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매각 건이 결렬되면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오른쪽)의 고민이 가중됐다. 사진 두산건설 본사(왼쪽). 뉴스락 DB.
두산건설 매각 건이 결렬되면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오른쪽)의 고민이 가중됐다. 사진 두산건설 본사(왼쪽). 뉴스락 DB.

[뉴스락] 두산건설의 매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그룹 차원의 재무구조 개선 계획에 비상이 걸렸다.

두산건설은 대우산업개발을 지난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매각 절차에 돌입했으나 중 최근 결렬 소식이 전해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산업개발은 최근 두산건설 매각 논의가 최종 결렬됐다고 밝혔다.

결렬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매각 가격에 대한 의견 차이로 추정된다. 두산건설은 매각가로 약 3000~4000억원대를 희망했던 반면, 대우산업개발은 이보다 낮은 금액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년간 적자를 이어온 두산건설은 지난 6월, 두산건설의 일부 자산과 부채, 계약을 신설회사 ‘밸류그로스’에 넘기는 물적분할을 실시하며 일산 두산위브제니스 등 부실 우려 자산을 일시적으로 털어냈다.

이후 M&A 시장 매물로 등장한 두산건설에 관심을 보인 곳은 대우산업개발이었다.

건설도급순위 95위의 대우산업개발은 두산건설 ‘위브’ 브랜드를 토대로 시너지를 발생시키기 위해 입찰에 참여했고, 지난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끝내 포기 수순을 밟게 됐다.

두산건설 인수 결렬로 최근 전사적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두산그룹의 고민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은 핵심 계열사 두산중공업을 중심으로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전사적 유동성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8월 네오플럭스 지분 96.77%를 신한금융지주에 730억원에 매각하고, 이달 초 두산솔루스 지분 18.05%를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2382억원에, 대주주 보유 지분 34.88%도 4604억원에 스카이레이크에 매각했다.

모트롤사업부도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에 4530억원에 매각했다.

동시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두산 대주주가 직접 나서 보유 중인 두산퓨얼셀 지분 23%를 두산중공업에 무상증여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로 인해 두산중공업은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두산중공업의 100% 자회사이자 ‘아픈 손가락’인 두산건설의 매각도 필수적이었다.

두산중공업은 건설경기 침체로 경영난에 빠진 두산건설에게 2013년부터 유상증자 및 현물출자 등 방식으로 총 1조5000억여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해왔고, 지난해 5월에도 양사 동시 유상증자를 통해 총 9483억원을 조달해 전체 2조4000억원을 투입했다.

그럼에도 두산건설의 만년 적자 상태는 해결되지 못했고, 이것이 두산중공업을 넘어 두산그룹 신용등급 하락 등 그룹 전체에 영향을 줘 현재의 고난으로 이어졌다.

인수대상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물적분할까지하며 부실 우려 자산을 미뤄놓은 두산건설이지만, 결국 매각이 결렬되면서 또다시 험난한 인수대상자 찾기에 돌입하게 됐다.

이와 관련 대우산업개발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인수 결렬 건은 사실이며, 원인 등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두산그룹 관계자 역시 “매각 과정이 공개되지 않고 진행되기 때문에, 인수대상자 물색에 돌입했는지 여부도 전달받은 바 없고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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