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증권업계는 요동치는 증시 속에서 직격탄을 맞아 실적하락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증권사들은 최초 코스피 3000돌파 등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파죽지세로 오르던 증권사들의 몸값은 올해 들어 급락하기 시작해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다.

금융감독원의 2022년 3분기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올해 58개 증권회사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3조 5161억원 대비 1조 781억원 감소한 1조 4380억원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금리인상 등으로 증권시장으로 몰렸던 자금이 증시 불안정으로 은행 등 안정 상품으로 유출됐다. 또 IB부문 수수료수익이 감소 WM부문 부진 등이 이어지며 실적 부진의 원인이 됐다.

이처럼 증권업계에 한파가 불자 증권사들은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고 영업점을 통합하는 등 살 길을 모색했다. 뿐만 아니라 내년이 더 힘들 것이라는 예측에 중소증권사들은 구조조정을 단행해 허리띠 졸라매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금리인상 여파 속 험로를 걷고 있는 우리나라 증권사의 2022년을 <뉴스락>이 돌아본다.

(왼쪽 상단부터)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 ,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 각 사 제공 [뉴스락]
(왼쪽 상단부터)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 ,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 각 사 제공 [뉴스락]

 

신한투자증권, 사명 변경 '도약의 해'...김상태 신임 사장의 무거워진 어깨

신한투자증권(대표 이영창, 김상태)은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여의도 본사를 매각하고 사명을 변경하는 등 새로운 도약을 꿈꾼 한 해를 보냈다.

신한투자증권은 3분기 순이익이 381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446억원 보다 754.93% 증가했다. 이는 지난 7월 창립 20주년을 맞아 여의도 본사를 매각한 대금인 약 4000억원이 순이익에 반영된 수치로, 신한투자증권은 단번에 증권업계 누적순이익 1위로 튀어 올랐다.

당기순이익은 역대급 수치를 기록했지만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50.3% 감소한 2684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이영창 대표는 신한금융투자(신한투자증권 전신)의 창립 20년을 맞아 제2 창업에 준하는 한 해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 사장은 증여, 해외 주식 상품, 디지털 차세대 프로젝트 진행 등을 강조한 바 있다.

이 사장의 포부를 실현하듯 신한투자증권은 여의도 사옥을 매각해 수익 다각화를 본격화했다. 본사 매각 대금으로 실탄을 마련해 IB, WM, 디지털화 등 다양한 사업부문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여의도 사옥 매각 뿐 아니라 사명도 변경했다.

지난 10월 약 13년 만에 이뤄진 사명 변경으로 ‘증권’을 통해 고객들과의 친밀도를 높이고 ‘투자’를 통해 증권사로서 기업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꾀했다.

또 내·외부 MZ세대에도 힘을 쏟는 모양새다. 신한투자증권은 대리, 과장급의 MZ세대로 구성된 주니어보드의 콘클라베 경영참여 등 경영 혁신에 나섰으며, 지난 10월 MZ세대 이용률이 높은 네이버웨일과 MOU를 체결해 새로운 금융플랫폼을 제공하기로 했다.

한편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0일 신한투자증권의 차기 사장으로 김상태 사장을 단일 대표로 추천했다. 각 사 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최종 선임 후 2023년 1월 1일부터 임기가 시작될 예정이다.

메리츠증권, 업계 1위 기록 중...지주사 행보 시선 집중

메리츠증권(대표 최희문)은 증권사 중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였다.

메리츠증권은 3분기 누적 순이익 기준 신한투자를 이은 2위를 기록했다. 신한투자증권의 매각 자금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1위에 올라섰다. 메리츠증권은 타 증권사가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내고 있는 것에 비해 홀로 성장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8234억원을 기록해 증권사 중 1위에 올랐다.

올해 4분기에는 누적 영업이익이 1조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3분기 누적 순이익도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동기 4631억원 대비 50억원 이상이 늘어 4687억 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업계는 메리츠증권이 일반 증권사와 달리 리테일 부문보다  IB와 부동산 PF에 중점을 둔 수익구조를 취하고 있어 지난 상반기 풍파를 뚫고 성장할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나홀로 성장을 이뤄낸 메리츠증권이지만 금융위의 레이더는 피하지 못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5월에는 금융위로부터 1억 4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 받았다.

