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지난해를 돌아보고 올해의 배당정책, 정관변경사항, 이사선임 등 주요 안건을 주주들에게 알리는 3월 정기주주총회(주총) 시즌이 돌아왔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국내 상장 제약회사들의 주주총회소집공고에 따르면 제약업계 주총은 오는 15일부터 차례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슈퍼주총데이'는 28일로 결정됐다.

주총은 회사의 기본조직과 경영에 관한 중요한 사항을 의결하는 자리다. 의논되는 안건들은 한 해 동안의 회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방향키로 작용하기에, 주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번 제약업계의 주총에서는 '경영권 분쟁', '대표 연임', '신사업' 등 굵직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어 주총장이 그 어느때보다 뜨겁게 달궈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4 미리보는 제약업계 주주총회. [뉴스락 편집]
2024 미리보는 제약업계 주주총회. [뉴스락 편집]

'경영권 분쟁' 한미약품그룹, 3월 말 주총서 표대결 예정

한미약품 본사 전경 및 (왼쪽부터)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한미약품 제공 [뉴스락 편집]
한미약품 본사 전경 및 (왼쪽부터)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한미약품 제공 [뉴스락 편집]

한미약품그룹(회장 송영숙)은 시끌벅적한 주총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의 오너일가가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을 두고 표대결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한미그룹은 글로벌 소재·에너지 전문기업 OCI그룹과의 통합 계획을 밝혔다. 해당 계획은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이 주도했다.

그러나 한미약품 창업자 고(故) 임성기 선대 회장의 장·차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그룹 통합을 반대에 나서며 파란이 예상된다.

지난 2월 임종윤·종훈 형제는 한미사이언스에 주주제안권을 행사하고 한미그룹에 이사와 대표이사로 경영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송영숙 회장 측과 형제 측이 날카로운 대립 각을 세우면서 경영권 분쟁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두 형제 측이 확보한 지분은 총 28.4%이다. 송영숙 회장 측이 31.9%으로 소폭 앞서가고 있으나 큰 차이는 아니다. 여기에 가현문화재단(4.9%)과 임성기재단(3%)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을 것으로 예측돼 경영권 분쟁의 승패의 키는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12.15%를 보유한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의 선택에 따라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임종윤·종훈 형제 측과 송영숙 회장 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한미사이언스의 주총 일정은 공시되지 않았으나 이달 말 진행될 것으로 점쳐진다. 

대표들의 등기임원 임기 만료, '재선임'하는 대표이사...새인물은?

(왼쪽부터)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김영주 종근당 대표이사 사장, 허은철 녹십자 대표이사 사장, 정재훈 동아쏘시아홀딩스 대표이사 사장,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이사. 각사 제공 [뉴스락 편집] 
(왼쪽부터)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김영주 종근당 대표이사 사장, 허은철 녹십자 대표이사 사장, 정재훈 동아쏘시아홀딩스 대표이사 사장,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이사. 각사 제공 [뉴스락 편집] 

유한양행(대표 조욱제)은 오는 15일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에 위치한 본사에서 제101기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한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유한양행은 3월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조욱제 대표를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 상태다.

김열홍 유한양행 R&D 총괄 사장은 사내이사, 현재 이정희 이사회 의장을 기타비상무이사에, 신영재 법무법인 린 파트너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각각 선임할 계획이다.

유한양행의 또 다른 주총 관전포인트는 제2호 의안으로 상정된 회장·부회장 직위 신설이다. 유한양행의 100여년 역사 속에서 회장직에 오른 인물은 고(故) 유일한 창업주와 연만희 전 고문 둘 뿐으로 역대 3번째 회장 자리에 누가 앉을지에 대한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종근당(대표 김영주)은 오는 28일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에 위치한 본사에서 제11기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한다. 김영주 대표는 3월 25일 임기가 끝나며 재선임 안건이 상정된 상태다. 신규선임 사내이사로는 이동하 종근당 기획팀장이 후보에 올랐다.

녹십자(대표 허은철)는 오는 28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R&D센터에서 제55기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한다. 허은철 대표도 오는 20일 임기가 만료된다.

