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홈플러스 매각 작업이 초기 단계부터 예상치 못한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시장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10월 말 진행된 공개 예비입찰에는 하렉스인포텍과 스노마드 두 곳만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으나, 두 기업 모두 수조 원대 자금 투입이 필요한 홈플러스 인수전에서 실질적인 경쟁력과 산업적 역량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렉스인포텍은 매출이 2024년 기준 3억 원대에 불과하고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으며, 유통업 운영 경험 또한 전혀 없어 대형마트 정상화가 가능한 주체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스락 편집]](https://cdn.newslock.co.kr/news/photo/202511/119646_108422_357.png)
홈플러스 매각 난항...기업가치 하락
스노마드 역시 부동산 임대·개발을 중심으로 한 회사로, 재무 건전성이 취약하고 유통 영역에서의 전문성도 확인되지 않아 인수 목적이 실제 사업 정상화보다 점포 부동산 가치 활용에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LOI 제출은 유의미한 인수 참여보다는 ‘관심 표시’에 가까운 수준”이라며, 홈플러스 매각이 사실상 성사 가능성 자체를 잃어가고 있다는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홈플러스의 기업가치 하락 역시 인수전 난항의 배경으로 꼽힌다.
서울회생법원 조사위원(삼일PwC)은 홈플러스의 계속기업가치를 약 2조5천억 원, 청산가치를 약 3조7천억 원으로 산정했는데, 이는 2015년 MBK파트너스가 약 7조2천억 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했던 시점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진 수치다.
△온라인 전환 지연, △대형마트 규제, △점포 자산가치 하락 등 구조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유통업 전반의 수익 구조가 악화됐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홈플러스는 단순한 정상화 대상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한 구조적 어려움의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강서 홈플러스 전경. [뉴스락DB]](https://cdn.newslock.co.kr/news/photo/202511/119646_108424_655.jpg)
회생 장기화...메리츠금융, 채권 회수 부담 현실로
매각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곳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다.
메리츠금융(메리츠증권·메리츠화재·메리츠캐피탈)은 지난해 홈플러스에 약 1조2,166억 원을 대출했으며, 현재 회생채권 신고액은 약 1조3,028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담보로는 전국 홈플러스 62개 점포가 신탁 구조로 설정돼 있으며, 담보 평가액은 약 2조8,174억 원으로 원금 회수에는 법리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게 기본 판단이다.
그러나 담보권 실행은 현실적으로 쉬운 문제가 아니다.
점포 매각이나 폐점은 수천 명의 고용과 직결되고 지역 상권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노조 반발, 지방자치단체 및 정치권의 압박 등 사회적 저항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결국 메리츠금융은 법적으로 보유한 담보권을 즉시 행사하는 대신 매각 성사 또는 회생계획 인가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제약된 선택지’ 속에 놓여 있다.
![메리츠금융지주 제공 [뉴스락]](https://cdn.newslock.co.kr/news/photo/202511/119646_108423_631.jpg)
문제는 매각 실패 시 회생 절차 장기화가 현실화된다는 점이다.
회생 절차가 장기화되면 법원과 다른 채권단은 선순위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에도 일정 수준의 고통 분담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지며, 이는 △이자 감면, △이자율 인하, △상환 기간 연장, △원금 일부 조정 등 다양한 형태의 채권 조정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회생 계획안은 비담보채권자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법원이 강제로 인가할 수 있어, 메리츠금융이 회생안에 반대하더라도 영향력이 제한될 수 있다.
이는 메리츠금융이 단순한 채권 회수 지연을 넘어 이자 수익 감소 및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 재무적 부담까지 떠안을 가능성을 의미하며, 그룹 내 금융계열사들의 건전성 지표에도 부정적인 파장을 줄 수 있다.
여기에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통매각 기조를 유지할지, 일부 점포 매각이나 구조조정 카드를 받아들일지 여부가 향후 절차의 중대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인수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MBK가 기존 입장을 고수한다면 회생 절차는 더욱 길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채권단·노조·정치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충돌을 심화시킬 여지가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홈플러스 사안은 재무적인 구조조정 단계를 넘어 고용·지역경제·정치적 부담이 결합된 사회적 사안으로 확장됐다”며 “매각 정체가 길어질수록 메리츠금융의 회수 일정과 재무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고, 향후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도 점차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