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글로벌 혁신지수 세계 5위’, ‘수출 세계 6위‧수입 세계 9위’, ‘2020년 1인당 GDP(국내총생산) 3만1497달러로 경제규모 세계 10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2년 연속 참여’ 등.

100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전쟁과 외환위기를 뚫고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 이뤄낸 지표와 순위다.

국가의 명운이 달렸던 위기에도 범국민적 합심으로 이를 극복해왔던 대한민국의 저력은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또 한 번 빛났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은 주력 분야인 IT, 조선, 건설, 자동차뿐만 아니라 웹툰‧영화‧음악‧게임 등 21세기 전 세계 문화콘텐츠 산업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유통(푸드), 제약바이오 등도 세계 속에 깃발을 꽂으며 'K-OO'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뉴스락>은 전(全) 산업에 아우르는 ‘K-산업’의 관점에서, 최초를 넘어 일류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우리기업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에 대해 조명해본다.

여덟 번째 이야기는 <두산에너빌리티>다.

[뉴스락 편집]
[뉴스락 편집]

기술 혁신과 사업 다각화로 성장 동력 확보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첨단산업·청정 에너지 파트너십’ 행사에서 두산에너빌리티 박지원 회장이 대표 발언을 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뉴스락]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는 1962년 두산중공업으로 설립돼 발전소, 원자력, 수처리 등의 플랜트 사업을 주력으로 해왔다.

창립 초기부터 기술 연구소를 운영하고 1976년 국내 최초로 원자력발전소 설계를 수행했다.

1980년대에는 화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 해수담수화 등의 대형 플랜트 사업을 수주하고 해외로 진출했다.

1990년대에는 미국, 중동, 동남아 등에서 다양한 플랜트 사업을 수행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2007년 미국 가스터빈 제조사인 인포코를 인수하고 2014년 미국 연료전지 제조사인 클리어엣지파워를 인수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6년 박지원 회장이 취임하면서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강조하고, 기존 플랜트 사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에너지 솔루션 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조직 개편과 신사업 추진을 단행했다.

2021년에는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가 분할합병되면서 두산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의 건설기계 사업을 인수하고, 두산밥캣은 두산인프라코어에서 분리돼 새로운 회사로 출범했다.

지난해 두산중공업은 정기주주총회 의결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로 명칭을 변경했다.

초기 건설기계 제조사로 출발했던 두산에너빌리티는 기존에 집중하던 플랜트 사업에서 벗어나 현재는 가스터빈, 수소, 신재생, 차세대 원전 등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4대 성장사업을 중심으로 각 사업부별 세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뉴스락]
두산에너빌리티는 4대 성장사업을 중심으로 각 사업부별 세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뉴스락]

발전용·항공용 가스터빈 개발로 세계시장 공략

두산에너빌리티는 전세계 8개 이상의 기술협력 그룹을 구축하고 국내 22개 대학교 및 국책 연구소와 공동으로 개발 노력을 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뉴스락]
두산에너빌리티는 전세계 8개 이상의 기술협력 그룹을 구축하고 국내 22개 대학교 및 국책 연구소와 공동으로 개발 노력을 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뉴스락]

두산에너빌리티는 에너지 전환 시대에 맞춰 가스터빈·수소·신재생·소형모듈원전(SMR)등 4대 성장사업을 추진하며 친환경 발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초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을 개발하는데 성공하며 에너지 솔루션 사업에 본격적으로 도약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0년여의 연구개발과 약 1조원의 투자 끝에 2019년 12월 인천 남동발전소에서 자체 개발한 270MW급 가스터빈(DX300)을 시운전하고, 2020년 3월 전력거래소로부터 정식 인증을 받았다.

이는 세계 5번째이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이루어진 쾌거다.

지난 6월 한국중부발전에 380MW급 초대형 발전용 가스터빈 첫 수주에 성공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1일 국방과학연구소와 ‘터빈 베인/블레이드 주조품 제작 및 후가공’ 과제를 계약했다.

이는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 중인 항공용 가스터빈의 핵심 고온 부품인 블레이드와 베인을 제작해 2027년까지 공급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스터빈 개발은 국내 발전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국내 발전소는 수입 가스터빈의 비용과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고 두산에너빌리티는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수소와 신재생에너지로 미래를 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수소와 신재생에너지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뉴스락]
두산에너빌리티는 수소와 신재생에너지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뉴스락]

두산에너빌리티는 수소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다각화하고 확장해 미래 에너지 산업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소는 무탄소 연료로서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전환의 핵심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수소의 생산부터 저장, 운송, 활용까지 전 과정을 커버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20년 11월 국내 최초로 수소액화 플랜트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본사 부지에 건설되는 이 플랜트는 하루 5톤의 액화수소 생산을 목표한다. 생산된 액화수소는 창원 수소 버스 충전소 등에 공급할 예정이다.

