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코로나19 확산의 장기화로 유통업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왔다.

라이프스타일에 변화가 생기면서 새로운 문화가 형성됐다.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소비가 증가했으며 홈술, 혼술 등 새로운 문화의 등장으로 인해 유통업계에 변화가 요구됐다.

특히 한국야쿠르트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눈에 띄는 변신을 했다.

지난해 한국야쿠르트는 사명을 'hy'로 변경하고 유통전문기업으로 도약한다고 밝혔다. CI도 'hy한국야쿠르트'에서 'hy'로 교체했다.

50년간 소비자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자리 잡은 한국야쿠르트는 코로나19를 대비하면서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고 도약할까. 

<뉴스락>이 들여다봤다.

김병진 hy 대표. 사진 hy 제공 [뉴스락 편집]

업그레이드된 '야쿠르트 아줌마'로 비대면 소비 트렌드 대응

사진 hy 제공 [뉴스락]
사진 hy 제공 [뉴스락]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리는 한국야쿠르트의 방문판매 조직 '프레시 매니저'는 코로나19로 인해 곤란한 상황에 처했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비대면 소비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절대적으로 많아졌기 때문이다. 사실상 실적도 몇 년간 부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y 연결기준 매출액은 2018년 1조 357억원, 2019년 1조 690억원, 2020년 1조 63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8년 1012억원, 2019년 1058억원, 2020년 1020억원을 기록했다.

지지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던 한국야쿠르트가 지난해 유통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와 함께 사명을 hy로 바꾸고 판도를 뒤집었다.

여기서 프레시 매니저들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hy는 프레시 매니저가 타고 다니면서 제품을 전달하는 첨단 전동 카트에 1200억원을 투자했다. 첨단 전동 카트 '코코'는 'Cold&Cool'의 약자로, 220리터의 보관함에 시원하게 제품을 전달할 수 있는 움직이는 냉장고다.

코코에는 전조등, 캐노피, GPS, 와이파이와 같은 기능이 장착돼 편리한 운전과 함께 현장 카드 결제, 무인 결제, 재고 관리까지 가능하다.

업그레이드된 카트에 탑승한 프레시 매니저는 촘촘한 배송 인프라가 됐다.

hy는 지난 2017년 온라인몰 '하이프레시'를 론칭하고 본격적으로 O2O 사업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온라인으로 제품을 주문하면 프레시 매니저가 집으로 배송하는 형태다. 처음에는 판매 품목이 유제품뿐이었으나 콜드브루, 밀키트 등 서비스 이용 가능 품목을 확대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하이프레시를 통한 주문 건수가 증가하자 타사에도 판매망을 개방했다.

지난 2020년에는 기존 온라인몰 하이프레시가 통합된 '프레딧'을 새롭게 론칭하고 배송 품목을 확장했다. 프레시 매니저가 배달하는 품목은 화장품, 밀키트, 육아용픔 등 1200여 개로 늘었다.

프레시 매니저가 모두 여성이라는 점을 장점으로 살려 야간에 배송하는 '프레딧 야간 안심배송', 특산품 유통 서비스 '프레시 매니저 PICK'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유통전문기업으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외에도 hy만의 배송 인프라를 활용한 서비스를 확장했다. hy의 유통망 이용을 원하는 업체에게 배송을 대행하는 B2B 제휴 배송사업인 '프레딧 배송 서비스'도 진행했다.

hy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프레딧을 통한 매출은 지난해 700억을 달성하면서 전년 대비 30% 이상이 성장했고 현재 프레딧 가입 회원 수는 100만명에 달한다"라고 말했다.

