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지방 경제가 위기다.

‘수도권 집중화’에 더해 ‘인구 고령화’ 등 각종 악재가 더해지면서 ‘지방 위기’를 넘어 이젠 ‘지방 소멸’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방 경제의 한축을 떠받치고 있는 금융 분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크다. 심화되고 있는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지역 경제 기반이 줄어들면서 지방을 거점으로 둔 금융사들에게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금융사들의 성장은 지역 경제의 흐름과 맥을 같이 할 수 밖에 없다. ‘지역 경제’라는 기반없이는 지역 금융을 담당하는 금융사들 역시 ‘존재의 이유’가 상실되기 때문이다.

이를 다시말하면 지방금융사의 성장세를 통해 지역경제의 활성화 척도를 가늠할 수 있다.

실제 지방금융지주사들이 호실적을 기록한 지난 상반기에는 지방 기간산업들의 경기가 소폭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스락>에서는 기획 시리즈 ‘지방금융이 살아야 지역경제가 산다’를 통해 우리나라 각 지방·지역경제를 받치고 있는 지방금융사들에 대해서 살펴봤다.

2편은 부산과 경남을 대표하는 <BNK금융그룹>이다.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 사진 BNK금융그룹 제공 [뉴스락]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 사진 BNK금융그룹 제공 [뉴스락]

2021년 3분기 역대 최대 순이익…비은행 부문 성장 ‘눈길’

2021년 3분기 기준 BNK금융그룹 현황. 자료 BNK금융그룹 제공 [뉴스락]
2021년 3분기 기준 BNK금융그룹 현황. 자료 BNK금융그룹 제공 [뉴스락]

부·울·경 지역을 주요 거점으로 두고 있는 BNK금융그룹은 지난 2011년 3월 15일 BNK부산은행을 중심으로 최초의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했다.

BNK금융지주는 지난 12월 6일 기준 국민연금공단이 13.2%의 지분율로 최대주주에 있다. 또 그룹의 주요 계열사로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비롯해 △BNK캐피탈 △BNK투자증권 △BNK저축은행 △BNK자산운용 △BNK신용정보 등을 거느리고 있다.

주력 계열사의 규모로는 먼저 부산은행이 지난 3분기 기준 전국 230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으며 2014년 10월, 계열사로 편입된 경남은행은 전국에 144개의 점포망을 가지고 있다. 그룹 내 계열사 중 3번째 규모인 캐피탈은 15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다.

BNK금융의 올 한 해 실적은 순항 중인 것으로 보인다. BNK금융그룹 3분기 경영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BNK금융은 올 3분기 743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6.2% 늘어난 실적이며 3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주요 경영지표도 개선됐다. ROA(총자산이익률)과 ROE(자기자본이익률)은 각각 0.85%, 11.05%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0.26%p, 4.04%p 상승했으며, 자산건전성 지표인 그룹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48%p, 0.28%p 하락한 0.46%, 033%를 기록했다.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으로는 먼저 은행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각각 3681억원, 2289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자산성장에 따른 이익 증가와 철저한 건전성 관리에 따른 대손비용 축소에 따른 결과라는 BNK금융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주요 비은행 계열사들의 이익 성장도 돋보였다. BNK금융의 비은행부문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8.6% 성장했다.

BNK캐피탈이 110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70억원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고 BNK투자증권은 IB부문의 수수료수익 및 유가증권 관련 이익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620억원 증가한 98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정성재 BNK금융지주 그룹전략재무부문장은 “그룹의 전략적 지원을 통한 비은행 자회사의 이익 역량 강화와 은행부문의 수익성 회복으로 그룹의 경상적인 순이익 수준이 한 단계 높아졌으며 수익성뿐만 아니라 자본비율과 건전성지표 등 여타 경영지표도 개선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러한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지역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한편, 실적개선의 성과가 주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전년 대비 배당성향 상향 등 주주환원정책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지역 조선‧해양기자재기업 금융지원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도모

BNK부산은행은 지난 5월 10일 부산시청에서 부산시, 대우조선해양(주),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부산신용보증재단과 ‘부산 조선해양기자재 긴급 자금지원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BNK부산은행 제공 [뉴스락]

지방거점을 주 영업구역으로 가지고 있는 지방금융사들에게 ‘지역경제 활성화’는 스스로의 실적개선 밑거름이 된다.

‘지역경제 활성화’는 지역기업의 활성화와도 이어진다. 이는 곧 지방금융사와 지역기업 간에는 단단한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 지방금융 및 주력계열사 은행들은 대출 중 기업대출의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있었다. 이는 물론 지방은행들이 ‘중소기업대출비율제도’로 인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6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점도 작용했다.

JB·DGB·BNK금융그룹 ‘3분기 경영실적 발표자료’에 따르면, JB금융 전북은행·광주은행의 3분기 원화대출금 중 기업대출의 비중이 57.2%, 53.1%였으며 DGB금융 대구은행은 64.6%, BNK금융의 부산·경남은행의 3분기 기업대출 비중은 각각 64.7%, 63.3%였다.

결국, 각 지방금융사들이 실시하고 있는 지역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등은 지역경제활성화 측면에서 금융사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요소 중 하나인데 여기에 최근에는 전 산업에 걸쳐 ‘ESG경영’이 강조되면서 이러한 금융사들의 지원활동은 더욱 돋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BNK금융 역시 거점지역 주 산업인 조선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비롯해 기업 및 산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먼저 지난 5월에는 부산지역 조선‧해양기자재기업에 350억원 규모의 금융을 지원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했다.

