주 순위 1위를 기록하면서 하반기 글로벌 전쟁의 서막을 알렸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글로벌 사업은 해외 건설 최초의 턴키공사인 1981년 리비아 미수라타발전소 수주로부터 이어져왔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최초'의 역사로는 국내 민간업계 최초 해외 컨설팅 프로젝트 ▲네팔 제 5차 전력사업, 세계 최초 바지선 위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인 ▲인도 타니르 바비 복합 화력발전소, 세계 최대 가스플랜트 설계인 ▲이란 사우스파스 가스처리시설 2·3단계 수주 등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은 탄탄한 기술력과 공격적인 사업행보를 통해 'UAE윤활기유 생산설비 플랜트' 수주를 계기로 세계 플랜트 시장 최전방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외에도 ▲콜롬비아 테르모타사헤로 화력발전소 ▲알제리 아인 아르낫 복합화력발전소 ▲투르크메니스탄 에탄크래커 및 PE·PP 생산설비 사업 ▲알제리 비스크라·지젤 복합화력발전소 ▲이라크 카라발라 정유공장 등을 수주하고

2014년 미국 ENR지 선정 '세계 225대 엔지니어링 기업' 순위에서 33위를 차지한데 이어 2016년 21위에 올라서 3년 연속 아시아 1위라는 영예를 안았다.

과거 해외수주 경험으로 노하우를 축적해 미래 글로벌 시장에서의 초석을 다진 현대엔지니어링의 최근 글로벌 행보 또한 눈여겨볼만 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19년 국내 건설사가 유럽연합국가(EU)에서 단독으로 수주한 프로젝트 중 역대 최대 석유화학플랜트인 1조 4천억 원 규모의 '폴란드 폴리머리 폴리체 PDH·PP플랜트 프로젝트'를 수주해 유럽시장 진출 발판을 조성했다. 

같은 해 플랜트 시장 격전지인 인도네시아에서도 2조 6000억 원 규모의 '발릭파판 정유플랜트 고도화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2020년 '황회수설비', '수소생산설비 설치공사' 및 '수소첨가분해시설 증석 프로젝트'를 추가 수주하면서 동남아 플랜트 시장에 침투해 영역을 확장했다.

아울러 현대엔지니어링은 2021년 2조 7천억 원 규모의 ▲PKN 올레핀 확장공사 프로젝트와 2조원 규모의 ▲아람코 자푸라 가스 프로세싱 시설 등을 수주했다. 

이 밖에도 지난해 ▲미국 조지아 현대차공장 ▲롯데 인도네시아 뉴 에틸렌 석유화학단지 프로젝트를 수주한데 이어 지난 6월▲미국 조지아 기아차 다차종대응 증축공사 ▲미국 조지아 배터리공장 계약을 체결하는 등 플랜트·인프라 분야를 필두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하반기 실적 채비에 나섰다.

글로벌 EPC 기업 위한 전략 싸움... 설계 자동화 기술 본격화 

현대엔지니어링의 설계 자동화 시스템. 현대엔지니어링 제공 [뉴스락]
현대엔지니어링의 설계 자동화 시스템. 현대엔지니어링 제공 [뉴스락]

국내 플랜트 EPC기업들이 단순 입찰-도급-시공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엔지니어링은 글로벌 EPC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차별화된 전략으로 경쟁력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은 2020년 발표한 '플랜트 2025 비전'에서 첫째로 고부가가치 창출 영역인 FEED 역량 강화, 둘째로 상세설계의 강화, 마지막으로 전문가 육성 프로그램 적용을 내세운 바 있다.

먼저, FEED(Front End Engineering Design)란 플랜트건설 상세설계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연결해주는 첫 과정으로, EPC에 들어가기 전 수행하는 사전설계 단계를 의미한다.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란 설계·조달·시공을 이르는 말로 설계와 부품 소재 조달 등을 한번에 제공하는 형태의 사업이다.

