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기재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가 발표됐다. 총 87개의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이 총 6단계의 등급으로 평가받는다.
등급을 통해 공기업 등 공공기관 임직원들에게 지급되는 성과급이 결정돼 안팎으로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해 이어 올해에도 탁월(S) 등급은 썰렁하게 비어있는 반면, 가장 낮은 등급인 아주 미흡(E)은 여전히 몇몇의 기업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뉴스락>은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분석해봤다.

재무실적 및 주요사업 성과 비중 확대...한국전력공사 2등급↑
기획재정부는 매년 6월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경영평가)’ 결과를 발표한다.
1983년 도입된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는 기재부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매년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자율·책임경영체계 확립을 위해 경영 노력과 성과를 평가하는 제도다.
평가는 탁월(S)부터 우수(A), 양호(B), 보통(C), 미흡(D), 아주 미흡(E)까지 6개 등급으로 나뉘며, D와 E 등급을 제외한 공기업 직원은 0~250%, 준정부기관은 0~100%의 성과급을 차등 지급받는다.
올해 발표된 2023년 경영평가는 총 87개의 공기업(32개)과 공공기관(55개)이 평가단의 평가를 받았다.
4대 항만공사와 한국청소년활동진흥과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이 기타공공기관으로 평가대상에서 빠져 전년 대비 6개의 기업이 줄었다.
![3개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및 공기업 변화 추이. 자료 기획재정부 [뉴스락 편집]](https://cdn.newslock.co.kr/news/photo/202406/93401_81761_2335.png)
<뉴스락>이 기재부 3개년도 경영평가를 분석해본 결과, 눈에 띄는 큰 변화량은 없었다.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는 종합등급 △탁월(S) 0개(0%) △우수(A) 15개(17%) △양호(B) 30개(34%) △보통(C) 29개(33%) △미흡(D) 11개(13%) △매우 미흡(E) 2개(2%)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대비 B와 C등급의 비율은 조금 줄었고 A와 D 등급의 비율은 상승해 2021년과 유사한 비중으로 돌아왔다.
D 이하 등급을 받은 기관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을 포함한 13곳으로 전체에 약 15%를 차지했다.
일부 공기업들은 사회적 이슈와 겹쳐 등급이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전력(한전)은 이번 경영평가에서 전년 대비 2단계 상승한 B 등급을 받았다.
한전이 이번 평가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개선된 재정실적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민경제와 맞닿아있는 전기세로 인해 역마진 구조를 이어오던 한전은 지난해 말 부채만 200조를 넘어서며 재정난에 허덕였다.
이에 한전은 지난해 3차례 전기요금을 인상했고 올해 1분기까지 3분기동안 흑자를 유지하며 이번 평가에서 B 등급을 받았다.
반대로 한국가스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악화된 업황으로 여전히 낮은 평가를 받았다.
2022년 말 8조 9천억원의 미수금을 기록한 가스공사는 가스요금 인상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난방비 폭탄’ 대란으로 인해 가스요금은 지난해 5월 5.3% 인상에 그쳤다.
그 결과 미수금은 13조 7천억원으로 폭등했고 지난해 1단계 하락한 D등급으로 평가받았다.
HUG도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D 등급을 유지했다. PF 보증 확대, 대규모 전세 사기 피해지원 등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세금을 대신 변제하는 대위변제액이 지난해 3조 5544억원으로 전년 대비(9241억원) 2.8배 증가함에 따라 재정상황이 크게 나빠지면서 등급 평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뉴스락> 과의 통화에서 “기재부의 이번 경영평가는 재무실적과 주요사업 성과가 등급 결과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특히, 재무 사정과 주요사업에 문제가 있던 것으로 평가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와 한국고용정보원은 아주 미흡(E) 등급을 받았다.
악화된 광고 시장,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당기순손실 55.6% 증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CI. [뉴스락]](https://cdn.newslock.co.kr/news/photo/202406/93401_81779_3137.jpg)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사장 공석, 이하 코바코)는 지난해 경영평가 실적에서 공기업 중 유일하게 '아주 미흡(E)' 등급을 받았다.
코바코는 1981년 설립된 기업으로 지상파 광고 거래 대행 업무를 하는 기업이다.
2021년 B등급, 2022년 C 등급으로 등급 하향곡선을 타던 코바코는 지난해 E 등급으로 2단계 곤두박질쳤다.
이번 등급은 재무실적이 크게 악화된 탓인데, 코바코의 이번 등급은 어찌보면 당연하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2008년 지상파 광고 독점 업무대행이 위헌결정이 남에 따라 업무 범위는 점점 축소됐다.
심지어 2020년대 들어서는 네이버, 유튜브 등 다양한 방송채널들을 통한 광고수익 비중이 점점 커지면서 상황은 악화돼 갔다.
코바코의 지난해 매출액은 1191억원으로 전년 대비(1456억원) 18.19%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2022년 183억원에서 241억으로 확대됐고 당기순손실은 107억원에서 55.6%증가한 16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투입된 자본에 대한 투자 효율이 낮아지면서 재무성과가 저조하게 평가받았다.
공기업 평가단장인 김동헌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디지털 전환으로 급변하는 광고시장에서 전략과제를 수립해 빨리 대응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미흡했다”며 “지상파 광고영업 실적의 경우 목표치의 70%도 미달하는 등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코바코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주요 사업인 방송 광고 시장이 많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지상파 광고가 급락하다보니 매출이 급락했다"며 "이번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재무 지표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중소기업 광고 마케팅, 방송통신광고 조사 사업, 공익광고 등 정해진 법령내에서 다각화 할 수 있는 사업을 통해 만회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국고용정보원(원장 김영중) 역시 준정부기관에서 유일하게 E 등급을 받았다. 2021년, 2022년은 줄곧 C 등급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2단계 하락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직업능력을 개발하고 더 많은 취업기회를 제공하고자 설립된 준정부기관으로 워크넷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E등급 평가는 지난해 7월 ‘워크넷’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크게 작용했다. 이 때문인지 고용정보원이 독자 운영해온 워크넷은 최근 고용24로 통합운영돼 고용노동부와 함께 운영된다.
워크넷 정보유출 사건은 지난 6월말 중국 등 외국에서 28개의 특정 IP를 통해 다수의 무단 접속으로 통해 이뤄졌다.
무단 접속 방식은 ID와 비밀번호를 무작위로 대입해 로그인을 시도하는 ‘크리덴셜 스터핑’ 방식으로 7일간 23만 6천여명의 개인정보를 훔쳤다.
이에 김춘순 준정부기관 평가단장은 “고용정보망인 워크넷이 지난해 해킹당하면서 정부 서비스에 상당한 피해를 줬고 전반적으로 지표별 점수가 하락했다”며 “윤리경영 면에서도 종합청렴도 4등급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현재 E 등급을 받은 김영중 한국고용정보원장에 대해 고용노동부장관에 해임을 건의하기로 했다. 김영중 한국고용정보원장은 지난해 5월 임명됐다.
한국고용정보원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내부적으로 비상 상황임을 감안해 어떤 식으로 추진할 것인지 1차 회의를 진행했다"며 "현재 상황은 굉장히 중대하고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영실적 E 라는 결과만 받았지 실질적인 세부 원인은 기재부나 관련 부처와 협의를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조금 더 면밀히 조사한 후에 개선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