BNK부산은행은 부산시청에서 부산시, 대우조선해양(주),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부산신용보증재단과 ‘부산 조선해양기자재 긴급 자금지원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으로 부산은행은 부산신용보증재단에 15억원을 특별 출연하고 총 350억원 규모의 협약보증대출을 시행하기로 했다.

지원대상은 부산지역 소재 조선‧해양기자재기업과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이며 기존 보증금액과 상관없이 업체당 8억원 이내로 지원한다.

적용금리는 5월 10일 기준 연 최저 2.67% 수준이며 한국은행 금융중개 지원자금과 연계할 경우 추가 금리 감면을 받을 수 있다. 보증료율은 0.4%로 일괄 적용해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했다는 것이 부산은행의 설명이다.

손대진 부산은행 여신영업본부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지역 기반산업인 조선업이 재도약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부산은행은 앞으로도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중소기업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최선을 다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역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지원도 나선다. 이를 위해 BNK금융은 계열사인 BNK벤처투자 등을 통해 25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BNK벤처투자는 지난 12월 9일 부산시청에서 부산시와 지역 창업생태계 활성화 지원을 위한 ‘BNK 부산지역뉴딜 벤처펀드’ 결성식을 가졌다.

부산시 7대 전략산업인 △스마트해양 △지능형기계 △미래수송기기 △글로벌관광 △지능정보 △라이프케어 △클린테크를 영위하는 유망 중소·벤처기업 발굴·육성을 위해 조성된 ‘BNK 부산지역뉴딜 벤처펀드’는 모펀드인 ‘부산지역뉴딜 벤처펀드’가 150억원을 출자했으며 부산은행 30억원, 경남은행 20억원, BNK캐피탈 10억원, BNK벤처투자 40억원 등 BNK 금융 계열사가 100억을 출자했다.

BNK벤처투자는 이번 협약식을 통해 디지털, 그린뉴딜 분야에서 축적한 전문성과 노하우로 지역의 유망 뉴딜분야 벤처기업을 지원하며 성공적인 육성사례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도승환 BNK벤처투자 대표는 “부산지역 스타트업들의 역동성과 성장 잠재력은 기존 투자지원을 통해 이미 확인했다”며 “이번에 결성되는 펀드를 통해 부산을 대표할 수 있는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부산‧경남은행, ‘2021 지역재투자 평가제도’ 최우수 등급 달성

지방은행별 지역재투자 평가결과. 자료 금융위원회 제공 [뉴스락]
지방은행별 지역재투자 평가결과. 자료 금융위원회 제공 [뉴스락]

한편, 금융사가 성장한만큼 이를 얼마나 지역경제에 환원됐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지표로는 ‘지역재투자 평가제도’가 있다.

‘지역재투자 평가제도’는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지난 2018년 10월 도입방안이 발표된 이후, 2020년 처음 도입됐다.

이 제도는 지역 예금을 수취하는 금융회사가 지역경제 성장을 지원하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로 은행 및 대형 저축은행의 지역재투자 현황을 매년 평가해 평가결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금융자원의 지역균형 배분을 유도한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금융위는 지난해 첫 평가에 이어 올해 역시 2020년 실적에 대해 ‘제2차 지역재투자 평가’를 시행했다.

이번 평가에서는 은행권의 의견 수립 및 시뮬레이션 등을 거쳐 지표를 개선하고 평가위원회도 확대해 구성했다.

세부적으로는 코로나19 금융지원 노력 반영, 은행권역 점포폐쇄 감점 신설 등 지역경제 상황을 반영하기 위해 평가항목을 개편했다. 또 평가 내실화를 위해 민간위원장 선임 및 행안부 정부위원 추가 등 평가위원회를 확대 개편했다.

평가대상으로는 총 15개은행(시중 6곳, 특수 3곳, 지방 6곳)과 12개 저축은행이 포함되며 평가지역은 수도권을 제외한 13개 시‧도이다.

은행업감독규정과 상호저축은행감독규정에 따라 평가하며 평가항목으로는 △지역 내 자금공급 △중소기업 지원 △서민대출 지원 △점포 수 등 인프라 등 ‘정량평가’와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등 지역금융 지원전략 등 정성평가로 이뤄진다.

절차는 금감원의 정량평가와 지자체 추천위원의 정성평가 결과를 산정하고 민간위원장, 금융위·행안부·금감원·금융연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 보고를 통해 결과를 확정한다.

정부는 ‘지역재투자 평가결과’를 금감원의 경영실태평가 및 지자체·지방교육청 금고 선정기준 등에 활용하고 지역재투자 평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관련 기관들과 인센티브 확대방안에 대해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또 평가지표도 지역경제 상황 등을 감안하고 평가 타당성도 제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수정·보완해 나갈 방침이다.

BNK금융의 부산·경남은행은 이번 평가에서 두 은행 모두 전년 대비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금융위의 ‘2021년 금융회사의 지역재투자 평가결과’ 발표에 따르면, BNK금융의 계열사인 BNK부산‧경남은행은 평가결과에서 최종등급 ‘최우수’을 기록했다. 두 은행은 전년도 평가에서는 우수 등급을 받은 바 있다. 또 다른 계열사인 BNK저축은행은 우수 등급을 받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부산은행은 주 거점 지역인 △부산·경남지역에서 최우수 △울산 우수를 받았으며 △대전 양호 △대구 매우미흡을 받았다. 경남은행은 △울산·경남 최우수 △부산 우수 △경북 양호 △대구 다소미흡 등급을 기록했다. BNK저축은행은 △울산·경남 우수 △부산 다소미흡을 받았다.

이에 대해 BNK금융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전체적인 등급은 현재 높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추후에 우수 등으로 떨어질 염려는 있으니 평가부문 등을 보완하고 반영토록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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