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장기화된 코로나19 사태가 국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유통 시장은 업종에 따른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 상장을 추진 중이거나 지난해부터 상장설에 휩싸인 유통 기업 중에는 코로나19 속에서 최악의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장 연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면 위기를 기회 삼아 물밑 '상장 준비'에 분주한 기업도 있다.   

<뉴스락>은 코로나19 속 상장을 노린 주요 유통 기업들의 면면을 들여다봤다. 

(왼쪽부터) 교촌 소진세 회장, 쿠팡 김범석 대표, 티몬 이진원 대표, 호텔롯데 김현식 대표, 바디프랜드 박상현 대표, 이랜드리테일 석창현 대표. 사진=교촌, 쿠팡, 호텔롯데, 바디프랜드, 이랜드리테일 [뉴스락]
(왼쪽부터) 교촌 소진세 회장, 쿠팡 김범석 대표, 티몬 이진원 대표, 호텔롯데 김현식 대표, 바디프랜드 박상현 대표, 이랜드리테일 석창현 대표. 사진=교촌, 쿠팡, 호텔롯데, 바디프랜드, 이랜드리테일 [뉴스락]
◆ 교촌·쿠팡·티몬, 코로나19에도 상장 닻 올려
교촌 관계자는
교촌 관계자는 "기업 경영에 있어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코스피 상장을 시도한다"고 말했다.

치킨프랜차이즈업계 1위 교촌에프앤비는 지난달 코스피 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주권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하며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다.

심사 승인을 받게 되면 늦어도 올해 하반기 중엔 금융위원회에 증권 신고서를 제출한 후 주식 공모에 나설 수 있게 된다. 교촌은 코스피 직접 상장을 준비하며 미래에셋대우를 상장사로 선택한 상태다.

교촌은 지난해 초 롯데그룹 계열사 CEO 출신인 소진세 씨를 대표이사 회장으로 영입했다.

영입 1년의 성과는 국내 치킨 브랜드 중 평판 1위를 기록했으며, 매출에서도 업계 불황 속에서 괄목할만한 성적을 냈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 2019년 실적은 매출액 3693억 원으로 전년보다 11.7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19억 원으로 61.2%% 상승했다.

하지만 소 회장의 영입에 대한 평가를 하기에는 이르다. 업계 2위 BBQ가 크고 작은 악재들로 성장세가 멈춘 사이 3위 bhc의 기세가 매섭다.

bhc는 2019년 매출액 3186억 원, 영업이익 97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4.14%, 영업이익은 61.66% 급증한 수치다.

업계 일각에서는 교촌의 상장이 불발될 경우 치킨업계 1위 타이틀이 전복될 가능성도 점친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던 3월에서 4월 매출이 작년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없어 무난한 상황"이라며 "교촌의 경우 기업 경영에 있어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코스피 상장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촌은 브랜드 업계 1위로 선두주자가 되고자 한다. (현재 상장을 위한)자격요건은 갖춰진 상태"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최근 교촌은 BNH 바이오연구소를 인적 분할 설립하며 건기식, 화장품 등 사업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기식의 경우 이미 시제품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티몬 관계자는
티몬 관계자는 "구체적인 전략은 말씀드릴 수 없으나,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은 정리하며 플랫폼 전환을 시도 중"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유통 시장에서는 오프라인 점포를 기반에 둔 정통 유통기업인 롯데, 신세계 등 대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이커머스 기업들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대조를 이룬다.

특히 티몬과 쿠팡의 경우 유통 시장 뿐만 아니라 주식 시장에서도 기대를 모은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는 2021년 상장을 목표로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창사 10년만에 첫 (월)흑자를 기록한 티몬은 호조세를 이어 곧바로 상장 추진에 나섰다. 티몬은 지난달 27일 상장대표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를 선정하고 IPO 절차에 돌입했다.

티몬의 2019년 실적은 매출액이 6721억 원으로 전년보다 35.2%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769억 원으로 39.82% 감소했다.

티몬은 IPO에 성공하기 위해 슈퍼마트 등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분야는 정리하고 매출이 높은 분야에 집중하는 등 수익구조 개선을 개선했다.

이를 통해 2020년 월실적 흑자 달성에 이어 연실적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티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여행 쪽에서 매출이 빠지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타격이 큰 편은 아니었다"며 현 상황을 밝힌 뒤 "상장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전략은 말씀드릴 수 없으나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은 정리하며 플랫폼 전환을 시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급한 것은 아니지만 실적이 아무래도 중요할 것이라 판단한다"고 상장을 위한 티몬의 방향성을 공개했다. 

한편, 티몬은 지난 14일 본사 건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직원들이 조기 퇴근하는 등 소동을 겪기도 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 관계자는 "언젠가는 상장을 할 것이며, 국내가 될지 해외가 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쿠팡맨' '로켓 배송'으로 이커머스 시장의 새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쿠팡은 국내외 주식 시장의 뜨거운 감자다. 

쿠팡은 티몬과 같은 연도인 2010년 김범석, 고명주, 박대준 대표가 함께 설립한 IT 기업이다.

쿠팡의 모기업은 'Coupang, LCC'로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쿠팡의 2019년 실적은 매출액이 7조 1530억 원으로 전년대비 64.2%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7205억 원으로 36% 감소했다.

미국 아마존 기업의 뒤를 잇겠다는 쿠팡은 로켓 배송 등 인프라를 확충하며 온라인 유통 내 시장점유율 3위를 달성했다.

