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한화그룹 3세 경영인 김동선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과도한 확장, 불안정한 수익 구조가 겹치며 재무 건전성이 급속히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차세대 리더십의 '실험적 경영'이 그룹 전체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스락>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현상황을 톺아봤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더 플라자 호텔 전경과 김동선 부회장의 모습. [뉴스락 편집]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더 플라자 호텔 전경과 김동선 부사장의 모습. [뉴스락 편집]

적자 늪 빠진 한화호텔, 아워홈 인수에 '무리한 베팅' 논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올해 상반기 실적과 차입금 현황. [뉴스락 편집]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올해 상반기 실적과 차입금 현황. [뉴스락 편집]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재무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아워홈 인수를 두고 업계에서는 김동선 부사장의 무리한 사업 확장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매출은 6,144억 원으로 전년 대비 78.8% 증가했으나, 영업손실 2억 원과 순손실 213억 원을 기록하며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차입금은 반년 만에 2,886억 원에서 9,382억 원으로 세 배 넘게 불어났고, 부채비율은 205.6%로 급증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자보상배율은 마이너스를 기록, 재무 안정성 전반에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김 부사장의 가장 큰 승부수는 '아워홈' 인수였다. 한화호텔은 지난 5월 아워홈 지분 50.6%를 약 7,508억 원에 사들이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향후 추가 지분 매입까지 포함하면 총 투자금은 8,700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무리한 베팅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인수 직후 한미반도체가 아워홈과의 단체급식 계약을 조기 종료하고 신세계푸드로 옮겨가면서, 재무적 부담에 더해 사업 불확실성까지 커졌다.

배경에는 한화세미텍과 한미반도체 간 특허 소송, SK하이닉스의 공급처 변경 등이 얽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신세계푸드가 최근 다시 아워홈에 급식사업을 매각한 만큼, 한미반도체와의 계약이 계속 이어질지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신세계푸드는 급식사업부를 고메드갤러리아에 영업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메드갤러리아는 아워홈이 신세계푸드의 급식사업 인수를 위해 신설한 법인이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아워홈의 신세계푸드 급식사업부 인수 이후 신세계푸드와 한미반도체 간의 계약 변동은 아직은 없다"고 말했다.

성과 없는 확장, 한화 3세 경영 시험대

김동선 부사장의 
김동선 부사장의 식음료·외식 사업 현황과 한화갤러리아의 올해 상반기 실적. [뉴스락 편집]

김 부사장은 지난 2021년 이후 식음료·외식 사업 다각화에도 힘을 쏟았으나 성과는 아직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로봇 파스타 매장 '파스타X'는 1년 만에 문을 닫았고, 로봇 우동점 '유동'은 한 달도 버티지 못했다.

미국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는 진출 2년 만에 매각 절차에 들어갔으며, 신규 브랜드 '벤슨', '비노494'도 수익성 불확실성이 크다.

또 다른 핵심 계열사인 한화갤러리아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총 매출 2562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약 3.1%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손실 31억 원, 순손실 187억 원을 기록했으며 백화점 부문 매출은 10.6% 감소했다.

명품관 재건축과 VIP 전략에도 불구하고 반등 효과는 제한적이다. 한화갤러리아는 내년부터 5년간 총 9,000억 원을 들여 '압구정 갤러리아 명품관 WEST·EAST관을 순차적으로 철거·준공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장기간에 걸친 공사인 만큼 대규모 자금 투입과 일부 영업점 영업 중단에 따른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한다. 

여기에 최근 프리미엄 리조트 '파라스파라 서울'을 300억 원에 인수하며 약 3,900억 원의 부채까지 떠안았다.

매입가가 시장 추정치(6,000억 원)보다 낮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으나, 재무 부담이 심화된 시점에서 신중함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많다.

김 부사장은 그룹 내에서 과감한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성과는 혁신보다는 위험 요인에 가까운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확장은 결국 수익으로 입증해야 하지만, 지금처럼 적자가 이어지고 차입이 급증하면 그룹 전체의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김 부사장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며 '한화 3세 경영'의 정당성을 입증할 수 있을지, 아니면 실패한 실험으로 남을지 재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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