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5G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요금제를 개편하고 서비스를 다양화한 이통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올해도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정부의 통신비 인하압박 등으로 통신사업이 축소되자, 내년부터는 통신사 꼬리표를 떼고 미래 사업을 본격화하고자 한다.

이통 3사는 탈통신을 추진하며 인공지능(AI)을 주축으로 한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AI는 통신뿐 아니라 비통신 분야에서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AI와 탈통신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이통 3사의 2023년을 <뉴스락>이 돌아본다.

희비 갈린 이통 3사, SK텔레콤만 영업이익 증가

이동통신 3사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전자공시시스템 제공 [뉴스락 편집]
이동통신 3사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전자공시시스템 제공 [뉴스락 편집]

1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텔레콤(대표 유영상)의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은 4조 40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9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6% 상승했다.

실적 이유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통신 시장 성장세가 꾸준한데다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사업 등이 고른 성장을 나타낸 덕분”이라고 말했다.

KT(대표 김영섭)는 2023년도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3.4% 증가한 6조 6974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연결 매출은 상장 이후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임금 및 단체협상’ 3분기 조기 타결과 콘텐츠 소싱 비용 평활화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해 3219억원을 기록했다.

KT 관계자는 “임금 협상과 콘텐츠 소싱 비용이 작년에는 4분기에 반영됐던 것을 감안하면 연결 및 별도 영업이익 모두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대표 황현식)는 올해 3분기 매출 3조 5811억원, 영업이익 25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0.8% 줄어든 성적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기존 가입자의 해지율이 안정적 기조를 보이면서 질적 성과가 매출 증가로 이어졌으나, 영업이익은 홈쇼핑 송출수수료 협상 지연에 인건비 등 운영 경비가 늘어나면서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통 3사, AI 혁신·경쟁력 확보에 초점 둔 조직개편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영섭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각 사 제공 [뉴스락 편집]
(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영섭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각 사 제공 [뉴스락 편집]

이동통신 3사는 모두 조직개편·임원인사의 핵심 키워드로 ‘AI’를 채택했다.

SK텔레콤은 지난 7일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통해 AI를 중심으로 자체 경쟁력 강화와 전방위 협력을 통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기존 조직을 △AI서비스사업부 △글로벌·AI테크사업부 △T-B 커스터머사업부 △T-B 엔터프라이즈사업부 등 AI를 중심으로 한 4대 사업부 체계를 구축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AI 솔루션 사업을 추진할 ‘톱 팀(Top Team)’ 조직도 신설했다.

또한 ESG, CR, PR 기능을 총괄하는 대외협력 담당을 신설해 기존 사업과 더불어 AI 및 글로벌 사업 확장을 지원한다.

이번 인사에서는 AI 역량과 글로벌 사업 수행 역량을 갖춘 인재들로 선임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이번 조직개편·임원인사 배경에 대해 “회사 전략 실행에 가장 효과적인 조직구조를 갖추고 글로벌과 AI 역량 및 전문성이 검증된 인재를 주축으로 리더십을 개편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KT가 지난 11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김영섭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KT 관계자는 “김영섭 신임 대표가 풍부한 기업경영 경험과 오랜 기간 ICT 업계에 몸 담으며 축적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KT를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성장시킬 최적의 적임자로 꼽힌다”고 말했다.

‘ICT 서비스 전문기업’이라는 청사진을 그리는 KT는 지난달 30일 상무보 이상 임원을 20% 줄이는 대규모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KT는 이번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통해 디지털 혁신과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존의 IT부문과 융합기술원(R&D)을 통합한 '기술혁신부문’을 신설했다.

연구단계에서 서비스 구현까지 기술개발 전 과정의 혁신을 담당하며, 부문장으로는 야후와 마이크로소프트, 현대카드/커머셜 등을 거친 IT전문가인 오승필 부사장을 발탁했다.

기술혁신부문 산하에 클라우드, AI, IT 분야의 역량이 뛰어난 고수 집단 ‘KT컨설팅그룹’을 새롭게 조직했다.

김영섭 KT 대표는 "KT는 ICT 서비스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고객의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드는 디지털 혁신 파트너'라는 비전을 설정하고 고객·역량·실질·화합이라는 네가지 핵심가치를 체질화시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AI 중심의 신사업 성장 전략을 가속화하기 위해 황현식 대표를 유임했다.

황 대표는 내부 출신 첫 최고경영자로서, 20여 년간 LG유플러스에 몸 담으면서 갖춘 경영 능력을 바탕으로 안정적 회사 성장을 이끌었다.

