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특별기획|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는 유통업계 ⑧ 서울우유] 코로나 속 두 마리 토끼 잡고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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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특별기획|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는 유통업계 ⑧ 서울우유] 코로나 속 두 마리 토끼 잡고 도약
흰 우유 시장 점유율 1위, 가공유 시장 점유율 2위... 모두 장악한 서울우유
2026년부터 시행되는 외산 유제품 무관세... 서울우유 출고가 인상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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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서울우유의 최근 3년간 매출 추이는 2018년 1조 6190억 원, 2019년 1조 6630억 원, 2020년 1조 7028억 원으로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았나?' 싶을 정도로 상승세다.

서울우유의 이러한 추이는 업계의 예상과는 달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우유 및 유제품 생산 소비 상황’에 따르면 국내 흰 우유 소비 추이는 2019년 138만 톤, 2020년 136만 톤으로, 최근 10년간 지속적인 하락세다.

저출산이 심각해 주요 소비자인 영유아가 감소함에 따라 흰 우유 소비도 덩달아 하락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또한 한국인의 75%가 유당불내증(유당을 소화하지 못해 나타나는 증상)인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은 흰 우유 대신 두유와 같은 대체 우유를 찾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3월부터 코로나19로 인한 개학 지연이 시작됐다. 서울우유의 학교 급식 우유 물량 점유율은 50%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서울우유 전체 매출에서 학교 급식 우유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7%였다. 지난해는 학교 급식 우유 중단으로 우유급식이 전년대비 61% 감소해 900만 개에 달하는 서울우유의 물량이 갈 곳을 잃었고 매출이 떨어질 것이 예상되는 시점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난해 서울우유의 실적이 상승할 수 있었던 이유를 <뉴스락>이 파헤쳐 봤다.

문진섭 서울우유협동조합 조합장. 사진 서울우유 제공 [뉴스락 편집]
◆ 서울우유는 흰우유 시장 장악, 어떻게 했을까

서울우유가 코로나19 속 성장세를 이어간 배경에는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공격적 응용 능력이눈에 띈다. 

지난해 서울우유는 자사 흰 우유를 활용한 우유죽을 출시하며 가정간편식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어 7월 중순에는 자사 흰 우유를 가공한 치즈를 활용해 피자와 부리또를 출시했다. 올해 역시 자사 흰 우유를 가공해 토핑 요거트, 치즈를 새롭게 출시했다.

서울우유가 출시하는 모든 가정간편식과 치즈, 요거트 등 유제품은 자사 흰 우유인 '나100%'를 활용한 제품들이다. '나100%'는 지난 2016년 출시됐으며 세균수만이 기준이었던 우유시장에 처음으로 '체세포수' 라는 또 다른 우유 등급의 기준을 제시했다.

나100%는 이 같은 차별화된 기준으로 산업별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 우유 부문 12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 서울우유는 나100%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움과 동시에 가공품 역시 나100%를 100%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우유에서 운영하는 카페 '밀크홀1937' 또한 나100% 활용하기 프로젝트에 힘을 더했다. 밀크홀1937에서는 나100%를 가공해 만든 수제 유제품과 밀크티, 서울우유 목장에서 생산한 저지 우유와 저지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있다.

업계는 서울우유가 나100%를 활용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것은 쌓여가는 원유 재고를 소모하는 데에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나100%를 활용한 가공품 출시는 만성적인 원유 수급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우유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우유의 재고자산은 760억으로 전년대비 14.7% 증가한 반면, 지난해 매일유업의 재고자산은 1450억으로 전년대비 24.8% 증가했다.

서울우유의 재고자산도 결과적으로는 14.7% 증가한 결과이지만 24.8% 증가한 경쟁업체와 비교하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경영전략을 시행한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지난해 흰 우유 시장 점유율(좌) 서울우유 3년 매출 추이. 자료 닐슨,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제공 [뉴스락 편집]
지난해 흰 우유 시장 점유율(좌) 서울우유 3년 매출 추이. 자료 닐슨,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제공 [뉴스락 편집]

지난 5월 서울우유는 나100% 브랜드 강화 전략으로 '나100% 그린라벨'을 출시했다.

흰 우유 소비가 감소세라는 사실과 업계에서 원유 수급불균형이 문제점으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서울우유가 흰 우유 브랜드 강화 전략을 쓴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업계는 그 이유가 서울우유의 시장 점유율에 있다고 본다. 국내 흰 우유 생산 비율은 전체 우유 시장의 59%를 차지한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국내 흰 우유 시장에서 서울우유의 점유율은 50.2%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매일유업의 흰 우유 시장 점유율은 2018년 11.8%, 2019년 12.1%, 2020년 12.7%로 흰 우유 사업에서 좀처럼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까지 더해 전망이 안 좋은 것으로 예상되자 매일유업은 새로운 사업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서울우유를 제외한 타 업체는 사실상 흰 우유 사업을 이어가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남양유업의 지난해 흰 우유 시장 점유율은 14.8%에 머물렀다.

