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탐사기획팀] 금수강산을 대표하는 강원도. 그 아름다운 자연 속에 숨겨진 어두운 그림자가 있다.

바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밀집된 시멘트 공장들이 만들어내는 심각한 대기오염 문제다.

대한민국에서 시멘트 공장이 가장 밀집해 있는 이 지역은, 먼지와 가스로 인해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쌍용C&E, 삼표시멘트, 한라시멘트. 이 세 공장은 강원도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이들 공장의 대기오염 및 탄소 배출량을 점검하고, 그로 인한 주거 및 생태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 탐사했다.

이번 탐사기획을 통해 강원도의 대기오염 문제를 집중 조명한다.

<뉴스락>은 쌍용C&E 동해공장, 삼표시멘트 삼척공장, 그리고 한라시멘트 강릉공장을 직접 찾아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뉴스락 탐사기획 Z기자, 전국굴뚝순찰기 ④ 강원도편. [뉴스락 편집]
뉴스락 탐사기획 Z기자, 전국굴뚝순찰기 ④ 강원도편. [뉴스락 편집]

쌍용C&E, 유일하게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증가... '환경 훼손의 선봉' 낙인

강원도 대기오염물질 배출 비중 및 강원도 배출량 추이와 강원도 지역 대기오염물질 최다 배출 기업. [뉴스락 편집]
강원도 대기오염물질 배출 비중 및 강원도 배출량 추이와 강원도 지역 대기오염물질 최다 배출 기업. [뉴스락 편집]

강원도의 푸른 자연이 공장 굴뚝의 연기로 얼룩지면서, 이 지역은 더 이상 안락한 휴양지가 아닌 환경오염의 주범지로 전락했다.

<뉴스락>이 환경관리공단 클린시스에 공개된 2022년 대기오염물질 배출 비중을 분석해본 결과, 강릉시(17.7%), 동해시(34.2%), 삼척시(26.3%), 영월군(21.0%)에서 대부분(99.2%)을 차지했다. (※ 2023년도 배출량은 2024년 하반기에 집계 및 공개하기 때문에 2022년 자료로 대신한다.)

강원도는 전국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의 16.4%, 온실가스 배출량의 6.5%를 차지하며 각각 3만5258톤과 4619만 톤에 달하는 엄청난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강원도가 자연휴양지가 아니라 환경오염의 중심으로 떠올랐다는 것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수치다.

강원도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것은 바로 시멘트 산업이다.

고온의 소성공정에서 다량의 탄소를 발생시키는 이 산업은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쌍용C&E, 삼표시멘트, 한라시멘트 등 주요 시멘트 기업들이 배출하는 막대한 양의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는 강원도 공기를 오염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시멘트 3사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추이. 환경관리공단 클린시스 제공 [뉴스락 편집]
시멘트 3사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추이. 환경관리공단 클린시스 제공 [뉴스락 편집]

특히 쌍용C&E는 3사 중 두드러지게 대기오염물질이 증가한 기업으로 나타났다. 

쌍용C&E는 2022년 전년 대비 24.9% 증가한 1만2569톤의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며, 강원도 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증가의 주범으로 떠올랐다. 동해공장과 영월공장에서 각각 22.3%, 33%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2.8% 감소한 1067만 톤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쌍용C&E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2022년이 2021년과 대비해 요소수 대란으로 인해 녹스가 대기오염물질 증가에 일부 영향이 있었으나, 각 공장별 배출량은 법적 기준치 이하에서 관리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설비보수 횟수 및 건설시장 상황에 따른 생산량 변동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시멘트 3사 온실가스 배출량 추이. 환경관리공단 클린시스 제공 [뉴스락 편집]
시멘트 3사 온실가스 배출량 추이. 환경관리공단 클린시스 제공 [뉴스락 편집]

반면, 삼표시멘트와 한라시멘트는 환경 보호 노력을 통해 배출량 감축 추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삼표시멘트는 2018년 대비 대기오염물질을 21.6% 줄인 7815톤, 온실가스를 8.8% 감소한 572만 톤을 배출했다.

한라시멘트 역시 같은 기간 대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35.2% 줄여 5807톤, 온실가스 배출량을 9.7% 줄여 429만 톤을 기록했다.

그러나 환경 전문가들은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강원도 전체의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국내 시멘트 산업의 저탄소 전환 수준은 EU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유럽 1,2위 기업의 2021년 기준 시멘트 1톤당 탄소 배출량은 국내 기업의 배출량 대비 30% 이상 낮다.

탈탄산화(석회석 원료 대체)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인 클링커-시멘트 비율 또한 EU 평균 73.7%로 2021년 기준 86.1%인 국내 시멘트 산업보다 약 12.4%p 낮다.