메리츠증권은 판매 펀드 해지 위험을 인지하고 해당 펀드를 사들이는 대신 펀드 운용사로부터 수수료 명목으로 부당하게 이익을 수령해 제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뿐만 아니라 지난 2월 158억원대 무차입 공매도와 업틱룰 위반이 적발돼 금융위로부터 1억 9500만원의 과태료도 부과 받은 바 있다. 

메리츠증권은 이제 메리츠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로 거듭난다. 지난달 메리츠금융지주는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포괄적 주식 교환을 발표했다. 완전 자회사 편입이 완료되면 메리츠증권은 상장폐지된다. 

한국투자증권, 1조 클럽 가입...정일문 대표 보수 논란은 '옥에 티?'

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올리며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1조원을 돌파해 1조클럽에 가입했다.

그러나 올해는 증시 불황 직격탄을 맞아 지난해에 비해 현저히 낮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약 3800억원 줄어든 4292억 9000만원으로,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5050억원으로 지난해 영광을 뒤로하고 업계 5위에 그쳤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지난 1월 시스템 재정비에 힘을 쏟을 것을 당부 한 바 있다. 이에 리테일, 홀세일, IB·PF, 본사관리 등 전사적 시스템 재정비를 거쳤다. 특히 정일문 대표는 해외 IB사업 본격 추진을 진행했다. 미국 뉴욕에 IB전담법인을 설립했으며, 해외 금융사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미국 사모 대출 시장에도 진출하는 등의 행보를 보였다.

특히 정 대표가 지난 6월 베트남 현지에 방문해 신사업을 모색하는 등 베트남 시장에 공을 들이는 모습도 보였다. 또 한국투자증권 베트남 법인은 베트남 최대 자산운용사인 드래곤캐피탈자산운용과 ETF관련 MOU를 체결하는 등 베트남 종합 증권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수익 다각화를 모색하며 증시 불안 타파에 나선 한국투자증권이었지만, 각종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5년 내 윤리강령 최다 위반 증권사라는 불명예 1위에 올랐으며, 증권 시장 불황에도 정일문 대표가 상반기 보수로만 51억원을 수령해 다수의 주주가 주가하락으로 손해를 입고있는 상황에서 시장 상황과는 동떨어져있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외에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기관주의와 과태료 29억 2000만원을 부과받으며 한국ESG기준원 기준 지배구조 분야 등급이 B+등급에서 B등급으로 하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지배구조 분야 등급은 하락했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의 ESG경영 강화 기조를 이어갔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3월부터 기후변화 대응, ESG금융 등을 분석해 제공하며 국내 기업의 ESG경영을 지원했다. 또 한국중부발전과 온실가스 절감을 위한 MOU를 체결하며 환경 친화 경영 강화에 나섰으며 서울 투자청과 서울 인베스터스 포럼을 개최해 유망기업을 발굴하기도했다. 

키움증권, 균형적인 성장 도모...국내 9번째 종투자 등록

키움증권(대표 황현순)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5903억 7000만원으로 5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3분기 누적순이익은 3928억 2000만원의 누적 순이익으로 4위를 차지했다. 누적 순이익의 규모는 줄었지만 순위는 올라가 다른 증권사보다 실적 낙차 폭이 적었다는 평이다. 또,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이익도 5197억원으로 4위를 기록했다.

키움증권은 브로커리지 중심 수익구조에서 보다 균형적인 성장으로의 변화를 도모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6월 4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지난 5월 국내 증권사 중 9번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자)가 됐다.

키움증권이 금융위로부터 종투자 지정을 받으면서 활용가능한 신용공여한도는 자기자본의 200%이내로 확대되고 기업신용공여 업무도 가능해졌다. 키움증권은 같은 달 종합금융팀을 신설해 초대형 IB업무를 본격적으로 준비 중이다. 

키움증권이 신사업에 진출하면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에 이어 여섯번째 초대형IB가 된다.

