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SGC이테크건설이 위기 돌파를 위해 오너가(家) 3세 이우성 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책임경영에 돌입한지 1년이 지났지만,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악재만 겹겹이 쌓이는 모습이다. 

SGC이테크건설은 올해 사면초가 위기에 놓여있다. 

10년만에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되는가 하면, 1년 새 미수금이 50% 상승하고 부채비율이 126% 증가하는 등 우발채무가 확대됐을 뿐만 아니라 연이은 중대재해로 영업정지 처분까지 받았다. 

거듭된 악재로 급기야 PF 경고등이 켜진 SGC이테크건설의 위기는 그룹 내 핵심 기업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SGC이테크건설은 최근 안찬규 사장을 신임 부회장으로, 이창모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내정해 위기 탈출을 꾀하려하고 있다. 

<뉴스락>은 SGC이테크건설의 현 상황을 긴급진단 해봤다. 

10년 만 영업이익 적자전환...우발채무 급증

(좌)안찬규 부회장 (우)이우성 사장. [뉴스락 편집]
(좌)안찬규 부회장 (우)이우성 사장. [뉴스락 편집]

SGC이테크건설이 '어닝서프라이즈'의 꿈에서 멀어지고 있다. 

매출은 올랐지만, 급속도로 기울어진 수익성이 '어닝쇼크'를 부르는 모양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GC이테크 건설의 올 3분기(연결기준) 매출은 505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액인 3986억 원보다 약 27% 증가했다. 

누적 기준으로도 1조 4681억 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동기(1조 536억)와 비교해 40% 오른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SGC이테크건설의 3분기 영업이익은 44억 원으로 전년 동기(92억) 대비 52% 감소했다. 

누적 기준으로 보면 더 위태롭다. 지난해 동기 영업이익인 422억 원에서 올해 3억 7439만 원의 손실로 돌아서며 10여년 만에 적자 전환됐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지난해 167억 원에서 –1376억 원을 기록하고 부채비율 또한 297%로 전년과(171%) 비교해 126% 급증했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의 배경으로는 먼저 '매출원가의 비중'이 꼽힌다. 

지난해 SGC이테크건설의 매출액 가운데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93% 정도였지만, 올해 97%를 넘어서면서 1년 만에 4% 상승해 부담이 더욱 가중됐다. 

'미수금'과 '미청구 공사금' 도 경영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 

먼저, 3분기 기준 미수금은 3381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52% 늘었다.

이는 시공을 맡은 상당수 사업장에서 부실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으로, 1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만에 1000억 원 이상이 증가한 것이다. 

미청구 공사금 또한 근래 2년간 급격한 오름세를 보인다. 

올해 3분기 미청구 공사금은 1244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10억 원 가량 늘었다.  2020년과 비교해서는 무려 81.4%나 상승해 리스크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악성 미분양' 역시 경영난에 무게를 더했다.  

SGC이테크건설이 시공한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일대 '화곡 더 리브 스카이'는 14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로 조성됐지만, 준공 1년이 다 돼가는 시점에도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화곡 더 리브 스카이는 지난해 11월 공급을 시작했지만 140가구 중 98가구(70%)가 지난 8월까지 미분양 물량으로 남아있었다. 

이에 SGC이테크건설이 8000만 원 할인 분양, 유상옵션 공사비 무상 지원 등 파격적 혜택을 제공했지만 최근까지 물량을 털어내지 못해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통한 임의공급 10차에 돌입했다. 

중대재해로 '영업정지' 처분 맞은 SGC이테크건설...PF경고 점등

SGC이테크건설 홈페이지에 기재된 안전관리 로드맵. SGC이테크건설 제공 [뉴스락]
SGC이테크건설 홈페이지에 기재된 안전관리 로드맵. SGC이테크건설 제공 [뉴스락]

SGC이테크건설이 우발채무 확대 등으로 경영 위기에 직면하면서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연이은 '중대재해'로 인해 훼손된 대외 평판이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SGC이테크건설은 지난해 4분기 100대 건설사 중 가장 많은 사망사고(3명)를 낸 건설사다. 

당시 고용노동부는 SGC이테크건설의 전국 31개 현장에 대한 감독을 실시하고 총 142건의 위반 사항을 적발하기도 했다.  

지난해 연이은 사망사고로 재발 방지 대책 수립에 대한 목소리는 높아졌지만, 올해도 3명의 근로자가 숨을 거두며 '허울 뿐인 안전관리'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SGC이테크건설은 최근 바람 잘 날 없는 3개월을 지냈다. 

지난 9월에는 화성시 석포리 물류센터 신축 현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60대 외국인 근로자가 심장마비로 목숨을 잃었다. 

사망 사고가 발생한지 한달 뒤인 10월에도 시흥시 정왕동 복합물류센터 신축 현장에서 하청 소속 60대 노동자가 추락해 숨졌다. 

