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팩트오픈] KT&G생명과학·영진약품 합병, 기업평가 가치 뻥튀기 의혹…5년이 20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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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팩트오픈] KT&G생명과학·영진약품 합병, 기업평가 가치 뻥튀기 의혹…5년이 20년으로?
기업가치 204억원 중 200억원을 차지한 신약성분 KL1333…독성 성분 검출 논란?
금감원 세차례 정정 요구에 사모방식으로 돌연 전환한 KT&G, 합병 위한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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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KT&G생명과학이 모회사 영진약품에 흡수합병될 당시 개발 중인 신약물질에서 독성이 발견됐음에도 이를 기업가치 평가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진실 공방이 뜨겁다.

당초 KT&G생명과학은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를 통한 R&D인프라 강화, 제약사업 시너지 강화 및 경영효율성 증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2016년 4월부터 모회사 영진약품과의 합병을 시도했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KT&G생명과학의 기업가치 산정방식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2016년 4월, 5월, 8월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정정 요구를 했지만, 같은 해 11월 두 회사는 금감원에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사모방식으로 돌연 전환해 지난해 1월 합병을 완료했다.

금감원이 제기한 기업가치 산정방식 문제의 중심에는 KT&G생명과학의 신약성분 개발이 있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KT&G 생명과학 전체 가치 204억 중 200억을 차지하는 신약 ‘KL1333’

지난 2016년 4월 두 회사가 흡수합병을 추진할 당시 KT&G생명과학은 ‘KL1333’ 이라는 신약물질을 개발 중이었다.

KL1333은 ‘멜라스 증후군’과 ‘당뇨’를 염두에 두고 개발된 신약물질이다.

KT&G생명과학이 2016년 기술보증기금 중앙기술평가원을 통해 받은 기업가치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KT&G 명과학의 기업가치는 신약물질의 미래 ‘수익가치’와 현 보유 중인 자산 및 건물의 ‘자산가치’를 합쳐 총 204억원으로 평가됐다.

이 중에서 KL1333은 미래가치를 포함 총 200억원에 책정돼 KT&G생명과학 총 기업가치 204억의 98%를 차지했다.

기업가치 평가를 담당했던 기술보증기금 홍보실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신약개발은 의료기술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기업의 핵심기술이 기업가치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사례가 전혀 없지는 않다”고 답변했다.

KL1333은 앞서 2016년 초 영국 임상수탁기관(CRO)에서 진행된 전임상(동물실험)과정에서 고농도로 투입했을 때 염색체 이상이 생기는 등 독성이슈가 발생한 바 있다.

하지만 독성에 관련된 내용은 KT&G생명과학의 기업가치 평가서에서 찾을 수 없다.

금감원 공시시스템 조회 결과 합병을 위해 KT&G생명과학이 금감원에 제출한 2016년 8월11일자 합병 증권신고서 중 ‘합병 가액 및 산출 근거란’에는 “전임상시험 중 가장 중요한 독성시험을 세계적인 평가기관인 영국 Covance에서 완료하여 현재 최종보고서를 작성 중”이라고 기재돼 있어 전임상시험을 문제없이 완료한 것으로 나타나있다.

영진약품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KL1333의 가치 산정에 대해 “외부기관에서 해당 성분의 기술력뿐만 아니라 미래가치까지 산정해 계산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며 “독성 때문에 성분이 문제가 됐다면 식약처 승인이 됐을 리가 없고 해외에 기술 수출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2월 KL1333의 임상1상을 승인했다. 지난해 5월에는 Upfront(계약금) 300만달러, Milestone(단계별로 개발 목표에 도달하는 경우에 한해 수령하는 금액) 5400만달러에 KL1333을 스웨덴 제약업체 뉴로바이브(NeuroVive Pharmaceutical AB) 사에 기술 수출했다.

영국 임상수탁기관(CRO)에서 독성 성분이 검출된 사실에 대해서 영진약품 관계자는 “해당 실험에서는 고용량으로 사용시 독성이 발견될 수도 있다는 답을 얻은 것”이라며 “식약처 승인 당시에는 저용량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답을 받았기에 승인이 됐다”고 답변했다.

