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2022년 막이 올랐다. 올해 재계 임원인사의 키워드는 '세대교체'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 젊은피로 상징되는 MZ세대가 있다. 특히 MZ세대 중에서도 '젊은 여성'을 임원으로 등용한 기업들에 이목이 쏠린다. 

우리나라는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직장 내 여성 차별 수준을 평가해 발표하는 '유리천장 지수'에서 9년 연속 꼴등을 할 정도로 여성의 사회 장벽이 높다. 

이런 해외 낮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기업의 전체 임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나 고무적이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상장법인의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은 2019년 4.0%, 2020년 4.5%, 2021년 5.2%로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락>이 'MZ 여성 임원'을 등용한 기업들의 면면과 앞으로 이들이 사내외 어떤 중추적 역할을 맡게 될 지 알아봤다. 

[뉴스락 편집]

 

CJ그룹, MZ 여성 신임 임원 4명 발탁... "인사제도 혁신적으로 바꿔야 할 때"

(왼)구동인 CJ주식회사 미래경영연구원 전문임원, (오)신유진 CJ제일제당 만두 GSP 리더. 사진 CJ그룹 제공 [뉴스락]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인재들이 충분히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도록 인사제도와 문화를 혁신적으로 바꿔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에 CJ그룹은 올해 인사부터 사장, 총괄부사장, 부사장, 부사장대우, 상무, 상무대우로 나눠져 있던 6개 직급을 단일직급인 '경영리더'로 통일했다.

CJ그룹은 올해 임원 인사에서 53명이 이름을 올렸다. 80년대 출생이면서 여성인 신임 임원은 이 중 4명이다.

신유진 CJ제일제당 만두 GSP 리더(38)는 해외시장에서 만두 사업 성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경영리더로 승진했다.

신 리더는 CJ 입사 전에 1년 3개월간 삼양식품 마케팅팀에서 근무했던 경력이 있다. 그는 지난 2011년 9월 CJ제일제당 신선마케팅에 입사해 현재까지 한우물만 파왔다.

CJ제일제당 신선마케팅에서 약 7년 2개월, 식품마케팅 햇반혁신팀에서 약 1년 2개월, 건강 Seaweed팀에서 4개월, HMR사업 Frozen Snack팀장으로 4개월 근무했다.

김지현 CJ ENM 커머스부문 전략기획담당(38)은 ENM커머스 부문 포함 유통 및 물류 계열사의 중기전략비전을 수립하는 업무를 담당해왔다.

올해부터는 그 전략을 직접 실행하는 CJ ENM커머스 부분에 배치됐다.

김 리더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경력을 쌓다가 지난 2013년 CJ주식회사 전략기획팀에 입사했다.

김 리더는 애널리스트 경험을 발판삼아 CJ로 이직한 후 기업과 다양한 사업을 분석하고 전략을 수립해왔다. 올해부터는 직접 전략을 추진하고 인사이트를 제시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허지수 CJ올리브영 전략기획담당(40)은 올리브영의 새 BI를 정립하고 옴니채널 중장기 전략 수립에 기여한 공을 높이 평가받아 임원으로 승진했다.

허 리더는 지난 2013년 CJ에 경력으로 입사했다가 퇴사했다. 그는 지난 2017년 재입사해 CJ푸드빌 전략기획팀 혁신TF팀에서 근무했다.

이후 지난 2018년 CJ올리브영 브랜드전략팀 뉴BI TF에서 2년 근무하다가 2020년 CJ올리브영 마케팅담당을 거쳐 지난 10월부터 CJ올리브영 전략기획담당을 맡고 있다.

구동인 CJ주식회사 미래경영연구원 전문임원(38)은 지난 2013년 외부영입으로 CJ헬스케어 임상2팀 제약임상 연구원으로 입사했다.

구 리더는 1년 6개월만에 CJ미래경영연구원으로 발령받아서 지난 2014년부터 근무했다.

해외 명문대에서 화학 박사를 취득한 졸업한 구 리더는 이후 1년 3개월간 UCSD Moores Cancer Center 임상코디네이터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이를 토대로 구 리더는 향후 CJ의 차세대 바이오 개발생산 사업에 지대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네이버, MZ 여성 CEO 내정... "장기적인 변화 도모할 수 있는 후보자로 판단"

최수연 네이버 CEO 내정자. 사진 네이버 제공. [뉴스락]

네이버는 올해 이례적으로 MZ세대 여성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최수연 내정자(41)는 지난해 11월 17일 열린 이사회에서 한성숙 대표의 후임자로 내정됐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직원의 극단적 선택 이후 조직 쇄신을 약속한 바 있다.

최수연 내정자는 대학 졸업 후 지난 2005년 네이버 마케팅부서로 입사했다. 마케팅 부서에서 4년 근무했으며 이후 법조계로 진로를 변경했다.