그린수소, 즉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탄소배출 없이 생산하는 수소에도 진출했다.

2020년 제주도에서 시작된 ‘그린수소 실증사업’에 참여해 제주에너지공사가 보유한 풍력단지에서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제주 풍력단지에 수소를 생산하는 시스템과 생산한 수소를 압축·저장하는 시스템을 함께 구축했다.

또한 가스터빈을 수소터빈으로 전환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수소터빈은 무탄소 연료인 수소를 사용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발전 기술이다.

이를 위해 영국 암모니아 크래킹 솔루션 업체 존슨 매티(이하 JM)사와 '암모니아 분해 사업 공동 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JM은 암모니아를 분해해 수소를 얻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가스터빈에 적용할 예정이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정부가 주관하는 ‘MW급 부유식 해상풍력시스템 개발’ 국책과제에도 참여해 8MW 해상풍력 터빈 개발과 제작을 맡고 있다.

국내 풍황에 최적화된 8MW급 해상풍력터빈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과정에서 국내 대형 해상풍력 사업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전라남도 영광군 국가풍력실증센터에 시제품을 설치하고, 6월에는 국제인증을 취득했다.

글로벌 해상풍력 업체인 지멘스가메사(SGRE)와 협력 합의를 체결하고, 초대형 해상풍력 너셀 조립, 시공, O&M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협력을 하기로 했다.

또한 국내 부품업체 발굴 및 육성, 해상풍력 기술 지식 교류 및 교육 등을 통해 국내 해상풍력 생태계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창원국가산업단지 원자로 공장에서 해상풍력발전기를 설치해 친환경 풍력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소를 생산하고 배터리 재활용 기업 설립을 발표하며 풍력 발전을 통한 청정 수소 생산 등 신재생에너지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MR 파운드리로 세계 원전시장 공략

뉴스케일파워 SMR 발전소 조감도.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뉴스락]

두산에너빌리티가 차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소형모듈형원자로(SMR) 사업에서 세계적인 파운드리(생산 전문기업)로 도약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미국 NAC사와 공동개발한 사용후핵연료 금속 저장용기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승인을 취득했다.

이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것으로 기존 콘크리트 저장용기보다 안전하고 공간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SMR 분야의 선두주자인 뉴스케일파워와 SMR 소재 제작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미국 첫 SMR 프로젝트인 UAMPS의 CFPP 발전소에 사용될 SMR 소재를 제공하게 됐다.

이외에도 4세대 고온가스로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와 지분투자 및 핵심기자재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SMR 시장에서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SMR 기자재 시장에서 향후 10년간 연평균 1조2000억대의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SMR 전용 공장 신축 등 제작 능력도 확대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파워젠 인터내셔널 2023’에서 원자력과 가스터빈 관련 기술력 홍보에도 나섰다.

지난 2월에는 ‘두산 탈탄소 콘퍼런스’를 개최해 가스터빈 개발 현황 및 로드맵, 수소혼소터빈 및 수소전소터빈 개발 현황, 원전 주기기 생산 역량, SMR 제작사로서의 강점과 현황 등을 소개했다.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은 성과로 이어졌다.

두산에너빌리티 최근 3개년도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뉴스락 편집]
두산에너빌리티 최근 3개년도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뉴스락 편집]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의 2022년 연결 매출은 15조 4210억원으로 2021년(10조 9908억원)보다 45.6% 늘었다. 영업이익도 전년(8693억원) 대비 22.7% 상승한 1조 106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해 반분기 매출은 8조 5804억원으로 지난해 반분기(6조 8389억원)대비 25.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592억원으로 저번 반분기(5198억원)보다 65.3% 늘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에너지 솔루션 사업은 우리 회사의 핵심 성장 동력"이라며 "기존 플랜트 사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에너지 시장에 진입하고자 한다. 국내외에서 다양한 에너지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혁신을 통해 에너지 산업의 리더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친환경 에너지로 세계를 바꾸겠다"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난 박지원(사진) 회장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와 뉴욕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동양맥주, 두산상사, 두산을 거쳐 2017년부터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재직하다 2016년 회장에 올랐다.

두산그룹의 부회장으로 형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을 이끌 차기회장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박 회장은 기존의 전통적 발전사업 중심에서 친환경 발전사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겠다는 의지로 회사이름을 ‘두산에너빌리티’로 변경했다.

가스터빈, 수소, 신재생에너지, 소형모듈원전(SMR)을 4대 성장사업으로 꼽고 신사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박 회장 체제 속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채권단 관리 체제 졸업과 함께 실적 개선과 재무구조 개선에 성공하며 경영 정상화를 달성했다.

또한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수주와 원전 협력사 지원 등을 통해 원전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박 회장은 “회사가 보유중인 에너지 기술로 인류의 삶은 더 윤택해지고 동시에 지구는 더욱 청정해지도록 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겠다. 친환경 에너지로 세계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