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여직원 성폭행 논란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가구업계 1위 한샘이 대국민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 시스템 마련과 기업문화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한샘 분기보고서를 살펴보면 이 회사 전체 근로자 3025명(비정규직 포함/9월30일 기준) 중 970명이 여성이다.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이 정도면 여타 기업에 비해 여성의 비율이 높은 편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한샘은 여태까지 여성 근로자를 대변하는 변변찮은 창구조차 갖추고 있질 못했다.

남성 중심에, 여성 근로자의 권리와 안전에 대해선 안일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뒤늦게나마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표이사 직속의 기업문화실을 신설해 사내의 성평등 이슈뿐만 아니라 인사제도와 상생협력 등 기업문화 전반의 이슈를 다루겠다고 약속했다.

한샘의 약속과는 별개로 고용노동부 등 정부기관은 한샘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까지 실시한 한샘에 대한 근로감독에 대한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고용노동부 뿐만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 등 타 기관에서도 그동안 수차례 제기된 ‘영업사원 강제할당’ ‘대리점 갑질’ 의혹에 대해서도 다뤄질 지 주목된다.

특히 한샘은 업계 1위로 올라서기까지 ‘영업’을 ‘조직의 꽃’으로 대내외적으로 떠받들어왔다.

의혹 제기된 내용과 견주어보면 ‘조직의 꽃’이 아닌 X취급 했던 셈이다. 영업직 근로자 총 991명(비정규직 포함/9월30일 기준)의 평균 근로 연수는 2년 남짓이다. 남성 근로자 672명의 평균 근로 연수는 고작 1년11개월에 불과하며, 나머지 여성 근로자는 2년1개월이다.

나아가 영업직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관리직·연구직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적다.

또 나아가 영업직 근로자간에도 성별에 따른 임금차이는 상당하다. 남성 영업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344만원 수준이며, 여성 근로자는 264만원이다.

이는 단순한 ‘통계의 함정’일 수도 있지만, 그동안 한샘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방증일 수도 있다.

특히 여성 근로자를 대하는 회사 측의 태도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한샘 말고 태도 불량을 지적해야할 기관이 있다. 바로 한샘의 2대주주인 국민연금이다. 이 회사 창업주인 조창걸 명예회장(15.45%) 다음으로 높은 5.06%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 기금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는 사업을 한다. 상장회사이자 업계 브랜드 파워 1위 기업인 한샘에 대한 투자의 옳고 그름을 떠나 2대 주주로서의 역할을 다했는지는 의문이다.

기업에 투자만 해놓고 거수기 역할만 하고 있다는 비판을 사온 국민연금이 한샘에서도 역시 그랬다는 지적이다.

국민연금이 앞서 국정감사에도 제기된 한샘을 둘러싼 논란과 의혹에 대해 2대 주주로서 감시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었더라면 이번 성폭행 논란이 불매운동으로 확산되는 걸 미연에 방지했을 수도 있다.

결국 국민연금의 수수방관하는 안일한 태도가 ‘국민 혈세’에 해당하는 기금을 갉아먹고 말았다.

국민연금의 태도는 주가 하락에 불매운동으로 인한 매출 부진에 따른 타격이 사실상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는 점에서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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