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민 기자의 추천 通道書 ⑥] 시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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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기자의 추천 通道書 ⑥] 시크:하다
조승현 작가의 이기적이어서 행복한 프랑스식 소확행 인문학 에세이
  • 김수민 기자
  • 승인 2019.05.18 0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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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시크:하다>는 ‘언어 천재’ 조승현 작가의 에세이다. 

조 작가는 영어, 프랑스 이탈이아어에 능통하고 독일어, 라틴어는 독해가 가능하다고 한다. 뉴욕대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프랑스어를 독학으로 공부하고 프랑스 최고 미술사 학교인 에꼴드루브르에 합격에 2년간 수학 했다.

이 책은 그가 프랑스에 살면서 느낀 점을 적은 에세이다. 책 앞머리에는 ‘이기적이서 행복한 프랑스 소확행 인문학 관찰 에세이’라고 적고 있다. 프랑스에서 살면서 그의 친구들을 만나 느낀 일들을 적은 소소한 책이다.

사람들은 프랑스를 특별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프랑스는 매력이 넘치는 국가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프랑스가 이렇게 넘치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게 된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

작가는 그 이유를 사람에서 찾는다. 책 제목에서 보여주듯 프랑스 사람들이 삶에 대한 태도는 ‘시크’하기 때문이다. 불편함과 편리함에 대해서 시크하고 죽음과 성에 대해서 시크하다. 아이와 결혼에 대해서도 시크하고 직업과 돈에 대해서 시크하다. 그들은 얻을 수 없는 것에 대해서 쿨하게 받아들이고 가질 수 있는 것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유럽여행을 하게 되면 꼭 가야할 대표적인 도시 '파리'. 이곳이 왜 인기 관광지인지를 알게 된다면 독자들도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파리는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다. 작가는 그곳이 아름다운 이유는 프랑스 사람들이 ‘오래된 것’에 대한 불편함을 당연시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이야기 한다. 프랑스 사람들은 좁고 춥고 불편한 건물에 살면서도 헐지 않고 내부만 조금씩 고쳐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물론 파리가 엄청나게 돈이 많이 드는 나라이기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프랑스 사람들은 오래되고 편안한 것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작가는 이야기 한다.  

프랑스 사람들은 죽음과 성에 대해서도 스스럼이 없다고 한다. 작가는 20살이 갓 넘은 청년에게 죽음에 대한 소회를 담담히 들었을 때 놀라웠다고 떠올린다. 죽음은 우리가 넘어야 할 장애물이 아니고 젊음의 반대말도 아니라는 것이다. 프랑스인들은 어릴 때부터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죽음은 삶의 일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영미권처럼 성에 대해 폐쇄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성은 항상 삶에 존재하는 것이고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것이 프랑스인들의 생각이라는 것이다.

하룻밤 불같은 밤을 보내 아이가 생겨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아이를 낳고 키우며 살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부모가 아이 때문에 결혼하지는 않는다. 남자는 남자대로 여자는 여자대로 살며 필요할 때 아이의 엄마 아빠가 되어 주는 것이다. 아이도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프랑스에서는 여러 가족관계가 존재하고 이러한 일이 한국에서처럼 흉볼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를 키울 때도 아이중심의 가정이 아니라 어른 중심의 가정에서 아이를 키우게 된다고 한다. 프랑스에서는 ‘앙팡 루아’ 즉 ‘왕 아이’라는 말이 있는데, 떼만 쓰면 무엇이든 다 들어주고 부모가 아이에게 휘둘려 아이가 왕 노릇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프랑스에서 이런 말을 들으면 최고의 모욕이라고 한다. 아이가 자제력 부족으로 혼돈 속에 고통 받게 만드는 것은 최악의 육아를 한 부모에게 책임이 있고 자식에게 휘둘리는 것은 바보짓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성공이란 내 인생의 목표가 해소되는 시점을 말한다. 나는 만약 내 인생에 굳건한 목표가 있다면 그 목표는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목표가 실현되면 그 이후에 무엇을 할 것인가? 꿈은 꿈일 때 멋지지 막상 현실이 되면 허망하다. 성공의 순간 인생의 방향을 잃어버리고 오히려 전보다 불행해진 사람의 예는 수도 없이 많다. 꿈을 꿈으로 남겨둘 용기가 없는 사회는 자꾸 사람에게 ‘꿈을 이루어라’라고 말하고 그것을 행복이라고 가르친다.
어떤 목표를 이루는 것으로 내 인생의 성패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에 먹고 놀면서 느끼는 ‘즐거움’만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어떨까? 어쩌면 프랑스인은 진짜 성공한 인생이란 성공하려고 발버둥치지 않아도 되는 인생이고, 진짜 행복한 인생은 행복이란 것을 믿지 않고 주어진 순간에 충실한 인생일 수 있다는 결론을 오랜 시행 착오 끝에 얻은 것은 아닐까?


Part 07 성공할 것인가, 즐겁게 살 것인가_ 193p 

아이가 자라서 공부를 하게 되어도 대학에 열광하지 않는다. 프랑스는 정체된 사회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계급이동이 쉽지 않은 곳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학도 평준화되었기 때문에 대학졸업장이 큰 의미가 없다. 그들은 일찌감치 사회에서 돈을 벌고 취미생활로 만족한 삶을 찾아간다. 영미권에서는 직업이 무엇이고 연봉이 얼마인지를 묻는 게 자연스럽지만 프랑스 사람들은 이를 불편해 한다고 한다. 그들은 “직장에서 인정받는 것으로 행복을 찾으려 하는 것은 아주 멍청한 일이야”라고 이야기 한다고 언급한다.

그렇다면 프랑스인들은 무엇에 열광을 할까. 그들이 바라는 것은 '사랑'과 '요리' 그리고 '여가'라고 작가는 콕 집어 얘기한다. 열정적인 사랑을 하고 맛있는 요리를 음미하는 것을 인생의 낙이라고 여긴다는 것이다. 프랑스 요리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린 것은 프랑스인들의 이런 천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서너 시간은 앉아 풍미 가득한 요리와 와인을 먹으며 오늘 먹은 음식에 대해서 떠들어 댄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미각’이 매우 중요하다. 미각은 그들의 세련된 취향을 말해 주는 것이다.

프랑스인들은 ‘인생에서 성공이란 없다’고 말한다. 그들은 성공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여유에 더 관심을 갖는다. 다른 사람에게 과시하기 위한 소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취향에 더 관심을 갖는다. 집안에 좋은 향초를 켜놓고 귀한 천으로 만든 감촉 좋은 이불을 뒤집어 쓸 때 느끼는 감각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프랑스인들의 삶은 우리와 전혀 다른 무엇이 있다고 작가는 이야기 한다. 물론 이책에 나오는 프랑스인들이 프랑스를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다. 20명 정도의 프랑스 친구들 중심으로 쓰여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우리와는 다른 그 무언가를 느낄 수 있다. 각박한 한국사회에 이력이 나지는 않았는가. 조금 변화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 책을 읽으며 나와 우리와 '같은 듯 다른 듯'한  프랑스의 역사와 프랑스인들의 삶의 방식을 느껴보는 소소한 재미를 누려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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