50년간 갈고 닦은 데이터기술 활용... B2B사업 확장

hy 중앙연구소. 사진 hy 제공 [뉴스락]
hy 중앙연구소. 사진 hy 제공 [뉴스락]

hy를 대표하는 또 다른 대명사는 '프로바이오틱스 균주'다.

hy는 유산균이 생소하던 시절 야쿠르트를 선보이고 설립 약 20년 만에 한국형 유산균 균주 개발에 성공했다.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와 신소재 연구를 진행하는 hy중앙연구소는 지난 1976년 설립됐다.

hy중앙연구소는 5000여종의 균주 라이브러리와 식약처 인정 개별인정형원료 7종, 미국 FDA NDI 등재 균주 3종, 자체개발 특허균종 53종, 균주 특허 건수 69건 등 50년간 쌓아온 데이터와 기술이 업계 경쟁력을 증명한다.

hy는 업계 경쟁력을 갖춘 탄탄한 기술로 B2C사업에 머무르지 않고 B2B사업으로도 영역을 확장했다. 자체 개발한 프로바이오틱스 균주를 통해 50년 넘게 B2C사업을 영위해온 hy가 지난 2020년 3월, B2B사업에 진출했다.

수입산 균주가 90%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서 유산균 원료 외부 판매에 나선 것이다.

hy가 B2B사업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균주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원료로 인증 받은 락토바실러스 복합물이다.

락토바실러스 복합물은 김치류에서 분리한 한국형 유산균 'KY1032'와 'HY7601'을 조합해 만들었다. hy는 지난 2002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총 연구 기간만 17년, 개발비 30억원을 투입했다.

hy는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락토바실러스 복합물과 피부에 도움이 되는 hy7763를 B2B사업에서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hy의 특허 균주는 현재 종근당건강, 장수농가, 휴롬, 뉴트리, 쥬비스 등 다수 기업에 판매되고 있다.

천연물 소재도 hy의 B2B사업 품목에 포함됐다. hy는 지난 14일 자체 개발한 '발효 녹용' 판매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발효녹용은 제품화를 마친 발효홍삼. 꾸지뽕잎추출물에 이은 hy의 주력 천연물 소재다.

hy는 지난해 11월 기준 B2B사업을 시작한 지 1년 7개월 만에 프로바이오틱스 분말 누적 판매량이 10t을 돌파했다. B2B사업을 통한 매출은 지난해 100억원을 달성했다.

hy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B2B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아직은 크지 않은 수치이지만 처음인 것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수치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2022 새로운 먹거리, 'B2B사업' '자사몰 프레딧 서비스' 박차

코로나19 속에서 hy는 자사만이 보유하고 있는 특수성과 기술을 살려 좋은 성과를 얻었다.

올해 hy는 이 흐름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hy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올해는 기존 사업 모델을 그대로 유지 및 발전시키면서 새로운 먹거리로 B2B사업을 확장하고 프레딧을 통한 서비스도 오픈하는 등 B2B사업과 자사몰 프레딧 서비스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hy는 안정적인 배송 인프라를 위해 1170억원을 들여 논산시에 신규 물류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2024년 5월 완공 예정인 논산 신규 물류센터의 규모는 2만4793㎡이며 하루 평균 30만건의 배송이 가능하다.

hy는 물류 시스템 첨단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전략적 물류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hy는 카카오엔터로부터 IT플랫폼을 지원받아 물류 사업과 연계 가능한 AI 기술을 함께 연구하기로 했다. 주문부터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인공지능 기반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hy의 특허 프로바이오틱스 HY7601과 HY7714는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NDI(신규건강식품원료) 승인을 받았다. hy는 해외 균주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NDI는 FDA로부터 원료 안정성을 입증받아 새로운 건강식품 원료로 인정받는 제도다. 원료의 성분부터 제조과정, 인체 유해 여부까지 FDA의 모든 심사를 거쳐야만 획득할 수 있다.

hy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미국 식약처라고 볼 수 있는 FDA의 승인을 받은 것은 안전성 측면에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기관에서 승인을 받음으로서 해외 수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관계자는 "해외 수출의 경우 실제로 문의가 들어오고 있고 관련돼서 논의가 오가기도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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