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글로벌 혁신지수 세계 5위’, ‘수출 세계 6위‧수입 세계 9위’, ‘2020년 1인당 GDP(국내총생산) 3만1497달러로 경제규모 세계 10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2년 연속 참여’ 등.

100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전쟁과 외환위기를 뚫고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 이뤄낸 지표와 순위다.

국가의 명운이 달렸던 위기에도 범국민적 합심으로 이를 극복해왔던 대한민국의 저력은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또 한 번 빛났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은 주력 분야인 IT, 조선, 건설, 자동차뿐만 아니라 웹툰‧영화‧음악‧게임 등 21세기 전 세계 문화콘텐츠 산업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유통(푸드), 제약바이오 등도 세계 속에 깃발을 꽂으며 'K-OO'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뉴스락>은 전(全) 산업에 아우르는 ‘K-산업’의 관점에서, 최초를 넘어 인류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우리 기업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에 대해 조명해본다.

열 두번째 이야기는 <LG CNS>다.

뉴스락 특별기획 K-산업, 최초를 넘어 일류를 향해 ⑫ LG CNS [뉴스락편집]
뉴스락 특별기획 K-산업, 최초를 넘어 일류를 향해 ⑫ LG CNS [뉴스락편집]

30여년 'SI 강자' 노하우를 기반으로 'AX시대' 선봉에

현신균 LG CNS 사장이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강동완 기자 [뉴스락]
현신균 LG CNS 사장이 지난 1월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강동완 기자 [뉴스락]

LG CNS는 1987년 설립 이후 30여 년간 국내 대표적인 시스템통합(SI)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LG그룹의 정보화 전략을 주도하며 금융·공공·제조 등 주요 산업군의 대형 전산망을 구축하고 운영을 맡아 ‘LG그룹의 IT 두뇌’로 불렸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정보화 바람이 거세지면서 그룹 내부뿐 아니라 외부 고객사들의 시스템 도입과 업그레이드도 담당하며 입지를 넓혔다.

2000년대 들어서는 전산실 아웃소싱, ERP·CRM 구축, 국가기간망 및 공공 IT 프로젝트 등 굵직한 사업을 수행하며 삼성SDS, SK C&C와 함께 ‘국내 3대 SI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대규모 인력 투입과 안정적 프로젝트 관리 역량을 앞세워 수천억 원대 공공·금융권 사업을 잇달아 성공시켰다.

그러나 전통적 SI·SM(운영·유지보수) 모델은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

치열한 수주 경쟁 속에 수익성이 낮아지고, 단가 압박으로 마진율이 꾸준히 떨어졌다. 단순 구축·운영 위주의 사업은 기술 혁신이 빠른 IT 환경에서 성장 한계가 뚜렷했다. 여기에 그룹 내부 의존도가 높아 외부 시장 확장과 독립적 기업 가치 평가에도 제약이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LG CNS는 새로운 성장 해법을 모색했다. 2015년 김영섭 사장 취임 이후 ATM, 에너지 등 저수익 하드웨어 사업을 정리하고, 외부 고객 공략을 강화했다.

2018년에는 국내 IT서비스 업계 최초로 ‘퍼블릭 클라우드 퍼스트(Public Cloud First)’ 전략을 선언하며 클라우드 전환에 속도를 냈다. 이후 공공·금융권 클라우드 수주가 확대되면서 매출 구조도 달라졌다.

이 같은 체질 개선은 단순 SI·SM 의존에서 벗어나 ‘디지털 전환(DX)’ 사업 확장으로 이어졌고, 최근에는 이를 기반으로 한 ‘AI 전환(AX)’ 전략으로 진화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SI 기업들이 저성장 국면을 돌파하려면 결국 클라우드와 AI 같은 신기술에 기대야 한다”며 “LG CNS의 변화는 업계 전반이 직면한 과제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10년간 매출 2배·이익 6배... 수출도 5년 만에 3배 '껑충'

LG CNS 연결기준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뉴스락편집]
LG CNS 연결기준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뉴스락편집]

 LG CNS의 최근 10년 실적은 ‘시스템통합(SI) 기업에서 AI·클라우드 중심 기업으로의 전환’을 수치로 입증한다.

<뉴스락>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최근 10년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15년 대비 지난해 매출은 2.45배, 영업이익은 6.11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별도 기준 매출은 2조2099억원, 영업이익은 839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매출 5조4076억원, 영업이익 5129억원을 기록했다.

성장은 2021년 이후 본격화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23.3% 증가한 3조8268억 원을 기록하며 도약했고, 2022년에는 매출 4조5905억 원, 영업이익 3854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23년에도 매출 5조 원대를 돌파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갔고, 2024년에는 매출 6조 원에 육박하며 안정적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 영업이익 역시 꾸준히 상승해 2020년대 초반 대비 두 배 이상 확대됐다.

글로벌 성과도 두드러진다. 수출은 2020년 4448억 원에서 2024년 1조3093억 원으로 194% 늘며, 해외 사업 확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다만 내부거래 비중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2015~2017년에는 70%를 웃돌았다가 2020년대 들어 60%대 중반까지 낮아졌지만, 지난해 다시 76%로 치솟았다. 그룹 의존도를 줄이고 대외 매출을 확대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부거래 비중 변동은 기업가치 평가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지적된다.