관계자는 이어 뉴로바이브와 기술 수출계약 당시 독성 성분이 언급됐냐는 질문에는 “뉴로바이브에 한국·일본을 제외한 전세계 판매 독점권 계약뿐만 아니라 개발에 대한 계약도 진행했다”며 “따라서 영진약품에서 실시한 개발 및 연구내용을 제공했고 뉴로바이브 역시 자체 임상실험을 별도로 이어가며 기술개발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시적 투입이 가능한 멜라스 증후군 치료제와는 달리, 당뇨 치료제는 지속적으로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확보된 저용량이라 하더라도 지속 투입시 고농도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뿐만 아니라 해당 성분 사용에 문제가 없다고 해서 고용량으로 사용시 독성이 발견될 수도 있다는 내용 자체가 평가서에 언급조차 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의혹은 풀리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식품의약품 안전평가원 의약품심사조정과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KL1333은 외부에서 불리는 코드명이라 성분에 대한 정확한 이름을 알아야 파악이 가능하다”며 “혹 이를 안다고 하더라도 외부인에게 검사결과나 정보를 알려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식약처 대변인실 관계자 역시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임상단계의 신약성분이 해외 기술 수출이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기업간 계약은 식약처가 관여하지 않는다”며 “전임상단계던 임상1상이던 기업끼리 이야기만 된다면 관계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 KT&G생명과학 신약물질 가치평가 기준...금감원은 5년 vs. 영진약품 20년 

KT&G생명과학과 합병을 도모했던 상장사 영진약품은 금감원의 기업가치 산정방식에 대한 세 차례의 정정요청에 결국 2016년 12월 합병방식을 공모에서 사모로 변경했다.

사모방식은 소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금감원에 합병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합병을 진행할 수 있다. 대신 1년간 보호예수 기간을 가진다. 

영진약품은 (주)KT&G 등 41인의 KT&G생명과학 지분을 매입, 금감원에 주요상황보고서를 합병 증권신고서 대신 제출하고 1대 0.49 비율로 합병을 완료했다.

이 과정에서 KL1333의 독성 성분은 고려되지 않았으며, 자연스레 금감원이 문제 삼았던 KT&G생명과학의 기업가치 역시 204억원 그대로 반영됐다.

현재 영진약품은 KT&G생명과학 인수 후 2017년 2월부터 KL1333에 대한 임상1상을 승인받고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영진약품 관계자는 “보통 신약개발부터 시중 판매까지는 10~15년, 그 이상이 걸리기도 하기 때문에 KL1333의 가치평가 기간을 20년으로 책정했다”며 “금감원이 수익이 적은 KT&G생명과학의 신뢰도를 문제 삼고 5년 이상의 가치평가 내용은 고려해줄 수 없다고 해 합병 공모방식을 철회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해당 사례는 합병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에 대해 두 회사가 합병 자체를 철회하고 사모방식으로 전환한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금감원이 따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모방식에서 승인이 나지 않는 부분은 결국 위험성이 존재한다는 얘기”라며 “만약 피해가 생긴다면 주주들에게 부담이 작용할텐데 이는 위험성을 알고도 미리 막지 못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보호예수 기간 1년 지나자마자 주식 절반 이상 줄어  

KT&G생명과학의 순수 자산가치가 신약물질 가치를 제외하고 고작 4억원으로 평가된 가운데 신약 성분 개발의 미래가치가 200억인 것은 너무 과하지 않냐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혹은, 당시 KT&G생명과학의 상황이 좋지 않았던 데서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전문가는 <뉴스락>과 통화에서 “상대적으로 실적이 저조했던 영진약품의 자회사 KT&G생명과학과의 합병을 영진약품 주주들이 반기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합병 이후 주주들의 이동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예측했다.

이는 영진약품 측도 인정하는 부분이었다. 

영진약품 관계자는 “영진약품은 상장회사, 생명과학은 비상장회사이니 만큼 당시 KT&G생명과학 주주들은 가치평가를 높게 받길 원하고, 반대로 영진약품 주주들은 흡수되는 기업의 가치가 높게 평가되지 않길 바랐었다”며 “이후 기업가치 평가서의 평가내역대로 접점을 찾아 합병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KT&G생명과학과 영진약품의 합병 당시 채택한 사모방식은 합병신주 발행 후 한국예탁결제원에 예탁돼 2017년 1월25일부터 2018년 1월25일까지 1년간 인출 및 매각이 불가능하다는 보호예수 조건이 있었다.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한 <뉴스락>의 조사 결과 영진약품이 사모방식으로 모은 전체 5,272,731주 중에서 현재 3,184,993주가 빠져 현재 2,087,738주가 남은 상태다.

