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지난해 보험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3저(저출산·저금리·저성장) 현상 심화로 보험사들의 성장성과 수익성 악화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

최근 비대면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전통적인 보험상품과 판매채널의 경쟁력도 약화되고 있다.

더구나 이를 대체할 헬스케어 서비스, 디지털 보험 등 신규 사업모형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보험사들은 오는 2023년 새 보험계약 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지급여력(RBC) 비율을 높이는 등 자본건전성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한, 금융당국이 지난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시행하면서 보험사들에 대한 규제가 더욱 강화됐다.

이처럼 한국 보험시장의 미래가 불투명한 가운데 동양생명이 어떤 방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는지 <뉴스락>이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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뤄젠룽 동양생명 대표 프로필. 사진 동양생명 제공 [뉴스락 편집]
◇동양생명, 견고한 성장세 유지...'보장성 중심 영업' 주효

동양생명은 1989년 우리나라 동양메이저와 미국 뮤추얼 베너피츠 라이프 인슈어런스사가 공동출자해 세워진 동양베네피트생명을 모태로 한다. 이후 외국 지분이 정리됨에 따라 1995년 지금의 상호로 변경됐다.

현재 동양생명의 최대주주는 다자생명보험(42.0%)과 안방그룹홀딩스(33.3%) 등 중국 보험사다. 동양생명은 ABL생명, ABA금융서비스와 함께 중국 다자보험그룹에 소속돼 있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동양생명의 자산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36조2530억원으로 전체 생명보험사 24곳 중 7위이며, 임직원 989명과 보험설계사 2483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수입보험료는 6조9490억원, 영업이익은 1776억1600만원이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4.54% 증가한 1285억8200만원을 기록했다. 배당성향은 26.67%이다.

당기순이익이 증가함에 따라 이익잉여금이 적립되면서 지급여력(RBC) 비율도 개선됐다.

동양생명의 RBC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23.62%로 전년 대비 7.11%포인트 증가했다. 전체 생보사 24곳의 평균 RBC 비율인 297.3%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금융당국 권고 비율인 150%를 웃도는 수치다.

이처럼 견조한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건 보장성보험 위주의 상품 포트폴리오가 주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해 5조7687억원의 수입보험료를 거뒀으며, 이중 보장성보험은 2조3342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늘었다.

동양생명은 올해도 보장성보험 상품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책임준비금 적립 부담이 큰 저축성 보험은 새 보험계약 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건전성을 훼손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수익성이 높은 기타 보장성 상품을 확대한 포트폴리오 개선과 안정성 중심의 자산운용 전략을 추진하면서 코로나19 장기화 및 금융시장의 불안정성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며 “앞으로도 보장성 중심의 영업과 안정성을 바탕으로 한 자산운용 전략을 추진하면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최창의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보장성보험은 말 그대로 ‘보장’ 위주의 상품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익성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보험 시장은 과거 저축성보험 위주의 성장과 과도한 금리 경쟁을 이어왔다”며 “저금리 기조 아래 수익성 및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안전한 자산운용 전략의 일환으로 AI와 금융데이터 기반의 대체투자 여신조기경보체계 구축할 계획이다.

동양생명은 지난 3일 금융 데이터 분석 전문 업체 딥서치와 ‘AI·금융데이터 기반의 대체투자 여신조기경보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기반으로 비정형 데이터가 많은 대체투자 관련 투자심사 및 분석 프로세스를 한층 고도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협약에 따라 양사는 딥서치가 보유한 금융·기업·산업 관련 방대한 데이터 및 분석 엔진에 동양생명이 자체 보유하고 있는 대체투자 평가 모델과 업무 노하우를 결합해 금융 빅데이터와 AI 기반의 대체투자 여신조기경보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동양생명은 이를 통해 투자 건에 대해 위험의 변동을 시계열 관리 및 시각화해 건전성 이슈를 조기 발견하고 각종 리스크의 효율적인 관리가 기대된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증가함에 따라 안정적인 자산운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보다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며, 자산 건전성 제고는 물론 한층 안정적으로 고객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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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도 대면 영업↑...방카슈랑스 '신흥 강자'

동양생명이 한국 시장에서 중형 생명보험사로서의 위치를 유지하는 또 다른 원동력은 다양한 판매채널에 있다. 대면, 온라인 등 각 채널들이 상호 보완하면서 시너지를 발휘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채널별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대면 모집을 통한 초회보험료는 지난해 말 기준 5055억2900만원으로 2019년 4259억3200만원 대비 18.69% 증가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보장성 상품이 전년 동기 대비 7.5% 성장한 2조3342억원을 기록하는 등 보장성 중심의 영업 전략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TM 채널 초회보험료는 2019년 42억1000만원 대비 18.22% 늘어난 49억7700만원으로 집계됐다.

TM 채널 중에서도 홈쇼핑을 통한 모집이 눈에 띈다.

