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뷰티 디바이스로 화제가 되고 있는 에이피알(대표 김병훈)이 상장한 지 1년 5개월 만에 뷰티업계 시가총액 1위로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뷰티업계 특성상 소비자들이 브랜드 파워를 인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설립된 지 10년도 채 되지 않은 '신생아' 에이피알이 이러한 성과를 낸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다. 

전문가들은 에이피알의 비약적 성장 배경으로 '혁신적인 뷰티 디바이스와 이를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이 크게 일조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기업이 소비자에게 제품을 직접 판매하는 D2C(Direct to Customer) 구조를 구축한 에이피알의 전략은 고객 확보·유지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뉴스락>은 뷰티업계 다크호스로 부상한 에이피알의 고속 성장 비결을 알아보고, 미래 지속성도 함께 전망해 봤다.

사진 에이피알 제공. [뉴스락 편집]
사진 에이피알 제공. [뉴스락 편집]

 

폭발적인 성공 신화 기록한 에이피알의 성장동력

에이피알의 2025년 2분기 지역별 매출. 에이피알 제공 [뉴스락]
에이피알의 2025년 2분기 지역별 매출. 에이피알 제공 [뉴스락]

에이피알이 태동과 동시에 '시간이 곧 신뢰'라는 화장품 산업의 공식을 무너뜨렸다.

▲뷰티 디바이스의 대중화 ▲선제적 해외 진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에이피알은 지난 2021년 ‘메디큐브 에이지알 뷰티 디바이스’를 출시하며 단순 화장품 판매를 넘어선 사업 다각화에 성공했다. 이 제품군의 흥행을 기점으로 매출은 급격히 성장 궤도에 올랐다.

특히 창립 초기인 2017년부터 해외 유통 채널을 확보해 온 전략이 빛을 발했다.

뷰티 디바이스 론칭 직후 글로벌 시장 진입에 성공하며, 이는 전체 실적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이 됐다.

실제로 올해 2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0% 급증한 2,5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 비중은 28%포인트 오른 78%에 달했다.

업계는 에이피알이 ‘혁신 기술’로 침체된 코스메틱 시장의 활로를 열었다고 분석한다.

회사는 지난 2020년 글로벌피부과학연구원을 설립해 화장품과 홈 뷰티 디바이스를 융합한 효능 연구를 이어왔으며, 2022년에는 에이피알 디바이스 센터를 신설해 개발·생산·유통을 일원화했다. 이를 통해 연구 신뢰성과 생산성까지 동시에 강화했다는 평가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에이피알은 홈 뷰티 디바이스 개발과 신속한 해외 진출로 급격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며 "이외에도 이커머스에서 자사몰 운영을 통한 중개수수료 감축과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를 통한 마케팅 등 복합적인 사업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D2C 유통구조로 뷰티업계 새로운 활로 개척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과 비교해서 약 10년간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에이피알의 영업이익 추이. [뉴스락 편집]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과 비교해서 약 10년간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에이피알의 영업이익 추이. [뉴스락 편집]

에이피알이 단기간에 업계 정상에 오른 가운데, 성장세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지 아니면 장기적 성과로 이어질지를 두고 업계의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뷰티 업계의 특성상 특정 제품 흥행과 글로벌 시장 진출 성공으로 단기간 정점을 찍은 기업들은 많지만, 성장세의 유통기한은 짧았다.

히트 상품을 연속적으로 내기 어렵고, 글로벌 시장 진출 이후에는 카피 제품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가격 경쟁이 심화되기 때문이다.

에이피알이 공을 들이는 핵심 글로벌 무대인 미국 시장 역시 녹록지 않다.

기능성 화장품 광고 규제가 국내보다 엄격한 데다 마케팅 비용 부담도 높아, 진출 기업이 수익을 내기까지 상당한 리스크를 감내해야 한다.

여기에 주름개선, 미백, 자외선 차단 등 기능성 화장품은 제품화까지 긴 시간이 소요된다. 임상시험과 효능 검증, 식품의약품안전처 심사·보고 등의 절차가 의무화돼 있어, 신제품 개발 속도와 비용 효율성이 동시에 제한된다.

결국 에이피알이 ‘단기 흥행주’에 머물지, 아니면 안정적 연구개발과 글로벌 전략으로 장기 성장을 입증할지는 향후 몇 년간의 성과가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이러한 뷰티 산업의 특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수익성의 정점에 도달한 이후 3~5년 이내에 정체기 및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한 뷰티기업들이 대다수다.

지난 2010년대 중반 아모레퍼시픽은 쿠션팩트, 설화수 등의 제품으로 인기의 정점을 찍었고, 중국 시장 진출로 황금기를 맞으며 높은 수익률을 올렸으나 사드 배치 사태로 현지에서 판매의 어려움 겪으며 정체기에 들어섰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20년대 초 화장품 '후'의 인기가 급성장하면서 중국 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했고 사업의 정점을 찍었으나, 이후 수요가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급락했다.

에이피알 제공. [뉴스락 편집]
에이피알 제공. [뉴스락 편집]

일각의 우려에도 업계에서는 에이피알이 기존 화장품 기업과는 다른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단기 흥행 후 성장 정체’라는 뷰티 업계의 고질적 사이클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이피알은 창업 초기부터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소비자 접점을 넓혀왔다.

특히 뷰티 업계에서는 드문 D2C 유통 모델을 구축해, 자체 플랫폼을 기반으로 확보한 고객 데이터를 상품 기획·제작에 반영하고 직접 판매하는 구조를 정착시켰다. 이 방식은 일회성 흥행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효과를 냈다.

또한 밸류체인 내재화를 통해 유통 단계를 최소화한 점도 경쟁력을 뒷받침한다.

마케팅·유통 비용 절감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이를 통해 ‘가성비’를 갖춘 뷰티 디바이스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었다. 업계는 이러한 전략을 침체된 화장품 산업 내 새로운 혁신 모델로 평가하고 있다.

허태윤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에이피알이 가파른 사업 성장세를 보이고 타 업체들에 비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던 것은 특이한 D2C 유통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이러한 유통구조는 여러 가지 비용을 절감시켜 주는 동시에 투자비용은 늘릴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다수의 뷰티업계와는 다르게 에이피알은 구축된 플랫폼을 통해서 직접 소비자의 반응과 취향을 수집한 것을 바탕으로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높은 성장세를 장기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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