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하나금융지주 홈페이지 일부 캡처 및 전국금융노조 제공

[뉴스락] 김정태 현 회장이 결국 3연임에 성공했다. 금융업계에서도 전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더문 경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 회장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지난 22일 김정태 회장, 최범수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전 대표,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 등에 대해 심층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김정태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최종 추천했다.

김 회장은 오는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선임 될 예정이며 임기는 3년이다.

그러나 업계에서 김정태 회장에게 박수를 보내기엔 아직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3연임에 성공했지만 해결해야 할 의혹과 논란들이 여전히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먼저 최순실 모녀 특혜 대출 의혹에 대해서는 김 회장이 해결해야 할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김 회장은 2016년 2월 청와대 청탁으로 최순실 모녀가 독일에 머물 당시 특혜대출을 한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독일법인장을 글로벌 영업2본부장으로 승진시킨 의혹을 받고 있다.

현재 최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김 회장이 만일 실형을 선고 받을 경우 우여곡절 끝에 쟁취한 3연임 성공신화는 한낱 일장춘몽으로 끝나고 만다.

김정한 노조 위원장은 “(최순실 국정농단)공판이 26일로 예정돼 있는데 김 회장의 연루가 사실로 드러나 실형을 선고 받게 된다면 연임에 불리하니 그 전에 최종 후보를 선정해놓고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다. 김 회장은 자신과 연관된 의혹에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오고 있다.

김 회장과 함영주 행장이 관여된 정황이 있는 벤처기업 아이카이스트에 대한 하나은행의 부당대출과 중국 특혜 투자 의혹 그리고 김정태 회장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와 하나금융과 사외이사 간 수상한 거래 의혹 등에 대해서도 노조 측의 금융당국 조사 요청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아이카이스트는 최순실 전 남편인 정윤회의 동생이 부사장으로 재직했던 회사다. 이 회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창조경제 모델 1호’라고 말해 이목을 끌었다.

노조 측은 “하나은행이 아이카이스트에 대출해 준 금액이 20억2000만 원”이라며 “아이카이스트는 올해 1월 부실화되면서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해 하나은행이 약 8억5000만 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이 3연임 성공신화를 이루기 위해 전력질주해오는 동안 내부 통제 시스템은 엉망이 됐다.

지난해 하나은행은 성추행 간부 재채용 및 취업규정 위반 간부 재채용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으며, 지난달에는 신입 직원의 13억원 횡령 사건도 발생했다.

성추행 간부 재채용 비리 의혹은 부하 직원들을 성추행한 의혹을 받은 A지점장이 사표를 내고 은행을 떠났다가 하나저축은행으로 재입사한 후 다시 하나은행 베트남 지점장으로 발령이 난 사건이다.

지난달 말에는 하나은행 충남 천안 지역 지점에서 13억 횡령 사건이 발생했지만, 하나은행 측은 “고객 피해는 없다”는 안일한 태도를 보여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하나은행 내부 통제 시스템에에 대한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노조 측은 23일 낸 성명서를 통해 “김정태 회장의 후보 추천을 강력히 반대하고, 김 회장의 3연임을 강행하면 총력 투쟁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비리의혹 뿐만 아니라 실적개선에 대한 과제 또한 존재한다.

하나금융의 비은행권 계열사의 역량강화는 하나금융의 여전한 과제이다. 하나금융지주 순익에서 비은행권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3%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 완화를 위해 카드 수수료를 인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전망은 더욱 어두울 것으로 보인다.

하나카드는 타 사 대비 절반 수준의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어 타 사에 비해 희망퇴직을 권고하고 있지는 않아 실적과 재정상태가 좋아 보이지만 고위 연차 고임금자가 많은 역삼각형 구조라는 점은 변수로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실형을 선고 받아 회장직을 상실한다면 회장공석에 따른 업무지장이 하나금융 뿐만 아니라 자회사에 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이에 대해 <뉴스락>은 회장 공석에 따른 업무지장에 대한 대책과 3연임에 대한 입장을 듣고자 하나금융 홍보실과의 접촉을 시도했지만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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