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중국 과학사라는 새로운 학문의 탄생 뒤에는

한 괴짜 과학자의 사랑과 모험이 있었다!

조지프 니덤은 『중국의 과학과 문명(Science and Civilisation in China)』의 저자로 유명하다. 중국의 전통 과학과 기술, 그리고 의학이 이룬 성과와 그 수준을 치밀하게 그려 내고 있는 이 책은 1권이 출간된 1954년부터 현재까지 65년간 25책이 출간되었다. 페이지만 따지면 1만 6000쪽에 이르지만, 아직 완결되지 않았다.

1995년에 세상을 떠난 니덤은 죽기 전까지 자신이 기획한 책들을 펴내기 위한 연구와 저술에 몰두했으며, 그중 18권이 나오는 것까지 봤다. 『중국의 과학과 문명』은 지금까지 서구에서 간행된 중국 관련 해설서 중에서도 가장 위대한 책으로 공인받고 있다. 영국의 평론가 조지 스타이너(George Steiner)는 니덤이 경이로운 밀도와 현장감으로 세계를 재창조했다고 평했다.

13세기까지 서구 문명이 감히 넘보지 못할 수준에 있던

중국의 전통 과학은 왜 근대 과학으로 발전하지 못했는가?

65년간 단 한 번도 절판된 적이 없는 『중국의 과학과 문명』 시리즈는 사실 단 한 줄의 메모에서 시작되었다. 충칭으로 떠나기 전 간단하게 적었던, “중국의 과학 전반, 왜 발전 안 했나?”라는 메모가 그것이다. “13세기까지 서구 문명이 감히 넘보지 못할 수준에 있던 중국의 전통 과학은 왜 근대 과학으로 발전하지 못했는가?”라는 식으로 바꿔 볼 수 있는 이 문제를 오늘날 ‘니덤 문제(Needham Question)’라고 부른다. 이 문제는 서구 제국주의 식민 지배를 겪은 동아시아에서는 근대화의 역사와도 직결돼 있는 문제이다.

이 니덤 문제의 여러 가지 버전이 수많은 동아시아 청년들과 지식인들을 번민케 했다. 니덤 문제는 시대의 문제였다. 중국이 다시금 대국으로서 굴기(屈起)하고, 서양인의 도움 없이도 동아시아인들이 자신들의 과학사를 축적해 가는 시대, 지금으로부터 거의 사반세기 전인 1995년 3월 24일에 세상을 떠난 케임브리지의 위대한 괴짜 지성이 남긴 문제를 탐구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사이먼 윈체스터의 책은 많은 생각거리를 독자들에게 던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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