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2023년에는 엔데믹의 도래와 함께 유통업계에서는 내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가득했다. 그러나 각종 원자재 상승 등으로 인한 고물가 영향으로 위축된 소비심리는 쉽게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코로나 효과가 둔화되며 각 분야의 업계마다 분위기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상황 속에서 유통업계에는 각종 사건 사고들도 많았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실적 개선과 도약을 하려는 업체도 있었다.

이에 올 한해 유통업계에는 어떠한 일들이 일어났는지 <뉴스락>이 2023년을 돌아봤다.

신축아파트 빌트인 가구업체 담합...'큰 공분'

이정섭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부장검사가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국내 가구업체들의 2조 3261억 원 규모 아파트 빌트인가구 입찰담합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검찰은 9년 동안 아파트용 특판가구(빌트인 가구) 가격을 담합한 가구업체 8곳과 최양하 전 한샘 회장을 포함한 가구업체 전·현직 대표 6명 등 업체 관계자 12명을 건설산업기본법위반 및 공정거래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9년 동안 아파트용 특판가구(빌트인 가구) 가격을 담합한 가구업체 8곳과 최양하 전 한샘 회장을 포함한 가구업체 전·현직 대표 6명 등 업체 관계자 12명을 건설산업기본법위반 및 공정거래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올해 4월 가구업계에는 큰 소동이 일었다. 신축아파트에 빌트인으로 들어가는 가구업체 8곳이 2조 3261억 원 규모 담합이 적발돼 무더기로 기소됐다.

해당 가구업체 담합은 현대리바트의 자진신고(리니언시)로 발각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2014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약 9년 동안 24개 건설업체가 발주한 전국 아파트 신축 현장 783건의 주방 및 일반 가구 공사 입찰에 참여해 불법 담합한 것으로 파악했다.

담합을 주도한 업체들은 사전 모임에서 낙찰 순번을 합의한 뒤 입찰 가격과 견적서를 공유하는 등 '들러리 입찰' 후에 합의된 업체가 최저가 낙찰을 받도록 유도했다.

이에 검찰은 건설산업기본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한샘, 한샘넥서스, 넵스, 에넥스, 넥시스, 우아미, 선앤엘인테리어, 리버스 등 8개 가구업체 법인과 최양하 전 한샘 회장 등 임직원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불법 담합 낙찰 업체는 신축 아파트와 오피스텔에 높은 공급단가로 빌트인 가구를 시공하는 등 아파트 분양가 상승의 원인이 돼 국민들의 큰 공분을 샀다.

'잼버리 행사' 곰팡이와 바가지 논란...아워홈과 GS리테일은 울상

12일간의 여정을 마친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원들이 13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짐을 부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12일간의 여정을 마친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원들이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짐을 부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올해 '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 행사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 특히 유통업체 아워홈과 GS리테일이 큰 진통을 겪었다.

아워홈은 잼버리 행사에서 식음 서비스 부문 공식 후원사로 선정됐다. 그러나 공식후원사임에도 불구하고 부실한 급식 제공과 납품한 구운 달걀 7개에서 곰팡이가 발견돼 큰 논란을 일으켰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대회에 제공된 구운 계란 1만 9000개를 전량 회수해 조사한 결과 총 7개에서 곰팡이가 검출됐다. 해당 구운 계란은 아워홈과 계약한 지역 업체가 납품한 제품인 것으로 확인된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도 잼버리 기간 중 일부 제품을 시중보다 비싸게 판매해 '바가지' 원성을 듣기도 했다. 이후 GS리테일은 잼버리 행사에서 물류 인프라 비용, 특수 장비 동원 등 편의점 운영을 위해 투입됐던 비용이 높았다고 해명 후 가격을 정상화시켰다.

잼버리 행사의 각종 논란은 대한민국 국가의 위상을 떨어지게 만들었다는 질책을 받았다.

유커가 돌아왔다...면세업계 '기대'했으나 실적개선은 "아직"

한·중 수교 31주년을 기념해 입국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신라면세점을 방문해 사진을 찍고 있다. 호텔신라 제공. [뉴스락]
한·중 수교 31주년을 기념해 입국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신라면세점을 방문해 사진을 찍고 있다. 호텔신라 제공. [뉴스락]

실적 개선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던 면세시장은 6년 만에 유커가 한국으로 돌아와 큰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지난 8월 중국 정부는 자국민의 방한 단체관광 비자를 6년 5개월 만에 허용했다. 이에 각 면세업체마다 각종 프로모션 등을 통해 중국인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로 분주했다.

