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고난의 행군 중인 건설업계도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았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오는 15일 삼성물산을 시작으로 주요 안건을 상정해 논의하는 정기 주주총회를 시작한다.

업계는 총체적 위기의 도래 속에도 사명 변경, 배당금 확정 및 자사주 소각 등을 추진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다.

또 경영진 사내이사 선임 등의 자리 배치를 통해 역풍의 바람막이가 돼줄 인사를 꾀하는 모습이다. 

이에 <뉴스락>은 개막을 앞둔 주요 건설사의 '2024 주주총회 관전 포인트'를 들여다봤다.

삼성ENG·SGC이테크건설, 사명 변경으로 정체성 확립나서

 (좌) 남궁홍 삼성엔지니어링 대표 및 사옥 (우) 이우성 SGC이테크건설 대표 및 사옥. [뉴스락 편집]
(좌) 남궁홍 삼성엔지니어링 대표 및 사옥 (우) 이우성 SGC이테크건설 대표 및 사옥. [뉴스락 편집]

삼성엔지니어링과 SGC이테크건설이 새 옷을 입고 변화를 모색한다. 2사는 이번 주총에 '사명 변경 건'을 안건으로 올린다. 사명 변경을 통해 건설 이미지를 탈피하고 사업확장의 의지를 다지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오는 21일 열리는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공시했다. 의안의 주요 내용으로는 이사 선임의 건, 사외의사 선임의 건, 정관 일부 변경 건 등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미래 구상 과정에서 변화된 비즈니스 환경과 미래 확장성을 반영한 새로운 사명 변경이 필요하단 목소리에 공감해 이를 추진한다는 게 기업 측의 설명이다. 

이번 주총에서 해당 안건이 승인된다면 회사는 헌 옷을 벗고 엔지니어스(Engineers)와 어헤드(Ahead) 가 결합한 삼성E&A로 재탄생하게 될 전망이다.

남궁홍 삼성엔지니어링 대표는 "새로운 사명을 계기로 회사의 미래 준비 작업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존 사업 수행 능력은 더욱 단단히 하고, 신규 사업은 기술 기반으로 빠르게 기회를 선점해 지속 가능한 회사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SGC이테크건설도 오는 20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SGC이앤씨(SGC E&C)'로의 사명 변경을 추진한다.

새 사명인 SGC이앤씨는 독보적 기술 경쟁력(Engineering)을 바탕으로 설계·조달·시공(EPC)지위를 더욱 공고히 해 고객이 꿈꾸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글로벌 기술 혁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이와 함께 SGC이테크건설은 박영식 전 대우건설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또 주당 750원의 현금배당을 추진할 계획이다. SGC이테크건설은 3년 연속 현금배당과 주주배당을 함께 진행 중이다.

이우성 SGC이테크건설 대표는 "새로운 사명을 통해 독보적 기술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 집중하는 한편, SGC 그룹의 신뢰도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제고해 나갈 것"이라며 "현금배당 역시 지난해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단기 실적 변동과 상관없이 배당 정책의 지속성과 주주 가치를 고려해 결정했다"고 전했다.

GS건설·코오롱글로벌, '오너 N세 승계' 드라이브

좌)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회장 및 사옥 (우) 허윤홍 GS건설 대표 및 사옥. [뉴스락 편집]
좌)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회장 및 사옥 (우) 허윤홍 GS건설 대표 및 사옥. [뉴스락 편집]

올해 주총에서는 경영진의 사내이사 선임과 승계 가속화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먼저, 허윤홍 호에 오른 GS건설의 승계 구도에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앞서 허창수 GS건설 회장은 아들인 허윤홍 대표에게 GS건설 지분 200만주를 증여한 바 있다. 이로 인해 8.28%(지난해 3분기 기준)였던 허창수 회장의 지분율이 5.95%로 줄었고, 허윤홍 대표의 지분율은 1.56%에서 3.89%로 증가했다.

허윤홍 대표(개인주주 기준)의 보유지분이 허진수 GS칼텍스 상임고문(3.55%)을 넘어서게 되면서 허윤홍 대표는 최대주주인 허창수 회장에 이어 2대 주주에 등극하게 됐다.

허윤홍 GS건설 대표는 오는 29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임기 3년의 사내이사에 선임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개인 2대 주주로 지배력이 확대된 허윤홍 대표의 승계가 본격적인 속도전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코오롱글로벌은 오는 28일 열리는 주총에서 이규호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결의한다. 같은 날 지주사 (주)코오롱과 그룹 핵심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도 주총을 통해 이규호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을 올린다.

이규호 부회장은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지난해 그룹 부회장직에 오른 코오롱가(家) 4세다. 지난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에 차장으로 입사해 제조 현장 근무를 시작으로 코오롱글로벌(건설) 부장,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 ㈜코오롱 전략기획 담당 상무 등 그룹 내 주요 사업을 거쳐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규호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건을 두고 '오너 4세 경영 승계'를 위한 입지 다지기로 풀이한다. 

코오롱 관계자는 "코오롱 그룹 부회장으로서 주력 계열사들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이끌어 갈 수 있는 효율적 의사결정 구조를 강화하는 차원"이라며 "다른 주력 계열사에서도 이규호 부회장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밖에 건설사들도 경영진의 사내이사 선임 건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오세철 대표를, 현대건설은 윤영준 대표를,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와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 역시 사내이사에 재선임된다.

포스코이앤씨는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하는 안건을 결의한다. 전중선 대표는 재무·전략통으로, 새 수장을 맡게된 전중선 대표가 위기를 맞은 포스코이앤씨의 구원투수가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물산·DL이앤씨·HDC현산, 주주 기대에 '부응'

왼쪽부터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 및 사옥 , 마창민 DL이앤씨 대표 및 사옥 ,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 및 사옥. [뉴스락 편집]

건설사들이 어려운 대내외적 환경 속에도 배당정책 유지,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 등을 통해 주주가치제고에 힘 쓰는 모습이다. 

지난해 주요 건설사 가운데 배당 절차를 개선한 곳은 현대건설이 유일했지만, 올해는 GS건설을 비롯해 HDC현대산업개발, 신세계건설, 코오롱글로벌 등이 이사회 결의로 배당 기준일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 변경안을 진행한다.

먼저 삼성물산은 약 1조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방안을 내놨다. 또 기존 중기 주주환원정책에 따라 보통주 1주당 2550원, 우선주 1주당 2600원을 배당할 계획이다. 

DL이앤씨는 발행주식 총 수의 7.6%에 해당하는 자사주 294만주(약 1083억 원)를 소각할 방침이다. 더불어 연결기준 순이익 25%의 주주 환원 계획을 밝히면서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오는 28일 열리는 주총에서 전자투표를 도입하며 주주 친화 정책을 강화한다. 결산배당으로 지주사 분할 이래 가장 높은 보통주 1주당 700원 현금배당도 확정했다.

또 배당액을 결정한 후 배당기준일을 확정하는 등 배당절차 개선 근거를 마련하는 방식을 도입한다.  이는 주주들의 배당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아울러 HDC현대산업개발은 2024~2026년 3개년의 '중장기 배당정책'에 따라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의 20%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할 방침이다. 

이익동 HDC현대산업개발 재무팀장은 "지속적인 성장과 재무 건전성 강화를 통해 배당 재원을 확보하고, 3개년 중장기 배당정책에 따른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해 주주가치를 제고해 나갈 것"이라며 "이번 정기 주주총회부터 전자투표를 도입해 주주 친화 정책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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