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각 사 제공.

[뉴스락] 지난해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주사 실적이 대부분 은행에 편중된 상황에서 은행권 수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권 실적 잔치의 이면에는 장기 저금리 상황에서도 각 은행들이 예대마진을 꾸준히 늘린 것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금리 상승기 진입을 앞두고 무분별하게 대출을 조장해 현재의 부동산 광풍을 야기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KEB하나금융지주, 우리은행 등의 순이익 추정치는 10조463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7조6923억원에 비해 36% 가량 늘어난 수치다.

업체별로는 KB금융이 3조4145억원으로 전년 대비 55.9%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됐다. 신한금융(3조3580억원, 18.9%), 하나금융(2조65억원, 43.4%), 우리은행(1조6845억원,31.9%) 등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금융지주사, 업황 불황 속 실적 개선...전년 대비 36% 증가 

금융지주사들의 약진에는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은행들의 실적 개선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지주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60% 이상의 이익이 은행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7개 금융지주사 순이익 중 은행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BNK금융지주가 96.8%로 나타났다. 그 뒤로 하나금융지주에서 하나은행이 94.2%의 수익을 창출했으며 DGB금융지주(DGB대구은행, 94.1%), JB금융지주(전북은행, 81.1%) 등도 80% 이상을 기록했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도 각각 은행 비중이 66%, 60.4%를 기록했다. 농협금융지주가 국내 7개 금융지주사 중 가장 낮았지만 이마저도 59.1%에 불과했다.

예대마진으로 수익개선...주담대 쏠림 현상 심화 

은행들의 수익이 증가한 것은 기준금리가 인하됐지만 수신금리 인하 폭은 대폭 낮추고 대출금리는 약간 조정하는 식으로 예대마진을 늘렸기 때문이다. 또한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를 앞두고 대출 수요가 몰린데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 급증도 수익 개선에 일조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75%에서 1.25%로 떨어지는 동안 예대금리 차이는 평균 1.7%포인트에서 1.9%포인트로 오히려 늘었다. 특히 기준금리가 1.25%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는 기간에 예대마진 차가 확대됐다.

가계대출 중심으로 전체 대출도 급증했다. 신한·우리·KB국민·KEB하나 4대 시중은행의 가계여신은 지난 2009년 말 274조9437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425조5132억원으로 54.8% 급증했다. 같은 기간 기업 여신은 268조1789억원에서 367조7289억원으로 37.1% 늘어나는데 그쳤다. NH농협은행 역시 2012년 말부터 2017년 3분기 말까지 가계여신을 43.6% 늘렸지만 기업여신은 29.9% 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전체 가계대출 상승을 견인했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개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주담대 총 잔액은 377조7972억원으로 2016년 말보다 15조879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주담대 증가액은 특히 하반기에 쏠렸다. 지난해 1~6월 주담대 증가액은 2조231억원이었던 반면 7~12월에는 이보다 6배 이상 많은 13조648억원이 늘었다. 한 해 주담대 증가액의 86.6%가 하반기에 집중됐다.

이와 관련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최근 은행권 대출에 대해 주택담보대출 쏠림 현상이 심하다며 “모든 은행이 주택은행(현 KB국민은행)처럼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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