'폐기물 처리장'으로 변한 시멘트 공장, 주민들은 '생존권'을 잃다

강원도 시멘트 공장 발암 물질(6가크롬, 비소, 구리) 검출 기업.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제공 [뉴스락 편집]
강원도 시멘트 공장 발암 물질(6가크롬, 비소, 구리) 검출 기업.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제공 [뉴스락 편집]

푸른 산과 맑은 물로 유명한 강원도지만 이 아름다운 풍경 뒤에는 시멘트 산업으로 인한 심각한 환경 오염과 건강 위협이라는 '회색빛'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특히,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1급 발암물질인 6가크롬의 오염문제가 심각하다.

1999년부터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쓰레기를 사용하는 것이 허용되면서 시멘트 공장들은 사실상 '쓰레기 처리장'으로 전락했다.

이는 고형연료제품(SRF)의 사용 감소와 함께 중금속 농도가 초과된 폐기물 사용량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2022년 10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쌍용씨앤이(동해·영월), 삼표(삼척공장), 한라(옥계공장)에서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중금속 물질인 6가크롬이 검출됐다.

(좌측) 3월 20일 낮 오후 2시경 쌍용C&E 동해공장 전경. (우측) 3월 20일 저녁 오후 9시경 쌍용C&E 동해공장 전경. 쌍용C&E 동해공장의 거대한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짙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다. ​​​​​​공장 주변 마을까지 악취가 진동했고 멀리 보이는 산맥까지 연기로 흐릿하게 보인다. 어둠이 내려앉은 쌍용C&E 동해공장의 굴뚝은 멈추지 않고 연기를 내뿜고 있다. 짙은 연기는 마을 전체를 덮고, 마치 안개처럼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다. 사진 탐사기획팀 [뉴스락]
(좌측) 3월 20일 낮 오후 2시경 쌍용C&E 동해공장 전경. (우측) 3월 20일 저녁 오후 9시경 쌍용C&E 동해공장 전경. 쌍용C&E 동해공장의 거대한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짙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다. ​​​​​​공장 주변 마을까지 악취가 진동했고 멀리 보이는 산맥까지 연기로 흐릿하게 보인다. 어둠이 내려앉은 쌍용C&E 동해공장의 굴뚝은 멈추지 않고 연기를 내뿜고 있다. 짙은 연기는 마을 전체를 덮고, 마치 안개처럼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다. 사진 탐사기획팀 [뉴스락]

6가크롬의 중금속 함량이 가장 많이 검출되는 시멘트는 강원도 옥계공장에서 생산되는 한라시멘트로 검출량이 1㎏당 1년간 127.71mg이다.

강원도 삼척공장의 삼표시멘트는 98.03mg, 강원도 영월공장의 쌍용C&E는 77.54mg의 6가크롬이 각각 검출됐다.

6가크롬은 흡입에 의한 발암물질로, 수용성을 띄어 콘크리트 표면에 노출되기 쉬워 건강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유럽은 이미 시멘트 제조시 6가크롬 함량을 2mg/kg로 제한하고 있으나, 국내 기준은 2006년 9월에 시멘트 제조사들이 자율협약으로 만든 기준인 20mg/kg을 적용하고 있다.

(좌측) 3월 20일 낮 오후 4시경 삼표시멘트 삼척공장 전경. (우측) 3월 20일 저녁 오후 8시경 삼표시멘트 삼척공장 전경. 낮 시간 굴뚝에서는 짙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공장 주변에는 횟집이 자리 잡고 있으며, 공장을 오가는 트럭들을 확인할 수 있다. 밤에도 공장은 가동 중이었으며, 연기는 끊임없이 배출되고 있다. 공장 내부에서는 트레일이 움직이고 있다. 사진 탐사기획팀 [뉴스락]
(좌측) 3월 20일 낮 오후 4시경 삼표시멘트 삼척공장 전경. (우측) 3월 20일 저녁 오후 8시경 삼표시멘트 삼척공장 전경. 낮 시간 굴뚝에서는 짙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공장 주변에는 횟집이 자리 잡고 있으며, 공장을 오가는 트럭들을 확인할 수 있다. 밤에도 공장은 가동 중이었으며, 연기는 끊임없이 배출되고 있다. 공장 내부에서는 트레일이 움직이고 있다. 사진 탐사기획팀 [뉴스락]

문제는 6가크롬 20mg/kg이라는 환경부의 시멘트 발암물질 기준이 법적 강제력이 없는 자율기준이라는 점이다. 강제규정이 아닌 자율협약 기준이라서 시멘트 제조사들이 이 기준을 지키지 않아도 처벌받지 않는다.