재무 안정성은 크게 개선됐다. 부채비율은 2015년 95%에서 2024년 53%로 낮아졌고, 총자산은 2014년 2조2361억 원에서 2024년 4조5045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매출과 이익 확대가 재무구조 개선으로 직결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LG CNS의 지난 10년은 양적 성장과 재무 안정화를 동시에 이룬 시기였다”며 “다만 여전히 높은 내부거래 의존도는 풀어야 할 숙제로, 앞으로 대외 사업 확대와 글로벌 진출 성과가 기업가치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버린 AI' · '에이전틱 AI', 새로운 성장 모멘텀 갖는다

LG CNS 업무혁신 에이전틱 AI 서비스 '에이엑스씽크'를 활용하는 장면 예시. 사용자가 "오늘 회의록 기반으로 다음주 출장 품의 작성하고, 주간보고에 추가해줘”라고 자연어로 요청하면, 에이엑스씽크가 스스로 알아서 결재, 자료관리 담당 에이전트에 각각 지시하고 그룹웨어, ERP 등 기업 시스템과 연계해 업무를 수행한다. 사진 LG CNS [뉴스락]
LG CNS 업무혁신 에이전틱 AI 서비스 '에이엑스씽크'를 활용하는 장면 예시. 사용자가 "오늘 회의록 기반으로 다음주 출장 품의 작성하고, 주간보고에 추가해줘”라고 자연어로 요청하면, 에이엑스씽크가 스스로 알아서 결재, 자료관리 담당 에이전트에 각각 지시하고 그룹웨어, ERP 등 기업 시스템과 연계해 업무를 수행한다. 사진 LG CNS [뉴스락]

LG CNS가 ‘소버린 AI’와 ‘에이전틱 AI’를 앞세워 미래 정체성 재편에 나서고 있다.

소버린 AI는 국가가 데이터·모델·인프라 주권을 확보해 외국 빅테크 의존도를 줄이려는 전략이다. 정부는 2024년 AI 기본법 제정 이후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을 본격화했다.

총 2139억 원 규모 예산을 투입해 5개 컨소시엄을 선정했고, GPU 확보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충, 공개 리더보드 운영까지 추진 중이다. 국방·공공·금융 등 민감 영역에서 국산 AI 활용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LG CNS를 정책 수혜 기업으로 꼽는다.

국내외 대형 데이터센터 구축 경험과 금융·공공기관 대상 AI 프로젝트 수행 실적을 갖췄고, 자체 AI 플랫폼과 금융 특화 LLM 평가 솔루션, AI 거버넌스 체계까지 보유하고 있어서다. 정부 정책이 현실화될수록 직접적인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다.

미래 전략의 또 다른 축은 '에이전틱 AI'다.

단순히 답변을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AI 에이전트’ 기술로, LG CNS는 이 기술을 기반으로 금융·공공기관 핵심 프로세스를 대체하거나 지원하는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단순 시스템통합(SI)을 넘어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AI 대리인 서비스 시장에 도전하는 셈이다.

물론 리스크도 있다. 글로벌 빅테크에 비해 초대형 파운데이션 모델 연구개발과 GPU 인프라 확보에서는 격차가 크고, 해외 사업 확장력과 브랜드 파워 역시 과제다.

최승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에이전틱 서비스 사업은 아직 국내에서 잘 시도되지 않은 영역으로, LG CNS가 선제적으로 뛰어들어 사업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그룹사 AX뿐 아니라 공공·B2B에서도 대외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현신균 LG CNS 대표는...

현신균 LG CNS 대표이사. [뉴스락]
현신균 LG CNS 대표이사. [뉴스락]

AI 활용은 곧 기업의 생존

현신균 LG CNS 대표이사(사장)는 통계학과 IT 기술을 두루 갖춘 전문가다.

1965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고와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미국 위스콘신대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액센츄어코리아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그는 유엔(UN) 경제사회부, KB국민은행, 딜로이트컨설팅, AT커니 코리아 등 다양한 무대를 거쳤다.

이후 LG디스플레이에서 업무혁신그룹장을 맡으며 LG그룹과 인연을 맺었고, LG CNS로 자리를 옮겨 최고기술책임자(CTO), DT 이노베이션 사업부장, D&A(데이터·AI) 사업부장 등을 역임했다. 2022년 말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LG CNS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이끌고 있다.

현 대표는 '디지털 전환(DX)에서 AI 전환(AX)으로' 라는 기치를 내걸고  AI·클라우드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회사 안팎으로 "클라우드, 빅데이터, AI 등 신기술 역량을 고도화하고, 디지털 전환 시장을 선도하는 데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신균 LG CNS 대표는 "기업의 생존은 AI를 얼마나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빠르게 발전하는 AI를 기업현장에 어떻게 적용할지가 핵심"이라며 "기업이 가장 쉽고 정확하게 AI를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해 국내외 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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