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건설업계 긴급진단 ⑨ 계룡건설산업] 전국 18위·지역 1위, 호실적에도 편히 웃지 못하는 이유
상태바
[위기의 건설업계 긴급진단 ⑨ 계룡건설산업] 전국 18위·지역 1위, 호실적에도 편히 웃지 못하는 이유
내부거래율 증가, 주택재고·미분양 등 각종 리스크 해소 시급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9.08.08 17: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락] 대전광역시 대표 중견건설사 계룡건설산업(이하 계룡건설)은 올해 국토교통부의 시공능력평가에서 전년과 동일한 18위를 유지했다. 대전 지역 내에서는 금성백조주택(2위)과 파인건설(3위)을 제치고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수년째 유지 중이다.

대형 건설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전 중인 지방 거점 중견건설사들의 현황과, 국내 주택시장의 침체 등 종합적인 업황을 고려했을 때 이 같은 계룡건설의 행보는 고무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정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내부거래 비중은 해를 거듭할수록 높이지고 있는 추세인 가운데 늘어가는 미분양 등 곳곳에 암초가 산재해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리스크 해소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계룡건설이 혼돈의 국내 주택시장 속에서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선 순위 유지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탄탄하고 꾸준한 성장 기조를 밟을 수 있어야 한다는 조언의 목소리다. 

고(故) 이인구 명예회장(좌), 이승찬 사장(우)

◆ 호실적 비결은 상승한 내부거래? 내부거래 증가폭 가장 높아

지난해 계룡건설은 연결기준 매출액 2조2885억원, 영업이익 1519억원으로, 2017년 대비 매출액 2.1%(2조2408억원), 영업이익 32.1%(1150억원) 상승했다.

당기순이익도 929억원을 기록, 2017년 대비 64.4%(565억원) 상승하며 호실적을 기록했으며, 이로 인해 지난해 말 기준 그룹 총자산이 2조935억원으로 집계돼 준대기업집단(5조원) 규모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문재인 정권의 각종 부동산 규제 정책에도 대전과 충남 지역의 확실한 입지를 바탕으로 높은 수주율, 공공건축 부문의 견고한 실적 등 안정적인 실적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계룡건설이 18개의 종속회사와의 거래를 통해 발생시키는 실적은 불안하다. 내부거래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부분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 때문에 사정당국의 주목도 역시 높아지는 상황.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올라온 계룡건설 공시자료에 따르면, 국내 20대 건설사 중 계룡건설의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은 17.7%(매출 1조5334억원 중 2707억원)로 10위를 기록했다.

1위 태영건설(45.3%)과 2위 SK건설(38.8%) 등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이지만, 최근 계룡건설 자체의 내부거래 상황을 볼 때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계룡건설은 2009~2010년 내부거래 비중이 1%대에 불과했다. 2011~2012년 6~7%대를 기록했다가 2013년 11.8%까지 오른 후 비중을 줄여 2015~2016년에는 2%대까지 낮아졌다.

그러다 2017년부터 10.2%를 기록하는 등 최근 2년 사이 내부거래 비중이 급상승했다. 수도권 주택사업 진출 과정에서 계열사간 거래와, 고속도로 유지보수 및 휴게시설을 운영하는 계열사 케이알산업과의 거래 등 사업확장 요소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내부거래 비중의 증감 수치는 +10.0%p로 국내 20대 건설사 중 가장 높았다. 그 뒤를 한화건설(5.1%p)과 한신공영(3.6%p)이 잇고 있다.

매출 증가와 동시에 내부거래액 또한 증가하면서 오너 일가가 가져가는 배당금은 증가했다. 계룡건설은 현재 전문경영인 한승구 회장과 창업주 고(故) 이인구 명예회장의 외아들 이승찬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2017년 이인구 명예회장이 타계하면서 지분 8.65%를 넘겨받은 이승찬 사장은 현재 계룡건설 지분 22.86%를 가진 최대주주다. 이 사장의 모친 윤종설 여사와 8명의 누나 등 친인척이 총 10.98%를 보유하고 있어 순수 오너 일가 지분은 총 33.84%에 달한다.

지난해 호실적으로 인해 계룡건설은 2011년 이후 7년 만에 보통주 1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오너 일가는 총 15억여원의 현금을 배당받았고, 이중 약 10억원이 이 사장의 몫으로 돌아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택시장 침체 및 과도기 시점에서 계룡건설은 수도권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거나, 고속도로 관련 사업, 제로에너지 사업 등 사업 다각화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움직임에 따라 내부거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계열사간 거래 비중을 줄이면서도 효과적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주택재고·미분양 털어내야…쉽지 않은 수도권 정착기

계룡건설이 해결해야 할 또다른 과제는 수도권 시장 정착 및 미분양 재고 해소다. 당초 건설인프라 사업을 주력으로 출발한 계룡건설은 ‘리슈빌’ 아파트 브랜드를 앞세워 주택사업 비중을 늘려 현재 61.8%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대전 또는 충남 지역 분양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며 주택사업 영역의 비중을 늘리는 데 성공했지만, 지난해 지방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 세대 수가 전국 5만 가구를 넘기는 등 지방단위 주택사업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수도권 진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는 않다. 지난 5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계룡건설이 경기 평택시에 시공·분양 중인 ‘고덕 리슈빌 파크뷰’는 지난 7월 31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0.12대1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2순위 청약 모집도 상황은 비슷했다.

총 728가구 모집에 1순위와 2순위 청약을 합쳐 136건의 청약이 체결됐다. 수도권 거주자뿐만 아니라 전국 단위로 접수를 받았음에도 80%대의 미달물량이 발생했다.

앞서 지난 4월 ‘로또 단지’로 불리는 위례신도시 ‘송파 위례 리슈빌 퍼스트클래스’가 평균 경쟁률 70.16대1(465가구 공급에 3만2623명)을 기록하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자 했지만, 녹록치 않은 수도권 주택사업의 현실과 함께 위례신도시의 힘을 다시 한 번 체감해야 했다.

이 같은 분양 관련 위험요소는 재무제표를 통해서도 나타나고 있다. 계룡건설의 지난해 전국단위 완성주택 재고자산은 607여억원으로 전년(2017년) 4억여원 대비 600억원 가량 증가했다.

물론 그동안 신규 주택사업 확장으로 인해 발생했던 운전자본 부담을 줄이고 높은 실적을 통해 순차입금을 줄이는 등 견조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계룡건설은 부동산 경기에 민감한 자체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만큼, 장기간 완성주택 재고자산을 해소하지 못할 경우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분양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지방 공급물량 증가로 입주지연이나 미입주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아파트 안전성과 브랜드 이미지에 직결될 수 있는 부실시공 벌점 관리 역시 시급하다.

지난 4월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계룡건설의 누계 평균벌점(2년, 2017년~2018년 말)은 0.21점으로 확인됐다. 10대 건설사 중 삼성물산(0.59점)을 제외한 나머지 대형건설사가 대부분 0.1대의 벌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결코 낮지 않은 수치다.

벌점을 부과 받은 기간이 계룡건설이 급성장했던 시기와 맞물린다는 점으로 볼 때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이러한 리스크를 해소해 이미지 쇄신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계룡건설이 수도권 정착 및 사업 다각화를 최근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은 주택사업이 주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면서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동시에 미분양·완성주택 재고자산을 털어내는 전략 또한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