뿐만 아니라 키움증권은 조각투자 등에도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있다. 키움증권은 지난 7월 아트테크 플랫폼 테사, 뮤직카우와 MOU를 체결하며 미술품 조각투자 등 투자자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즈니스 범위를 확장시켰다. 

한편 수익구조 다각화를 위한 노력이 돋보인 한 해였지만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제재는 오점으로 남았다. 키움증권은 지난 8월 외환거래·이익 손실을 과대계상하고 미수금·미지급금을 과소계상해 16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 받은 바 있다. 

삼성증권, 업계 순위  두단계 하락...채권 시장서 성장세 

삼성증권(대표 장석훈)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822억 80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기준 7997억 7000만원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업계 순위도 3위에서 5위로 두 계단 내려왔다. 

다만 삼성증권의 누적 영업이익은 3분기 기준 5511억원으로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업계 3위를 기록해 증시불황에 비해 선방한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증권은 기존의 초고액자산가 중심 경영 확대와 소액투자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위해 부단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2월 미국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제공하며 시차 없는 투자를 가능하게 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미국주식 주간거래 누적 거래금액이 3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월 평균 100만달러 이상 거래한 헤비트레이더 서학개미의 수가 오픈 초기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삼성증권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헤비트레이더를 위해 지난 4월부터 미국 주식 10호가 서비스를 주간 거래에 도입하고 유튜브 영상을 통해 투자콘텐츠를 제공했다. 

또 지난 9월에는 해외채권도 모바일 매매가 가능한 시스템을 론칭하고, 최소 투자금액도 기존 1만달러(1289만원)에서 100달러(약 12만원)로 조정해 채권투자 진입장벽을 낮췄다. 또 헤비트레이더 뿐 아니라 초보 채권 투자자를 위한 콘텐츠도 유튜브에 신설해 채권이해도를 높였다.

이에 지난 11월 기준 온라인 채권 판매 규모가 2조원을 넘어 작년 한해 규모인 2000억원 대비 10배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편 삼성증권은 지난 9일 금감원으로부터 기관주의와 과징금 33억 2400만원, 과태료 11억 8300만원 등을 부과받았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계열사 임원에 대한 신용공여 금지위반, 선관주의 의무 위반 등 11가지 위반사항을 이유로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사안은 삼성증권이 금융당국에 자진신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 최대 실적 경신 성장세 다소 주춤...업계 ESG 최고등급 '쾌거'

미래에셋증권(대표 최현만)은 지난해 2년 연속 세전 이익 1조원을 돌파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올해는 시장 변화에 따른 실적부진으로 3분기 기준 누적 순이익이 3424억 9000만원으로 나타나 지난해 동기 대비 약 47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증권업계 1위를 달성했던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순위는 6위로 급락했다. 다만 영업이익 성적에서는 여전히 7557억을 기록해 2위에 머물며 상위권을 유지했다.

최현만 대표는 지난 1월 양적·질적 초격차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디지털 역량 강화,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 등을 사업 전략으로 밝혔다.

2022년 조직 개편에서 글로벌부문을 IB총괄 산하에 배치해 본사와 해외법인의 IB역량을 강화하고 브로커리지 의존도를 낮춰 사업의 효율적 성장을 꾀했다. 또 타 사업과 시너지를 내며 고객기반을 효율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연금영업조직을 대폭 확대했다.

글로벌부문을 확대하겠다는 최 대표의 포부대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6일 영국 ETF 전문기업인 GHCO를 인수했다. GHCO는 영국 금융당국의 기업 결합 심사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미래에셋증권 런던법인의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또 디지털 부문도 강화해 스마트앱 어워드 2022에서 특별대상을 받았다. 지난 6월 3개의 앱을 하나로 통합해 출시한 'M-스톡'의 고객중심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디자인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ESG평가에서도 최상위권의 성적을 받았다.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사 중 유일하게 한국ESG기준원과 서스틴베스트에서 모두 A등급을 부여받았다. 또 지난달 인사를 통해 여성 임원이 55명으로 늘어 전체 임원 중 여성 임원 비율이 15%로 올라 여성인재 기용에도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미래에셋은 4년만에 금감원 정기검사의 첫 타자가 돼 지난달 21일부터 검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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