FEED단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는, FEED가 완료돼야 EPC 입찰자들이 견적가를 산출해 입찰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EPC에만 국한됀 국내 건설업계의 한계 극복을 위해 FEED-EPC 연계 수주를 통한 수주 가능성 높이기에 나섰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21년 별도 조직으로 운영하던 엔지니어링센터를 FEED역량 강화와 설계·시공 역무 간 시너지 강화를 위해 플랜트 사업부로 흡수했다.

대표적으로 2019년 수주한 '폴란드 폴리머리 폴리체 PDH/PP플랜트 프로젝트'를 FEED-EPC 연계 수주를 통해 이뤄냄으로써 FEED 역량 강화의 성과를 가시화했다.

또한 현대엔지니어링은 R&D조직인 스마트기술센터를 신설하고 지난 2020년 국내 최초로 'AI기반 플랜트 자동 설계시스템'을 개발해 수주 경쟁력을 확보, 차별화 전략에 나섰다.

'AI기반 플랜트 자동 설계시스템'은 인공지능 머신러닝을 활용해 플랜트 철골구조물을 자동으로 설계하고 알고리즘을 통해 구조물의 최적 형태를 제안하는 혁신적인 시스템이다.

일반적으로 구조설계과정은 설계자가 프로그램을 통해 모든 부재를 직접 선택하고 설계조건과 하중 등을 입력해야 한다.

한 동의 철골 건축물 구조설계를 위해서는 약 3~4일의 시간이 소요되나 AI기반 플랜트 자동 설계시스템을 통한 설계가 이뤄질 경우 기본적인 설계 조건만 입력한다면 10분 내로 구조설계를 할 수 있는 효과를 가져온다.

아울러 인공지능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최적 구조물 형태를 예측해 물량을 최적화하고 오차감소 및 공기단축과 약 20%의 설계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외에도 플랜트 설계 자동화 기술에 대한 연구를 본격화하고 적극 추진하고 있다.

AI기반 플랜트 자동 설계시스템을 시작으로 '2D도면 3D 모델링 자동변환', '배관,케이블 루트 자동 설계', '전 공종 도면 자동화 설계 및 물량 산출' 등과 같은 설계 자동화 기술을 추가 개발, 현재도 연구 진행 중에 있어 향후 업무에 적용될 경우 획기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현대엔지니어링은 플랜트 전문가 육성을 위해 '비즈니스 엔지니어'의 개념을 도입해 엔지니어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풍부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어 차후 회사를 이끌어 갈 차세대 인재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사업영역 확대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창조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것"

홍현성(사진)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중앙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2006년 현대엔지니어링에 입사해 16년째 현대엔지니어링에 몸 담고 있다.

홍 대표는 현대엔지니어링 쿠웨이트 KLNG컨소시엄 총괄 현장소장, 플랜트 수행사업부장, 프랜트사업 본부장을 역임한 현장맨 출신의 대표이사다.

지난해 2월 현대엔지니어링 부사장을 거쳐 같은해 3월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특히 홍 대표의 전문 분야는 '플랜트' 사업분야다.

홍 대표는 해외 현장 소장 경력을 비롯해 플랜트사업본부장 역임 경험을 토대로 3조 7500억 원 규모의 '쿠웨이트 알주르 LNG 수입터미널' 프로젝트를 이끈 장본인이다.

홍 대표는 플랜트 강자 답게 플랜트 전 분야의 EPC 역량을 강화하고 연이은 해외 사업 수주를 확보하고 있다.

홍 대표는 2023년을 새 도약을 위한 시기로 판단하고 회사의 정체성을 '기술 고도화'와 '해외시장'으로 설정했다.

또한 올해 질적 성장을 목표로 전기차 충전소 사업 및 에너지 사업부를 신설해 미래 먹거리 창출에 나섰다.

지난해 영업이익 파고를 겪은 홍현성 대표의 피할 수 없는 숙제로 원가율 상승 등으로 초래된 수익성 개선과 지난 상장 실패의 패자부활전이 남겨져 있어 홍 대표가 이를 어떻게 풀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홍 대표는 "현대엔지니어링은 1974년 창립 이후 플랜트, 건축, 인프라, 자산관리 분야를 이끄는 세계 엔지니어링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해왔다"며 "앞으로 친환경·에너지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창조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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