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올 한해도 각 금융사들의 임기만료가 다가오고 있다.

증권가에는 최근 연임이 확정된 삼성증권, 하이투자증권을 제외한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 등이 수장 교체 시즌을 앞두고 있다.

증권가는 올 한해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실적순항을 이어갔다.

특히, 키움증권은 올 한해 ‘동학개미운동’ 등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열풍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같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둔 이현 키움증권 사장의 연임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취임 이후 꾸준한 실적 상승세를 유지해왔다는 점도 연임에 가능성을 더한다.

다만, 장밋빛 전망만 있지는 않다. 지난 4월 발생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오류 등 크고 작은 전산 장애가 빈번하게 발생했다는 점과 라임펀드 사태는 피해갔으나 올 6월 환매 중단이 일어난 젠투파트너스 펀드에 엮이는 등 올 한해 금융권을 강타한 사모펀드 사태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까닭이다.

이현 키움증권 사장. 사진 키움증권 제공 [뉴스락]
이현 키움증권 사장. 사진 키움증권 제공 [뉴스락]
◆‘동학개미운동’ 등 주식투자 열풍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 달성

임기만료를 앞둔 이현 키움증권 사장은 임기 중 이뤄낸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2018년 3월부터 키움증권을 이끌고 있다.

먼저 키움증권은 올 3분기 전분기 대비 19.8%, 전년 동기 대비로는 295% 성장한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키움증권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올 3분기 지배주주 순이익 2634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영업수익 또한 2758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16.6% 증가했다.

영업수익 중 리테일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누적으로는 94.3% 분기로는 34.4% 증가하며 실적 개선에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리테일부문의 3분기 실적은 222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리테일부문은 전체 수익증가 뿐만 아니라 상품별 순영업수익이 고르게 늘어났다.

실제 파생상품을 제외한 나머지 △국내주식 △금융수익 △해외주식 △기타 항목들의 3분기 수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28.9% △27.2% △75.3% △80.6%씩 증가했다.

키움증권은 “신규 고객 증가에 따른 국내 및 해외 리테일 실적 호조가 전체 이익 증가의 주된 요인”이라며 “3분기 누계 신규 활동 계좌수는 80만 6000좌로 전년 대비 30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사장의 연임에는 그동안의 성과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이 사장의 취임 해인 2018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193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0% 가량 줄었지만, 이듬해인 2019년에는 3628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88% 늘어나며 실적 회복에 성공했다.

강점으로 평가되는 리테일 부문도 2018년 4분기 853억원, 2019년 93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 10%씩 늘어나며 꾸준한 개선세를 보였다.

키움증권 3분기 연결. 자료 키움증권 제공 [뉴스락]
키움증권 3분기 연결 요약 손익. 자료 키움증권 제공 [뉴스락]
◆최근 3년간 '시스템장애 가장 잦은 증권사'에 이름 올린 키움증권

크고 작은 전산장애가 발생하며 키움증권이 가장 잦은 시스템장애가 발생한 증권사로 이름을 올린 점은 이현 사장의 임기 중 ‘오점’으로 남는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10개 주요 증권사에서 총 52건의 시스템 장애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에 1만 2708건의 투자자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키움증권은 시스템 장애 사고가 가장 잦은 증권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에서는 2018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총 17회의 사고가 발생해 2111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피해 보상 규모만 60억 95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발생 횟수와 상관없이 가장 많은 민원이 접수된 증권사는 KB증권이다. 시스템 장애 사고 발생은 3년간 2회에 그쳤지만 총 4951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KB증권은 일부 민원에 18억 3000만원을 피해보상금으로 지급했다.

민원의 횟수 및 사고 발생 횟수는 민원에 대한 보상과 비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 의원이 제시한 ‘최근 3년간 접수된 민원의 피해 보상 현황’에 따르면, 메리츠 증권, 하나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가 각 4건, 21건, 1223건에 대해 100% 보상했다.

이밖에 신한금융투자 83.6%, 한국투자증권 81.6%, 키움증권 67.3%, 대신증권 61.3%, KB증권 52.7%, NH투자증권 48.7%, 삼성증권 42.6% 순이었다.

시스템 장애 사고 예방을 위해 각 증권사에서 연간 투자하는 비용은 10개사 평균 729억 813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증권사별로 적게는 232억원부터 많게는 1188억원까지 편차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도별 투자비용은 대부분 증권사에서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였다.

