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글로벌 혁신지수 세계 5위', '수출 세계 6위·수입 세계 9위', '2020년 1인당 GDP(국내총생산) 3만1497달러고 경제규모 세계 10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2년 연속 참여' 등.

100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전쟁과 외환위기를 뚫고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 이뤄낸 지표와 순위다. 

국가의 명운이 달렸던 위기에도 범국민적 합심으로 이를 극복해왔던 대한민국의 저력은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또 한 번 빛났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은 주력 분야인 IT, 조선, 건설, 자동차뿐만 아니라 웹툰·영화·음악·게임 등 21세기 전 세계 문화콘텐츠 산업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유통(푸드), 제약바이오 등도 세계 속에 깃발을 꽃으며 'K-OO'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뉴스락>은 전(全) 산업에 아우르는 'K-산업'의 관점에서, 최초를 넘어 일류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우리기업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에 대해 조명해본다. 

여덟 번째 이야기는 'Excellence in Flight' <대한항공>이다.

[뉴스락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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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푸른 날개...대한항공의 꿈

대한항공 보잉 787-9. 대한항공 제공 [뉴스락]
대한항공 보잉 787-9. 대한항공 제공 [뉴스락]

대한항공은 1962년 대한항공공사라는 이름의 공기업으로 출발했다. 

당시 대한민국 최초로 제트 여객기를 도입하는 등 야심차게 날아 올랐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마땅한 고객이 없던 60년대에 만성 적자에 시달려야만 했다.

때문에 정부는 한진에 대한항공공사를 넘겨주는 형식으로 민영화를 단행, 1969년 3월 1일 항공기 8대를 보유한 민간항공사 대한항공으로 재탄생하기에 이른다. 

1970년대 대한항공은 베트남, 도쿄, 미국, 유럽 등 노선을 확장하고 중동 붐으로 해외 비중을 늘리며 재정을 안정화 시켰다. 

이후 '88서울올림픽'과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를 통해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 대표 항공사로 성장했다.

2000년대에는 대한항공이 세계 3대 항공동맹 스카이팀의 창립을 주도하며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시켜나갔다. 

대한항공은 2008년 외항사의 한국시장 진출에 대응해 다양한 옵션 제공하는 저비용항공사 진에어를 섭립했다.

2018년에는 델타항공과 항공사간 가장 강화된 협력관계인 조인트벤처를 맺었다. 

미주-아시아 운항 노선 확대, 예약·발권 편의성 확대, 환승 연결시간 단축, 양사 마일리지 회원 혜택 확대 등 협력 관계를 형성 중이다.

현재 대항항공은 5개의 대륙을 이어주는 대한민국 대표 플래그 캐리어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오너리스크&남매의 난, 대항항공의 추락 위기

한진그룹 일가 (왼쪽부터) 둘째 조원태 회장, 첫째 조현아, 셋째 조현민 사장, 고(故) 조양호 회장 부인 이명희. [뉴스락 편집]

한국 기업에서 재벌 3세는 '오너리스크'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닌다.

특히,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땅콩 사건은 '오너리스크'의 전형적인 사례를 보여준다.

대한항공은 땅콩 사건을 시작으로 한진그룹 오너리스크의 불씨를 당겼다. 

조현민 전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 고(故) 조양호 회장 부인 이명희씨의 상습적인 폭행 등 오너가의 괴랄한 행동들은 대한항공이 오랜 세월 전 세계를 날며 쌓아온 깨끗한 이미지를 추락시키고 말았다.

대한항공의 지주회사 한진칼에 강성부 사모펀드 KCGI가 등장하면서 경영권 분쟁도 시작됐다.

2018년 KCGI는 대한항공 지분 9%를 차지하며 국민연금을 제치고 2대 주주자리에 올랐다. 

당시 한진 일가의 지분은 28.95%로 주요 기관투자자들 지분 33%에 밀려 경영권을 위협을 받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조양호 전 회장이 2019년 경영권 승계없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경영권 분쟁의 소용돌이에 장남 조원태 회장이 중심에 섰다.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사장은 KCGI, 반도건설과 3자 연합을 구성해 경영권을 위협했고 조원태 회장은 경영권 확보를 위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2020년 11월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조건으로 지분 10%가 넘는 산업은행 우군을 확보하고 80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아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진그룹에 오너리스크라는 꼬리표가 붙으면서 경영권 위협 요소는 항상 존재할 것으로 내다봤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경영권을 행사하는 오너가 사람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기업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특히 기업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는 한국 재벌 기업 문화는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조 회장 경영능력 입증

대한항공 최근 5개년도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뉴스락 편집]
대한항공 최근 5개년도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뉴스락 편집]

코로나19는 전세계를 마비시킬 정도로 악명을 떨쳤다.