이마트, 롯데 등 기존 유통 대기업들이 뒤늦게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며 방어에 나섰지만,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쿠팡의 성장세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아울러 코로나19 등 언택트 소비가 고착될 가능성이 있어 유통업계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IB업계전문가들 역시 '쿠팡의 시대'가 지속 확대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주목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기간 동안 정확한 수치를 조사해보진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주문량이 더 늘었다고 추정하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상장을 위해 공식적으로 준비 중인 계획은 없다"며 "언젠가는 상장을 할 것이며 국내가 될지 해외가 될지 역시 미지수"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현재 업계에서는 쿠팡의 미국 나스닥 상장설이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소비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어 쿠팡의 수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본격적인 쿠팡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호텔롯데·바디프랜드·이랜드리테일, 코로나19 이후 재도전 기약
호텔롯데 관계자는
호텔롯데 관계자는 "상장을 위해 올 하반기부터 브랜드 강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오너리스크 등 각종 악재로 상장 추진이 계속해서 불발됐던 호텔롯데는 코로나19 쇼크를 맞아 올해도 상장 추진이 어려울 전망이다.

호텔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대표로 있었으나 형제간 분쟁, 지배구조 논란 등으로 지난해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현재 오너 중심에서 탈피해 전문 CEO 체제로의 변화를 시도 중이다.  

호텔롯데의 2019년 실적은 매출액 7조 3965억 원으로 전년보다 14.7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69억 원으로 169.657% 상승했다.

서울 송파구에 제2롯데월드호텔(시그니엘 서울)을 건설하며 승승장구 할 것 같았던 호텔롯데는 코로나19라는 복병과 마주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롯데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조 874억 원으로 전년 대비 34.57%로 대폭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791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됐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시장 상황이 좋아지길 기다리는 중"이라며 "상장을 위해 하반기부터 브랜드 강화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국내 위주로 브랜드 관리가 운영됐지만 해외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원섭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로 호텔롯데의 주 사업부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호텔롯데의 상장은 다소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지난달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매출이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안마의자 시장 1위 업체인 바디프랜드의 상장에 대한 열망은 여타 기업보다 남다르다. 

바디프랜드는 지난해 4월 회사 구조의 투명성에 대한 지적을 받으며 한국거래소로부터 결국 상장 '미승인 결정'을 받은 후 그간 자숙의 기간을 가졌다.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박상현 대표는 근래들어 안마의자 시장에서 벗어나 의료용 기기 등 헬스케어 등으로의 사업확장에 나섰다.  

바디프랜드의 2019년 실적은 매출액 4802억 원으로 전년보다 6.6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12억 원으로 19.21% 감소했다.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다소 감소했지만 바디프랜드는 경쟁사인 코지마와 매출액 부분에서 현저히 격차를 벌리며 안마의자 브랜드 1위 자리를 공공히 하고 있다.

최근 바디프랜드는 글로벌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 등을 모델로 섭외하며 해외시장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매장 방문 후 제품을 구매하는 분들이 많아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월에서 3월 매장 방문 고객 비중이 줄어들기도 했다"며 "4월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 등이 높아지며 매출이 크게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소식을 전했다.

이어 상장에 있어서 "현재로서 가시적인 일정이나 계획은 없는 상태"라고 답변했다.

IB업계에서는 바디프랜드는 지속적인 매출 증가를 기록하고 있어 애초에 지적받았던 회사 지배 구조 변화에 성공한다면 대표주로 인정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 2017년부터 이미 두 차례 상장이 무산됐던 이랜드리테일 역시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지금은 제대로 시장가치 평가를 받지못한 것일 뿐, 적정한 시기가 되면 상장 다시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부터 이미 두 차례 상장이 무산됐던 이랜드리테일 역시 상장 추진에 고난이 예상된다.

이랜드리테일은 1978년 설립된 패션 아웃렛 기업으로 석창현, 김우섭 대표가 회사를 책임지고 있다. 중국 이랜드 유통부 본부장으로 있었던 석창현 대표에 이어 중국 법인 대표를 맡았던 김우섭 전무가 영업총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랜드리테일은 2019년 매출액 2조 1067억 원으로 전년보다 2.0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125억 원으로 10.15%가 줄어들었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 2월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대구·경북 지역 점포 6곳을 휴점하고 대대적인 방역작업을 실시하며 타격을 받기도 했다. 이랜드리테일의 경우 국내 뿐만 아니라 중 41개사, 아시아·태평양 23개사, 미주 10개사, 유럽 13개사 등 해외에도 특수관계사 등이 분포돼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상황에 대해 "오프라인 매장들은 매출 감소가 있었지만 온라인 몰에서 상쇄효과가 있었다"며 "타격이 없었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제대로 시장 가치 평가를 받지 못한 것일 뿐 적정한 시기가 되면 상장은 다시 준비할 것"이라며 "키즈나 이랜드 몰 등 신설 분야에 집중하며 기존 브랜드의 안정적인 성장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계획의 일부를 공개했다.

한편, 이랜드리테일은 2017년 아르바이트생들의 임금을 체불하고 부당하게 노동력을 착취했다며 '갑질' 의혹을 받아 상장이 무산됐다. 이어 2년 만에 재도전한 2019년에도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한국거래소의 추가 서류 요구와 투자금 상환 등 악재가 겹치며 다시 준비 기간을 가져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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