한편, 영진약품은 지난달 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수준 전 사장 후임으로 이재준 동아ST 글로벌사업본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MINI 인터뷰 

[인터뷰] 금융감독원 합병특별심사실 A팀장

Q. KT&G 생명과학과 영진약품의 합병 당시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내용이 무엇이었는가?

A. 당시 담당자가 현재는 부서이동을 해서 자세히는 알 수 없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기재돼있는 내용이 전부일 것이다.

Q. 공모방식에서 정정해야 할 내용을 정정하지 않은 채 철회 후 사모방식으로 전환한다면, 금융감독원에서 제재를 하거나 하는 방법은 없는 건가?

A. 합병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에 대해 두 회사가 합병 자체를 철회하고 사모방식으로 전환한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금감원이 따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회사 자체가 손해를 감수하고 사모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Q. 이러한 방법을 그대로 묵인할 경우 피해는 주주들이 볼 수도 있다. 어느 정도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A. 그 부분은 기업의 입장이다. 금융감독원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닌 듯하다.

[인터뷰] 식품의약품 안전평가원 의약품심사조정과 B과장

Q. KL1333 성분의 독성이 있는 것을 알고 승인을 한 것인지?

A. KL1333이라는 것은 외부적으로 지칭하는 코드명이다. 정확한 성분명을 알아야 이야기를 해줄 수 있지만 보통 보안상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는다.

[인터뷰] 식품의약품안전처 대변인실 C주무관

Q. 아직 임상단계에 있는 예비 신약이 해외 기술 수출될 수 있는 것인가?

A. 기업간의 계약이기 때문에 식약처는 관여하지 않지만, 전임상단계든 임상1상, 임상2상 단계든 기업끼리 합의만 잘 한다면 문제될 것은 없다.

[인터뷰] 기술보증기금 홍보실 D부실장

Q. 통상적으로 기술 가치평가는 어떻게 하는가?

A. 중앙기술평가원에서만 실시하며 기업에 맞는 툴을 구성해 평가팀을 꾸린다. 이후의 과정은 발설할 수 없다.

Q. 개발단계에 있는 신약성분이 기업가치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가 있나?

A. 신약은 개발만 된다면 의료기술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높은 가치로 책정되지 않았을까 싶다. 꼭 신약이 아니더라도 여타 기업의 핵심기술이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인터뷰] 영진약품 홍보실 E담당자

Q. 독성 성분이 검출됐음에도 식약처에서 승인을 받았는데 식약처는 이를 알고 있는 건지?

A. 영국 임상수탁기관에 전임상실험을 의뢰한 것은 사용량에 대한 기준을 잡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여기서 저용량으로 사용했을 때 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받았고 식약처에서 이를 인정하고 승인했다.

Q. 기업가치 평가서를 보면 KL1333의 가치가 200억대, KT&G 생명과학의 순수 자산가치는 4억대이다. 현재 기업가치에 비해 미래가치가 너무 높은데 어떻게 평가된 건지?

A. 기술보증기금 중앙기술평가원의 평가에 따르면 신약에 대한 시장조사를 해서 그에 대한 평가를 진행한다. 신약 개발이 완료됐을 때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다. 때문에 미래가치가 주요평가 요소로 판단되는 것은 당연하다.

Q. 합병방식을 공모방식에서 사모방식으로 전환했다. 이유가 있나?

A. 보통 신약개발 기간은 10~15년이다. 초기단계인 KL1333의 가치평가 기간을 20년으로 잡았는데 금융감독원에서 5년 이상으로 책정해줄 수 없다고 했다. KT&G 생명과학이 당시 수익이 높지 않았기 때문에 확증이 없어서 해주지 않은 듯하다. 그래서 사모방식으로 전환해서 합병을 진행했다.

Q. 합병방식을 사모방식으로 전환할 당시 영진약품 주주들의 반발은 없었는지?

A. 상장회사인 영진약품 주주들 입장에서는 흡수되는 기업인 비상장회사 KT&G 생명과학의 가치가 너무 높게 책정되지 않길 바랐고, KT&G 생명과학 주주들은 더 높은 가치평가를 원했다. 하지만 전략적 합병이었기 때문에 주주들끼리 잘 대화가 진행돼 중간지점을 찾아 합병에 이르렀다.

[인터뷰] KT&G그룹 홍보실 F대리

Q. 두 회사가 합병 당시 사모방식으로 전환한 이유에 대해 알고 있나?

A. 영진약품이 주주 보호 강화 차원에서 실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 금융감독원에서 요구한 정정 내용을 충족하지 못해 사모방식으로 전환했고 이후 합병 증권신고서 대신 주요상황보고서 제출로 갈음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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