이후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여객선과 항공기를 이용해 국내에 속속들이 들어오며 면세업계는 하반기 실적 개선을 전망했으나 안타깝게도 실적이 빠르게 개선하진 못하고 있다.

면세업계에서는 중국의 경기 악화로 인해 관광객 증가 속도가 더디며, 코로나 이전처럼 유커들이 값비싼 물건들을 대량으로 구매하지 않고 면세점 명품보다는 일반 뷰티크숍 가성비 제품을 선호하고 있는 추세라 실적 개선 속도가 예상보다 느린 것으로 예측했다.

SPC는 '또다시' 사고...국정감사·청문회 등에서 '질책'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SPC에서는 또다시 인명피해 사고가 터졌다.

지난 8월 경기도 성남 샤니 제빵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리프트와 배합볼 사이에서 작업하던 중 끼임 사고를 당했다. 해당 노동자는 사고 후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이틀 뒤에 숨졌다.

이에 올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는 SPC 계열사 이강섭 샤니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사과를 전했으며, 이후 12월에는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출석해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SPC계열 공장에서 근무하던 노동자 사망 소식이 들리자 많은 사람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홈쇼핑 송출수수료 갈등에 '블랙아웃' 초강수

송출 중단 관련 안내 페이지. 현대홈쇼핑 홈페이지 제공. [뉴스락] 
송출 중단 관련 안내 페이지. 현대홈쇼핑 홈페이지 제공. [뉴스락] 

올해 홈쇼핑 업계는 '방송 송출 중단(블랙아웃)'이라는 초강수를 둘만큼 TV홈쇼핑사와 유료 방송 사업자 간 송출 수수료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았다.

송출 수수료란 홈쇼핑사가 유료 방송 사업자에게 채널을 사용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금액을 의미한다.

지속적인 갈등으로 롯데홈쇼핑과 현대홈쇼핑, CJ온스타일 등 주요 홈쇼핑 채널이 송출 수수료 갈등 끝에 일부 유료 방송 사업자에게 방송 송출 중단을 통보했다.

홈쇼핑사가 자발적으로 방송 송출까지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현재는 각 사의 협상 등으로 인해 갈등은 잠정 보류됐다.

롯데홈쇼핑은 딜라이브 강남케이블티브이의 송출 중단을 예고했으나 양사 합의로 일단락 됐으며, 현대홈쇼핑 역시 KT스카이라이프와 갈등을 지속하다 정부의 개입으로 송출 중단 조치는 보류됐다. CJ온스타일도 LG헬로비전과 송출수수료 인하 추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 '먹거리' 가격 인하 촉구에 '밀 원재료' 식품가격 인하

농심 신라면 봉지면. 농심 제공.  [뉴스락] 
농심 신라면 봉지면. 농심 제공.  [뉴스락] 

물가가 나날히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한숨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먹거리'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방안을 펼치고 있다.

지난 6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제 밀 가격이 내린 것을 이유로 라면 가격에 대한 인하를 요청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도 정부의 요구에 호응하며 과자·라면류 등을 판매하는 기업들에 가격 인하를 촉구했다.

이후 7월부터 농심은 신라면과 새우깡 출고가를 각각 4.5%, 6.9% 낮춘 것을 필두로 삼양식품과 오뚜기, 팔도 등 라면 4사가 모두 가격을 인하했다.

라면 뿐 아니라 밀가루가 주재료인 과자·빵 가격도 연이어 내렸다. 롯데웰푸드를 비롯한 해태제과는 과자 가격을 낮췄으며 SPC,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은 빵 가격을 기존보다 싸게 인하했다.

현재 정부는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 정부 '물가안정책임관' 책임을 맡겨 세밀한 물가 관리를 진행중이다.

이커머스업계 판도 바꿀까...'알리익스프레스' 한국 시장 돌격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가 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를 발표하고 있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가 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를 발표하고 있다.

