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봄기운이 스며드는 3월, 유통·식품업계도 주주총회를 통해 새로운 시작을 암시하는 기운이 밀려오고 있다.

특히 올해 식품업계에서는 고물가 시대의 어려움을 타파하기 위해 주총의 주요 안건으로 '사내·사외이사 선임'과 '신규사업' 추진 등을 내걸었다.

지난해 식품업계는 내수 소비 부진 및 원가 부담 등으로 인한 업황 악화 우려를 넘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오너와 전문 경영인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며 안정적인 운영을 하고,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전망이다.

미리보는 주주총회. [뉴스락 편집] 
미리보는 주주총회. [뉴스락 편집] 

변화보다는 안정적 운영...주총 화두는 '재선임' 

왼쪽부터 담철곤 오리온 회장, 신동원 농심 회장,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 윤석빈 크라운제과 대표, 전창원 빙그레 대표. 각사 제공. [뉴스락 편집] 
왼쪽부터 담철곤 오리온 회장, 신동원 농심 회장,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 윤석빈 크라운제과 대표, 전창원 빙그레 대표. 각사 제공. [뉴스락 편집] 

8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식품업계들이 이달 중순부터 연이어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오리온(회장 담철곤)은 오는 21일 서울시 용산구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할 예정이다.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을 낙점하고 레고캠을 인수한 오리온은 올해도 관료 출신으로 사외이사를 구성한다.

송찬엽 전 서울동부지검 검사장을 사외이사로, 이욱 전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을 사외이사·감사위원으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번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받은 송 전 검사장은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을 거쳐 현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로 근무 중이다.

수년간의 공직 생활과 검사장을 역임한 경력이 법률 및 감사에 대한 전문성을 갖춰 이사회의 업무수행에 탁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3명의 사외이사 모두 전 관세청 청장·전 대구지방검찰청 검사장 등의 관료 출신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90% 가량 증가하며 연간 최대 실적을 낸 농심(회장 신동원)은 오는 22일 서울특별시 동작구에 위치한 농심빌딩 지하1층 강당에서 주주총회를 진행한다.

이날 농심은 사내이사인 신동원 농심 회장과 여인홍 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김지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논의할 계획이다.

여 이사는 농림축산식품부 차관과 aT 사장을 역임해 실무적인 역량을 축적했다고 평가받는 인물이다. 정책분야 전문가와 경영인으로서 역량을 통해 농심의 글로벌 사업 및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전략방향 제시와 주주들의 권익보호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이사는 식품공학 분야 전문가로 그동안 식품소재 및 건강기능식품등에 연구활동에 열중했다. 여성이사로서 이사회의 다양화 측면에서 새로운 시각을 제시,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의 운영에 기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사 보수 한도는 동결한다. 지난해 보수 총액을 68억원으로 설정했던 농심은 박준 부회장의 퇴직에 따른 급여와 퇴직금을 정산하면서 실지급 보수 총액은 86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지난해와 같이 보수 총액을 68억원으로 동결할 방침이다.

'불닭' 신드롬을 일으키며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는 삼양식품(대표 김정수)은 28일 열리는 주총에서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논의한다.

또한 한세혁 삼양식품 구매·SCM 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작년 말 사내이사로 선임된 김명진 상무가 일신상의 이유로 퇴사함에 따라 한 상무가 빈 자리를 채울 것으로 관측된다.

이어 정무식 법무법인 세온 대표변호사, 강소엽 HSG휴먼솔루션그룹 동기과학연구소 소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하고 김인수 현 한미회계법인 파트너와 남판우 전 중부지방국세청 징세송무국장을 사외이사·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해외 시장 비중을 늘려가며 지난해 호실적을 거둔 크라운제과(대표 윤석빈)는 29일 서울 용산구 본사에서 이사 선임과 이사보수 한도 승인, 감사보수 한도 승인의 건을 논의한다.

