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권현원·허정은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권업 호황’에 힘입어 상반기 실적에서 대부분 ‘성적 우수’를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IB부문과 WM부문이 호실적을 견인했다.

미래에셋증권이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자기자본 10조원을 돌파하며 덩치를 키웠고, 각 증권사들 역시 이에 못지않는 실적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이 하반기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다.

최근 하반기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거래대금이 감소세를 보이면서 성장 폭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뉴스락>이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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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에셋증권, 상반기 ‘자기자본 10조원’ 달성
최현만, 김재식 미래에셋증권 대표. 사진 미래에셋증권 제공. [뉴스락 편집]
최현만, 김재식 미래에셋증권 대표. 사진 미래에셋증권 제공. [뉴스락 편집]

미래에셋증권(대표 최현만, 김재식)은 지난해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 데 이어 올 상반기 자기자본 10조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상반기 미래에셋증권은 영업이익 8534억원, 세전순이익 8791억원, 지배주주 순이익 634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3%, 55.3%, 55.4% 늘어난 실적이다.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자기자본 10조원 달성과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돌파가 예상된다는 것이 미래에셋증권의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압도적인 자기자본 우위를 기반으로 한 우량자산 투자 확대와 투자자산에서 창출되는 이익이 함께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가 더욱 확고하게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총 고객자산은 위탁자산 254조 7000억원을 포함해 400조 5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38조 5000억원 증가했다.

해외 주식 잔고는 전분기 대비 2조 7000억원 늘어난 21조 3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연금 잔고는 20조 1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업금융 수수료 수익은 전분기 대비 20.5% 증가한 1137억원을 기록했고 채무보증 수수료와 인수주선 수수료 및 PF/자문 수수료는 각각 전분기 대비 11.0%, 65.5% 증가했다. 또 기업여신수익은 전분기 대비 4.1% 증가한 208억원을 기록했다.

호실적의 원인으로 미래에셋증권은 △해외법인 순익 성장 △고객자산 400조원 돌파 등 지속적인 WM 자산 증대 △기업금융 부문의 수익 증대 등을 꼽았다.

특히 해외법인의 경우 2분기 세전 순이익 1115원을 기록, 전분기 대비 61.1% 증가하며 미래에셋증권의 최대 실적 갱신에 일조했다.

미래에셋증권의 해외법인은 지난 2019년 세전 순이익 1709억원, 2020년 201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 상반기 역시 세전 순이익 1800억원을 돌파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이는 글로벌 혁신기업 Pre-IPO 투자 및 성과 시현, 인도네시아 브로커리지 점유율 1위 등 다양한 부문에서 현지화된 해외법인들이 꾸준히 좋은 실적을 쌓아 올린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 NH투자증권, 상반기 호실적 달성..."옵티머스 문제 해소"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사진 NH투자증권 제공. [뉴스락 편집]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사진 NH투자증권 제공. [뉴스락 편집]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 등에서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늘어난 실적을 기록하며 순항세를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상반기 NH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101.7% 가량 늘어난 527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767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04.9% 늘었다.

이번 실적에서 운용사업, IB, WM부문이 고르게 실적 증대에 기여했다는 것이 NH투자증권의 설명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2분기에는 운용사업부문에서 단기금리 상승에 따른 불안정한 시장 상황 속에서 보수적 운용 전략 및 기 보유자산의 평가이익 발생 등으로 실적을 견인했으며 WM부문이 시장 거래대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채널 고객 자산 확대 및 금유상품판매 수익 성장으로 실적 증대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IB부문은 주요 딜이었던 하이브 유상증자, 엔에이치스팩19호 IPO를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1분기에 진행됐던 지오영 리파이낸싱, 금호리조트 매각 자문 등의 딜로 인한 수수료 수익이 발생하며 견조한 IB수익을 창출해 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NH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옵티머스 펀드와 관련한 배상금 이슈가 해소됐다는 점 역시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 지난 4월 NH투자증권에 옵티머스 펀드 관련 투자원금을 전액 반환하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NH투자증권이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배상해야 하는 금액의 규모는 27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옵티머스 관련 일반투자자에게 배상해야하는 금액은 2700억원 수준으로 NH투자증권이 기적립한 충당금과 기타 충당금으로 배상 가능하기 때문에 추가 충당금 적립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한국투자증권, 상반기 당기순익 5827억원...전년比 259.9%↑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사진 한국투자증권 제공. [뉴스락]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사진 한국투자증권 제공. [뉴스락 편집]