이와 관련 홍 의원은 “시스템 장애로 종일 셧다운이 된 도쿄거래소의 사태를 한국거래소는 물론 개별 금융사에서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촉각을 다투는 증권시장의 특성상 단 몇 분의 시스템 사고가 투자자들의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신뢰를 잃게 되는 만큼 금융사들은 평소 시스템 개선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사고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키움증권 측은 지속적인 서버 확충 등을 통해 안정적인 시스템 제공을 위해 내부적으로 노력 중에 있다는 입장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업계에서 키움증권은 타 증권사 비해 많은 접속자가 몰린다. 보통 키움증권은 실제 접속자수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서버를 구축해 놓는다”며 “올해 같은 경우에는 예상치 못한 유동성이 폭발하는 등 이 부분이 예상치를 뛰어넘게 폭증하며 지연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키움증권은 해당 사항에 대해 정확히 문제가 있음을 판단하고, 보상을 진행했다”며 “또 인터넷데이터센터인 IDC센터도 하나 더 구축하는 등 전반적인 수용량 자체도 3월 대비 3배 이상으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앞으로도 시스템 안정에 대한 부분은 중점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 ‘라임 사태’ 피해갔지만…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키움증권은 올 한해 금융권을 강타한 ‘라임펀드 사태’를 피해갔다. 라임펀드를 판매하기는 했지만, 개인투자자에게는 펀드를 판매하지 않아 투자자 피해를 발생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움증권이 사모펀드 사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는 아니다. 올 7월 키움증권이 투자한 홍콩계 젠투파트너스가 펀드 환매 중단을 선언한 까닭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홍콩계 젠투파트너스는 자사가 운용하는 1조 3000억원 규모 ‘KS 아시아 앱솔루트 펀드’와 ‘KS 코리아 크레딧 펀드’ 등에 대한 환매를 연기한다고 펀드에 투자 혹은 판매한 국내 은행 및 증권사들에게 통보했다.

레버리지형인 ‘KS 아시아 앱솔루트 펀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채권 가격이 급락하면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이 투자한 ‘KS 코리아 크레딧 펀드’는 국내에서 3000억규모로 운용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내 금융사 우량 채권을 담는 채권형 펀드로 레버리지가 없는 비교적 안전한 금융상품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젠투파트너스가 주요 자산 유동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KS 아시아 앱솔루트 펀드’의 원금을 회복할 때까지 ‘KS 코리아 크레딧 펀드’ 등 다른 일반 펀드도 환매를 미루고 있다는 시각이다. 운용차입금 중도상환(AUM트리거) 조항을 의식한 젠투파트너스 측이 환매를 중단했다는 것.

운용차입금 중도상환 조항은 헤지펀드가 운용하는 펀드의 규모가 일정 수준 이하로 감소하면 자금을 빌려준 PBS(Prime Brokerage Service,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가 대출을 회수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이와 관련 키움증권 측은 젠투펀드를 판매한 것이 아니라 기존 발행‧운용하던 DLS(파생결합증권) 판매 금액을 동일한 구조의 젠투펀드에 일부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키움증권은 젠투를 기초자산으로 한 타 회사 상품과는 구조가 전혀 다르다”며 “키움증권은 기초자산이 젠투가 아니며 별도로 발행된 DLS관련 자금이 일부 젠투에 들어가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키움증권이 투자한 젠투상품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고 젠투 측에서 설명하길, 펀드에 들어가 있는 모든 것들이 NAV(순자산가치) 산출하는데 특정한 펀드만이 아닌 전체로 산정이 되야 해서 환매가 연기된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차후 시장 상황이 안정화되면 젠투 측으로부터 환매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관계자는 “DLS는 기초자산의 등재도 없었고 만기 조건에 부합해 DLS에 투자했던 고객들한테는 전부 만기 상환을 끝냈다”며 “따라서 일반 투자자 피해는 없었으며 운용사의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면 NAV를 산출하고 환매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 사장은...

이현 키움증권 사장은 지난 2018년 3월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3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이 사장은 서강대학교에서 학사를,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1983년 조흥은행에 입사한 이 사장은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을 거쳐 2000년 키움증권(당시 키움닷컴증권) 창립멤버로 합류했으며, 이후 △키움증권 리테일총괄본부 본부장 △키움증권 전략기획본부장 △키움증권 부사장 △키움저축은행 대표이사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이 사장은 CEO메세지를 통해 “키움증권은 업계 최저수준의 판관비율 및 최고 수준의 1인당 생산성으로 대변되는 ‘저비용 고효율 구조’를 기반으로 7개의 건실한 자회사와 함께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성장으로 키움증권은 최근 금융시장의 급격한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증권산업의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키움증권 임직원은 앞으로도 회사의 발전과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 사장은 △지속적인 이익 창출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 △새로운 비즈니스를 통해 한 단계 발전하도록 노력할 것 △고객과 함께하는 회사가 될 것 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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