해당 주총에서 크라운제과는 윤석빈 크라운제과 대표이사와 기종표 크라운제과 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어 전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외이사·이사회 의장을 지낸 조봉순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로 선임할 계획이다.

작년 해외 매출을 순항했던 빙그레(대표 전창원)는 2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고재학 빙그레 재경담당 상무의 사내이사 신규선임과 강명길 로드팜 대표의 사외이사 재선임 등을 논의한다.

'신규사업' 강화로 '실적' 도약 나선다 

왼쪽부터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 박홍진 현대그린푸드 대표, 김홍국 하림지주 대표, 함영준 오뚜기 회장, 이영구 롯데웰푸드 대표. 각 사 제공. [뉴스락 편집] 
왼쪽부터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 박홍진 현대그린푸드 대표, 김홍국 하림지주 대표, 함영준 오뚜기 회장, 이영구 롯데웰푸드 대표. 각 사 제공. [뉴스락 편집] 

이번 식품업계 주총에서는 '신규 사업' 추가도 주요 안건이다.

매일유업(대표 김선희)은 오는 29일 주총을 통해 '건강기능식품의 제조·판매 및 수출입업'을 신규사업 목적에 추가해 환자식과 고령 친화식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이어 초고령 사회 진입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으로 특수의료용 식품 제조·판매 및 수출입업도 추가했다.

매일유업은 향후 성인용 제품 수요가 유아용 제품을 앞설 것으로 예상해, 성인용 제품 생산을 위한 사업 전환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이에 기업간거래 뿐 아니라 기업과 소비자간거래 제품 출시로 케어푸드 시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총에서 매일유업은 정원재 전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도 처리할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 첫 2조원을 돌파한 현대그린푸드(대표 박홍진)도 오는 26일 주총에서 '건강기능식품의 제조·판매·유통업'을 신규사업 목적에 추가한다.

앞서 현대그린푸드는 KB골든라이프케어가 운영하는 시설 3곳에 개인 맞춤형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과 고령 친화형 식단을 제공하며 시니어 헬스케어 사업을 실시했다.

이번 신규사업 목적 추가 이후 '그리팅'의 정기 배달 사업과 연화식 상품을 통한 B2C 사업 진출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림지주(김홍국 대표) 역시 28일 열리는 주총에서 통신판매 중개업, 전자상거래업, 소프트웨어 및 시스템의 개발과 용역 제공 사업, 프랜차이즈 관련 서비스업 등을 새 사업 목적으로 추가해 여러 신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주총에서 하림지주는 장동기 전 신한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를 사외이사 겸 감사로 선임할 안건을 이야기한다.

오뚜기(회장 함영준)는 26일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오뚜기 중앙연구소 강당에서 주총을 연다. 이날 오뚜기는 태양광 발전사업이 신규 목적사업에 추가할 방침이다.

다만 충청북도 음성 대풍공장 내 유휴부지에 갖춘 태양광 발전 설비에서 발생한 전력 중 공장 가동 이후 남은 전력을 판매하기 위해 사업에 추가한 것으로 예측된다.

이어 오뚜기는 황성만 오뚜기 대표이사 사장과 류기준 오뚜기 제조안전본부장을 사내이사 재선임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롯데웰푸드(대표 이영구)는 21일 본사에서 주총을 열어 사업 목적 명확화를 위해 연구개발업 및 연구용역 제공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다.

이날 롯데웰푸드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황성욱 롯데웰푸드 재무전략부문장도 사내이사로 재선임한다.

사외이사로는 인병춘 법무법인 광장 공인회계사와 신영선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을 신규 선임하며 황덕남 서울중앙지방법원 조정위원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식품업계 주총에서 주요 기업 임원진의 재선임이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해 전반적인 글로벌적 악재 속에서 실적을 잘 방어한 부분이 주효했다"며 "미래고부가가치인 신사업을 통해 더 나은 실적 개선을 이루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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