황 대표는 LG유플러스의 플랫폼 중심 중장기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해, AI를 핵심 신사업으로 선정하고 AI와 데이터 기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직개편과 인사를 추진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AI 기술담당을 거쳐 AI·데이터사이언스그룹장을 지내고 있는 ‘AI 전문가’인 전병기 전무를 승진시켰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AI와 데이터 기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고객 관점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고 미래 신사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재를 적극 중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5G 포화 속 AI로의 전환, 이통 3사의 ‘탈통신’ 전략

‘국내 인공지능 분석 시장 전망, 2023-2027’ 연구 보고서. 한국IDC 제공 [뉴스락]
‘국내 인공지능 분석 시장 전망, 2023-2027’ 연구 보고서. 한국IDC 제공 [뉴스락]

이동통신 3사가 AI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며 '탈통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AI 시장의 성장과 통신비 완화에 대응하기 위해 AI 관련 투자와 사업을 확대하고, 기존 사업의 AI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통신만으로는 실적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무선 통신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으며, 정부의 통신비 완화 기조로 인해 5G 요금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가입자 당 평균 매출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원에 달했지만, 가입자 당 평균 매출은 3.6% 감소했다.

무선 통신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반면 AI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성장을 이루고 있다.

한국IDC가 최근 발간한 ‘국내 인공지능 분석 시장 전망, 2023-2027’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AI 시장 규모는 2023년부터 연평균 14.9% 성장해 2024년 3조 662억원, 2027년까지 4조 4636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몇 년간 이통 3사가 탈(脫)통신, 특히 AI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이통 3사 로고. 각 사 제공 [뉴스락]
이통 3사 로고. 각 사 제공 [뉴스락]

SK텔레콤은 AI 관련 투자 비중을 과거 5년(2019~2023년) 12%에서 향후 5년(2024~2028년) 동안 33%로 약 3배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17조 3049억원이던 매출을 2028년 25조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AI 관련 매출 비중은 지난해 9%에서 2030년 36%로 높여 잡았다.

지난 9월에는 △AI인프라 △AIX △AI서비스 등 3대 영역을 중심으로 자강과 협력에 기반해 글로벌 협력 모델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했다.

유무선 통신,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등 기존 핵심 사업의 AIX(AI전환)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AIX는 AI를 통해 기존 유무선통신과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사업을 혁신하고 UAM과 헬스케어 영역까지 AI를 확대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AI 피라미드 전략의 실행력을 극대화해 변화와 혁신의 결실을 가시화시켜야 하는 매우 중요한 해"라고 강조했다.

KT는 2025년까지 AI 사업과 관련해서만 1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KT는 2027년까지 5년간 △초거대 AI 기술 △AI 핵심 인프라인 클라우드·IDC 인프라 고도화 △AI 신사업 발굴 및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약 7조원을 투자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KT는 최근 초거대 AI '믿음'을 상용화한 데 이어 AI 연구개발 조직을 강화하고, AI 사업을 본격화하고 AI 거버넌스를 수립했다.

KT의 AI 사업 전략은 AICC(AI 컨택센터), AI 물류, AI 로봇, AI 케어, AI 교육 등 다양한 고객과 산업의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AI 서비스' 제공에 중점을 두고 있다.

LG유플러스가 △AI 기반 고객센터 ‘AICC’ △AICC 클라우드 △소상공인 AI 솔루션 ‘우리가게 AI’ 등을 AI 3대 서비스로 선정하고, B2B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AI 3대 서비스를 자체 개발한 통신 맞춤형 AI 엔진 ‘익시젠’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익시젠은 LG유플러스의 자사 AI 브랜드 ‘익시(ixi)’의 초거대 AI 엔진으로, 추천, 예측, 검색, 비전 등 다양한 AI 엔진을 통합하고 고도화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익시젠을 통해 전체적인 AI 기술 전문성을 키우고, 너겟과 IPTV 등 고객 접점이 많은 서비스와 플랫폼에 챗봇 형태로 적용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중 익시젠 서비스를 본격 출시하고, AI를 포함한 비통신사업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AI는 고속성장이 기대되고 통신사가 가진 무선 통신기술과 데이터의 경쟁력 향상은 AI와 직결됐다”며 “AI 시장에서 이미 선두를 달리는 빅테크 기업과 이통 3사가 경쟁을 벌이면서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뉴스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