그 여파는 대한항공도 피해갈 수 없었다. 코로나가 창궐한 2020년 대한항공의 매출은 급격히 감소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매출은 7조 6105억원으로 전년(12조 3989억원)대비 38.62%,영억이익도 1073억원으로 전년(1767억원)대비 39.25% 감소하며 대항항공의 경영에 비상등이 켜졌다. 

조원태 회장은 화물 수송으로 활로를 찾으며 하늘길이 막힌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내는 수완을 발휘했다. 

대한항공은 좌석 위에 안전장치인 카고 시트 백을 설치해 좌석 위에 화물을 싣고 화물 공급을 늘렸다. 

화물 수송을 위해 좌석 장탈 작업 진행중인 보잉 '777-300ER' 여객기. 대한항공 제공 [뉴스락]

2022년에는 화물 전용 항공편 투입을 위해 여객기를 화물 수송가능한 항공기로 변모시켰다. 실제로 승객들이 타고 내리던 '보잉777-300ER' 여객기의 객실좌석을 제거해 기존 22t(톤)에 10.8t(톤)을 추가로 실었다.   

대한항공의 코로나19 위기 돌파능력은 역대급 실적으로 이어졌다.

2022년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조 960억원, 2조 8305억원으로 전년대비 56.33%, 97.72% 상승했다. 

대한항공은 세계 항공사 중 유일하게 코로나 시기에 흑자를 이어나갔고, 최근 매출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지난해 잠정 연결 매출은 14조 5751억원으로 2022년보다 3.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조 5868억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의 유연한 대처능력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항공계의 오스카상인 '에어트랜스포트 월드'에서 뽑은 '2021년 올해의 항공사', '2022년 올해의 화물 항공사' 상을 수상했다. 

2024년 갑진년 용의 해...용띠 조원태 회장 꿈 이루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진행과정. [뉴스락 편집]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진행과정. [뉴스락 편집]

2024년 푸른 용의 해가 밝으면서 용띠 조원태 회장의 꿈도 현실화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이 9부능선을 넘어가고 있기 때문.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조원태 회장의 꿈이었다. 취임초기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주도하며 과감한 결단력과 리더십을 보여줬다.

지난해 6월 국제항공운송협회 총회에서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도 조 회장의 의지는 확고했다.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100% 전념하고 있으며 포기해야 할 것이 무엇이든 간에 반드시 해낼 것이다"라고 밝혔다.  

마침내 대한항공은 지난 13일 엄격한 기준으로 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EU 경쟁당국 승인을 얻으면서 3년째 진행 중인 아사아나항공 기업결합심사 완결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은 2020년부터 진행됐다.

대한항공은 기획재정부장관이 주재한 관계장관회의에서 KDB산업은행의 지원을 받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필수신고 9개 국가와 임의신고 5개 국가, 총 14개의 국가 중 13개국의 심사를 통과 하고 미국 경쟁당국(법무부, 연방거래위원회)의 심사만 남겨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기업결합시 손가락안에 드는 메가캐리어가 탄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국제항공운송협회가 2019년 발표한 운송 실적에 따르면 국제선 유상여객킬로미터(RPK) 기준 대한항공이 18위, 아시아나항공이 32위로 합치면 10위인 아메리칸항공에 필적하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시는 나오지 않을 '빅딜'인 만큼 성사를 위해 정부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힘을 합쳐야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현재 미국 경쟁당국 심사만 남아있는데 6월말까지 심사 절차 마무리될 수 있도록 지금 순조롭게 절차 협의 중이다"고 말했다.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의 존재 의미를 여실히 입증하자"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난 조원태 회장(사진)은 인하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2003년 한진정보통신에 입사한 조 회장은 다음해 대한항공으로 자리를 옮기며  4년만에 임원자리까지 올랐다. 

그해 한진그룹의 IT 계열사 유니컨버스 대표로 경영일선에 나섰다.

2019년 한진그룹 회장으로 임명된 조원태 회장은 코로나19에도 안정적인 실적흐름을 유지하며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코로나 시기에도 영업이익 흑자를 유지했으며 탁월한 성과를 인정받아 아시아태평양 유력 항공 매체인 '오리엔트 에비에이션'으로부터 2021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현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조원태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24년을 대한항공의 존재 의미를 여실히 입증하고 우리의 소명을 밝히는 뜻깊은 시간으로 함께 만들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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