허 대표의 재선임을 포함해 정재욱 녹십자 R&D 부문장과 신웅 녹십자 QM실장이 사내이사 신규선임 후보에 올랐다.

사외이사에는 이춘우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를 재선임하고 이진희 법무법인(유) 세종 파트너 변호사, 심성훈 (주)스펙트라 대표, 박기준 우리회계법인 공인회계사가 신규선임 후보로 추천됐다.

동아쏘시오홀딩스(대표 정재훈)는 오는 28일 서울시 동대문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제76기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한다. 정재훈 대표의 임기는 오는 29일 만료된다.

정 대표 역시 재선임 안건이 상정됐다. 고승현 동아쏘시오홀딩스 경영지원실장은 사내이사, 정영진 법무법인 현 파트너 변호사는 사외이사 후보로 각각 추천됐다.

일동제약(대표 윤웅섭)은 오는 22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제8기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한다. 윤웅섭 대표의 임기는 오는 24일까지다.

지난 2013년 대표이사로 선임된 윤 대표 역시 재선임 안건이 상정됐으며, 최규환 일동홀딩스 부사장이 사내이사 신규선임 후보에 올랐다. 사외이사에는 채희동 서울 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의 재선임 안건이 상정됐다.

대웅제약(대표 이창재·전승호)은 오는 28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제22기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한다. 전승호 대표는 이달 퇴임하며 이창재 대표의 임기는 오는 26일 만료된다.

이 대표의 재선임은 안건으로 상정됐고 박은경 대웅제약 ETC마케팅 본부장이 사내이사 후보에 올랐다. 조영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교수가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정관 변경 통해 '신사업' 추가하는 제약사들, 사업다각화 가능할까

(왼쪽부터) 녹십자그룹 본사, 광동제약 본사, 조아제약 경남 함안 생산공장. 각사 제공 [뉴스락 편집]
(왼쪽부터) 녹십자그룹 본사, 광동제약 본사, 조아제약 경남 함안 생산공장 전경 모습. 각사 제공 [뉴스락 편집]

GC녹십자그룹의 지주사 녹십자홀딩스(대표 허일섭·허용준)는 오는 28일 열릴 주총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시장조사', '경영자문 및 컨설팅', '특허권 등 지식재산권 관리 및 라이선스업', '자회사 상품 또는 용역의 공동개발과 판매' 등 사업목적을 추가할 계획이다.

녹십자홀딩스는 지난 2022년 '부속의원 설립' 사업목적을 추가한 바 있다. 이번 정관 변경도 같은 맥락 선상에서 지주사의 사업 보폭 확장의 목적을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정관 변경 이유에 대해 "지주사 업무의 사업목적 추가"라고 밝혔다.

광동제약(대표 최성원)은 오는 26일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aT센터에서 제51기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한다. 주목되는 것은 제2호 의안으로 정관 변경을 통해 사업목적에 '태양광 발전업'을 추가한 것이다.

회사 측은 "태양광 사업 영위를 통한 원가 절감"이라고 정관 변경 목적을 밝혔다.

국내 제약사가 정관에 태양광 발전업을 추가하는 것은 최초의 행보다. 광동제약은 올해 입주를 앞둔 경기도 과천 소재 신사옥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아제약(대표 조성환·조성배)은 오는 25일 영등포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제28기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한다. 이날 당사는 정관 변경을 통해 '동물용 의약품', '단미사료 및 배합사료', '기타 사료 등의 제조 및 판매업', '사료, 애완 동물 및 관련용품 도소매업' 등 사업목적을 신규 추가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정관 변경의 목적에 대해 "애완동물, 동물용 의약품, 사료 사업 진출을 통한 수익 창출"이라고 밝혔다.

조아제약이 반려동물 사업에 나서는 이유는 사업다각화를 통해 성적 부진을 타파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조아제약의 매출액(629억원)과 영업이익(-68억원)은 전년 대비 각각 8%, 1317% 감소했다.

이 밖에 28일 슈퍼주총데이를 앞둔 제약사로는 코오롱생명과학, 대한약품, 안국약품, 파미셀 등이 있다. 앞서 15일에는 삼성바이로직스가, 22일에는 부광약품, 삼진제약 등이, 26일에는 셀트리온의 주총이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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