시멘트 공장에서는 6가크롬 외에도 비소, 구리 등 다른 중금속 물질도 검출되고 있어, 장기간 노출 시 아토피성 피부염, 알레르기, 두통 등의 건강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인체에 치명적인 중금속이 검출되고 있음에도 시멘트 제조사와 관리 감독을 맡고 있는 환경부는 이를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시멘트공장의 폐기물 사용량이 늘어나는 만큼, 폐기물 반입 규격과 기준을 관리·감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환경부는 시멘트공장의 폐기물 반입규격과 기준을 강화하고, 철저한 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주민들은 시멘트 문제 해결을 위한 강력한 규제 강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와 시멘트 업계의 대응은 미온적이다.

시멘트 업계는 6가크롬 검출 수치와 기준이 유럽보다 높은 것을 인정하면서도 유럽하고만 비교하는 건 억지라는 입장이다.

한찬수 한국시멘트협회 이사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2023년 2월경 환경부 주관으로 산업부 등 관련기관과 유관단체, 학계 등이 참여하는 ‘시멘트 제품 환경관리 선진화 민관포럼’을 운영하고 있다”며 “포럼에서는 시멘트내 6가크롬 등 중금속에 대한 합리적인 처리 및 관리방안 연구용역을 지난해부터 추진중에 있으며 결과를 검토해 합리적으로 조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좌측) 3월 20일 낮 오후 5시경 한라시멘트 강릉공장 전경. (우측) 3월 20일 저녁 오후 7시경 한라시멘트 강릉공장 전경. 강릉공장은 다른 공장들에 비해 마을과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디. 낮과 밤 계속해서 굴뚝에서 연기가 나와 하늘을  뒤덮고 있다. 사진 탐사기획팀 [뉴스락]
(좌측) 3월 20일 낮 오후 5시경 한라시멘트 강릉공장 전경. (우측) 3월 20일 저녁 오후 7시경 한라시멘트 강릉공장 전경. 강릉공장은 다른 공장들에 비해 마을과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디. 낮과 밤 계속해서 굴뚝에서 연기가 나와 하늘을  뒤덮고 있다. 사진 탐사기획팀 [뉴스락]

환경부는 내년부터 한국환경공단이 직접 시멘트 공장에 반입하는 폐기물의 오염물질 측정을 담당하게 할 예정이다.

정종호 환경부 자원순환국 자원재활용과 사무관은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자율협약 기준 강화 및 국내 기준 마련 등의 방향성을 정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은 2009년에 발표된 개선계획의 재탕이며, 15년 만에야 오염물질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은 '뒷북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환경부는 2009년 납, 구리, 카드뮴, 비소, 염소 등 중금속에 대한 몇 가지 기준을 마련했으나 기술적, 비용적 문제를 이유로 해외에서 폐기물을 수입해야 하는 부담을 덜기 위한 예외 조항을 포함시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폐기물관리법에서 시멘트 제품 등급제 법안을 추진 중이지만, 시멘트 업계의 반발과 22대 총선에 불출마하며 법안 통과는 불투명하다.

'지역 상생'이라는 미명 아래 숨겨진 '착취'와 '무책임'

탐사기획팀은 지난 20일 쌍용C&E 주변 마을인 쌍화동을 방문해 비닐하우스에 쌓인 시멘트 분진의 심각성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비닐하우스는 공장에서 날라온 시멘트 분진으로 뒤덮였고, 표면을 긁어도 굳어버린 분진은 떨어지지 않았다. 영상 탐사기획팀 [뉴스락]
탐사기획팀은 지난 20일 쌍용C&E 주변 마을인 쌍화동을 방문해 비닐하우스에 쌓인 시멘트 분진의 심각성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비닐하우스는 공장에서 날라온 시멘트 분진으로 뒤덮였고, 표면을 긁어도 굳어버린 분진은 떨어지지 않았다. 영상 탐사기획팀 [뉴스락]

<뉴스락 탐사기획팀>은 지난 20일 강원도 시멘트 공장 인근 지역 주민들을 만나 그들의 삶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강원도 시멘트 공장 인근 지역 주민들은 시멘트 공장에서 발생하는 먼지와 중금속으로 인한 환경오염과 건강 피해를 호소하며 '지역 상생'이라는 미명 아래 숨겨진 '착취'와 '무책임'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60대 주민 A씨는 “시멘트 공장에서 나는 냄새가 심하고 연기가 심할 때는 온 동네를 뒤덮는다. 공기 좋고 물 맑은 강원도도 옛말이 됐다”며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했다.