가품판매 논란으로 국정감사에 출석했던 알리 익스프레스가 배송센터 확대로 한국 이커머스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번달 6일 레이 장 대표 중국의 쇼핑앱 알리 익스프레스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중 한국 내 물류센터 건립을 고려하고 있으며 지식재산권 침해를 막기 위해 한국에 1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의 알리의 배송센터 건립이 현실화 될 경우 업계에서는 가격 경쟁에 큰 강점을 가진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를 흔들 수도 있을 것이다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알리 익스프레스의 월간 사용자 수는 지난해 8월에 277만 명으로 추산되나 약 14개월 만에 사용자 수가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측된다.

"가격 동일하지만 용량은 줄였다" 슈링크인플레이션 꼼수 논란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모습.  GS리테일 제공 [뉴스락]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에서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는 모습.  GS리테일 제공 [뉴스락]

정부의 먹거리 가격 인하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기업에서는 가격은 동일하게 지속하나 제품 용량을 줄이는 등 일명 '슈링크플레이션'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해 일부 제조사는 용량 변경을 인정하나 포장재·레시피 등이 변경된 리뉴얼 상품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지난 13일 정부는 추경호 경재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의 '용량 축소 등에 대한 정보 제공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에게 고지하지 않고 용량을 줄이거나 원재료 비율을 낮추는 행위를 '부당한 소비자거래행위'로 규정하기로 결정했다.

부당행위에 포함되면 관련법에 근거해 최대 3,000만 원의 과태료를 물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지침상으로는 최대 1,000만 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CJ와 쿠팡 대격돌...뷰티시장에서도 경쟁체제

김문식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거래결함심사국장이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씨제이올리브영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 제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문식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거래결함심사국장이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씨제이올리브영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 제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국내에서 식품‧물류의 선두주자를 달리고 있는 CJ그룹과 이커머스 산업계에 강자로 떠오르는 쿠팡의 경쟁도 날이 갈수록 치열하다. 올해는 뷰티분야에서 두 업체가 충돌했다.

지난 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CJ올리브영에 과징금 18억9천600만 원과 법인 고발 처분을 내렸다. 행사 독점 및 정보처리비 부당수취에 대한 정액 과징금 각 5억 원과 정상 납품가격 미환원 행위에 대한 정률 과징금 8억9천600만 원을 합한 금액이다.

공정위는 CJ올리브영에 ▲행사 독점 ▲납품가격 미환원 ▲정보처리비 부당수취 세 가지 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한 사항에 대해 지적했다.

이날 공정위의 처분은 지난 7월 쿠팡이 "올리브영이 쿠팡을 경쟁상대로 인식해 중소 납품업자의 쿠팡 납품‧거래를 막고 있다"며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이뤄졌다.

현재 올리브영은 H&B스토어 평정 후 온라인몰의 비중을 확대중이다. 쿠팡은 로켓럭셔리를 통해 에스티로더, 맥, 헤라, 설화수, 록시땅, 비오템 등 명품 화장품의 새벽 배송을 진행하며 소비자를 늘리고 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납품가격 갈등으로 작년 11월부터 햇반을 포함한 전 제품에 대해 쿠팡과 거래를 중단한 바 있다.

식품업계도 MZ세대로 '물갈이'...오너 3세대 임원진 전면 배치

국내 대표 식품 기업들이 젊은 오너 3세대로 세대교체를 모색중이다. [뉴스락 편집]
국내 대표 식품 기업들이 젊은 오너 3세대로 세대교체를 모색중이다. [뉴스락 편집]

각 기업들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식품업계에서는 MZ세대 오너 3‧4세들이 전면에 배치되며 세대교체가 본격화가 시작됐다.

올해 초 오리온의 담서원 상무는 경영관리파트의 수석부장으로 입사한 뒤 1년 6개월이 흘러 상무로 승진했다. 현재 담 상무는 경영관리담당 인원을 맡으며 전사에 대한 경영전략 및 사업계획 수립하고 매출 및 손익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삼양식품의 오너 3세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은 상무로 승진해 경영 전면에 나섰다. 전 상무는 올해 비전선포식 공식 석상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 주목을 받았다.

현재 식품업계에서는 농심의 신상열 상무와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 등도 임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여러 MZ세대 임원들이 주축이 되며 각 그룹의 발전이 어떻게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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