그는 지난 2012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법무법인 율촌에 입사했다. 2017년에는 하버드 로스쿨을 다니면서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7년간 법조인의 길을 걷던 그는 지난 2019년 네이버에 재입사해 글로벌사업지원팀장으로 해외 시장 개척이나 투자, 인수합병 업무를 총괄했다.

최 내정자는 재입사 한 지 2년 만에 네이버 CEO로 내정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최 내정자의 발탁 배경에 대해 "이사회는 그간 최 내정자가 다양한 국내외 사업 전반을 지원하며 보여준 문제해결능력, 회사의 글로벌 사업 전략 및 해당 시장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춘 점을 높이 평가했다"라며 "회사에 대한 안팎의 균형 잡힌 시각을 견지하며 장기적인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후보자라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LG그룹 "탁월한 역량 갖춘 젊은 인재와 여성인재 발탁"

신정은 LG전자 책임연구원. 사진 LG전자 제공 [뉴스락]

LG그룹은 최근 4년 중 최대 규모로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LG그룹은 올해 인사에 대해 "미래준비를 위해 성장 잠재력과 탁월한 역량을 갖춘 젊은 인재와 여성인재를 발탁하고 유능한 외부인재를 적극 영입해 혁신과 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했다"라고 자체 평가했다.

올해 LG그룹이 선임한 132명의 신규 임원 중 최연소 임원인 신정은 책임연구원(41)은 데이터 기반의 이종 산업 융합서비스 발굴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승진했다.

신 상무는 정보통신을 전공해 박사 학위를 취득 하고 지난 2010년 LG전자 선임연구원으로 입사했다.

신 상무는 CTO 부문 소속 '데이터융합서비스Task리더'로서 자동차 부품 연구를 진행한 끝에 자동차가 이동통신 네트워크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LG전자는 이러한 성과를 높이 평가해 신 상무를 신임 임원으로 발탁했다.

앞으로 신 상무는 LG그룹의 차세대 미래먹거리 사업이기도 한 자동차 전장 사업에 더욱 막중한 역할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전문성과 혁신역량 보유한 여성, 외국인 등 과감한 세대교체 실시"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뉴스락]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임원인사에서 총 7명이 승진했다.

올해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젊은 경영진을 조기 육성하겠다는 계획 아래 전무와 부사장 직급을 통일하고 임원 직급을 상무와 부사장 2직급 체계로 단순화했다.

승진한 7명 중 김희정 DS센터 플랜트 3팀장 상무(41)는 유일한 MZ 여성이다.

김 상무는 대학에서 식품생명과학을 전공하고 지난 2019년 삼성바이오로직스 DS3 정제파트 공정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DS3공정지원팀장으로 1년 근무했으며 지난해부터 DS센터 Plant 3 팀장을 맡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전문성과 혁신역량을 보유한 여성, 외국인 등 과감한 세대교체를 실시해 글로벌 수준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업 경쟁력을 더욱 제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 여성임원비율 상승세... 이유는 다양

올해 재계는 세대교체와 국가 정책, 기업의 사회적 가치, 출산률, 여성 고용률, 산업 구조의 변화 등 다양한 배경 속에서 MZ세대 여성 임원을 발탁했다.

특히 임원인사에서는 MZ세대 인재들이 임원으로 대거 승진하면서 '세대교체'가 돋보였다.

기존 임원들의 연령대에 비해 적은 경험을 갖고 있어 기성 세대까지 아우를 수 있는가에 대한 MZ세대 임원들을 향한 우려 섞인 시선 속에서 MZ여성 임원들은 유독 주목을 받는다.

8월부터 시행되는 여성할당제를 앞두고 여성 임원 비율을 높이는 것이 실질적으로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여성임원이 늘고 있는 이유가 여성할당제와 기업의 사회적 평판을 고려한 조치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020년 개정된 '자본시장법 제 165조 20(이사회의 성별 구성에 관한 특례)'에 따라 올해 8월부터 자산총액 2조 이상의 주권상장기업은 이사회에 최소 1명 이상의 여성을 포함해야 한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총 3가지 이유를 들어 여성 임원 비율 증가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첫 번째로 "자녀를 많이 낳지 않고 낳더라도 양가 부모님이 양육을 돕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에 양육에 대한 부담이 감소했다"라며 "양육부담 감소는 여성들이 사회활동을 이어가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두 번째 "여성고용률이 높아짐에 따라 그 중 성공한 직장인 수도 많아졌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산업 구조의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스마트하고 소프트한 산업 비중이 높아지면서 여성 특유의 장점이 발휘되고 있다"라며 "생산하는 제품이 다품종 소량화됨에 따라 고객의 기호를 맞추는 것이 중요해지고 소비자와의 공감, 시장 소통 능력이 중요해졌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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