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피죤의 일부 스프레이 제품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가 검출된 가운데 원료제공업체 AK켐텍과의 진실공방이 가열될 양상이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위해우려제품 1037개를 대상으로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안전·표시 기준의 준수 여부를 조사한 결과 45개 업체의 72개 제품이 위반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이중에서도 생활화학제품 34개 업체의 53개 제품에 대해 지난 12일 판매금지 및 회수명령을 내렸다.

◇ 피죤 "AK로부터 공급받은 원료에서 위해우려성분 검출...AK, 환경부 지정 검사방식 아닌 다른방식으로 검사하고선 미검출 주장" 

이중 피죤의 문제 제품은 ‘스프레이 피죤 우아한 미모사향’과 ‘스프레이 피죤 로맨틱 로즈향’ 등이다.

피죤은 환경부의 조치가 내려진 지난 12일 오전 즉시 자사 홈페이지에 '제품환불안내서'를 올리고 고객에게 사과하며 환불절차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피죤은 “이번 제품환불은 애경그룹(AK홀딩스) 주요 계열사 ‘AK켐텍’에서 공급받은 'ASCO Betaine (MBA)' 원료에서 위해우려성분이 검출된 것”이라며 “당사는 신속한 제품 회수 및 중단 조치 이후 AK켐텍에 위해물질 검출 원인에 대한 해명을 요청했으나 환경부가 지정한 검사방식이 아닌 방식을 통해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가 검출되지 않았음을 주장하고 있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피죤의 주장에 대해 AK컴텍은 펄쩍 뛰고 있다. 

AK켐텍은 “ASCO MBA를 포함한 모든 제품의 생산과 관련해 PHMG를 구매, 취급 및 처방한 사실이 없으며, 환경부 공인시험기관(FITI) 및 복수의 시험기관에 분석을 의뢰해 현재까지 확인된 결과를 토대로 PHMG가 검출될 여지가 없는 것이 명확하다”고 맞서고 있다. 

현재 피죤은 지난 2월 나온 FITI의 검사결과를 토대로 AK켐텍의 잘못을 주장하고 있으며, AK켐텍은 정부출연 연구기관(KIST) 분석에서 ‘미검출’, FITI와 동일한 분석기기를 사용하는 모대학 연구소로부터 ‘미검출’ 결과를 받은 상태다. 

AK켐텍 역시 FITI에 분석의뢰를 해 현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 AK컴텍 "피죤, 환경부 검사 결과 보여주지 않은 채 떠넘기기식 일방적 주장...FITI에 분석의뢰해 결과 기다리는 중"

AK켐텍은 “피죤이 FITI 결과를 보여주지 않은 채 일방적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AK켐텍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피죤이 먼저 지난 2월 중순 FITI에 분석의뢰를 해 현재 결과를 얻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한 내용 확인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거절당하고 있다”며 “자사의 FITI 의뢰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시점에서 피죤의 이 같은 일방적 주장은 옳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피죤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FITI 시험결과서는 당연히 함부로 외부에 유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사 입장에서도 PHMG가 검출되지 않는 것이 소비자들을 위해서라도 좋은 일인데 의도적으로 시험결과를 숨길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피죤이 FITI 분석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추후 있을 수 있는 법적 절차 과정 중 생길 상대의 대응 방지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AK켐텍은 PHMG 검출량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환경부 PHMG 조사에 따르면 스프레이 피죤 미모사향에는 0.00699%, 로즈향에는 0.009%가 검출됐다.

ASCO MBA는 해당 제품에 약 1.5%가 사용돼 이론상으로 PHMG가 각각 0.466%, 0.6% 이상 검출돼야 한다.

AK켐텍 관계자는 “이러한 검출량은 피죤에 납품한 ASCO MBA 200리터 포장 제품에 25% 액상형 PHMG를 1리터 페트병으로 4개 이상 투입해야 검출되는 양”이라며 “PHMG를 인위적으로 처방하거나 첨가하지 않으면 나타날 수 없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에 피죤 관계자는 “환경부 조사 관계자에게 문의한 결과, 과학적으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경우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PHMG 검출에 대한 피죤과 AK켐텍의 주장이 진실공방으로 번지면서 추후 나타날 AK켐텍 측 FITI 분석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피죤 관계자는 해당 제품의 자세한 환불절차에 대해 “제조연월에 관계없이 해당 두 제품이라면 모든 제품에 대해 환불조치를 할 예정”이라며 “추가적인 보상안에 대해서는 현재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피죤의 소비자 보상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피해보상금액은 많게는 수백억원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며 "때문에 피죤과 AK컴텍간 법정공방으로 비화될 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비자 집단소송도 제기될 가능성도 있어 파장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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