타 업체는 계속되는 흰 우유 사업에서의 적자로 다른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는 반면 서울우유는 흰 우유를 새롭게 출시하는 경영 전략으로 흰 우유 시장 지배력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줬다.

서울우유의 지난해 7,8월 우유 시장 점유율은 44.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우유는 44.4%라는 최고치 점유율에 대해서 나100% 그린라벨의 브랜드 강화 전략이 큰 몫을 차지했다는 입장이다.

◆ 흰 우유와 가공유 두 마리 토끼 잡으려면: B2B<B2C
서울우유 가공유. 사진 서울우유 홈페이지 캡쳐 [뉴스락 편집]

서울우유는 가공유 신제품도 속속 선보이며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살롱 밀크티, 달고나 우유, 귀리 우유와 흑임자 우유, 서울우유 바나나 카톤 300을 출시한데 이어 올해는 민트 초코 라떼, 너티 초코 300 등 다양한 가공유를 출시했다. 

흰 우유에 전념하는 듯했던 서울우유가 가공유 품목을 확대하면서 가공유 시장 장악에 나선 것이다. 

흰 우유 시장은 카페나 베이커리와 같이 원유를 활용한 식품사업 업체에 흰 우유를 납품하는 B2B 거래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반면 가공유(초코우유, 커피우유, 딸기우유 등)는 기업보다 개인이 구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B2C 거래가 대부분이다.

서울우유는 흰 우유 시장에 집중해왔기 때문에 B2B 거래가 많았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급식 우유가 중단되고 카페와 베이커리를 찾는 발길이 줄어들어 B2B 거래가 덩달이 뜸해졌다.

서울우유는 B2C 거래 비중이 큰 가공유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경영 전략을 펼쳤다.

2019~2020년 서울우유 영업이익 추이. 자료 서울우유 제공 [뉴스락 편집]

코로나19로 학교급식우유가 중단된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30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다. 그러나 B2C 사업을 확장하며 지난해 총 영업이익은 594억 원으로 전년대비 6.3% 증가했다.

지난해 서울우유 가공유 판매량 또한 전년 대비 약 106%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서울우유가 지난해 가공유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좋은 성과를 거둔 만큼 현재 가공유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빙그레와 대결구도가 펼쳐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 2026년부터 적용되는 외산유제품 무관세

FTA 체결에 따라 2026년부터 유럽연합산, 미국산의 유제품 무관세 수입이 시행된다.

현재 국내 원유 가격은 926원, 2018년 기준 미국 원유 가격은 393원으로 국내 원유 가격이 해외 원유보다 136% 비싸다. 미국뿐만 아니라 2018년 기준 뉴질랜드 원유 가격은 433원이다.

2026년부터 외산 유제품 무관세가 시행되면 국내 우유의 3배가량이 저렴한 우유가 대거 들어오는 것이다.

그 탓에 업계에서는 원유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원유 가격이 내려가야 출고가도 내려가고 2026년 외산 유제품이 들어와도 경쟁력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실 국내 유업계는 이미 비상이다. 무관세가 시행되지도 않은 마당에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 멸균우유와 싼 물가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자료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뉴스락 편집]
최근 3년 우유 국내 생산, 해외 수입 비교. 자료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뉴스락 편집]

1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우유 생산량은 2018년 204톤, 2019년 205톤, 2020년 209톤으로 전년대비 1.9% 상승했다. 해외 우유 수입량은 2018년 219톤, 2019년 230톤, 2020년 243톤으로 전년대비 5.6% 상승했다. 성장률이 이미 3배가량 차이 난다.

그런데 지금 국내 유업계의 현실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원유 가격을 내려도 경쟁력이 있을까 말까 한 상황에 당장 8월 1일부터 원유 가격이 926원에서 947원으로 인상된다.

이번 원유 가격 인상은 지난해 7월 한국유가공협회와 낙농가의 협의로 결정된 사안이지만 우유 수요 감소, 코로나19, 2026년 외산 유제품 무관세 시행을 앞두고 얼마 남지 않은 원유 가격 인상에 유업계는 혼란스럽다.

지난 6일, 유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유가공협회는 농가의 원유 수취 가격이 생산비보다 274원(리터당) 높아 생산비와 수취가격 차이를 제거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타 업체와는 다소 입장이 다르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타 주식회사와는 달리 조합원인 낙농업자의 이익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타 업체의 경우 업체와 농가 사이에 원가로 인한 대립관계가 형성되는 반면 서울우유는 구성원이 농가이기 때문에 원가로 인한 대립이 불필요하다.

유업체의 입장에서는 원가가 인상하면 출고가를 인상하면 그만이다. 문제는 외산 유제품 무관세 시행을 앞두고 출고가를 올리면 소비자들이 비싼 국내산 우유를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원유 가격 인상에 끼어들 수 있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하라는 대로 따를 뿐”이라며 “출고가 인상은 검토 중이며 정해진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우유는 가공품 부문에서 FTA 무관세 시대에 대비해 품질을 차별화하고 가격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낙농업자(조합원)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이번 출고가 인상을 두고 어떤 결정을 내릴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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