동양생명이 홈쇼핑을 통해 거둬들인 초회보험료는 △2019년 19억3800만원 △2020년 21억600만원으로, 지난해 홈쇼핑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생보사 5곳(AIA·동양·흥국·신한·라이나) 가운데 2년 연속 2위를 차지했다.

방카슈랑스 채널 초회보험료는 2019년 3542억4500만원 대비 25.00% 증가한 4428억1300만원이다.

동양생명은 보장성보험인 △(무)엔젤상해보험 △(무)엔젤New건강보험 △(무)엔젤자녀사랑보험과 저축성보험인 △(무)엔젤행복저축보험 △(무)엔젤연금보험 등을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생보사의 방카슈랑스 판매 실적이 전체적으로 크게 늘었다. 코로나19로 대면 영업이 어려워진 보험사는 방카슈랑스, 사이버마케팅(CM) 채널 등을 통한 모집을 확대하고, 은행은 비이자 수익 확대를 위해 보험상품 판매를 늘렸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코로나19로 금융권의 영업환경이 변화했다"며 "보험사와 은행이 각자의 이익 확보를 위해 보험 판매를 늘리면서 지난해 방카슈랑스 실적이 급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사이버마케팅(CM) 채널 초회보험료는 6억8200만원으로 2019년 10억1900만원 대비 33.07%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보험업계의 CM 채널을 통한 판매가 증가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2019년도 3월 말 당사 30주년 기념 저축보험 출시로 단기저축보험 실적 일시적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났다”며 “같은 해 4월부로 일시납 온라인 저축보험 판매 중단한 것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뤄젠룽 대표 3연임...경영안정·즉시연금소송 과제

보장성보험과 다양한 채널을 기반으로 한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는 동양생명은 한때 매각설에 휘말렸다.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에 생보업계의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오는 2023년 새 보험계약 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외국계 생보사들의 매각설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당시 미국계 보험사 푸르덴셜생명이 KB금융에 100% 매각되며 동양생명뿐만 아니라 라이나생명, 메트라이프, AIA생명 등 여러 외국계 보험사들의 매각설이 나돌기도 했다.

대주주의 부패 혐의도 악재로 작용했다.

동양생명의 대주주였던 우샤오후이 전 안방보험 그룹 회장은 지난 2017년 자금 모집 사기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징역 18년형을 선고받고, 중국 정부로부터 105억위안(약 1조8900억원)개인 자산을 몰수당했다.

이후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2018년 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안방보험그룹과 다자보험그룹을 위탁경영했다.

이 과정에서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비롯한 안방생명보험, 안방양로보험, 안방자산관리공사, 다자재산손해보험 등 보험 계열사가 다자보험으로 재편됐다. 현재 동양생명의 대주주는 다자생명보험 42.0%, 안방그룹홀딩스 33.3% 등이다.

이 같은 풍파 속에서 뤄젠룽 동양생명 대표는 지난 3월 3연임에 성공했다.

동양생명은 3월 30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뤄젠룽 대표에 대한 재선임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뤄젠룽 대표의 임기는 2022년 3월 29일까지다.

각종 이슈와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고조된 만큼 연임을 통해 조직 안정을 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주주 지배 구조 안정화로 매각설이 잦아든 현재, 뤄젠룽 대표는 경영 안정화에 힘쓸 계획이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연말 결산에서 올해 경영전략으로 △수익성 향상 △신계약 가치 성장 △투자 활성화 △브랜드 전략 △준법경영 △디지털 혁신을 내세웠다.

표 동양생명 제공 [뉴스락]
 동양생명 제공 [뉴스락]

경영 안정화와 함께 즉시연금 미지급 소송과 같은 잠재적 리스크도 해결해야 한다. 즉시연금보험은 목돈을 일시에 보험료로 내면 납입 즉시 혹은 일정 기간 후부터 매달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보험 상품이다.

동양생명은 지난 1월 19일 즉시연금 미지급 소송에서 패소해 현재 항소한 상태다. 최근에는 생명보험업계 빅3 중 하나인 교보생명까지 줄패소하면서 생보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치 못하고 있다.

앞서 2018년 금융소비자연맹은 생보사가 즉시연금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임의로 덜 지급했다며 가입자들을 모아 공동소송을 추진했다.

보험사가 약관 명시나 가입자에게 알리지 않고 만기보험금 지급 재원을 공제해 연금 월액을 산정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즉시연금 미지급 분쟁 규모는 16만명, 총 8000억여원에 달한다.

동양생명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서도 미지급금 규모에 해당하는 충당금을 적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액수는 밝힐 수 없지만 즉시연금 소송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았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미래에셋, 동양생명 즉시연금 미지급 반환 청구 공동소송의 연이은 원고승 판결로, 이후 진행되는 다른 보험사 공동소송 건에서도 원고승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생보사들은 지금이라도 미지급 연금을 자발적으로 지급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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