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학생시절을 거치고 무시무시하다는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면서 이것만은 지켜내자 속으로 다짐했던 나만의 신조가 있었다. ‘예쁜 말 하자’

사람의 말과 행동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여 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건 부수적인 이유였다.

예뻐지고 싶으면 거울을 보면서 예쁘다, 예쁘다 하면 예뻐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같은 원리로 화나고 짜증나는 상황에서 이왕이면 ‘화 난다’, ‘짜증난다’는 말을 뱉지 않고 조금이라도 괜찮은 순간이 생겼을 때 “좋다”, “행복하다” 하면 내 삶이 어두운 순간보다 밝은 순간이 많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스스로 뱉는 언어들에 민감한 나로서는 김이나 작가의 ‘보통의 언어들’이 새롭고 재미있었다. 자주 쓰는 언어들의 색다른 이야기를 듣는 것이 마치 애인의 친구로부터 애인의 학창시절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이 흥미로웠다.

프롤로그 ‘당신만의 언어를, 당신만의 세계를 바라보는 일’에서 김이나 작가는 “내가 어떤 말을 습관적으로 하는지, 어떤 표현을 어떤 상황에 반복적으로 사용하는지는 내 삶의 질과 삶을 대하는 태도에 큰 영향을 끼친다”라고 말한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다.

이 구절을 읽었을 때 나는 공감을 얻는 동시에 내 신조에 대한 투자자가 생긴 듯한 느낌이었다.

Part 1. 관계의 언어_19p

누군가에게 “너 정말 실망이야”라는 말을 들으면 나를 좋게 보고 기대했던 상대방에게 고마운 동시에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것에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돌이켜보면 나에게 너무 큰 기대를 품고 있는 사람과는 대부분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다. 기대가 커서 내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겁이 났고 실제로 그 사람의 기대에 못 미쳐서 실망만 안기고 소원해진 적도 있다.

기대 했다가도 서로의 본모습을 알게 돼서 정말 가까운 사람으로 남은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 ‘기대’ 뒤에는 ‘실망’이 따라온다는 것이 마치 공식 같이 저장되어있다.

그래서인지 기대와 실망은 되도록 멀리하고 싶은 단어인데 (가깝게 지내고 싶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김이나 작가가 ‘우리 서로 실망시키는데 두려움이 없길 바라요’라고 한 말에 난 순간 멈칫 했다.

나는 관계에 있어서 이렇게 용기 있는 말은 처음 들어봤다. 지금까지 ‘실망’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그렇게까지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내 입에서 저 말이 나오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언젠가 내 영혼의 짝꿍을 만나면 꼭 이 말을 해주고 싶다.

Part 3. 자존감의 언어_158p

‘걱정에 빠진 나를 구원하기 위해, 나는 가만히 숨을 쉬며 누워 있다’ 이 말은 언젠가 내가 불안감에 빠졌을 때 스스로에게 말해주기 위해서 잘 적어놔야겠다.

나는 불안감에 빠졌을 때 상황을 객관화시키고 관찰자 시점에서 나를 바라보라는 조언을 들었었다. 정말 좋은 말이지만 그 상황은 내가 겪었고 그때 느낀 감정들은 나만 알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로봇이 아닌 이상...누구에게나 어려울 것이다.

나는 불안감에 빠지면 완전히 그 생각에 사로잡힌다. 어떻게든 빨리 헤어 나오고 싶어서 나름대로 해결책을 고민하지만 가끔은 시간이 해결해주는 문제들도 있는건데... 나는 해결이 될 때까지 생각의 끈을 놓지 못해 고통 받는다.

그런 내 모습을 상상해보면 가만히 누워 호흡에 집중하는 것이야말로 머릿속이 소란스러운 와중에 차분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보통의 언어들’을 읽고 나는 재미와 공감과 위로를 얻었고 훗날 영혼의 단짝에게 해줄 대사와 스스로에게 해줄 대사를 얻었다. 사실 다이어리에 따로 베껴 적은 구절들이 많지만 다 담지 못한 것은 저작권으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싶어서다. 나는 이 책을 스스로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 평소에 내가 하는 말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몇 년 후의 나에게도 다시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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