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이 상반기 순익 250% 이상 성장하며 반기 기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상반기 한국투자증권은 당기순이익 582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259.9% 증가한 실적이다.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5% 감소한 8조 3299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8.5% 증가한 7033억원을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브로커리지 2324억원, 자산관리 1005억원, IB 3471억원, 운용부문에서 398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브로커리지 1648억원, 자산관리 1210억원, IB 2201억원, 운용부문 –992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봤을 때 자산관리 부문을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개선된 실적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IB부문과 위탁매매 부문이 실적을 견인했다”라며 “사모펀드 전액 보상 관련 1회성 비용으로 자산관리 부문에서 손익이 감소했지만 뛰어난 수익성과 경영 효율성, 고도화된 리스크 관리로 업계 최고 수준의 실적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모펀드 보상 이슈 역시 해소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6월 판매 책임이 있는 부실 사모펀드에 대해 투자 원금을 전액 보상하기로 결정했으며 현재 보상업무를 마무리 중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발생하는 비용보다 고객 신뢰 회복과 이를 토대로 한 장기적인 영업력 강화를 우선으로 판단한 결정이었다”라며 “이러한 한국투자증권의 노력이 고객의 선택으로 이어지고 우수한 실적으로 입증돼 자본시장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삼성증권, 상반기에 전년도 전체 실적 추월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사진 삼성증권 제공. [뉴스락 편집]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사진 삼성증권 제공. [뉴스락 편집]

삼성증권(대표 장석훈)이 상반기 기준 지난해 전체 실적을 10% 이상 초과 달성했다. 이는 업계 최대 실적이라는 것이 삼성증권의 설명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 553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전체 이익 대비 9% 증가한 실적이다.

반기 기준 누적 영업이익과 세전이익은 7556억원, 7643억원으로 각각 전년도 전체 이익 대비 11%를 초과 달성했다.

2분기 실적 역시 호조세다. 삼성증권은 2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2645억원(전년 동기 대비 +101%), 영업이익은 3563억원(전년 동기 대비 +102%)을 기록했다.

실적 성장의 원동력은 WM부문과 IB부문이었다.

WM부문의 순수탁수수료는 안정적인 국내외 수탁수수료 성장을 바탕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가운데 해외주식 예탁잔고가 15조원을 돌파하며 지속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

또 금융상품 수익은 전 상품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134%가량 증가했으며, 1억원 이상의 고객 수 22만명 이상 확보함과 동시에 리테일 고객 예탁자산이 2분기에 7조원 수준이 순유입되며 306조를 달성했다.

IB/운용부문에서는 IB부문이 구조화금융의 성장을 바탕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이상 증가했으며, 운용손익 및 금융수지는 파생결합증권 관련 손익 안정화로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WM부문은 수익원 다변화로 실적 성장이 지속됐다”며 “IB·운용부문 역시 전 부문 실적 안정세로 가파른 성장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 키움증권, 올 상반기 순이익 4880억원..."리테일·IB 덕분"
이현 키움증권 사장. 사진 키움증권 제공 [뉴스락]
이현 키움증권 대표. 사진 키움증권 제공 [뉴스락]

키움증권(대표 이현)은 올 상반기 100% 이상 증가한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상반기 키움증권은 연결기준 전년 동기 대비 113.81% 증가한 48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63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7.26% 늘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리테일 부분의 지속적인 시장지배력 강화를 바탕으로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며 “대체투자와 PF 수익 증가를 통해 IB 부문의 수익이 증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자회사 실적이 전체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분기 역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키움증권의 2분기 지배순이익은 2208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에 따르면, 2분기 리테일 순수익은 전분기 대비 16% 감소한 2277억원이다. 해외주식 수익이 332억원으로 1분기 대비 45%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신용융자 잔고에 따라 금융수익은 전분기 대비 3% 늘었고, 국내주식 수익은 840억원으로 같은 기간 6% 감소에 그쳤다. 신규 계좌 개설이 양호한 가운데 국내주식 리테일 시장점유율이 30.2%로 높았기 때문이다.

IB 순수익은 전분기 대비 8% 늘어난 542억원을 기록했다. IPO 거래 감소에 따른 주식자본시장(ECM) 부진에도 자문·주선 거래 증가로 대체투자·프로젝트파이낸싱(PF) 수익이 44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3%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6월 말 RCPS(상환전환우선주) 4400억원을 성공적으로 발행했다”며 “자기자본이 3조원을 상회하면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을 통한 기업 신용공여 등의 비즈니스 확대도 가능해 3분기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백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예정된 MTS 통합 리뉴얼 및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 강화도 리테일 충성도와 수익을 높여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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