70대 주민 B씨는 "시멘트 공장 앞에 연못이 있는데 거품이 많이 떠서 내려오는 것이 오염된 물 같다"고 환경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환경과에 신고를 했으나 아무런 대응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쌍용C&E 동해공장 앞에 걸린 플랜카드. 사진 탐사기획팀 [뉴스락]
쌍용C&E 동해공장 앞에 걸린 플랜카드. 사진 탐사기획팀 [뉴스락]
쌍용C&E 동해공장의 출입화물차량 전용도로에는 야간에도 차량들이 끊임없이 드나들고 있었다. 사진 탐사기획팀 [뉴스락]
쌍용C&E 동해공장의 출입화물차량 전용도로에는 야간에도 차량들이 끊임없이 드나들고 있었다. 사진 탐사기획팀 [뉴스락]

삼화동에 20년 이상 거주하는 C씨는 쌍용C&E 동해공장의 약속 위반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쌍용C&E 동해공장 측이 시설 연소 품목에 대한 주민 협의를 약속했지만, 단체장들에게 술과 식사를 제공하며 이를 무마시키려 했다는 것.

C씨는 "공장 측은 주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협의를 묵살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했다.

탐사기획팀이 공장을 찾은 날, 공장 인근의 분진과 악취는 극심했다.

공장 인근 마을의 책상, 집 지붕, 자동차 등에는 공장에서 날아온 분진으로 뒤덮였고, 주민들은 분진을 막기 위해 자동차 위에 차양을 설치하는 처지였다.

공장 인근 주민들은 공장 앞의 물에 거품이 많이 떠서 내려오는 것이 오염된 물 같다고 주장한다. 공장 인근 주민 제공 [뉴스락]
공장 인근 주민들은 공장 앞의 물에 거품이 많이 떠서 내려오는 것이 오염된 물 같다고 주장한다. 공장 인근 주민 제공 [뉴스락]

죽어야만 나갈 수 있는 곳

김영삼 삼화동주민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은 씁쓸한 목소리로 강원도 시멘트 공장 인근 지역의 현실을 '고려장'에 비유했다.

김 국장은 쌍용C&E 동해공장 인근 마을 삼화동을 "죽어야만 나갈 수 있는 곳"이라고 표현하며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떠날 수 없는 사람들, 고향에 대한 애착으로 뼈 묻을 곳을 택하는 사람들, 심지어 집을 처분하려 해도 팔리지 않아 꼼짝 못하는 사람들의 처지에 대한 애석함을 드러냈다.

삼화동 주민들은 공장에서 날라오는 시멘트 분진을 막기위해 자동차에 덮개를 씌우거나 차양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 탐사기획팀 [뉴스락]
삼화동 주민들은 공장에서 날라오는 시멘트 분진을 막기위해 자동차에 덮개를 씌우거나 차양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 탐사기획팀 [뉴스락]

지역주민들은 시멘트 업계에 세금을 부과해 환경 개선과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2020년 강원도와 강원연구원이 실시한 ‘지역자원시설세(시멘트) 부과를 위한 환경피해연구’에 따르면 지난 10년(2008∼2017년)간 영월군의 폐쇄성폐질환자수 평균 유병률이 25.27%에 이른다.

지난해 1월 시멘트 생산지역 6개 시·군은 자원순환세 신설 등을 위한 협의회를 구성했다.

이들은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시멘트 공장에 폐기물 반입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주민 건강과 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자원순환세는 시멘트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에 대한 세금을 부과해 지역 환경개선에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시·군마다 최소 56억원에서 최대 293억원의 세수가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

손명선 단양군 환경과 팀장은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협의회를 구성해 자원순환세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며 "국회의원이 입법 발의를 해야 실현이 되나 22대 국회 출범을 앞두고 있어 상황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상황이기에 얼마만에 된다고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취약한 지역을 위해 국가가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에 시군협의체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탐사기획팀은 지붕, 항아리, 책상 등 주민들의 생활 공간 곳곳에서도 공장에서 날아온 시멘트 분진이 쌓인 것을 볼 수 있었다. 사진 탐사기획팀 [뉴스락]
탐사기획팀은 지붕, 항아리, 책상 등 주민들의 생활 공간 곳곳에서도 공장에서 날아온 시멘트 분진이 쌓인 것을 볼 수 있었다. 사진 탐사기획팀 [뉴스락]

그러나 시멘트 업계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어,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업계는 폐기물 재활용은 정부 정책에 따른 합법적인 활동이며, 세금 부과는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한찬수 한국시멘트협회 이사는 "시멘트 업계는 2021년부터 연간 250억원의 규모로 사회공헌 상생기금을 출연했으며, 2023년 9월에는 '시멘트산업 사회공헌재단'을 설립해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시멘트 소성로에만 과세하는 것은 조세형평성 원칙에 위배돼 법적 타당성이 결여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시멘트 소성로에서의 폐기물 재활용이 대기를 오염시킨다는 과학적인 근거와 검증이 부족한 점을 고려해 자원순환세 도입에 관한 면밀한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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