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특별기획 ① 산업은행, 누구를 위해 錢을 굴리는가] 산은의 골든타임은 그때 그때 다르다
상태바
[뉴스락 특별기획 ① 산업은행, 누구를 위해 錢을 굴리는가] 산은의 골든타임은 그때 그때 다르다
산은, 국책은행으로 출범해 2009년 민영화된 이후 다시 2015년 정부로 예속
산은이 회생·매각 추진한 GM,현대상선,금호타이어, 대우건설 등 하나같이 논란과 의혹에 서
  • 조한형 기자
  • 승인 2018.03.07 13: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락] KDB산업은행(회장 이동걸)은 1954년 전쟁으로 황폐해진 산업시설의 복구와 전력, 석탄 등 기반산업의 시설증강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반세기를 훌쩍 넘기는 동안 산은의 역할도 다변화됐지만, 국책은행으로서의 성장동력산업 확충, 경제위기 극복 등 기본 역할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들어 산은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책은행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0년대 글로벌 금융위기 속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면서 30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도산하는 기업들이 나타났다. 산은은 이런 부실 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주도했지만 매번 골든타임을 놓치기 일쑤였다. 지금도 그렇다는 지적이다. 최근 현대상선 논란과 대우건설 매각 불발에 이어 한국GM 사태까지 산은에 대한 비판과 질타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럼에도 산은은 여태까지 단한번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사과도 하지 않는다. 내부 비판도 나오지 않는다. 

이에 <뉴스락>이 산은을 3회에 걸쳐 낱낱이 해부해본다. <편집자주>

사진을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산업은행은 여러모로 특별한 은행이다. 주인이 대한민국 정부라는 점에서 그렇다. 정부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역할은 이 은행의 설립근거인 한국산업은행법 1조에 명시됐다. 

“산업의 개발·육성, 사회 기반시설의 확충, 지역개발, 금융 시장 안정 및 그 밖에 지속가능한 성장 촉진 등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관리하고 금융 산업 및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한다.”

우리나라 정책금융의 핵심이라는 거다. 국내 산업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관리하는 역할을 해왔다. 때문에 이 은행의 역사는 국내 산업발전과 궤를 같이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쓰러진 수많은 대기업들의 자회사를 인수해 되팔았고 대형 부실기업의 구조조정 업무를 떠맡았다.

굴곡도 있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엔 ‘공기업 민영화’의 첫 번째 타깃으로 올랐다. 산업은행의 민영화는 이명박 정부의 선거 공약이었다.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의욕적으로 밀어붙였다. 

당시엔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 구조를 비판하는 동시에 글로벌 투자은행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었다. 

금융 산업을 철저하게 시장 원리에 맡겨야 수익성도 올라가고 경쟁력도 생긴다는 논리다. 결국 2009년 정책금융을 담당하는 정책금융공사와 산업은행으로 쪼개졌다. 산업은행은 민영화에 대비해 고금리 정기예금 업무를 시작하기도 했다.

◇ 민영화 대상에 오른 산은...국영일때나 민영일때나 변함이 없다?

하지만 2013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박근혜 정부는 민영화 계획을 백지화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확실한 버팀목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다. 분리했던 정책금융공사도 2015년 다시 통합했다. 정책금융의 역할과 한계를 어떻게 구분짓느냐에 따라 두 정부의 산업은행을 대하는 태도가 확연히 갈렸다.

그럼에도 핵심은 같다. 

산업은행이 정책금융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거다. 특히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업계에 혼란을 불렀다. 한진해운 파산과 해운업 구조조정,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 등을 주도했지만 만족할 성과를 낸 작업은 없다. 

특히 수조원대 분식회계를 저지른 대우조선해양에는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했다. 되레 2016년 4조2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결정한 뒤 “추가 지원은 없다”고 못 박고서 1년 반 만에 다시 2조9000억원 규모의 추가 지원에 나서면서 산업 구조조정에 혼선만 줬다.

당시 국민적 비난에 직면한 산업은행은 ‘혁신안’을 발표했지만 바뀐 건 없다. 

올해 2월 호반건설에 대우건설을 팔려던 산업은행의 계획은 물거품됐다. 매각이 불발된 원인은 해외사업 손실이다. 산업은행은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3000억원 상당의 손실을 발견했다.

◇ 매각 골든타임...놓친건지, 놓아준건지 

지난해부터 추진된 금호타이어 매각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중국기업 더블스타와 거래 성사 직전까지 갔다가 상표권 분쟁을 겪으며 좌초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군산공장 폐쇄 등 GM 사태도 산은의 늑장 대응이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7월 산은이 작성한 ‘한국GM 사후관리 현황’ 보고서를 보면 해외시장 단계적 철수, 국내생산 축소, 수입판매 증가 등을 근거로 GM의 한국 철수 가능성을 예측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산업은행은 별다른 대응에 나서지 않았다. 현재 한국GM은 미국 본사의 신차 배정 혹은 한국 시장에서의 단계적 철수의 갈림길에 서있다.

이처럼 산업은행 주도의 구조조정은 언제나 험난했다. 

“부실 대기업 구조조정의 전문성과 역량도 없이 일을 떠맡았다”는 비난에도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그사이 수많은 기업과 노동자들이 혹독한 위기로 내몰렸다. 

천문학적인 국민혈세가 투입된 건 덤이다. 그럼에도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