SGC이테크건설은 10월 발생한 사망사고를 기점으로 8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처분 한달 만인 11월 인천 검단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현장 근로자가 추락해 사망했다. 

SGC이테크건설은 실적부진에 이어 중대재해, 영업정지 처분 등으로 대외적 평판이 크게 훼손되면서 'PF 경고등'이 켜졌다. 

하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이번 위기가 SGC이테크건설에만 멈추지 않고 재무지원 등으로 엮여있는 핵심 그룹사로까지 번지는 문제에 있다. 

그룹사 전체로 퍼지는 위기...SGC에너지 신용등급 추락

SGC에너지 지원 내역. [뉴스락 편집]
SGC에너지 지원 내역. [뉴스락 편집]

최근 SGC이테크건설에서 시작된 위기가 그룹사 전체의 난관으로 번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지난 18일 SGC에너지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내렸다.

한신평은 조정이유로 SGC이테크건설의 PF우발채무에 따른 재무지원 부담을 들었다. 

SGC이테크건설의 자금조달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됨에 따라 재무지원을 제공한 SGC에너지의 우발채무 부담도 늘어난 것이다. 

SGC에너지는 3분기(별도기준) 4060억 원의 책임준공약정을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여금(200억 원), 차입금 자금보충(810억 원) 을 제공하는 등 재무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SGC이테크건설의 시공 현장 관련 PF차입금에 대한 자금보충약정은 2022년 695억 원에서 올 3분기 4063억 원으로 급증했다. 

더불어 한신평은 SGC이테크건설의 PF우발채무 해소가 상당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예견하면서 이와 같은 부정적 요인이 SGC에너지에게까지 적용될 수 있다고 봤다. 

우발채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일부 물류센터 현장 등의 경우 산업 내 공급과잉에 따른 수급부담으로 주요 현장들의 임대차 계약체결, 담보대출, 매각 등이 실현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가 진행중인 분양형 건축사업장(수원 주상복합, 청라 오피스텔 등) 또한 저조한 분양실적으로 PF 차입금의 상환부담이 SGC에너지로 전이될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또 지난 10월 중대재해법 위반에 따른 영업정지 행정처분도 부담 요인으로 제시됐다.

한기평은 영업이 정지된 토목 부문 매출이 지난해 기준 33.7%로 낮지 않음을 감안하면 미래 영업현금 창출력에 부정적이라고 짚었다.

한기평 관계자는 "중단기적으로 SGC에너지의 (SGC이테크건설에 대한) 직간접적인 재무지원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추가 신용공여를 포함한 재무부담 확대 여부와 규모, 실질적 해소 시점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영환경 대응 사장 인사 단행...'해외시장' 공략 나서

좌측부터 차례로 이창모 신임사장, 안찬규 부회장, 이우성 사장. [뉴스락 편집]
좌측부터 차례로 이창모 신임사장, 안찬규 부회장, 이우성 사장. [뉴스락 편집]

지난 18일 SGC이테크건설은 위기 탈출을 위해 회사 '살림꾼'으로 평가받는 이창모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해외통' 안찬규 사장을 부회장으로 전면 재배치했다.

지난해 11월 오너가 3세 이우성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하고 안찬규, 이우성 체제를 구축한지 1년여만이다.

SGC이테크건설은 불확실한 경영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세 사람이 이 모든 과제에 정면돌파하게 되면서 긍정적인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기존 SGC이테크건설 총 매출(올 3분기 기준)에서 플랜트부문이 차지하는 76%에 달하지만 이 중 해외 매출 규모는 총 매출 1조 1250억 원 가운데 5억 원으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부회장직에 오른 안찬규 사장은 '해외통'이라 불리는 해외사업 강자다. SGC이테크건설은 안찬규 사장의 강점을 살려 실적부진의 활로로 '해외시장'을 설정했다.

최근 SGC이테크건설은 사우디에서 6500억 원 규모, 말레이시아에서 2047억 원 규모의 시공권을 따내면서 부진했던 해외사업에 공격적인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SGC이테크건설은 안찬규 사장의 주특기인 해외사업에 사활을 걸고 지속적인 수주를 통해 플랜트 역량을 집중하고 지속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신임 사장으로 선임된 이창모 부사장은 핵심 부서를 두루 거친 살림꾼으로 평가받아 왔다. 

이번 사장 인사에서 효율 중심의 내실 성장과 철저한 리스크 관리, 현장, 재무, 기획 경험이 풍부한 이창모 부사장이 적임자라고 평가받았다는 후문이다.

이창모 부사장은 내년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은 후 이사회에서 사업 부문 총괄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우성 사장은 기존과 같이 경영전략부문만을 담당한다. 

SGC이테크건설 관계자는 "안찬규 부회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확장에 전력투구할 계획"이라며 "플랜트 EPC 강자로서 수익성이 확보된 안정적 수주를 이어나가 기업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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