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3고(高) 시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 분쟁 등 대외 악재까지 잇따라 발발하면서 산업 전반에 걸쳐 위축된 한해였다.  

이런 가운데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의미있는 실적을 내 주목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누적 수주액 3조원을 돌파했으며, '유한양행'은 연매출 2조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이하 LG화학)도 올해 1조원대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3사가 의미있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제약바이오 산업 외형은 커져가는 모양새다.

<뉴스락>은 삼성바이오, 유한양행, LG화학 3사를 토대로, 제약바이오 산업의 2023년 한해를 정리해봤다.

 

연매출 1·2·3조 클럽의 가시화

(왼쪽부터) 존림 삼성바이오 대표,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각 사 제공 [뉴스락 편집]
(왼쪽부터) 존림 삼성바이오 대표,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각 사 제공 [뉴스락 편집]

삼성바이오(대표 존림)는 지난해 4분기 연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최초로 연매출 3조 클럽에 입성했다.

올해는 연간 누적 수주액도 3조를 넘겼다. 삼성바이오는 시설 확장에 따른 의약품 위탁개발생산(이하 CDMO)을 통해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는 지난 10월 공시를 통해 올해 매출액을 3조6000억원 규모로 전망했다.

유한양행(대표 조욱제)은 2조클럽 목전에 있다. 유한양행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 4200억원 규모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2%의 증가율이다.

나아가 렉라자 급여화 이후의 매출 증가와 기술료 수익 발생 등의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내년 유한양행의 연매출을 2조1209억원으로 전망했다.

LG화학(대표 신학철)도 1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8860억원 규모다. 전년 동기 대비 33.4% 증가했다.

LG화학은 올해 초 미국 제약사 아베오파마슈티컬스(이하 아베오)를 인수하면서 성장의 날개를 달았다.

증권사 컨센서스는 올해 LG화학의 연매출을 1조 2031억원으로 추정했다.

눈여겨볼 3사의 차별화 전략

삼성바이오는 증가하는 바이오 의약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5공장을 건설중이다. 5공장은 2025년 4월 완공 예정이다. 사진 삼성바이오 제공 [뉴스락]
삼성바이오는 증가하는 바이오 의약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5공장을 건설중이다. 5공장은 2025년 4월 완공 예정이다. 사진 삼성바이오 제공 [뉴스락]

삼성바이오의 핵심은 생산 시설에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는 삼성바이오의 주력 서비스는 위탁개발(CDO)과 위탁생산(CMO)이다. 경쟁력은 압도적인 생산능력과 속도 그리고 의약품의 균일한 생산에서 나온다.

이번 연간 누적 수주액 3조 돌파 비결도 CDMO에 있다. 최근 삼성바이오는 아시아 소재 제약사와 1건의 신규, 4건의 증액 CMO를 체결했다. 5건의 계약으로 늘어난 수주 금액은 7608억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GSK·일라이릴리·로슈·화이자·노바티스 등 현재 12건 증액 계약이 공시됐다.

삼성바이오의 대규모 수주·생산 체제 CDMO가 글로벌 빅파마를 사로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설비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삼성바이오는 증가하는 바이오 의약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5공장을 건설중이다. 5공장은 2025년 4월 완공 예정이다.

유한양행은 ESG 경영의 일환으로 렉라자 급여화 이전까지, 렉라자를 국내 폐암환자들에게 무료 공급한다. 사진 유한양행 제공 [뉴스락]
유한양행은 ESG 경영의 일환으로 렉라자 급여화 이전까지, 렉라자를 국내 폐암환자들에게 무료 공급한다. 사진 유한양행 제공 [뉴스락]

유한양행은 지난 6월 렉라자에 대한 폐암 치료 확대 허가를 받았다. 그리고 현재까지 렉라자를 국내 폐암환자들에게 무료 공급하고 있다.

이는 유한양행의 제약업의 특성을 살린 ESG와 연계한 사회공헌 사업 운영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렉라자를 1차 치료제로 처방받을 수 있는 국내 환자가 9800여명이기에, 유한양행이 렉라자를 무료 공급하면서 포기한 수익을 7500억 규모로 추정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렉라자 개발 단계에서 다국적 제약기업 얀센에 라이센스 아웃(기술 수출)한 1조4000억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비용을 사회공헌 비용으로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렉라자에 대한 급여기준확대 안건은 12월 중으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2024년 1월부터는 급여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내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는다면, 글로벌 신약으로 자리매김해 본격적으로 매출과 이익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이 지난해 인수한 아베오의 주력 상품 신장암 표적 치료제 '포티브다'. 사진 FOTIVDA 제공 [뉴스락] 
LG화학이 지난해 인수한 아베오의 주력 상품 신장암 표적 치료제 '포티브다'. 사진 FOTIVDA 제공 [뉴스락] 

LG화학의 올해 매출 급등 배경에는 '아베오 인수'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인수한 아베오의 주력 상품, 신장암 표적 치료제 ‘포티브다’는 2021년 FDA 허가를 획득한 신약이다. 

올해 LG화학의 재무제표에는 포티브다의 매출이 연결실적으로 반영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재 포티브다의 매출액은 830억원 수준이다. LG화학은 포티브다의 올해 매출이 2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증권업계는 포티브다의 매출을 2027년 5000억원 규모로 예상했다.

기존 주력 상품들의 매출도 성장세다. 제미글로, 제미글로 패밀리, 성장호르몬제, 백신 등의 기존 사업의 매출은 3분기 기준 전년 대비 18%의 증가율을 보이며, 4812억원이다.

나아가 LG화학은 신약 파이프라인을 대폭 확대했다. 두경부암 신약 피클라투주맙, 통풍신약 티굴릭소타트, 희귀비만증 치료제 LB54640 등 현재 보유한 임상 개발 단계의 신약 파이프라인 수는 15개다. LG화학은 2030년까지 5개 신약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공통분모가 된 과감한 R&D

자료 한국제약바이오협회(KPBMA) 제공
자료 한국제약바이오협회(KPBMA) 제공

3사의 공통분모는 과감한 연구개발(R&D)에 있다. 

삼성바이오는 올해 전년 대비 연구개발 투자 증가율이 가장 높은 기업이다.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22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5%(506억원) 증가했다. 이러한 높은 증가율을 보인 원인에는 CDMO 수주 증가에 대한 영향이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의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1354억원으로 전년 대비 0.1% 감소했다. 그러나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전반을 살펴볼 때, 1000억원이 넘는 규모를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것은 결코 적지 않다.

또한 3분기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4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했다. 렉라자의 무상공급 비용 지출이 연구개발비 확대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연매출의 30%를 연구개발비에 투자한다. 지난해 276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2690억원이다. 이에 올해 연구개발비는 총 3000억원 규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이 공격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할 수 있는 이유는 높은 자체 개발 제품 매출 비중에 있다. LG화학의 자체 개발 제품 매출 비중은 95%로 국내 5대 제약사 평균(48%)보다 두 배 높다.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양호한 영업이익을 견인하는 구조라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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