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신세계그룹 계열사 신세계건설(대표 정두영)이 최근 연이은 악재에 몸살을 앓고 있다.

그룹이 발주한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스타필드, 호텔 등의 시공을 기반으로 성장하다 보니 그동안 일감 몰아주기 논란의 꼬리표가 따라 다녔다.

이에 그룹의 그늘에서 벗어나 2018년 ‘빌리브’ 주거브랜드를 론칭하고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섰지만, 부동산 시장의 불황에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더불어 안전사고까지 벌어지면서 연일 울상이다.

<뉴스락>이 긴급진단 해본다.

내부거래 줄였지만 10년 만에 적자전환... 미분양에 몸서리

자료 및 사진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이사. 신세계건설 제공 [뉴스락편집]
자료 및 사진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이사. 신세계건설 제공 [뉴스락편집]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던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지적은 해소됐지만 10년만에 적자전환하면서 경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5년 82%에서 지난해 22%로 감소했다.

신세계건설이 내부거래비중 줄이기에 진심이었던 것은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때문이다.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 심사지침을 보면 ▲기업과 특수거래 당사자간 해당 연도 거래총액이 200억 이상일 경우 ▲내부거래비중이 전체 매출의 12% 이상 일 경우 ▲정상가격과 거래조건의 차이가 7% 이상 날 경우 등 조건 중 하나라도 해당할 경우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신세계건설의 최대주주는 이마트(42.7%)로 이마트의 최대주주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18.56%)이다. 이같은 규제 때문에도 내부거래 비중 관리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것.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자잿값 상승과 고금리로 인한 부동산 시장 한파도 신세계건설의 발목을 붙잡았다.

신세계건설은 지난 2013년 202억의 영업손실 이후 지난해 120억의 손실을 내며 10년 만에 적자전환 했다.

특히 ‘빌리브’ 브랜드를 앞세워 홀로서기에 나선 2018년부터 매출은 1조842억에서 지난해 1조 4323억으로 32.1% 상승했음에도 수익성 방어에는 실패했다.

미분양사태로 직격타를 받은 모양새다.

지난해 대구에서 공급한 빌리브 헤리티지와 빌리브 라디체 등에서 미분양으로 인한 대손상각비가 85억원 가량 발생했다.

특히 현재 분양 중인 곳은 더 심각한 상황이다.

서울시 민간 분양주택 정보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기준으로 마포구 노고산동에 들어설 빌리브디 에이블은 전체 256가구 중 244가구(95.3%)가 미분양됐다. 빌리브디 에이블의 분양 계약 마감일은 이달 22일이다.

늘어나는 재무부담... 안전사고까지 ‘겹악재’

울산 아파트 공사 사고 현장. 사진=울산소방본부 제공 [뉴스락]
울산 아파트 공사 사고 현장. 사진=울산소방본부 제공 [뉴스락]

미청구공사 금액과 공사미수금도 늘어났다.

지난해 미청구공사금액은 180억으로 전년 141억 대비 28% 증가했고, 공사 미수금은 2440억으로 1406억 대비 73% 큰폭 상승했다.

미청구공사 금액은 약속된 공사 진행률에 도달하지 못한 이유로 비용 청구 권리를 인정 받지 못한 금액이다. 공사미수금은 완공했거나 공정률에 문제가 없음에도 아직 받지 못한 공사비를 말한다.

늘어나는 빚도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총차입금 461억, 순차입금 –333억이었던 것이 지난해 총차입금 1125억, 순차입금 482억으로 늘었다.

총차입금은 기업이 빌린 자금을 말하고 순차입금은 현재 기업이 움직일 수 있는 현금으로 총차입금을 다 갚았을 때 남는 빚을 의미한다.

즉 2021년에는 빚을 다 갚고도 333억원의 여윳돈이 남는 반면, 지난해에는 있는 현금을 다 써서 갚아도 482억의 빚이 남는다는 뜻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달 진행한 회사채 발행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신세계건설은 800억 규모 자금조달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공모 희망금리 밴드로 6.1%~7.1%를 제시했지만 모집금액 800억 중 100억의 신청만 받아내는 데 그쳤다. 회사채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인수단인 산업은행이 나머지를 인수했지만 연7.1%의 금리를 떠안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안전사고까지 나면서 수습에 정신이 없다.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35분께 신세계건설이 시공을 맡은 울산 남구 신정동 ‘빌리브 리버런트’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항타기(지반 뚫는 중장비)가 넘어졌다.

넘어진 항타기가 원룸 등 건물 3곳을 덮치며 안에 있던 주민 7명이 부상을 입었다. 다행이 목숨에는 지장없이 모두 퇴원한 상태로 알려졌다. 다만 건물 3곳에 사는 주민 26가구 32명이 호텔 등의 임시거처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는 사고난 다음날 사과문을 내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로 피해 구제와 보상 등 필요한 모든 지원과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안전을 위해 모든 공사를 중단한 상태”라며 “울산시에서 지정한 구조안전 진단 전문업체를 통해 피해건물에 대한 안전진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통 건설맨’ 정두영 대표 과제 산적... 안전대책·사업다각화 시급

이 모든 과제는 지난 3월 신임 대표이사로 부임된 정두영 부사장에게 넘어갔다.

30여년간 신세계 몸담그며 2011년부터는 신세계건설 T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영업2담당, 공사총괄, 영업본부장을 거친 정통 건설맨으로 업계에서는 지금의 위기를 타파하기 위한 ‘구원투수’로 보고 있다.

현장과 영업 일선을 넘나든 현장전문가로 신세계건설에 닥친 파고를 어떻게 넘길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정두영 대표에게 주어진 과제는 안전대책과 사업다각화다. 앞선 공사현장의 사고와 치우친 사업 비중 때문이다.

신세계건설의 사업 부문 실적 비중을 보면, 96%가 건설 부문으로 치중돼 있다. 나머지 4%는 레저부문이다.

올해 10대 건설사를 비롯한 건설업계 전반의 주주총회에서 정관에 신사업을 추가하고 본격적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수익 악화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신세계건설도 최근 레저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스크린골프사업을 추가하고 기존골프장을 확장하는데 수백억을 투자한다. TGT 브랜드를 론칭하고 지난 1월 서울 코엑스 내부에 스크린골프장 1호를 개점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적자전환하고 재무부담이 가중되면서 정두영 신임 대표의 어깨가 무거울 것”이라며 “특히 지난해 실시된 중대재해처벌법 등으로 고취된 안전의식도 지금의 정 대표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고, 이는 회사가 한 발자국 나아가기 위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