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9월 8일 새벽, 하늘에서 특별한 우주 쇼가 펼쳐진다.
지구 그림자에 달이 완전히 가려지며 붉게 물드는 ‘개기월식(블러드 문)’이 약 4시간 반 동안 이어져, 시민들에게 가을 밤하늘의 장관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개기월식은 8일 새벽 1시 26분, 달이 지구 본그림자(움브라)에 들어서면서 부분 월식으로 시작된다.
이어 새벽 2시 30분부터 달 전체가 그림자 속에 들어가 개기월식이 시작되고, 3시 11분에 절정을 맞는다. 이후 달은 서서히 그림자에서 벗어나며 새벽 5시 56분쯤 원래의 환한 모습으로 돌아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기월식에선 선명한 붉은 달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붉은 달, 왜 생길까?
개기월식은 태양–지구–달이 일직선에 놓일 때 일어난다.
이때 지구는 태양빛을 받아 뚜렷한 그림자를 형성하는데, 그림자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중심부의 완전히 빛이 차단되는 영역을 본그림자(움브라, Umbra), 주변부의 부분적으로 빛이 닿는 영역을 반그림자(페넘브라, Penumbra)라고 부른다.
달이 이 본그림자 속으로 완전히 들어가면 개기월식이 발생한다.
개기월식 때 달이 검게 사라지지 않고 붉게 빛나는 이유는 지구 대기의 굴절과 산란 현상 때문이다.
태양 빛이 지구 대기를 통과하면서 짧은 파장의 파란색 빛은 산란되고, 긴 파장의 붉은 빛만 남아 달에 도달한다. 일몰 때 하늘이 붉게 보이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 때문에 달은 짙은 주황빛이나 붉은빛을 띠며, 이를 두고 ‘블러드 문(Blood Moon)’이라 부른다.
붉은 달 뜨면 불길한 징조

과거에는 달이 붉게 변하는 개기월식을 불길한 징조로 여겼다.
과학이 발달하기 전 달은 신성한 존재로 여겨졌고, 달이 붉게 변하면 전쟁·재앙·왕의 몰락 같은 불길한 사건을 예고한다고 믿었다.
고대 바빌로니아·메소포타미아에서는 왕의 몰락이나 나라에 불운이 닥칠 징조로 해석했고, 실제로 왕이 달을 대신해 희생되는 의식을 치르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하늘의 개(天狗)가 달을 삼킨다고 믿어, 사람들은 북과 징을 치며 달을 지키려 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월식이 일어나면 “백성이 두려워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데, 당시에는 전쟁·흉년·역병 같은 사회적 혼란을 암시한다고 여겼다.
우주가 선사하는 천연 필터 쇼
그러나 현대에는 “우주가 선사하는 천연 필터 쇼”로 여겨지며, 천문 동호회와 과학관은 시민들과 함께 관측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SNS에서는 이미 ‘K-블러드 문 인증샷’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번 개기월식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오세아니아, 미주 일부 지역에서 관측 가능하다. 국내에서 전 과정을 또렷하게 볼 수 있는 기회는 2029년 6월이 되어야 찾아온다.
전문가들은 “평소 볼 수 없는 천문 이벤트인 만큼, 내일 새벽만큼은 알람을 맞추고 붉은 달을 직접 감상해보라”고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